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족

다른 표기 언어 family , 家族 동의어 가솔, 家率, 식솔, 食率

요약 한 문화권에서 생물학적인 관계나 결혼, 입양, 기타 관습 등으로 친척의 지위를 얻은 친족 집단의 일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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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족조직의 형태
  2. 근대가족의 발전
  3. 결혼
  4. 출산과 자녀양육
  5. 가족 내 성역할
  6. 친족체계의 연구
  7. 한국의 가족
    1. 개요
    2. 연구상황
    3. 제도의 변화
    4. 결혼과 부부관계
    5. 부모·자녀 관계
    6. 가족의 미래

어떤 친족간의 유대에 큰 비중을 두느냐는 관습에 따라 다르지만 친족체계 내의 각 관계는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역할을 규정한다.

가족
가족

가족은 일반적으로 혈연·결혼·입양 등에 의해 묶여진 사람들의 집단으로 인식되는데, 단독 가계를 구성하여 남편과 부인,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 형제와 자매 등 각자의 역할로써 상호작용을 한다.

가족은 그들 구성원들에 대해 여러 가지 가치있는 기능을 수행하며 가족원간의 교제와 사랑을 통해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자녀를 양육·사회화하고 아프거나 불구인 가족원을 돌볼 뿐 아니라, 출산을 제도화하고 성관계 규제에 대한 지침을 수립하여 사회적·정치적 기능을 수행한다. 경제적으로는 가족 구성원에게 음식, 잠자리, 의복, 신체적 안전을 제공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질서와 안정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족단위 조직과 친족관계의 구조가 사회와 시대에 따라 다양하지만 전세계에 걸쳐 가족과 친족은 사회조직 속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가족조직의 형태

모든 문화는 성적 관계가 합법화된 남자와 여자 즉, 부부와 그들의 미혼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nuclear family) 단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핵가족 단위가 사회 조직의 가장 오래된 형태이나 동거가족이라 하여 한 집에서 음식과 주거를 함께 하는 일가친척과 배우자들로 구성된 집단도 있다. 그러나 핵가족 또는 부부가족이 실질적으로 모든 사회내에서 가장 기본적인 가족조직 단위이며, 복합가족·확대가족과 같은 다른 가족조직 형태는 핵가족을 기초로 하거나 그들 구조와 비슷한 단위를 포함한다.

복합가족(compound family)은 중심인물(보통은 가장)과 그의 배우자와 때로는 첩, 자녀로 구성된다. 이는 세계의 여러 곳과 전통적인 아프리카 사회에서 보편화되어 있으며, 특히 일부다처가 허용되는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아프리카에서는 한 남성이 여러 명의 아내를 취할 수 있고 각 부인들은 자신과 자신의 자녀로 구성된 하위가족 단위의 가장이 된다. 남성을 가장으로 하는 경우가 훨씬 보편적이나 인도 남부의 토다스족(族)처럼 여성이 가장이 되는 일처다부의 예도 있다.

확대가족(extended family)은 부모와 미혼 자녀는 물론 결혼한 자녀와 그들의 배우자 및 자녀를 포함한다. 주요특징은 집안 사람들이 동거를 한다기보다는 서로 물질적 보조를 하고 경제적 책임을 공유한다는 데 있다. 비슷한 가족 조직의 형태로 인도 일부 지역에서 보편적인 집합가족(joint family)이 있는데, 형제들과 부인 및 자녀들이 모두 한 가구에서 산다.

핵가족의 일반적인 변형은 부모 중 1명과 자녀로 구성된 편부모가족이다. 이는 배우자와의 사별이나 이혼을 통해 형성되며, 특히 여성의 경우에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자식을 양육함으로써 형성된다. 실제로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는 편모가족이 핵가족보다 기초 가족단위로서 더 일반적이다.

근대가족의 발전

대부분 문화권에서 고대의 가족은 가부장적이거나 남성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구약성서〉에서 남성 족장은 여러 명의 처와 첩을 얻을 수 있었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었다.

고전 문학에서 호메로스가 묘사한 바에 따르면 가족은 경제적 관계의 주요단위임은 물론 연합체 형성과 지배권 다툼이 이루어지던 정치적 단위였으며 개인적 위신의 토대였다. 그리고 정치제도가 발전하면서 권력과 음모의 무대가 된 가족은 보다 사적으로 변했다.

