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시오네

요약 콜라시오네는 중동의 탄부르(tanbūr)에서 유래한 목이 긴 류트 족 발현악기이다. 16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유럽 전역으로 전해져 17세기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현의 개수는 2~3개이며, 금속현과 거트현이 모두 사용된다. 몸통은 매우 작은 편이고 뒷부분이 불룩한 모양이며, 좁고 긴 목에는 16~24개의 프렛이 배열되어 있다.

콜라시오네

분류	현악기 > 발현악기(撥絃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줄울림악기(Chordophone, 絃鳴樂器)
최초 제작지역	이탈리아
최초 제작시기	16세기 중반
주요 사용 지역	유럽
주요 사용 명칭	Colascione(이탈리아어), Colachon(프랑스어)
관련 악기	Calichon(칼리콘), (만도라)

1. 콜라시오네

콜라시오네(Colascione)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동안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연주된 목이 긴 류트(lute) 족 현악기이며, 주로 성악음악 반주에 사용되었다. 몸통은 악기 전체 크기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며, 몸통의 뒷부분은 불룩한 곡선형이다. 좁고 긴 목에는 16~24개의 프렛이 배열되어 있다. 현은 두 줄 또는 세 줄인데, 3현 콜라시오네가 일반적이며 보통 C4(도)-C5-(도)-G5(솔)로 조율한다. 연주법은 다른 류트 족 악기들과 유사하며, 연주자는 한 손으로 지판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 현을 튕겨 소리를 낸다.

간혹 콜라시오네와 칼리콘(calichon)을 혼돈하여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분명히 다른 악기이므로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칼리콘은 18세기 독일의 베이스 류트를 일컫는 것으로 갈리콘(gallichon), 칼케돈(calchedon), 콜라콘(colachon), 콜로시온(colocion)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으며, 이러한 명칭들은 모두 ‘콜라시오네’에서 나온 것이다. 칼리콘은 주로 18세기 독일 음악에서 지속저음 반주를 담당하거나 독주 악기로 사용되었으며,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는 흔히 (mandora)라고 불렀다.

만도라(칼리콘) 길이 743mm, 1707년 제작

2. 콜라시오네의 역사

콜라시오네는 이탈리아인들이 중동지방의 탄부르(tanbūr)를 변형시켜 대중음악에 도입한 악기로, 16세기 중반에 처음 사용되었다. 탄부르는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목이 길고 프렛이 있는 류트 족 발현악기를 총칭하며, 탐부르(tambūr), 템부르(tembûr), 툼부르(tumbūr)라고도 한다.

이란의 탄부르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 각국에서는 자국어로 된 세속노래가 발달하였는데, 이탈리아는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나라이다. 16세기 중반 나폴리에서 시작된 이탈리아 대중음악 반주에 콜라시오네가 처음 사용되었고, 이후 유럽 다른 나라들에도 전해졌다. 현존하는 최초의 악기는 1535년경 제작된 것이다.

17세기에 콜라시오네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널리 연주되는 대중적인 악기가 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은 문헌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수학자 메르센(Marin Mersenne, 1588~1647)은 『일반 화성론』(Harmonie Universelle, 1636~7)에서 콜라시오네의 그림을 수록하고, 프렛의 배열과 세 현의 조율법을 함께 언급했다. 또한 독일의 음악학자 아타나시우스 키르허(Athanasius Kircher, 1602~1680)의 『일반 음악론』(Musurgia Universalis, 1650)에는 17세기 유럽의 발현악기들을 묘사한 삽화가 실려 있는데, 여기에 콜라시오네가 포함되어 있다. 이 자료에는 콜라시오네의 외형뿐 아니라 세 현의 조율법(C4-C5-G5)도 나타나 있다.

키르허의 『일반음악론』 제6권 2장에 수록된 17세기 유럽의 발현악기 빨간색 사각형으로 표시한 악기가 콜라시오네

16~17세기 동안 전성기를 누렸던 콜라시오네는 18세기 들어 점차 인기를 잃어 갔지만, 여전히 유럽 여러 나라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도메니코 콜라(Domenico Colla)와 메르키(Mechi) 형제는 1760~70년대에 유럽 투어를 하며 콜라시오네를 연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두 형제는 콜라시오네뿐 아니라 콜라시온치노(colascioncino)라는 악기도 연주했는데, 콜라시온치노는 콜라시오네보다 크기가 더 작고 한 옥타브 높게 조율된다. 이들은 콜라시오네와 콜라시온치노 또는 기타(guitar)와 콜라시온치노의 이중주를 자주 선보였다. 콜라는 콜라시온치노를 위한 여섯 곡의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전곡을 포함하는 필사본이 현재 드레스덴에 보존되어 있다.

