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합

외합

[ superior conjuction ]

외합(superior conjunction) 은 행성의 두  중 지구와 먼 곳에서 나타나는 이다. (conjunction)은 지구를 중심으로 행성이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있는 위치이다. 합(合)의 문자적 의미는 만나다, 모여 하나가 되다이다. 천문학에서 두 천체의 적경(right ascension)이나 황경(ecliptic longitude)의 차가 0°이 되면 (conjunction)에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천구 상에서 두 천체가 떨어진 각도, 즉 이각(elongation)이 작아져 서로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황도면과 가까이 있는 행성과 같은 태양계 구성원들이 태양과의 황경 차가 0°일 때 합에 위치한다고 한다. 이 경우 행성은 태양과 같이 뜨고 지기 때문에 관측이 어렵다. 내행성의 경우 합이 두 번 나타나는데 내행성-태양-지구 순으로 놓일 때 외합(superior conjunction)이라고 한다(그림 1 참조). 외합 부근에서 행성은 보름달 모양으로 관측되며 시직경(apparent angular size)이 가장 작다.

그림 1. 태양-지구-행성의 상대적 위치. 행성같은 천체가 천구 상에서 태양과 가까이 놓일 때를 합에 있다고 한다.(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갈릴레오가 관측한 금성의 위상과 시직경

망원경을 이용하여 하늘을 관측한 갈릴레오는 표면에 있는 산과 목성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을 발견한다. 뿌옇게 보이던 은하수는 맨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어두운 별들의 집합체라는 것도 알아냈다. 이와 더불어 1610년 갈릴레오는 망원경으로 본 금성의 모습을 스케치하여 그 결과를 1623년에 기록으로 남겼다(그림 2 참조). 그는 이러한 관측적인 증거들을 바탕으로 지구중심설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시 유행하던 프톨레미의 우주관에 따르면 태양과 수성, 금성은 서로 공전 속도가 같기 때문에 금성이 태양 주변을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보름달 모양의 위상이 나타나려면 지구가 아닌 태양이 공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림 3 참조). 금성의 위상이 변하는 동시에 시직경이 4배 가까이 차이 나려면 금성-지구 거리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갈릴레오가 본 금성의 위상과 시직경 변화는 지구중심설로는 전혀 설명할 수 없으며, 태양중심설로만 해석할 수 있다.

그림 2. 갈릴레오의 금성 관측 스케치.(출처: )

그림 3. 태양중심설과 지구중심설이 예상하는 금성의 위상 변화. 태양중심설에서는 갈릴레오가 관측한 보름달 모양의 금성의 위상을 설명할 수 없다.(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