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롬바 마리나의 연주법과 관련 정보

트롬바 마리나의 연주법과 관련 정보

요약 트롬바 마리나(Tromba marina)는 초기에는 몸통 밑면이 하늘로 향하도록 치켜들고 연주했으나, 17세기 이후 악기의 크기가 커지면서 몸통 밑면이 아래를 향하도록 하는 새로운 연주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보통 오른손으로 활을 켜면서 현 전체 길이의 1/2, 1/3, 1/4 등이 되는 지점에 왼손 손가락을 살짝 대어, 진동수가 기본음의 정수배가 되는 배음들을 낸다.

1. 트롬바 마리나의 연주법

1) 연주 자세

악기의 형성 초기에는 트롬바 마리나(Tromba marina)의 머리를 가슴에 대고 몸통이 하늘로 향하도록 왼손으로 치켜들고 연주했다. 이 경우 왼손이 자유롭지 못해 운지를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악기를 벽과 같은 곳에 받치고 연주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초기의 연주자세는 운지를 하기가 어려워서 결국 쓰지 않게 되고, 17세기에 이르러 악기의 크기가 커지면서 새로운 연주 자세가 고안되었다.

트롬바 마리나를 연주하는 천사(가운데)

트롬바 마리나를 연주하는 천사(가운데) 한스 멤링(Hans Memling, 1433년경~1494)의 1480년경 그림

새로운 연주 자세는 트롬바 마리나를 바닥에 비스듬히 세우는 것으로, 악기의 머리를 연주자의 가슴에 대거나 악기의 목을 연주자의 어깨 위에 받치고 연주하여 훨씬 안정감 있는 운지와 활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보통은 서서 연주하지만, 악기의 길이가 짧은 경우는 연주자가 의자에 앉아서 연주하거나 악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서서 연주하기도 한다. 활은 보통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은 활보다 아래쪽에서 현을 운지한다.

트롬바 마리나 연주 장면 판화

트롬바 마리나 연주 장면 판화 필리포 보난니(Filippo Bonanni, 1638~1723)의 『조화로운 방』(Gabinetto armonico, 1722)에서 발췌

2) 기본 조율(Tuning)

현은 C4(가온 도)음보다 두 옥타브 낮은 C2음으로 조율한다. 이렇게 조율된 현은 운지하는 지점에 따라 C3(도), G3(솔), C4(도), E4(미), G4(솔), B♭4(시 플랫), C5(도), D5(레), E5(미), F5(파), G5(솔)…등의 (진동수가 기본음 C2의 정수배가 되는 음들)을 소리 낼 수 있다. 현의 길이가 길면 더 높은 음들을 낼 수 있으며, 현의 길이가 짧으면 높은 음들을 내기 힘들다. 더 화려한 효과를 위해 C2음의 온음 위 음인 D2음으로 조율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그보다 높은 음으로 조율하면 특유의 트럼펫 소리는 나지 않고 휘파람 소리가 나게 되므로 선호하지 않는다.

3) 운지법(Fingering)

트롬바 마리나 운지법의 특징은 손가락을 현이 지판에 닿도록 깊게 짚는 것이 아니라 현에 손가락을 살짝 대서 운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법을 통해 투명하고 분명한 현의 배음들을 소리 낼 수 있다. 이를 현악기에서 (Harmonics) 주법이라고 한다.

현은 철저히 수학적 계산에 의해 분할된다. 왼손을 운지하지 않고 개방현(Open string: 줄을 짚어서 진동하는 부분을 짧게 만들지 않은 전체 길이 그대로의 현)을 소리 내면 현의 기본음인 C2음이 소리 나며, 왼손을 현 전체 길이의 1/2이 되는 중앙 부분에 살짝 대면 제2배음인 한 옥타브 위의 C3음이, 현 전체 길이의 1/3지점에 손가락을 대면 제3배음이자 한 옥타브 5도 위의 G3음이 소리 난다. 이런 방식으로 왼손을 계속 너트(Nut) 쪽으로 올리면서 정확한 지점을 운지하면 더 높은 배음들을 소리 낼 수 있다. 낮은 배음들은 배음들 사이의 음정 간격이 크지만 높은 배음들은 음정 간격이 좁아지기 때문에 정확한 운지점을 익히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트롬바 마리나의 각 운지점을 짚었을 때 소리 나는 배음들

