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술

불교미술

[ Buddhist Art , 佛敎美術 ]

요약 불교적 소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조형예술.
의겸 등 필 수월관음도

의겸 등 필 수월관음도

불교의 교리와 신앙을 기초로 한 종교 미술이다. 석가모니, 보살 및 불교 교리와 상징 등 불교적인 소재의 시각적 표현을 가리키며, 불교 사찰불상, 사리탑과 석탑, 범종, 불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기원 및 발전 양상

◎ 석가모니 시대와 무불상시대(無佛像時代)
기원전 5~6세기경 불교의 발생지인 인도를 중심으로 불교적 소재를 다룬 조형 표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석가모니가 성도(成道)한 후 기원정사(祇園精舍, Jettavana)나 죽림정사(竹林精舍, Venavana)와 같은 건축물을 건립했으며, 예배와 신앙을 위해 불족(佛足)이나 법륜(法輪), 보리수(菩提樹) 등의 상징으로 부처를 나타낸 대상물이 제작되었다.

하지만 불교가 점차 체계를 갖추고 확산되어 감에 따라 교화 활동과 불교의식 수행을 위해 불교 교리의 시각적 표현은 발전을 거듭했다. 기원전 3세기 마우리아 왕조 무렵부터 본격적인 조형 활동이 시작되었는데, 특히 아쇼카왕은 인도 각지에 스투파(불탑)와 석주(石柱)를 세웠다. 이후 스투파에 석재가 사용되고, 불교적 주제의 부조(浮彫) 장식이 더해지며 스투파, 혹은 불탑(佛塔)은 불교 신앙의 중심을 이루었다. 한편 불교의 확장과 함께 다수의 승려와 교인을 수용하기 위한 사찰이 건립되었으며, 이러한 건축물을 구성하고 장식하는 석탑과 범종, 각종 의식 및 장엄(莊嚴)을 위한 도구 등이 활발히 제작되었다.

고대 초기 불교미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석가의 모습을 오직 상징적으로만 표현했다는 점이다. 석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불전도(佛傳圖)에서도 석가의 존재는 오직 법륜(法輪), 대좌(臺座), 불처의 족적을 나타낸 불족(佛足), 산개(傘蓋), 보리수 등으로만 암시되었다. 기원전 5세기경부터 1세기경까지, 즉 석가모니의 시대부터 이후 불상이 출현하기 이전까지의 시기를 소위 '무불상시대(無佛像時代)'라고 한다.

◎ 불상(佛像)의 출현과 불교미술의 전개
불상(佛像)이 출현하기 시작한 것은 인도 서북부의 간다라(Gandhara) 지방에서였다. 오래전부터 동서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기능했던 이 곳에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을 통해 유럽 헬레니즘 문화가 유입되었고, 그 영향으로 1세기경부터 부처의 모습을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낸 조각, 즉 불상(佛像)이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간다라 지방은 물론 인도 동남부의 아마라바티(Amarāvatī ), 인도 중부의 마투라 및 그 밖의 지역에까지 확장되었으며, 불상은 곧 불탑과 함께 신앙의 또 다른 중심을 이루는 한편, 불화(佛畵)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굽타왕조의 불교미술
인도 고전 문화가 전성기를 누린 시대는 불교미술에 있어서도 황금기였다. 특히 5세기에는 마투라와 사르나트 등지에서 높은 정신성과 이상미를 갖춘 불상이 제작되었다. 서인도 지역에서는 5세기경 석굴 조영이 다시 시작되어 8세기경까지 아잔타, 오랑가바드, 칸헤리 및 바그, 엘로라 등의 지역에 여러 석굴이 조영되었고, 그 내부는 화려한 부조와 벽화로 장식되었다. 굽타 었다. 굽타왕조 시대의 고전적 불교미술 양식은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 전해져 각 지역의 불교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밀교(密敎)와 동남아시아의 불교미술
7세기에는 '비밀의 가르침'이라는 뜻의 밀교(密敎)가 발전했다. 이는 경전을 중심으로 하는 현교(顯敎)와 대비되는 종파로, 교법을 넘어 개체와 전체의 신비적 합일(合一)을 목표로 하며, 그 통찰을 전신적(全身的)으로 파악하는 실천과 의례(儀禮)의 체계를 갖추었다. 신비한 주문, 특별한 손 모양, 만다라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밀교의 미술에서는 새로운 신과 도상이 등장했으며, 이후 동인도를 통해 티베트, 네팔 등지로 전해져 많은 영향을 주었다.

불교미술의 쇠퇴

중세 이후 힌두교가 확산됨에 따라 인도의 불교미술은 점차 쇠퇴하였다. 8~12세기 동인도 지역을 지배한 팔라 왕조의 불상 등이 인도 불교미술이 성행한 거의 마지막 사례로 여겨지며, 이 시기 불교미술은 네팔, 티베트,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건축·조각·회화·공예 등 미술 전 영역을 아우르며 전개된 불교미술은 1세기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각 지역 고유의 역사와 사상을 반영하며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해갔다. 북쪽(북방불교)으로는 중앙아시아, 네팔, 티베트, 부탄,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으로 주로 대승불교의 교리가 확산되었으며, 남쪽(남방불교)으로는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 주로 소승불교가 전파되었다.

불교미술은 광범위한 시대적·지역적 범위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불교의 신앙과 미학, 즉 불설(佛說)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 그 특수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