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가지

수평가지

[ horizontal branch ]

수평가지는 적색거성 이후 항성이 진화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항성 중심의 헬륨과 헬륨을 감싸는 수소껍질이 동시에 연소하는 특징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구상성단의 H-R도(색등급도) 상에서 수평으로 놓이며, 적색거성 단계에서 수평가지로 진화할 때 일어나는 질량 손실량에 따라 그 형태가 매우 민감하게 변화한다.

목차

수평가지의 진화

1 @@NAMATH_INLINE@@M_{\odot}@@NAMATH_INLINE@@ 별의 중심 헬륨이 헬륨플래쉬(helium flash)로 헬륨심(helium core) 연소를 시작하면 수평가지에 도달하게 된다. 헬륨연소의 경우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수평가지 단계에서 실제 헬륨이 연소되는 부분은 헬륨심 중심의 매우 작은 영역에 국한되며 이에 따라 대류하는 헬륨심을 갖게 된다. 수평가지로 도달한 별은 중심의 헬륨과 껍질의 수소가 동시에 연소되며 중심의 연소된 헬륨은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심(core)을 형성한다. 수평가지 단계에서 적색거성 단계보다 광도가 감소하는 이유는 헬륨연소로 증가된 압력 때문에 껍질에서의 수소연소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구상성단에서 보이는 수평가지의 질량은 0.5~0.9 @@NAMATH_INLINE@@M_{\odot}@@NAMATH_INLINE@@이며 이는 항성종족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수평가지에서의 진화는 주계열단계에 비해 매우 빠르다. 질량에 따라 진화속도는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평가지 단계에 머무르는 시간은 약 2억년 이내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심헬륨(core helium)의 연소가 수소껍질 연소보다 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데 이때 수평가지별은 팽창하게 되어 온도는 떨어지고 광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그림 1 참조).

그림 1. 수평가지의 H-R도(색등급도) 상의 진화. 태양의 1/20정도 중원소함량을 갖는 수평가지이며 영년수평가지는 실선으로, 수평가지의 질량에 따른 진화경로는 파선으로 나타내었다.(출처:정철/한국천문학회)

수평가지의 형태

수평가지의 형태는 항성의 질량 및 적색거성 이후 일어나는 항성의 질량손실에 따라 달라진다. 항성의 평균질량이 낮거나 질량손실이 많아 수평가지별의 질량이 낮으면 푸른 형태의 수평가지가 되고 반면 평균질량이 크거나 질량손실이 작아 질량이 크면 붉은 형태의 수평가지가 된다. 다양한 연구에서 수평가지의 형태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항성종족의 중원소함량, 항성종족의 나이, 그리고 항성종족의 헬륨함량 등을 그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하 구상성단에서 다중항성종족이 발견됨으로 위의 세 후보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 수평가지의 형태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해졌다.

그림 2. H-R도(색등급도) 상에서 수평가지의 형태를 좌우하는 세 가지 요소의 영향. 초기 헬륨함량이 낮은 성단은 붉은 색으로 초기 헬륨함량이 높은 성단은 푸른색으로 표기했다. 일반적으로 초기헬륨함량이 높을수록, 중원소함량이 낮을수록,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푸른 수평가지별 을 갖는다.(출처:정철/한국천문학회)

항성종족의 중원소함량(Metallicity)

수평가지의 형태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항성의 중원소함량이다. 중원소함량이 높은 별일수록 증가된 내부 불투명도의 영향으로 항성의 진화속도가 중원소함량이 낮은 별에 비해 감소하게 된다. 동일한 나이와 헬륨함량을 가정할 때 중원소함량이 높은 별은 평균적으로 큰 질량을 갖는 수평가지를 나타내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중원소함량이 높은 별일 수록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붉은 형태의 수평가지를 갖는다.