트롬바 마리나의 각 운지점을 짚었을 때 소리 나는 배음들

트롬바 마리나는 주로 왼손의 엄지를 이용해 운지를 하기 때문에 운지법을 ‘엄지주법’(Thumbing 또는 Thumb techniqu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엄지를 현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면서 운지하는데, 빠른 리듬이나 트릴(Trill: 이웃하는 음정을 빠르게 번갈아 연주하는 주법)을 연주하거나 높은 배음을 내기 위해 좁은 간격으로 운지할 때는 엄지 외의 다른 손가락을 사용하기도 한다.

4) 활쓰기(Bowing)

활은 손등이 밑을 향하고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하는 언더핸드그립(Underhand grip)으로 잡고 악기 목의 윗부분, 즉 너트의 바로 아래 부분을 켠다. 운지법은 하모닉스 주법에 국한되어 있으며 현의 분할 지점을 정확하게 운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브라토(Vibrato: 음을 떠는 주법)나 포르타멘토(Portamento: 한 음정에서 다른 음정으로 미끄러지듯이 이동하는 주법) 등의 표현적인 주법을 구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트롬바 마리나의 표현적인 역량은 활쓰기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활쓰기를 통해 다이내믹과 템포, 리듬의 다양한 변화를 표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언더핸드그립

언더핸드그립

2. 트롬바 마리나 관련 정보

1) 트롬바 마리나 연주자

(Thilo Hirsch)
독일 태생으로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와 트롬바 마리나 등의 고음악 현악기 전문 연주자이다. 독주자로서뿐만 아니라 앙상블 아르심볼도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며 바로크 음악과 고악기를 발굴하여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Ensemble Arcimboldo)
1991년 스위스 바젤에서 틸로 히르슈가 창단한 음악 연주 단체이다. 비올라 다 감바, 류트(Lute), 리로네(Lirone), 트롬바 마리나, 리코더(Recorder) 등의 고악기 앙상블 연주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험악기를 이용한 설치미술 형태의 음악회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음향을 창조하는 작품을 창작하기도 한다.

코르부스 코락스(Corvus Corax)

코르부스 코락스

코르부스 코락스

독일의 신-중세 음악 밴드인 코르부스 코락스는 1989년에 백파이프 연주자인 카스투스 라벤장(Castus Ravensang)이 창단하였다. 중세 백파이프와 트롬바 마리나 등 고악기로 중세 유럽의 세속음악을 현대적인 대형 무대에서 연주하는 독특한 연주 단체이다. 큰 무대를 위해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등과의 협동 공연을 시도하기도 하며, 많은 음반과 DVD를 제작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 트롬바 마리나 연주곡

다음은 트롬바 마리나의 음색을 들어볼 수 있는 추천 음반들이다.

루이 14세의 궁정악단과 스위스 근위병 음악

앨범
연주 Ensemble Arcimboldo

트롬바 마리나로 연주하는 스위스 수도원의 음악

앨범
연주
Ensemble Arcimboldo

참고문헌

  • Adkins, Cecil & Dickinson, Alice. A Trumpet by any other Name: A History of the Trumpet Marine. Knuf; Buren, 1991.
  • Galpin, Francis W. “Monsieur Prin and his trumpet marine.” Music & Letters 14-1 (1933): 18-29.
  • Newton, Dwight. 2002.
  • “Tromba Marina.” (The New Grove Dictionary Music and Musicians).
  • “Tromba Marina.”
  • “Tromba Marina.”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Trumscheit.”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The Galpin Socie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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