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수분

자가수분

[ self pollination, autogamy ]

동일한 개체의 꽃가루에 의해서 수정이 되는 것을 자가수분이라고 한다. 꽃밥암술머리가 근접하여 있어 자가수분이 용이한 경우도 있고, 꽃잎이 열리지 않고 수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타가수분이 여의치 않으면 자가수분을 하는 식물도 있다. 자가수분을 하는 식물은 꽃가루매개동물을 유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꽃이 작고 화려하지 않다.1) 대부분의 자가수분 식물에서는 아주 낮은 빈도로 타가수분이 일어난다.

목차

자가수분의 유형

자가수분은 동일한 꽃 내에서 일어나거나 혹은 같은 개체의 다른 꽃 사이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타가수분을 하는 식물은 꽃밥암술머리가 노출된 개방화(chasmogamous flower)로 꽃가루매개동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분의 꽃이 크고 화려하다. 그러나 땅콩, 완두콩 등은 자가수분을 하는 식물로서 꽃이 열리지 않는 폐쇄화(cleistogamous flower)이며, 벼와 같은 화본과 식물의 경우 짧은 시간만 꽃이 열리는 자가수분 식물이다.  

벼꽃. 한낮에 잠시 꽃이 열리면서 꽃가루가 터지며 떨어져 자신의 암술머리를 수분한다. (출처: 한국식물학회, 안진흥)

약 42%의 속씨식물이 환경이나 위치에 따라 한 개체에서 자가수분과 타가수분을 달리 한다. 대두의 꽃은 낮 동안 열려 있으며 곤충에 의해 타가수분이 일어나는데, 수분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꽃을 닫고 자가수분이 일어난다.2)

동일한 식물에서 위치에 따라 자가수분과 타가수분을 다르게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제비꽃속(Viola) 식물이나 광대나물(Lamium amplexicaule)에서 위쪽에 피는 꽃은 개방화이나 지면에 가까운 아래쪽에 피는 꽃은 작은 폐쇄화이다. 닭의장풀속(Commelina) 식물에서 땅 위에 피는 꽃은 개방화로 곤충에 의해 수분되나, 지하경에 피는 꽃은 뚜렷한 꽃 색을 띠지 않는 폐쇄화이다.1)

광대나물 (출처: 한국식물학회, 안진흥)

자가수분의 이점

타가수분을 통해 유전인자를 재조합함으로써 보다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에도 자가수정을 하는 식물이 많다. 온대지방의 속씨식물 전체 종의 반 이상이 자가수분을 한다. 자가수분을 하는 식물의 꽃은 대부분 작고 색이 단순하여 하나의 꽃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다수의 꽃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자손을 많이 퍼트려 새로운 환경에 보다 잘 적응하는 자손이 선발되도록 한다. 자가수분은 동물이나 환경요인에 의존하지 않음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에서 높은 산이나 극지방 같은 지역에 자가수분 식물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동일한 종이 크게 군락을 이루는 초지 등에서도 자가수정하는 식물들이 우점종을 이룬다.

참고문헌

1. 이규배 (2016) 식물형태학. 라이프사이언스,
2. Goodwillie C, Kalisz S, Eckert CG (2005) The evolutionary enigma of mixed mating systems in plants: Occurrence, theoretical explanations, and empirical evidence. Annu Rev Ecol Evol Syst, 36: 4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