항성종족의 나이(Age)

항성종족의 나이는 성단 내 별의 평균질량을 결정하여 수평가지의 형태를 좌우한다. 동일한 시기에 형성된 성단 내 별의 경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화속도가 빠른 무거운 별들의 개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항성종족은 평균적인 수평가지의 질량이 낮아져 푸른 수평가지의 형태를 갖게 된다. 반면 나이가 어리게 되면 질량이 큰 별들이 수평가지의 진화단계에 여전히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붉은 형태의 수평가지를 나타낸다.

항성종족의 헬륨함량(Helium content)

우리은하 내 다중항성종족 구상성단의 발견으로 헬륨함량이 수평가지별의 형태를 좌우하는 중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항성 내 헬륨함량이 증가하면 항성 내부의 평균분자량이 증가하게 되어 그에 따른 압력의 감소로 강한 수축을 동반하게 된다. 이는 항성 내부온도의 증가를 불러와 헬륨함량이 일반적인 별과 비교 했을 때 진화 속도가 매우 빨라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동일한 나이의 일반적인 별과 비교했을 때 헬륨함량이 높은 별의 경우 평균적인 질량이 낮아져 수평가지별의 질량은 감소하고 푸른 형태의 수평가지를 만들게 된다.

극수평가지와 적색무더기별

수평가지별과 동일한 진화단계이지만 색등급도 상에서 수평으로 나타나지 않는 양 극단의 별들을 각각 극수평가지와 적색무더기별(red clump)라고 부른다. 수평가지에서 질량이 매우 낮거나 적색거성단계에서 매우 많은 질량을 손실할 경우 온도가 매우 뜨겁고 광도가 낮아지게 되는 진화단계가 극수평가지이며, 반면 질량이 크거나 질량손실이 매우 적어서 온도가 차갑고 광도가 약간 밝은 상태의 별을 적색무더기별라고 한다.

극수평가지별은 다중항성종족을 갖는 구상성단 중에서도 헬륨함량이 매우 증가된 항성종족에서 관측할 수 있으며 성단의 색등급도 상에서 푸른 수평가지의 끝부분에서 주계열 전향점 쪽으로 꺾인 형태로 위치한다. 일반적으로 질량은 0.5 @@NAMATH_INLINE@@M_{\odot}@@NAMATH_INLINE@@를 갖고 온도는 2만도 정도의 뜨거운 온도 갖기에 광도는 낮지만 짧은 파장 영역에서 매우 강한 복사를 방출한다.

적색무더기별의 경우 일반적으로 0.7~0.9 @@NAMATH_INLINE@@M_{\odot}@@NAMATH_INLINE@@를 가지며 색등급도 상에서 적색거성단계의 바로 왼쪽에 붙어있는 형태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적색무더기별는 일정한 등급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적색무더기별를 이용하여 항성종족까지의 거리를 예측하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다. 최근 우리은하 팽대부의 색등급도에서 등급이 다른 이중 적색무더기별가 관측되어 천문학계의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이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는 두 적색무더기별의 등급차이를 거리로 보는 연구와 항성종족의 차이에서 야기되는 등급차이로 해석하는 연구가 있다.

거문고자리RR형변광성

우리은하 구상성단의 관측을 보면 푸른 수평가지와 붉은 중간 부분에 맥동변광성이 위치하는 구간이 존재하는데 이 영역에서 약 1일을 주기로 맥동 변광하는 별들을 거문고자리RR형변광성(RR Lyrae variable)이라고 한다. 광도에 따라 주기가 민감하게 변화하며, 일반적으로 중원소함량이 낮은 성단에서 주로 발견된다. 거문고자리RR형변광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적색거성 이후 질량손실을 겪은 후 수평가지별 중간에 위치하는 불안정구역에(instability strip) 해당되는 질량을 가져야 한다. 해당 질량은 항성종족의 특징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0.6~0.7 @@NAMATH_INLINE@@M_{\odot}@@NAMATH_INLINE@@정도이며 수평가지에서 이 정도 질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별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으면서 중원소함량이 낮은 별들 이다. 따라서 중원소함량이 낮고 나이가 많은 별들을 찾는 연구에 이 변광성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