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터의 구조

요약 서양음악에서는 18세기 무렵부터 치터(Zither)를 일반적으로 콘서트 치터(Concert zither), 알파인 치터(Alpine zither), 기타 치터(Guitar zither)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 세 악기 모두 기본적인 형태는 유사하지만 현의 개수, 지판과 프렛의 유무, 현의 위치 등에 차이가 있다. 콘서트 치터와 알파인 치터는 지판이 달려있지만 기타 치터는 지판이 없기 때문에 조율법과 연주법이 다르다.

치터족 악기의 가장 큰 특징은 목이 없으며 현이 울림통 위에 걸려있는 것이다. 같은 줄울림 악기에 속하는 류트족 악기와 비교해 보면 치터족 악기의 특징을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류트족 악기는 울림통 위에 목이 있기 때문에 현이 울림통을 지나 목으로 확장되어서 걸려있는 데 반해, 치터족 악기는 목이 없기 때문에 현이 울림통 위에만 걸려있으며 현의 길이 또한 울림통의 길이보다 짧거나 같다.

치터족 악기(왼쪽)와 류트족 악기(오른쪽)
목의 유무 및 현의 길이 등 구조적인 차이점이 보인다.

콘서트 치터(Concert zither)와 알파인 치터(Alpine zither)는 구조적으로 크게 몸통, 지판, 줄감개, 현으로 구성되며, 악기의 현은 프렛을 눌러서 연주하는 선율현과 반주를 담당하는 개방현으로 나뉜다. 기타 치터(Guitar zither)는 앞의 두 악기와 비교했을 때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따로 후술한다.

치터의 구조

1. 콘서트 치터(Concert zither)와 알파인 치터(Alpine zither)의 구조

1) 몸통

몸통은 속이 빈 상자 형태로, 울림통 역할을 하며 주로 목재를 사용해서 제작한다. 18세기 후반부터는 잘츠부르크(Salzburg)형과 미텐발트(Mittenwald)형, 두 가지 형태의 울림통이 제작되었는데 잘츠부르크 형은 울림통의 한쪽 변이 곡선으로 되어있고 미텐발트형은 울림통 양쪽 변이 모두 곡선으로 되어있다. 두 가지 형태 중 잘츠부르크형이 더 널리 사용되었다.

미텐발트형 치터(왼쪽)와 잘츠부르크형 치터(오른쪽)

콘서트 치터와 알파인 치터 모두 크기는 60~90cm 정도이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앞판 왼쪽에 지판이 붙어있으며 지판과 직각을 이루는 머리 부분에는 조율핀이, 반대쪽에는 줄걸이가 달려있다. 알파인 치터의 경우에는 저음현이 달려있는 울림통의 오른쪽에 기둥이 달려있다. 일반적으로 한 개의 사운드홀이 몸통 앞판에 뚫려있다.

기둥이 달린 알파인 치터 (1880~1920경 제작)

2) 지판

지판은 앞판의 왼쪽에 붙어있으며 지판 위에는 연주자가 음높이를 쉽게 짚을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인 프렛(Fret)이 달려있다. 프렛 위에 달려있는 현을 선율현이라고 부르는데, 개방현으로 연주하는 다른 현들과 달리 연주자가 프렛을 짚어서 음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3) 줄감개

줄감개는 악기의 머리 부분에 달려있으며 손잡이 부분을 잡고 손으로 돌리거나 기계장치를 사용해서 조율할 수 있다. 줄감개 아래에는 각각의 현을 알맞은 자리로 배치하는 역할을 하는 너트(Nut)가 달려있다. 치터의 현은 지판 위뿐만 아니라 악기의 앞판 전체에 걸쳐서 걸려있기 때문에 줄감개도 악기의 머리 부분에 전체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줄감개는 일렬로 달려있는 경우도 있지만 현이 많은 경우에는 두 개 이상의 행이나 대각선 형태로 배열하기도 한다. 줄감개와 너트 모두 전통적으로는 나무로 제작했으나 현대에는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제작하는 경우도 많다.

