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거성

적색거성

[ red giant star ]

적색거성은 헤르츠스프룽-러셀도표(Hertzsprung-Russell Diagram) 혹은 색등급도(color-magnitude diagram)에서 주계열(main sequence)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여키스분광분류법에서 광도계급은 II나 III에 해당하고 분광형은 K형이나 M형인 별이다(그림 1 참조). 표면온도가 태양보다 낮지만 반지름이 크기 때문에 태양 광도의 수백 배 이상 밝다. 좁은 의미에서 적색거성은 중심핵에서 수소가 소진되어 핵을 둘러싼 껍질에서 수소핵융합이 일어나는 적색거성가지(red-giant branch, RGB)의 끝부분에 속한 별들을 의미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적색거성가지 외에도 점근거성가지(asymptotic giant branch, AGB)와 수평가지(horizontal branch, HB)에 속한 별이나 적색무더기별(red clump giant) 등이 모두 적색거성으로 불릴 수 있다. 그 이유는 별의 에너지원이 수소연소인지 헬륨연소인지는 내부 구조와 진화의 관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관측적으로 모두 M형 거성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그림 1. 개략적인 헤르츠스프룽-러셀도표. 대표적인 4개의 무리인 주계열성(main sequence star), 초거성(supergiants), 거성(giants), 백색왜성(white dwarfs)이 표시되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별들이 원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원의 크기는 이들 별들의 실제 크기를 나타낸다.(출처: 한국천문학회)

목차

항성진화

질량이 태양의 0.3배에서 8배가량 되는 주계열성은 적색거성으로 진화한다. 이런 주계열성의 중심핵에서 수소가 모두 소진되면 핵반응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 중심핵이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게 된다. 이 과정 동안 밀도와 압력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중심핵의 온도가 상승하면 중심핵 밖에 남아 있던 수소가 핵융합하기에 충분한 온도가 되어 중심핵을 둘러싼 껍질에서 수소핵융합반응이 일어난다. 이로부터 외피층이 팽창하여 반지름이 커지고 외곽 대기는 밀도가 매우 낮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별의 표면온도가 낮아지고 광도는 커지는 적색거성이 된다. 이 단계가 헤르츠스프룽-러셀도표 상 적색거성가지를 따라 별이 진화하는 단계이다. 태양과 질량이 비슷하거나 작은 별은 이 단계에서 중심부에 있는 헬륨이 연소되지 않고 수소껍질 연소가 진행된다. 헬륨심은 계속 수축하여 밀도와 온도가 계속 증가하고 결국 축퇴(degenerate) 상태가 된다. 축퇴 상태로 유지되던 헬륨심의 온도가 약 1억도 정도 되면 헬륨섬광(helium flash)이라는 급격한 헬륨 연소 과정을 겪게 된다. 이 때 발생된 에너지로 헬륨심이 팽창함에 따라 수소껍질의 밀도와 온도가 감소하고 별은 수평가지로 떨어지게된다. 금속이 풍부한 별은 수평가지의 오른쪽 끝에 위치해 적색무더기별이 되기도 한다. 헬륨핵융합으로 중심에서 헬륨이 고갈되면 수소연소가 끝났을 때의 과정이 반복되고 두 번째 적색거성 단계인 점근거성가지를 따라가는 진화과정을 겪게된다. 질량이 매우 작아 태양질량의 20%미만 정도 되는 별은 헬륨 연소를 할 수 없어 적색거성가지의 끝에 이르지도 못하고 별의 외피층을 방출하며 백색왜성으로 진화한다.

태양의 경우

지금부터 약 50억년이 지나면 태양은 적색거성으로 진화하게 된다. 적색거성이 되면 반지름이 지금보다 100배 이상 커지게 되고 현재보다 강한 태양풍에 의해 외피층의 대기가 우주 공간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그림 2 참조). 결과적으로 질량을 잃은 태양의 중력이 약해져 적색거성이 된 태양의 대기 안에 놓이게 되는 수성 등 내행성(inner planet)을 제외하면 외행성(outer planet)들의 공전궤도 반지름이 커지게 된다.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진화하는 동안 지구가 받는 에너지의 양이 증가해 지구는 암석조차 녹아내리는 용암 행성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림 2. 적색거성이 된 태양의 상상도. 오른쪽 사각형에서 노랗게 표시된 것이 현재 태양의 크기이다.(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