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철학

자연철학

다른 표기 언어 philosophy of nature , 自然哲學

요약 자연적 실재의 특성에 관한 근본적인 탐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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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리철학
  2. 생물철학

물리철학과 생물철학으로 나뉜다. 이 분야에서는 형이상학이나 윤리학, 또는 세계관에 자연철학적 함의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철학이 인류의 자연에 대한 접근, 그 인식론적·방법론적인 문제에 제한된다면 자연철학은 보다 본질적인 자연 자체에 대한 탐구를 포함한다.

물리학(physics)
물리학(physics)

물리철학

물리학은 가장 간단한 무기체와 자연과정, 그리고 그것에 대한 측정과 수학적 기술을 다룬다.

뉴턴의 고전역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을 토대로 삼았으며, 태양계를 그의 역학 공리에 종속되는 질점의 체계로 기술했다. 갈릴레오의 낙체법칙은 가장 간단한 뉴턴 공리의 논리적 결과였으며 이들의 뒤를 이은 케플러는 행성의 운동을 정확히 기술하는 법칙을 고안해 냈다. 물리학의 역사에서는 역학 법칙에 덧붙여 제임스 클럭 맥스웰의 방정식으로 요약된 전자기 현상의 영역을 빼놓을 수 없다.

지구에서 100억 광년 정도 떨어진 천체를 관측할 수 있게 된 오늘날에는 역학·음향학·고전물리학의 여러 분야들간의 전통적인 구분이 일상적인 인간의 경험세계에서부터 우주론을 통해 획득된 우주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포괄하는 거시물리학과 원자법칙과 불연속 양자도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미시물리학의 구분으로 대체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h=6.626×10-27erg·s라는 소위 작용의 양자를 제안했으며 아인슈타인은 이를 빛에까지 확장시켰다.

원자의 실제 존재가 이들에 의해 검증되었고 여기서 미시물리학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후 양자론은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막스 보른, P.A.M. 디랙 등에 의해 발전되었고 양자전기역학으로 확장되었다. 1905년 처음으로 공식화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물리학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여기서 점질량의 뉴턴 역학은 단지 더 정확한 상대론적 역학의 근사로 드러난다. 특수상대성이론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로서 Emc2(c는 빛의 속도)이라는 것이다.

1916년 이후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확장시켰고 중력을 국부운동이론으로 환원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수학적인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자연의 질서를 담아내는 기준틀과 관련하여 볼 때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이루어진 리카르트 데데킨트의 실수에 대한 정확한 개념 규정은 뉴턴의 시공개념을 분명히 기술할 수 있게 했다. 뉴턴 물리학의 단순한 시공관계는 근대 이후 여러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동시성의 개념은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해 상대화되었다. 우주론은 실제 천문학적 우주의 공간이 유클리드 기하학의 관계에 근사할 뿐임을 보여주었고 이 근사는 유클리드 공간을 일정한 양(+)의 곡률을 가진 공간으로 대치시킴으로써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 공간은 수학적으로 3차원 초구형 '표면' R2x2y2z2u2으로 정의되며 이것은 서로 직교하는 x, y, z, u의 좌표축을 가진 가설적인 4차원 유클리드 공간이다.

이것은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에 의해 규약론적으로 지지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철학자들은 천문학적 광선이 직선으로 여겨지는 한, 공간 곡률의 문제가 임의적인 규약으로 해결될 수는 없으며 경험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턴 역학과 맥스웰의 전기역학은 유클리드 공간의 대칭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두 역학이 벡터 해석의 언어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드러난다(→ 색인:벡터 해석학). 벡터란 크기와 방향을 갖는 양을 나타내며 벡터장이란 예를 들면 전기장 세기, 전류밀도와 같이 공간상의 모든 점에 벡터를 결부시키는 것을 말한다.

자기장의 세기 H를 벡터장 A의 회전장으로 유도할 수 있는데 이것을 보통 벡터 퍼텐셜이라고 부른다(H=c·curl A). 진공에서 맥스웰 방정식은 패러데이 법칙이 전기장의 회전장과 자기장의 시간에 따른 변화 사이에서 비례형태를 취함을 나타냈다(H=c·curl E). 그러나 맥스웰 이론이 에너지 국부화로 나아가는 반면, 중력 에너지가 어떠한 국부화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력이론과 양자론 사이에 명백히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현상론적 물질이론에서는 모든 물리적 과정이 연속적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양자론에 의하면 인과율과는 달리 불연속적인 사건의 사전결정은 통계적으로만 말할 수 있다. 상대론적 우주론에서 두 지점에서 각각의 사건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인과율적 영향은 상호의존적인 시공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을 양자론에 적용할 경우 물리과정의 인과율 대신 양자변환의 통계적 확률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이론적으로 결합시키는 문제는 양자전기역학을 낳았지만 이것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소위 세계공식화의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현대물리학은 중성자·중간자·중핵자 등 다양한 기본입자를 다루고 있다.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은 모든 종류의 기본입자가 갖는 공통성이다. x방향을 움직이는 전자가 x에만 의존하는 파장길이를 가질때 전자는 Δx와 같은 간격의 파장길이를 갖고 Δp가 불연속적 운동량의 값이라면 불확정성의 산물인 Δx와 Δp는 플랑크의 기본 양자 상수 h보다 작을 수 없다.

