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론

아케론

천계의 신

[ Acher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감싸고 흐르는 강, 혹은 강의 신이다. 아케론 강은 슬픔과 고통의 강으로 불의 강 플레게톤, 탄식의 강 코키투스, 망각의 강 레테, 증오의 강 스틱스와 함께 하데스의 나라를 아홉 물굽이로 감싸고 흐른다. 아케론 강에 있는 저승의 뱃사공 카론은 망자의 영혼들을 배에 실어 저승으로 데려다 주는데, 카론의 배를 타려면 반드시 뱃삯을 지불해야 한다.
저승의 입구에서 아케론 강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망자들

저승의 입구에서 아케론 강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망자들

외국어 표기 Ἀχέρων(그리스어)
구분 천계의 신
상징 죽음, 저승
어원 고통
관련 사건, 인물 티타노마키아, 페르세포네
가족관계 헬리오스의 아들, 가이아의 아들, 아스칼라포스의 아버지

아케론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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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론 인물관계도
헬리오스가이아아스칼라포스

아케론은 태양신 헬리오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혹은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어둠의 님페 오르프네(혹은 고르기라)와 결합하여 아들 아스칼라포스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저승을 흐르는 다섯 개의 강

호메로스는 망자가 저승으로 가려면 슬픔의 강 아케론, 탄식의 강 코키투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 증오의 강 스틱스 등 다섯 개의 강을 차례로 건너야 한다고 했다. 망자의 영혼은 슬픔과 탄식에 젖어 아케론과 코키투스를 건넌 뒤 플레게톤의 불길 속에서 영혼을 정화하고 망각의 강 레테의 강물을 마셔 이승에서의 일들을 모두 뒤로 한 채 증오의 강을 건너 영원히 하데스의 나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전승에 따라 레테와 스틱스는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저승의 뱃사공 카론

전승에 따르면 저승의 다섯 개 강 중 나머지 4개는 모두 아케론 강으로 흘러든다. 아케론 강은 강물이 거의 흐르지 않으며, 강기슭은 갈대와 진흙으로 덮여 있다. 아케론 강에서는 저승의 뱃사공 카론이 배로 망자들을 저승으로 데려다 주는데 카론의 배를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뱃삯을 지불해야 했다. 장례 때 망자의 입에 동전을 물려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저승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케론 강가에 머물러 있어야 하므로 망자에게 카론의 뱃삯을 챙겨주는 일은 장례에서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다.

저승의 강을 건너는 망자들

저승의 강을 건너는 망자들 귀스타브 도레, 판화, 1861년

저승의 강으로 변한 아케론

아케론은 원래 태양신 헬리오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혹은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림포스 신들과 티탄 신족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갈증으로 힘겨워하는 티탄들에게 마실 물을 주었다가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저승으로 보내져 그곳의 강물로 변하고 말았다는 것이다(이 전쟁에 관해서는 →‘티타노마키아’ 참조). 아케론은 어둠의 님페 오르프네(혹은 고르기라)와 사이에서 아들 아스칼라포스를 낳았다.

올빼미로 변한 아스칼라포스

아케론의 아들 아스칼라포스데메테르 여신의 딸 페르세포네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저승에 왔을 때 데메테르(혹은 페르세포네)의 분노를 사 올빼미로 변했다고 한다.

딸 페르세포네가 저승으로 끌려간 뒤 데메테르 여신은 실의에 빠져 더 이상 대지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자 들판은 더 이상 곡물을 키워내지 못하고 황폐해졌고, 제우스는 데메테르에게 페르세포네가 하계에서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면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페르세포네가 석류나무에서 열매를 한 알 따먹는 것을 본 아스칼라포스가 하데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는 바람에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분노한 데메테르(혹은 페르세포네)는 그의 머리에 저승의 강물을 부어 올빼미로 변하게 하였다.

에페이로스의 아케론 강

그리스 북서부 연안 에페이로스 지방에는 실제로 아케론이라는 이름의 강이 흐르고 있다. 에페이로스의 들판을 가로지르는 이 강은 중간에 물줄기가 계곡 틈바구니로 사라졌다가 하구에서 더러운 늪지가 되어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이 강이 저승으로 돌아들고 나온다고 여겼다.

그리키 지방의 아케론 강 계곡

그리키 지방의 아케론 강 계곡

참고자료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