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츠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

비교 동물학적 방법으로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현대 행동학의 창시자로서 행동 양상을 통해 진화 양상을 밝혀내는 데 공헌했고, 공격의 근원에 대한 연구로도 유명하다(동물행동학). 그는 1973년 동물행동학자인 카를 폰 프리슈, 니콜라스 틴베르헨과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정형외과 의사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동물에 관심을 보였고, 소년시절에 여행을 가면 어류와 조류, 원숭이·개·고양이·토끼와 같은 여러 종(種)의 동물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길렀다. 젊었을 때는 근처의 쇤부르너 동물원에서 병든 동물을 간호해주었고 일기형태로 조류의 행동을 자세히 기록하기도 했다.

1922년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에서 2학기 동안 의학을 공부한 후 빈으로 돌아왔다.

의학공부를 하는 동안 계속해서 동물 행동에 관해 자세히 관찰하여 1927년, 그가 길렀던 갈가마귀에 대한 일기를 〈조류학회지 Journal für Ornithologie〉에 발표했다.

1928년 빈에서 의사 자격증을 획득했으며 1933년에는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긍적적인 반응에 힘입어 갈가마귀와 회색기러기 같은 조류의 군집을 만들어 관찰한 일련의 연구논문들을 발표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1935년에는 오리와 거위 새끼의 학습행동에 대해 기술했는데, 오리와 거위 새끼들이 부화한 직후 어떤 결정적인 시기에 그들을 낳아주거나 기른 부모를 따라 배운다는 관찰이 기록되어 있다.

각인학습(刻印學習)이라고 하는 이 과정중에 어버이가 되는 대상으로부터 시각적·청각적 자극을 받게 되는데, 이들 자극은 후속반응을 유도하여 새끼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행동에 영향을 준다. 그는 새로 부화한 청둥오리 새끼 앞에서 어미 오리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면 새끼들은 그를 어미라고 여기고 따르게 된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1936년 독일 동물심리학회가 설립되었고, 그 다음 해에 그는 새로 창간된 〈동물심리학회지 Zeitschrift für Tierpsychologie〉의 공동 편집장이 되었으며 그 잡지는 행동학의 선두적인 잡지가 되었다.

1937년 빈대학교의 비교해부학과 동물심리학 강사로 임명되었으며 1940~42년 쾨니히스베르크의 알베르투스대학교 일반심리학과의 교수와 학과장을 지냈다.

1942~44년 독일 육군에서 내과의로 일했고 소련에서 전쟁 포로가 되었다. 1948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서 알텐부르크 비교행동학연구소 소장으로 일했다(1949~51). 1950년에는 베스트팔렌 불데른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비교생태학과를 설립했으며 1954년 연구소의 공동 책임자가 되었다.

제비센의 막스플랑크 행동생리학 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1961~73), 프리슈·틴베르헨과 함께 동물의 행동 양상에 대해 발견하여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1973). 또한 그해에 알텐베르크에 있는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의 비교행동학연구소에 동물사회학과장으로 부임했다.

초기에 그가 이룬 과학적 업적은 본능적인 행동 양상의 성질, 특히 어떻게 그런 행동들이 나타나는가 하는 것과 그 행동을 하는 데 필요한 신경 에너지의 근원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또한 한 동물에서 동시에 활성화되는 2가지 이상의 기본 동기로부터 어떤 행동이 나오는가에 대해서도 연구했으며 네덜란드의 틴베르헨과 함께 여러 형태의 행동들이 하나의 행동 결과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로렌츠의 개념은 한 종에서 행동 양상이 어떻게 진화해 나가는가, 특히 생태학적 요인들의 역할과 종의 생존을 위한 행동 적응에 대한 현대 과학적 이해를 진보시켰다. 그는 동물종들의 유전적 구성은 그 종의 생존에 특별한 종류의 중요한 정보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제안했다.

그의 견해는 또한 각 개체가 일생을 보내는 동안 행동 양상이 어떻게 발달하고 성숙해 가는가에 대한 연구에 밝은 전망을 주었다.

말년에 그는 인간을 사회를 구성하는 동물의 하나로 생각하고 그의 생각을 인간 행동에 적용시켰는데 여기에는 철학적·사회학적인 논쟁의 여지가 내포되어 있었다. 〈공격행위에 관하여 Das sogenannte Böse〉(1963)라는 대중적인 책에서 그는 사람의 싸움이나 전쟁과 같은 행동은 선천적이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 욕구에 대해 적절히 이해하고 준비함으로써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하등동물에서의 싸움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영역을 유지하는 것과 같이 적극적인 생존 기능을 하며, 따라서 사람의 호전적인 경향 또한 이와 같은 사회적 행동 양상으로 의식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저서인 〈거울의 뒷면：인간지식의 자연사 탐구 Die Rückseite des Spiegels：Versuch einer Naturgeschichte menschlichen Evkenners〉(1973)에서는 사람의 사고와 지능의 본질에 대해 연구했고, 현대 문명의 제문제들은 그의 연구가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은 한계들 때문이라고 보았다(공격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