이것이 유명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관계이며, 이는 닐스 보어가 설명했듯이 위치와 운동량의 '상보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디랙과 요르단에 의한 양자역학의 일반 통계 변형이론은 미시적 질점의 측정 가능한 물리적 양들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회전체에 관한 뉴턴 역학의 이론들(즉 원심력에 대한 역학적 법칙과 코리올리 힘)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위에 확립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기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에른스트 마흐는 원심력이 절대적인 물체 회전의 결과라는 뉴턴의 생각에 반대하면서 매우 멀리 떨어진 우주의 거대 질량과 관련된 물체의 회전이 원심력의 진정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 이러한 마흐의 원리를 이끌어내는 것은 우주 전체의 기하학적·역학적 성질이 밝혀졌을 때에나 가능할 것이다.

거시물리학에 대한 우주론적 관련은 열역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열역학에서 비역과정의 존재는 시간의 양(+)과 음(-)의 방향을 지시해준다. 엔트로피는 시간의 양의 방향에서만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에 관한 양자이론에서는 시간의 양과 음의 방향은 동시에 정당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CPT[charge parity time] 대칭의 원리). 통계열역학이론에서 엔트로피는 열역학적 개연성의 로그에 비례적인 것으로 간주되었고, 학자들은 그것을 자연의 과정이 낮은 개연성에서 높은 개연성으로 진행되어간다는 사고의 필연성으로 보았다.

이러한 해석은 엔트로피가 최대치에 이르지 않은 이상적인 기체 속에서 엔트로피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 유명한 볼츠만의 수학 정리에 의해 지지되었다. 그러나 시간의 양의 방향은 충돌률 계산에 의해 CPT 원리에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충돌률의 원리가 CPT 원리와 모순된다고 할 때 그것을 타당한 것으로 여기는 것을 어떻게 물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헤르만 본디는 이 패러독스에 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엔트로피 원칙이 우주 전체에서 한 가지 시간 방향을 골라낸 것으로, 즉 팽창하는 우주의 시간을 골라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거시적인 차원에서는 증가하는 엔트로피를 가지고 그리고 미시적인 차원에서는 충돌률의 계산을 통해 시간의 양의 방향을 열역학적으로 구분해내는 것은 우주팽창의 결과로 드러난다.

한편 알렉산더 프리드만의 수학적 발견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우주론적 모델을 수학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프리드만에 의하면 평균 질량 밀도가 전공간에 걸쳐 일정한다면 중력장 방정식은 시간 좌표 t를 가진 일정한 곡률의 3차원 공간을 포함하는 행렬에 의해 충족된다. 이런 우주론은 공간곡률이 양이냐 음이냐 또는 0이냐에 의존한다. 이 이론은 본디에 의해 프리드만 모델에 적용되기도 했는데, 우주의 가장 보편적인 특징은 모든 시공간에서 동일하다는, 소위 가장 완전한 우주론적 원칙을 채택함으로써 이 이론은 일정한 시간을 가진 3차원 공간뿐만 아니라 전체 시공간의 다양성에 관한 고도의 대칭성이나 동질성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이 이론은 우주 시초의 '대폭발'의 잔여물로 해석되는 절대 온도 3K을 가진 배경 복사의 발견으로 인해 더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정상우주론 대신 프리드만 모델이나 우주상수 λ를 도입하는 르메트르 모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중력 상수 G는 우주의 발달과정에서 변하기 쉽다는 디랙의 추측 이후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 주제에 관해서는 아직 어떠한 결론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생물철학

생물철학의 최근 저작들은 진화론에 관한 미해결의 문제와, 생물학이 물리화학적 토대로 환원될 수 없는 독자적인 학문분야인가 하는 데 대한 비판적인 재평가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신진대사나 재생산과 같은 성질이 유기체의 성격을 특징짓고 따라서 그것을 정의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정의는 논리적으로 유기체의 이러한 성질들이 서로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임의적이다. 아직까지는 살아 있는 체계와 살아 있지 않은 체계를 구분하는 특징에 관한 임의적이지 않은 설명은 없다. 생화학적인 것이 유기체로 종합됨으로써 매우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게 되고 이러한 작은 체계에 생명이 기원을 두고 있으며 거기서 생명이 발달해왔다는 것은 자연의 위계적인 배열과 과학의 시간적인 진화단계와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암시한다.

