비올라 다모레

비올라 다모레

[ Viola d'amore ]

요약 '사랑의 비올라'라는 의미의 비올라 다모레는 17세기와 18세기에 유럽에서 유행했던 찰현악기이다. 바이올린 족의 비올라와 유사한 크기의 악기로 비올라처럼 어깨 위에 올려 놓고 연주한다. 활로 연주하는 현들 외에도 직접 연주하지는 않지만 다른 현들이 진동할 때 함께 울리는 공명현들이 있어서 여운이 길고 따뜻한 음색을 갖는다. 비발디와 그라우프너 등의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이 비올라 다모레를 위해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힌데미트를 포함한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에서도 들을 수 있다.
비올라 다모레

비올라 다모레

분류 현악기 > 찰현악기(擦絃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줄울림악기(Chordophone, 絃鳴樂器)
최초 형성 시기 17세기
주요 사용 지역 유럽 지역
주요 사용 시기 17세기 후반~18세기
주요 사용 명칭 Viola d'amore(이탈리아어), Viole d'amour(프랑스어), Liebesgeige(독일어)
주요 제작자 요한 파울 숀(Johann Paul Schorn, 1654년 이전~1720년 이후), 빈센초 루게리 (Vincenzo Rugeri, 1663~1719), 파울 알레체(Paul Alletsee, 18세기 전반), 요한 울리히 에베를레(Johann Ulrich Eberle, 1699~1768), 요한 라우흐 (Johann Rauch, 1700년경~1760), 장 밥티스트 살로몬(Jean-baptiste Deshayes Salomon, 1713~1767년 이후), 니콜로 갈리아노(Nicolo Gagliano, 1730년 이전~1787), 조셉 갈리아노(Joseph Gagliano, 18세기 후반), 토마스 안드레아스 헐린스키(Thomas Andreas Hulinsky, 1731~1788), 벤체슬라우스 바우디스(Weceslaus Baudis, 18세기)
파생 악기 Englisch violet(엥글리쉬 비올레트), Sînekemani(시네케마니)
관련 악기 (비올), (바이올린), (비올라), (바리톤), Hardanger fiddle(하당어 피들), Gadulka(가둘카)

1. 비올라 다모레

비올라 다모레(Viola d'Amore)는 이탈리아어로 '사랑(amore)의 비올라(viola)'라는 뜻이다. 6~7개의현을 활로 켜서 연주하는 찰현악기로, 직접 연주하지는 않지만 다른 현들이 울릴 때 함께 공명하는 (sympathetic string)들이 지판 아래에 추가되어 있다. 공명현의 울림 덕분에 여운이 긴 소리를 내며, 달콤하고 따뜻한 음색을 갖는다.

악기의 외관은 (viol family) 악기들과 유사하다. 이름에 걸맞게 사랑의 신 큐피드가 악기 머리에 조각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사랑의 불꽃을 비유하는 듯한 횃불 모양의 사운드홀을 갖는다. 바이올린(violin)이나 비올라(viola)처럼 어깨 위에 올려 놓고 연주하며, 크기는 비올라와 유사하지만 현의 수가 많아서 음역은 더 넓다. 일반적으로 비올라보다 조금 더 낮은 음까지 낼 수 있다. 연주자는 활로 현을 켜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현을 퉁기기도 한다. 현의 수가 많고 브리지의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빠른 선율을 연주하는 경우 운지(fingering)와 보잉(bowing)이 바이올린 족 악기들에 비해 까다롭지만, 여러 현을 한꺼번에 켜서 화음을 연주하기에는 더 적합하다.

비올라 다모레의 음역

비올라 다모레의 음역

17세기에서 18세기까지 유럽에서 독주악기나 앙상블 악기로 널리 연주되었으며, 칸타타나 수난곡과 같은 종교음악에서 신비스러운 효과를 내는 악기로도 사용되었다. 비올라 다모레를 변형시켜 더 많은 수의 공명현을 추가한 엥글리쉬 비올레트(Englisch violet)라는 악기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19세기 이후 바이올린 족 악기들의 인기에 밀려 보기 힘든 악기가 되었지만, 공명현이 함께 울린다는 상징성 때문에 사랑을 비유하는 악기로 오페라나 발레에서 종종 사용되어 왔다. 또한 터키로도 전파되어 시네케마니(Sînekemani)라는 이름으로 터키 전통음악에서 연주되고 있다.

2. 비올라 다모레의 역사

비올라 다모레의 형성 시기와 배경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17세기 영국의 작가 존 이블린(John Evelyn, 1620~1706)의 1679년 『일기』(Diary)에 비올라 다모레가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17세기 중반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당시 인도와 중동의 현악기들에서 볼 수 있었던 공명현(sympathetic strings)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비올라 다모레'(Viola d'amore)라는 이름이 '무어인의 비올라'(Viola di Moro)라는 어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공명현은 서양의 현악기에서는 흔하지 않은 구조로, 현의 진동을 물리적으로 증폭시키기 위한 것이다. 공명현이 서양의 현악기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로, 비올라 다모레 외에 (baryton)이나 일부 (tromba marina)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초기의 비올라 다모레에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명현이 없는 5~6현의 악기, 그리고 여섯 개의 연주현(playing strings)과 여섯 개의 공명현을 갖는 악기이다. 이들 중 더 인기를 끌었던 것은 공명현이 있는 비올라 다모레로, 여섯 개의 거트현(gut strings)을 연주현으로 사용하면서 여섯 개의 금속 공명현을 추가하여 매우 울림이 좋은 소리를 냈다. 공명현이 없는 비올라 다모레는 5~6개의 금속현(wire string)을 사용하여 울림 효과를 얻었다. 18세기 중반 이후 공명현이 없는 악기는 쇠퇴하였으며, 일반적인 비올라 다모레의 구조는 6현 또는 7현의 연주현에 같은 수의 공명현을 추가하는 형태로 정착되었다.