그리스도교의 보급은 유럽에서 가족 형태를 변형시켰다. 교회가 근친간의 결혼을 금지함으로써 확대가족과 친족 집단의 권위가 깨졌고 족외혼 및 친족의 권력·영향력 분산이 이루어졌다. 근친간 결혼금지를 통해 가족은 각 구성원에 대해 권위를 가지던 자기 수용적인 넓은 단위에서 권위의 상당 부분을 교회에 넘겨준 소규모 핵단위로 바뀌었다. 또 대규모 친족집단의 결속력이 약화되면서 혼인을 통한 결속이 중요해졌으며, 중세 유럽에서 대규모 친족집단은 집안간 유대의 중심점으로 변했다.

서양의 산업혁명과 세계 여러 지역의 산업발전은 가족 구조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생활과 직업 유형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여, 결혼하지 않은 젊은이 등 많은 사람이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산업노동자가 되었다. 그리고 확대가족은 농촌의 농업 경제에서 도시의 산업경제로 전환되는 현상과 함께 많은 지역에서 해체되었다.

결혼

결혼
결혼

결혼은 신랑·신부의 가족과 결혼 자체를 통해 형성되는 새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사건이다.

젊은이는 결혼을 함으로써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고 새로운 가족의 형성에 중요한 단계를 수립한다.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결혼은 의식에 의한 혼인상태로, 구혼기간이나 동거와는 구분된다.

결혼식은 세속의식으로 하는 것과 종교의식으로 하는 것, 그리고 2가지가 결합된 형태가 있으며 신부값, 지참금 또는 다른 사람의 간단한 선물증정 등을 포함한다. 낭만적인 사랑, 사회적·경제적 안정감, 사회적 압력 등이 결혼에 대한 주요 동기이긴 하지만 거의 모든 사회에서 결혼을 법적으로 인가하는 주된 목적은 자녀가 합법적으로 승인받는 데 있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자녀가 가족이나 광범위한 친족집단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받고, 부모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관습적으로 결혼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결혼은 이혼을 통해 끝내는 것이 가능하며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도 사실적 근거나 법적으로 규정된 상태에 따라 별거가 허용된다. 종교는 이혼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다.

이슬람교 등 몇몇 종교에서는 이혼이 불행한 결혼생활보다 낫다고 보는 반면, 여러 가톨릭 국가에서는 결혼이란 신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에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긴다. 정교회 국가에서는 민사재판상의 이혼이 허용되지만, 교회의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혼이 관례화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또 이같은 경향과 더불어 재혼을 하고, 이전의 결혼으로 얻은 자녀를 합쳐서 혼합가족(blended family 또는 step family)을 형성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출산과 자녀양육

전통 사회에서는 부부가 자녀를 많이 갖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여겼으며 자녀의 가치는 부부가 갖는 권리와 노동력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에 대한 자녀의 경제적 기여도가 덜 중요시되고, 기술진보로 출산 양상이 많이 바뀌었다.

부부는 인위적인 피임법을 이용하여 자녀 수와 임신 시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의술의 진보는 출산에 문제점을 가진 부부가 자녀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높였으며, 동시에 양육과 양자입양 등에 관한 법적 절차들은 혈연관계가 아닌 양자라고 해도 별 무리없이 가족원에 넣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게 되었다.

모든 사회에서 자녀는 가족생활을 정의하는 데 절대 필요하며, 많은 사회학자들이 자녀양육을 가족의 첫째가는 기능으로 간주하고 있다. 출산은 생물학적·사회적 현상이다. 자녀출산으로 부모가 된 남편과 부인은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 자녀출산 후에 부모들이 적응하는 모습은 개인적 환경과 문화적 관습에 따라 다르지만 모든 사회에서 과거와 현재에 자녀를 돌보는 데는 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몇몇 사회학자가 현대 가족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로 자녀의 1차 사회화를 들고 있다. 자녀가 어렸을 때 행하는 교육을 의미하는 1차 사회화는 자녀양육의 한 부분으로서 가족 안에서 수행되고 있으며 언어, 적절한 행동, 화장실 사용 등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치는 것을 포함한다. 그밖에 자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와 부모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도록 은연중에 고무된다.

자녀가 성장하여 점차 독립하게 되면 부모의 역할은 변화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책임에서 훨씬 자유로워진다. 반면에 노년기는 역할이 다소 바뀌어 자녀가 노부모의 복지를 돌보게 된다.