물리적인 진화는 종국점에 도달했다고 생각되지만 사회발전 과정의 진화도 그렇다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는 없다. 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줄리언 헉슬리는 "세계-질료는 사회진화를 통해서만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러시아의 광산학자 블라디미르 베르나드스키는 지구 표면이 생물학적 과정에 의해 규정되는 단계에서 의식적인 인간의 노력에 의해 규정되는 단계를 경과한다고 보고 이런 의식의 층을 인지권이라고 불렀다.

이 개념은 생물학과 종교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 한 프랑스의 성직자이자 고생물학자인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에 의해 확충되었다.

20세기초에 폭넓게 논의된 살아 있는 것과 살아 있지 않은 것의 구분은 현대 생물학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양자간에 분명한 구분은 설정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있다. 때로는 살아 있고 때로는 살아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바이러스나 유전자가 문제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생명의 생물학적 본성에 관한 대표적인 철학적 입장은 생기론·기계론·유기체론으로 나뉜다. 생기론은 모든 생명체에는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내적인 요소가 있다는 입장으로 20세기 초기에 많은 생물학자들에 의해 활발히 논의되었다. 기계론은 유기체가 섬세한 기계와 같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생물학적 원리가 물리화학적 법칙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입장이다. 유기체론은 유기체가 기능하는 전체로 해석되어야 하며 물리학이나 화학을 통해 이해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늘날에는 소수의 과학자들만이 루트비히 폰 버탈란피와 에드워드 스튜어트 러셀 등 유기체론 이론가들의 주장을 옹호하고 있다.

전체론적인 유기체 개념은 발생과 행동을 규정하는 통제 메커니즘이 입자 수준에서 작동한다는 데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 체계의 성격은 일종의 복잡한 인공두뇌학과 다를 바 없다. 전체론과 환원주의는 이런 점에서 유사하다. 버탈란피 등에 의해 제시된 일반체계이론이라고 불리는 이론적·방법론적 프로그램은 유기체론적 생물학의 확장이다.

이것은 물리학적·생물학적·심리학적·사회적인 모든 체계가 동일한 근본원리에 따라 작용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모든 과학에 공통적인 방법론적 접근을 제공하려는 시도이다. 생기론자와 획득형질의 유전을 포함하는 라마르크적인 진화론의 옹호자들은 진화론은 결정론적 종말론을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G.G. 심프슨 등의 진화론자들은 그런 주장을 거부하고 자연도태가 진화상의 비임의적인 요소이며 진화에 방향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와 같은 진화론자는 환경변화의 예측불가능성과 돌연변이와 도태의 우연적 요소가 결정론적 법칙을 정식화할 수 없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생각은 진화론적 생물학이 사후적인(after-the-fact) 탐험적 과학의 예이며, 진화과정은 결코 예측될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생물학적 종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하는 것은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킨 문제이다. 종의 실재에 관한 논쟁이 비록 의미론적 난점으로 혼란을 겪기는 했지만, 생물철학은 실체의 문제에서 단순한 언어적 혼동을 분리시키는 데 공헌했다. 1950년대 이후에는 진화론에 관한 심프슨과 고생물학자인 오토 슈인데볼프의 2가지 관점이 전면에 부각되었다. 진화개념을 모든 지식과 경험을 비추어주는 도식으로 채택하려는 시도는 최근 극히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시도의 대표자인 헉슬리는 전체 우주를 물리학적·생물학적·사회적 진화의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윤리학과 관련하여 볼 때, 도덕적 책임에 대한 신념을 위협하는 생물학적 내용은 로버트 아드리와 콘라트 로렌츠에 의해 제기된 인간의 내적인 공격성에 관한 이론이다(→ 색인:공격행위). 만약 공격본능이 있다면 폭력이나 전쟁에 대해 개인이나 사회를 비판할 수 있다는 생각은 타당성을 잃는다.

아드리와 로렌츠의 이론에 대한 반박은 고릴라·침팬지·오랑우탄 등의 영장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연구는 그런 동물의 대다수가 호전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내적인 공격성에 관한 이론의 반대자인 M.F.A. 몬터규는 "야생동물의 포악성에 관한 신화는 서구인이 자신의 공격성을 정당화하려는 의도에서 합리화시킨 것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환경적 요소와 그에 대한 인간행위의 결과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인간이 이전에는 깨닫지 못한 책임성을 갖게 했다. 진화론적 윤리학의 옹호자들은 진화의 사실과 진화 과정 안에 외적인 도덕기준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19세기말에 허버트 스펜서 등은 소위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을 주창했다. 헉슬리는 도덕원리가 자연 안에서 특히 진화과정에서 발견될 수 없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심프슨은 진화과정이 윤리의 영역과 관계가 없다고 역설하고 있다. 자연이 인간 행위의 척도를 제공하느냐 하는 문제는 많은 생물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사회진화론자나 심프슨의 주장은 그런 물음에 대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