도메니코 콜라의 콜라시온치노를 위한 여섯 개의 소나타 필사본 일부 1번 소나타의 표지(위)와 1악장 시작 부분(아래)

3. 콜라시오네의 구조

콜라시오네는 대부분의 현악기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머리(headstock), 목(neck), 몸통(body)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머리에는 줄감개가 있고, 머리와 목의 경계 부분에 너트가 있다. 몸통은 앞판과 뒤판으로 이루어지는데, 앞판에는 사운드홀과 브리지가 있다. 목에는 이동 가능한 프렛이 배열된 지판이 있다. 줄감개에 감겨진 현은 너트를 통과해 지판 위를 지나서 브리지까지 팽팽하게 매어져 있다.

콜라시오네의 구조 길이 1515mm, 17세기 제작

1) 머리(Headstock)와 목(Neck)

악기를 세웠을 때 제일 위쪽이 되는 머리에는 줄감개(tuning pegs)가 끼워져 있으며, 줄감개가 장착된 이 부분을 줄감개집(pegbox)이라고 한다. 줄감개집 위쪽에 사람의 얼굴 모습과 같은 특별한 장식이 붙어 있기도 하다. 머리에서 목으로 넘어오는 부분에는 현을 목에서 일정한 높이에 고정시키는 너트(nut)가 있다.

2) 목(Neck)

콜라시오네의 목은 좁고 긴 것이 특징이다. 목에는 정확한 음을 짚을 수 있도록 표시해주는 프렛(frets)이 있고, 프렛의 개수는 16~24개로 다양하다. 메르센의 『일반 화성론』이나 키르허의 『일반 음악론』에 실린 콜라시오네의 그림을 보면 프렛의 배열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데, 이를 통해 콜라시오네의 프렛이 반음 간격으로 배열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몸통(Body)

몸통은 악기 전체 크기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다. 몸통의 앞판(울림판)에는 다양한 문양으로 장식된 사운드홀(sound hole)과 현이 앞판으로부터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도록 받쳐주는 나무 재질의 브리지(bridge)가 있다. 평평한 앞판과 달리, 뒤판은 불룩한 모양으로 되어 있다.

4) 현(Strings)

콜라시오네의 현은 동물의 내장으로 만든 거트현이나 금속현이 모두 사용되며, 현의 개수는 두 줄 또는 세 줄이다. 3현 콜라시오네가 주로 연주되었으며, 개방현의 간격이 각각 완전8도와 완전5도를 이루는 C4(도)-C5-(도)-G5(솔)의 조율법이 일반적이었다. 현의 길이는 악기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독일 악기가 이탈리아 악기보다 좀더 낮게 조율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현의 길이도 더 길다. 보통 독일 악기의 개방현 길이는 62~72cm, 이탈리아 악기는 55~65cm 정도이다.

4. 콜라시오네 관련 정보

독일계 이탈리아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조반니 지롤라모 카프스베르거(Giovanni Girolamo Kapsberger, 1580년경~1651)의 『키타로네 태블러처 4권』(Libro IV d’intavolatura di chitarrone, 1640)에는 <콜라시오네>(Colascione)라는 제목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키타로네는 줄감개집이 두 개 있는 류트 족 현악기이며, 테오르보(theorbo)라고도 한다.

키타로네

<콜라시오네>에서 카프스베르거는 키타로네를 통해 콜라시오네의 주법과 음향을 모방했다. 3화음에서 3음을 자주 생략하거나, 5도 병진행을 연속으로 사용한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당시 화성진행의 금기를 무너뜨린 것인데, 콜라시오네의 특별한 조율법(세 현의 개방현 음정이 완전8도와 완전5도를 이루는 C4-C5-G5)에서 기인하는 콜라시오네 고유의 사운드를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프스베르거의 『키타로네 태블러처 4권』 중 <콜라시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