4) 현

콘서트 치터와 알파인 치터의 현은 선율현과 개방현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개방현은 반주현, 베이스현, 콘트라베이스현으로 나눌 수 있다. 선율현을 제외한 모든 현은 악기의 앞판에 걸려있으며 선율현은 프렛이 달려있는 지판 위에 걸려있다. 선율현과 개방현은 연주하는 방식이 다른데, 금속으로 만든 선율현은 프렛을 눌러서 음높이를 조절할 수 있지만 거트현인 개방현은 음높이를 조절할 수 없고 이름처럼 항상 개방현으로만 연주한다. 현의 한쪽 끝은 악기 밑부분의 줄걸이에 걸려있으며 반대쪽 끝은 머리 부분에 달린 줄감개에 감겨 있다.

콘서트 치터의 현의 개수는 29~38개이며 34개 혹은 35개의 현을 사용하는 악기가 가장 대중적으로 쓰인다. 알파인 치터는 콘서트 치터에 콘트라베이스현이 몇 개 더 추가된 형태로 현의 개수는 최대 42개이다. 추가된 콘트라베이스현과 줄감개를 지탱하기 위해서 악기의 몸통과 머리 사이에 기둥이 달려 있다. 연주자가 저음을 연주하기 쉽도록 콘트라베이스현이 다른 현과 대각선 방향으로 걸려있는 악기도 있다.

5) 플렉트럼

연주자가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골무처럼 끼거나 오른손가락으로 쥐고 연주하는 장치로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낸다. 과거에는 동물의 뿔이나 물고기의 뼈, 깃털 등을 사용해서 플렉트럼을 만들었으나 현대에는 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한다.

2. 기타 치터(Guitar zither)

기타 치터는 콘서트 치터나 알파인 치터와 달리 지판과 프렛이 없으며 몸통, 조율핀, 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플렉트럼을 사용하지 않고 양손을 모두 사용해서 손가락으로 줄을 뜯어서 연주한다.

25개의 선율현과 24개의 화음현이 달린 기타 치터

1) 몸통

기타 치터의 크기는 50cm 내외로 콘서트 치터나 알파인 치터보다 좀 더 작으며 곡선이 두드러지는 형태가 아닌 보다 단순한 상자 형태로 되어 있다. 앞판에 하나의 사운드홀이 있으며 사운드홀 주변에 화려한 장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판이 없으며 모든 현이 개방현으로 연주되기 때문에 프렛 또한 없다. 대신 앞판 하단에 모든 현의 음높이와 음이름을 적어놓아 연주와 조율이 편리하도록 했다. 악기의 머리 부분에는 조율핀이 달려있고 반대쪽에는 줄걸이가 있다.

기타 치터의 앞판에 적혀있는 각 현의 음높이와 음이름 오스트렐리아 프로스펙트 힐 박물관(Prospect Hill Museum) 소장

2) 조율핀

조율핀은 대부분 금속으로 제작하며 머리 부분에 달려있다. 콘서트 치터나 알파인 치터처럼 손잡이가 달린 줄감개가 아니기 때문에 손으로 조율할 수 없고 기계장치를 사용해 핀을 돌려서 조율한다. 조율핀 아래에는 각각의 현을 알맞은 자리로 배치하는 역할을 하는 너트가 달려있다.

3) 현

기타 치터는 지판과 프렛이 없기 때문에 모두 개방현으로 연주하며 악기의 앞판에 전체적으로 현이 걸려있고 현의 개수는 40~60개 정도이다. 현은 선율현과 화음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악기를 정면에서 보았을 때 왼쪽에 화음현이 걸려있고 오른쪽에는 선율현이 걸려있다. 이러한 배치는 선율현이 왼쪽에 위치하고 화음을 연주할 수 있는 개방현이 오른쪽에 위치하는 콘서트 치터나 알파인 치터와 반대이다. 화음현은 일반적으로 세 개 혹은 네 개의 음이 한 세트로 되어 있어서 화음을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선율현은 반음씩 차이가 나도록 조율하며 복현 구조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