가족 내 성역할

근대 이전까지 결혼의 일반적인 기준은 신부의 법적부양이 아버지로부터 신랑에게로 이전되는 것이었다. 신랑은 보호자의 임무를 떠맡을 뿐 아니라 대개 아내에 관한 모든 일을 통제하게 된다. 여성은 때때로 영국 관습법에서처럼 결혼을 통해 법적 신분을 상실한다. 그러나 이슬람교 여성들은 자신이 소유한 재산을 상당정도 관리할 수 있다.

19, 20세기에 들어 여성해방은 특히 서양에서 결혼과 가족 역할을 크게 변화시켰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남편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획득했으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여성을 결혼의 동등한 동반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 가족에서 가부장적 권위도 부부간의 동등함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것이 더 이상 여성만의 의무가 아니며 생활비를 벌고 공적 생활에 전념하는 것이 남성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인식에 따라, 가족 내에서의 남성과 여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게 되었다.

친족체계의 연구

친족은 결혼이나 공통의 조상으로 연결된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이다.

친족체계는 문화에 따라 광범위한 사회구조 속에서 중요성·구성원수(數)·의무가 다양하지만, 인간사회 전반에 걸쳐 보편적이다. 친족에 대한 연구는 19세기에 친족체계의 기원과 발달을 밝히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독일 사회주의 철학자인 엥겔스(Friedrich Engels)에 따르면 가족과 친족은 인간사회가 원시적이고 혼잡한 '무리'로 구성된 초기 공산사회 단계에서 시작된 것이다. 결국 친족체계와 일부일처제는 남성의 적법한 상속권을 한정짓기 위해 사유 재산의 발달과 함께 발전했고, 그뒤 국가가 일부일처제 결혼과 사유재산 분배법을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인류가 진화와 같은 단계를 밟아 진보해 왔다는 관점을 수용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으며, 오늘날 인류학자들에 의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세운 또다른 친족이론도 매우 중요하다. 그는 매우 보편적인 근친상간 금지의 기원에 관해 관심을 가졌으며 근친간의 결합을 금지하는 규율을 만들면서부터 인류사회가 시작되었다고 추측했다.

이같은 이론을 통해 같은 씨족에 속한 모든 여성들에게 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아버지들과 그 아들들 사이에서 갈등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또 이것이 근친상간 금지로 어떻게 발달해 왔는가를 설명할 수 있다. 프로이드는 또한 이같이 엄격하고 보편적인 금기의 존재야말로 일반적이고도 강한 근친상간의 욕망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오늘날 대부분의 이론가들에 의해 문자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으나 근친상간 금지에 관한 많은 횡단문화적 연구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생물학과 사회학을 묶은 학문간 연구분야인 사회생물학은 친족체계를 또다른 방법으로 분석한다.

사회생물 학자들은 다윈(Darwin)의 진화이론이 동물의 행동 뿐 아니라 인간 행동의 측면에도 꼭 들어맞지 않는다고 믿는다. 미국의 생물사회학자 반 덴 버그(Pierre L. Van den Berghe)는 인간의 가족체계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의 일부로서 발전했으며, 문화는 그 자체가 자연도태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핵가족의 광범위한 발생, 결혼과 근친상간 기피에 대한 문화적 법칙, 친족의 여러 측면들은 반 덴 버그의 관점에서 볼 때 인류가 원숭이와 달리 구분되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생물학적 친족은 모든 인류사회에서 사회적 행동의 뿌리이다.

대략 말하자면, 현 인류학적 측면의 친족연구는 친족용어, 가계(家系)이론, 결연(結緣)이론 등 3가지 주요 관심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친족(또는 친척관계)용어에 관한 연구는 한 사회 내에서 사람들이 그들의 친척들을 규정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진다.

왜냐하면 사람이 세상 사람들을 구분하는 방식은 그가 지닌 사고방식을 반영하거나, 반대로 세상 사람을 구분하는 방식에 따라 그의 사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라틴어에서 아버지의 형제를 'patruus', 어머니의 남자 형제를 'avunculus'로 각각 구분하는 것은 로마 사회에서 가족의 역할들이 서로 다른 책임이나 지위를 수반하며,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형제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아저씨'(uncle)라 부르는데 이는 영어권 사회 내에서는 그들의 역할과 지위가 가족 내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함을 나타낸다.