공명현이 없는 5현 비올라 다모레

공명현이 없는 5현 비올라 다모레 Johann Ulrich Eberle 제작, 1737

비올라 다모레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까지 독주악기 또는 앙상블 악기로 유럽 전역에 널리 유행하였다. 마테존1), 레오폴드 모차르트2), 루소3) 등을 포함한 음악이론가들이나 작가들의 저서에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음색을 갖는 악기로 묘사되었으며, 특히 오스트리아와 독일, 이탈리아, 보헤미아의 작곡가들에 의해 다수의 작품이 작곡되었다.

이탈리아의 아리오스티(A. Ariosti, 1666~1729)는 21개의 비올라 다모레 소나타를, 비발디(A. Vivaldi, 1678~1741)는 여덟 개의 비올라 다모레 협주곡을 남겼다. 독일의 작곡가 그라우프너(C. Graupner, 1683~1760)는 여섯 개의 비올라 다모레 협주곡과 여섯 개의 트리오 소나타를 작곡했으며, 10개 이상의 관현악 서곡(모음곡)과 20개 가량의 칸타타에서도 비올라 다모레를 편성하여 연주했다. 바흐(J. S. Bach, 1685~1750)는 요한 수난곡과 칸타타들에서 비올라 다모레를 보컬 솔로와 함께 사용하여 특유의 신비한 음색 효과를 창출하였다.

18세기의 비올라 다모레

18세기의 비올라 다모레 Johann Christoph Weigl, Musicalisches Theatrum, 1722년경

19세기 이후 유럽의 음악가들과 청중은 큰 음량과 강렬한 음색을 갖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선호하였다. 이에 따뜻한 음색과 긴 여운, 상대적으로 조용한 음량의 비올라 다모레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였고, 연주회에서 보기 힘든 악기가 되었다. 하지만 사랑을 상징하는 악기로서 오페라와 발레 무대에는 종종 등장하였는데, 대표적인 예로 마이어베어(G. Meyerbeer, 1791~1864)의 오페라 <위그노>(1836), 푸치니(G. Puccini, 1858~1924)의 오페라 <나비부인>(1904), 프로코피에프(S. Prokofiev, 1891~1953)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1935~36) 등을 들 수 있다.

20세기 초 카자드쉬(H. Casadesus, 1879~1947)와 힌데미트(P. Hindemith, 1895~1963), 보리소프스키(V. Borisovsky, 1900~1972)를 비롯한 비올리스트들과 고음악 연주자들은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악보를 출판하여 비올라 다모레를 현대 음악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많은 연주 단체들이 바로크 시대의 비올라 다모레 작품을 녹음하여 발표하고 있으며, 연주회를 통해 현대의 음악청중에게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명현의 진동으로 만들어내는 특유의 울림과 따뜻하고 신비한 음색, 그리고 많은 음들을 한번에 연주해 낼 수 있는 구조적 특징 덕분에 현대음악 영역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 파생악기

1) 엥글리쉬 비올레트(Englisch violet, Englische Violett)

엥글리쉬 비올레트

엥글리쉬 비올레트 Johann Martin Helmer 제작, 1742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비올라 다모레로부터 파생된 악기로, 비올라 다모레의 일족으로 분류된다. 악기의 외관은 일반적인 비올라 다모레와 거의 유사하지만, 현의 수가 달라서 주로 일곱 개의 연주현과 10~14개의 공명현을 갖는다. 24개의 공명현이 있는 악기도 있다. 악기의 이름은 독일어인데, 독일어로 '영국의'(english)라는 단어와 '천사의'(angelic)라는 단어는 둘 다 'englisch(englische)'로 철자가 같다. 때문에 엥글리쉬 비올레트는 '영국의 비올라'라는 뜻이라는 의견도 있고, 또한 '천사의 비올라'(angelic viola)를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 18세기에 독일 남부와 오스트리아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현존하는 악기도 대부분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 제작자들의 악기이다.

2) 시네케마니(Sînekemani)

시네케마니를 연주하는 자세르 하즈 유세프

시네케마니를 연주하는 자세르 하즈 유세프 Jasser Haj Youssef Official Site

터키 음악에서 사용되는 비올라 다모레를 시네케마니라고 부른다. 터키어로 'sîne'는 '가슴'을 뜻하며, 'kemân'은 터키의 찰현악기 '케만체'(kemânçe)를 말한다. 즉, '가슴의 찰현악기' 또는 '가슴 위에 놓고 연주하는 찰현악기'라는 의미이다. 18세기에 유럽의 외교관들이 터키에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 Danks, Harry. The Viola D'amore. Stephen Bonner, 1979.
  • Durkin, Rachael. "The viola d'amore – its heritage reconsidered." The Galpin Society Journal, 2013.
  • Miller, Paul. "A new collection of viola d'amore music from late 18th-century Bohemia." Early Music, 2017.
  • Rosenblum, Myron. "Cupid's Strings." The Strad 60, 1997.
  • Weigl, Johann Christoph. "" IMSLP Petrucci Music Library.
  • "" Turkish Music Portal.
  • "Viola d'amore."
  • "Viola d'amore." (The New Grove Dictionary Music and Musicians).
  • Georgi, Tom.
  • King, L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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