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역사

우주의 역사

[ History of the Universe ]

우주는 138억년 전에 점과 같이 매우 작은 시공간이 빅뱅으로 팽창하면서 시작되었다. 우주는 빅뱅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더욱 빠른 속도로 급팽창(인플레이션, inflation)하면서 짧은 시간에 매우 많이 커졌고, 그 후 3분이 지나기 전에 수소와 헬륨 등의 가벼운 원소가 만들어졌다. 38만년 되었을 때 빛과 물질이 분리되면서 우주배경복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4억년쯤 지났을 때 암흑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 바리온 물질의 밀도가 높아지고, 이 곳에서 은하가 태어났다. 92억년이 지나자(지금부터 46억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곧 이어 태양계에서 지구가 탄생하였다. 빅뱅 후 약 100억년이 되었을 때 지구에 생명체의 원조가 출현했다. 250만년 전에 인류가 시작되었고 30만년 전에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다.

그림 1. 우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개념도. 가로축은 빅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을, 세로축은 우주의 크기를 상대적으로 보여준다. (출처: )

목차

우주의 태동(0 — 10-12초)

138억 년 전에 점과 같이 매우 작은 시공간이 빅뱅으로 팽창하면서 우주가 시작되었다. 시간도 이때 시작되었으므로 빅뱅 이전은 의미가 없다. 빅뱅 직후에서 플랑크시간(약 10-43초)이전까지의 우주의 온도는 매우 높고 우주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과정들의 에너지가 너무 높아서 이러한 우주를 기술하기 위해서는 양자중력이론 등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새로운 물리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우주의 온도는 팽창과 더불어 낮아지므로 플랑크시간 이후에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현대물리학으로 어느 정도 기술할 수 있다. 플랑크시간에서 멀어질수록 우주 내 물리적 과정들의 에너지가 더 낮아지므로 더 정확하게 기술 가능해진다.

우주는 시작할 때부터 양자요동 때문에 에너지밀도가 위치에 따라 약간씩 달랐다. 이러한 에너지밀도요동이 씨앗이 되어 후에 우주의 거대구조가 형성되었다. 플랑크시간이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10-33초), 우주는 이전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급팽창(inflation)을 했다. 이때 우주의 곡률이 0에 가까워지면서 우주는 평평한 공간이 되었다. 10-12초가 지났을때 우주의 4가지 힘(중력, 전자기, 약한 상호 작용, 강한상호작용)이 분리되었다.

물질의 생성과 우주배경복사 시대(10-12 — 38만년)

빅뱅 초기에 우주는 온도가 높아 쿼크/렙톤의 혼합체로 이루어져있었고, 원소가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주의 온도가 계속 내려가면서 다양한 현상들이 일어났다. 1초가 되었을 때 중성미자가 분리되었고, 3분이 지나면서 양성자, 중성자들이 핵합성하여 수소와 더욱 무거운 헬륨 등도 만들어졌다. 빅뱅 후 20분이 지났을 때 우주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핵합성이 멈추었다. 그러나 모든 물질은 이온화되어 있어서 자유전자와의 산란 때문에 빛(광자)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었다. 4만 7천년이 지나면서 우주의 물질에너지가 복사에너지보다 많아지면서 복사우세시기에서 물질우세시기로 바뀌었다. 38만 년 되었을 때 우주의 온도가 3000K로 낮아지자, 이온과 전자가 결합하여 수소, 헬륨, 리튬 등의 중성 원소가 만들어졌다. 이 시기를 재결합시기라고 한다. 자유전자가 사라지자 빛이 물질의 영향을 벗어나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즉 우주는 투명하게 되었고 이 시기를 광자분리시기라고 한다. 이때 자유로워진 빛이 우주배경복사이며 오늘날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빛 중에 가장 오래된 빛(적색이동~1100)이다. 우주나이 38만년 이전을 보통 초기우주라 부른다.

암흑시대와 거대구조의 출현(38만 년 — 10억 년)

우주배경복사가 나온 38만 년 이후 한동안 우주에는 빛을 내는 천체가 존재하지 않아 암흑시대(Dark Age)라고 부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암흑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에는 바리온(중입자: 양성자, 중성자 등) 밀도가 높아졌다. 4억 년쯤 지났을 때 바리온 밀도가 높은 곳에서 은하가 태어나기 시작했다. 이 때를 우주의 새벽(Cosmic dawn)이라고 한다. 은하의 중심부에서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이 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들은 은하형성이론으로 설명되고 있다.

10억 년쯤 되었을 때 우주에 가장 많은 별들이 태어 났으며, 이때를 우주의 정오(Cosmic noon)라고 한다. 퀘이사도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보인다. 이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별이 만들어지는 양은 계속 줄어들었다.

태양계와 생명의 탄생과 진화(10억 년 — 현재)

빅뱅 후 92억 년이 지나자(46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곧 이어 태양계에서 지구가 탄생하였다. 약 100억 년이 되었을 때 지구에 생명체의 원조가 출현했다. 250만 년 전에 원시인류가 나타났고 30만 년 전에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다. 1915년에 아인슈타인이 우주의 모형을 기술할 수 있는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되었다. 1920년 대에 외부은하가 존재하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1970년 대에 은하 주위에 암흑물질이 존재할 것으로 의심하였고, 1980년 대 중력렌즈, 우주배경복사 등 다양한 관측을 통해 은하 질량의 대부분은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1990년 대 후반에는 우주가 가속팽창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이를 통해 우주에너지의 70퍼센트는 암흑에너지가 차지하고 있으며, 25퍼센트는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최근에 정밀한 우주배경복사관측을 통하여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임을 알아냈다.

우주의 미래

우주는 현재 가속팽창하고 있다. 이 팽창은 수십억 년 동안 계속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팽창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다. 각 은하에서는 성간물질이 소진되면서 별은 더 이상 만들어지 않고, 만들어진 별들은 늙어가면서 차갑고 어두운 별이 될 것이다. 60억년 후에는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오르면서 지구의 생명체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은하안드로메다은하가 합쳐져 거대한 타원은하가 될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태양은 백색왜성이 되었다가 식으면서 서서히 흑색왜성이 될 것이다. 아주 먼 미래에 우주에서 빛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드면서 암흑 우주가 될 것이다. 우주에는 블랙홀만이 남아있다가 무한에 가까운 긴 시간이 지나면 블랙홀들도 호킹복사를 방출하며 증발하여 사라질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