가계이론은 용어보다 집단에 관심을 지니며, 연구의 주요 초점을 집단의 충원기작(充員機作)과 그 집단이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들에 둔다.

인류학자들은 가족의 분가에 의해 이루어진 사회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부계·모계·친족 체계 같은 가계체계를 연구한다. 부계체계의 명확한 특징은 사회집단에서 구성원의 지위가 아버지를 통한 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부계체계는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처럼 오늘날의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연안 등 많은 지역에서 부계를 따른다. 개인이 모계를 통해 사회집단 내의 구성원임을 확인하는 모계체계는 보편적이지 않지만 멜라네시아의 트로브리안드 제도 주민, 북아메리카의 크로·이로쿼이 인디언, 중앙아프리카의 벰바족(族) 같은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구 사회에서는 한 개인이 양가의 일가 친척에 대해 동등한 관계를 가지며 동등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결연 이론가들은 어떤 사람이 한 개인의 결혼 상대자로 결정되는 법칙을 분석하여 결혼 유대와 집단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결국 이러한 법칙은 근친상간 기피 법칙을 기초로 한다. 일반적으로 결연이론은 금기와 그 결과물인 결혼의 법칙을 '기본적' 또는 '복합적'인 내역으로 분류한다. 기본적 친족구조에서는 어떤 사람이 특정한 친족 범주(예를 들어, 고모의 자식이나 외삼촌의 자식 같은 교차사촌) 안에서 결혼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법칙이 존재한다. 복합적 친족 구조에는 결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일이 지정하는 부정적인 결혼법칙이 있는데, 이것은 모든 서구 사회에서 옛날부터 지켜오던 법칙이다.

많은 사회에서 친족의 또다른 주요 형태는 친척이 아닌 사람들이 친척과 같은 역할을 맡는 유사(類似)친족이다.

한 예로써 여러 기독교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대부(代父)·대모(代母) 제도는 대부와 대모가 아이들에 대해 영적 지도와 같은 특별한 책임을 맡는 것이다. 유사 친족은 또한 필요할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의형제도 포함하는데, 중부 아프리카의 아잔데족(族)은 그들 각자가 다른 이의 피를 마시는 종교의식을 통해 공식적 유대를 만들어 낸다.

한국의 가족

가족
가족
개요

부족·민족·국가 등의 지배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가족도 역사적·문화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한국의 가족은 오랫동안 개인과 사회를 위한 생산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가족원들에게 복지를 보장하는 집단으로 기능했다.

연구상황

가족에 대한 연구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되어 인류학적·유물사관적 방향에서 전개되었다.

해방 뒤에 김두헌이 펴낸 〈조선가족제도연구〉(1948)로 시작하여 여러 방면에서 연구되고 있다. 1960년대에는 가족구조와 변화를 사회학적 조사방법으로 접근하여 가족사회학이 주류를 이루었고 심리학·가정학·교육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특히 1970년 이후에는 역사 속에 나타난 가족의 변화와 본질을 거시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사회사적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여성학적 시각에서의 가부장제 가족에 대한 역사적·비판적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제도의 변화

한국의 경우 가족은 제도·구조·기능의 측면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데, 엄격한 부계혈연 중심의 직계가족에서 부부관계를 중심으로 한 핵가족으로 변하고 있다.

1979년과 1991년 2번에 걸쳐 개정·시행한 개정가족법이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개혁은 부계혈통계승·조상숭배를 목적으로 한 가부장제에서 인권존중과 양성(兩性) 평등을 바탕으로 한 가족제도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성인 남녀가 배우자를 선택하여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경우를 대개 핵가족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이러한 핵가족이 70% 가량을 차지한다.

핵가족의 형태가 도시·농촌의 각 계층간에 별 차이없이 일반화되고 있다.

핵가족의 성격은 가구의 구성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루어져 있고 부부가 그 중심축이 된다. 가족구성면에서의 이러한 핵가족화의 경향은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노동자가 증가하고 농촌이 해체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 독신이나 이혼이 늘어나서 편부모가족·조손녀가족·모자가족 등 혈연적 확대가족보다 핵가족이 지배적이며 그 안에서도 계속 분화되어 독립적인 형태가 늘어나고 이러한 형태 변화에 따라 가족관계구조에도 변화가 따르고 있다.

결혼과 부부관계

요즘의 결혼은 혈통계승을 위한 것이 아닌 당사자들간의 선택과 합의로 맺어지고 있다.

