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후

공후

[ 후 ]

요약 우리나라 고대 현악기의 하나.

사부(絲部) 또는 현명악기(絃鳴樂器, chordophone)에 드는 공후는 서양의 하프(harp)류의 일종이다. 중국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에 전하는 이야기 즉 고조선의 여옥(麗玉)이 "공후인"(箜후引)을 부를 때 반주악기로 사용했다는 공후는 문헌상으로 가장 오래된 현악기다. 중국 수(隋)나라와 당(唐)나라의 고려기(高麗伎)에 나오는 고구려의 공후는 수공후와 와공후이다. 두 공후는 모두 서역 지방의 서량기(西凉伎)·구자기(龜玆伎)·소륵기(疏勒伎)에서도 사용됐다.

백제의 공후는 쟁(箏)·적(笛)·고(鼓)·각(角)과 함께 연주됐다고 『수서』(隋書)와 『북사』(北史)에 전한다. 일본에 전해진 백제의 공후는 구다라고토(kudaragoto) 곧 백제금(百濟琴)이라고 불렸다. 공후의 잔해가 현재 일본 나라(奈良)의 정창원(正倉院, Shōsōin)에 전한다.

신라의 공후는 725년(성덕왕 13년)에 제작된 상원사(上院寺)의 범종(梵鍾)에 생황(笙簧)과 함께 부조(浮彫)됐다.

상원사 범종에 부조된 수공후와 생황의 탁본(직지성보박물관 제공)

상원사 범종에 부조된 수공후와 생황의 탁본(직지성보박물관 제공)

중국 길림성 정효공주 무덤의 벽화에 나오는 수공후(『발해를 찾아서』)

중국 길림성 정효공주 무덤의 벽화에 나오는 수공후(『발해를 찾아서』)

1980년 중국 길림성 화룡현 용두산에서 발굴된 정효공주(貞孝公主) 무덤의 고분벽화에 나오는 발해(渤海)의 공후는 수공후의 일종이다.

고려사신 안직숭(安稷崇)이 1114년(예종 9) 송나라의 휘종(徽宗 1101~1125)이 보낸 신악(新樂)과 철방향(鐵方響)·석방향(石方響)·비파 등과 함께 모두 네 벌의 공후를 전했다고 『고려사』 권70(「악지」)에 전한다.

조선시대 공후가 『악학궤범』(樂學軌範 1493)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연주되지 않은 듯하다.

1937년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의 제5대 아악사장(雅樂師長) 함화진(咸和鎭)이 북경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와공후·수공후·소공후는 현재 국립국악원에 전시되고 있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1.223~24쪽
  • 『증보한국음악통사』 송방송, 서울: 민속원, 2007년, 33~34, 53, 93~95쪽의 〈도판 2~2〉, 125~26, 181쪽
  • 『高麗音樂史研究』 宋芳松, 서울: 일지사, 1988년, 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