이것은 사실혼이 늘어나는 젊은 세대들의 결혼관의 변화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핵가족화로 결혼은 새롭게 독립된 가족을 만들게 되었다. 과거에는 직계가족을 계승하기 위해 여성을 예속시키고 모성의 지위로 안정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전통은 혼인의 자율성과 평등을 요구하게 된 근대에 들어서 차츰 힘을 잃게 되었으며, 변화의 방향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새롭게 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핵가족화로 나아가고 있다. 핵가족에서 가족의 안정은 부부관계에 달려 있다.

이 부부관계는 성애(性愛)를 바탕으로 하는 동반자적 우애관계이면서 출산과 양육을 공동책임짐으로써 안정을 누릴 수 있다. 근대에 있어서 전통적 부부관계를 유지할 때 여성은 사회노동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자녀는 모성(母性) 중심으로 부성(父性)을 잃게 되기 쉽다. 이때 부부 공동의 관심과 활동영역이 제한되고 대화가 줄어들어 불안을 겪기도 한다.

한편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부부 모두가 취업하는 가족도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1980년대 들어서 40%를 넘었고 그들의 1/3은 근대적 임금노동자이며 나머지는 농업·어업·판매업·서비스업에서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 여성들의 노동은 가계보조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고용의 평등과 혼인 뒤에도 일할 수 있도록 평생노동권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여성노동자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혼여성의 경우 사회노동과 함께 가사노동을 하고 있어서 이중노동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특히 농민가족의 경우 자녀들이 농촌을 떠나 여성노동력이 매우 중요시되고 있으나, 영농·경작이 남성 중심인 가부장권이 지속되어 양성평등을 이루기 어렵다.

도시의 가족은 저임금에 대처하기 위해 여성도 취업을 하게 되고,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가사노동을 직접 맡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일하는 기혼여성들에게는 탁아시설의 확충과 탁아제도의 확립이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부모·자녀 관계

서구의 경우 가족관계가 부자중심에서 부부중심으로 변했고 이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독립할 때까지만 돌보아 주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고 이후의 생활은 전적으로 자녀의 몫이라는 자녀관의 변화 또한 가져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핵가족화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부 중심의 가족이 안정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에 이르는 사회 불안정이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노동시장상황으로 인한 아버지의 부재현상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지나친 교육열로 이어지면서 모자(母子)관계는 여전히 부부관계 못지 않게 때로는 그 이상으로 강하게 밀착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한편 부모·자녀 관계는 부모와 자녀, 각각에게 서로 다른 경험과 의미를 갖는다.

부모에게 이 관계는 양육의 의무를 진다라는 측면이 있는 동시에 부모됨의 욕구, 즉 부성과 모성 욕구를 충족시키는 경험이라는 측면을 지니며 아이에게는 인성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회관계 경험이 된다. 따라서 부모·자녀관계는 부모의 이해와 자녀의 이해, 둘 모두가 고려되어야 한다. 어머니가 양육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자녀 성장에 바람직하다는 모성 이데올로기와 구조 기능주의 가족관은 부성의 욕구를 무시하며 어머니의 다른 사회적 욕구와 이해를 무시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최근의 가족 사회학·여성학·교육학의 연구들은 이를 경험적으로 입증해 보이고 있다.

또한 건강한 인격의 성숙을 도와줄 수 있는 부모·자녀 관계를 필요로 하는 자녀의 이해에서 보면 최근에야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부모의 아동학대와 같은 것에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혼 및 부모 어느 한쪽의 사망으로 인해 편부모가족(주로 모자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양부모가 생존한 핵가족을 전제로 사회생활 전반이 제도화되고 운영되는 상황에서 편부모가족의 부모·자녀 관계는 경제적·사회적·심리적으로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들의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다각적인 사회적 측면에서 지원과 배려가 요구된다.

가족의 미래

핵가족화의 실상은 혈연가족의 뿌리깊은 공동체적 기능을 약화시켰다.

핵가족화의 현실 속에서는 아들과 부모의 관계보다 딸과 부모의 관계가 훨씬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전통적 가족의 뿌리와 공동체를 확인하려는 노력으로 부모의 제사·조상의 산소를 찾는 관습 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혈연공동체로서 가족은 부계혈통 계승제도로서는 약화되고 있으나 남녀의 성의 구분이 없는 혈연적 연대와 가계계승의 형태로서 지속될 것이다.→ 가부장제, 가사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