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성종족

항성종족

[ Stellar population ]

항성종족은 우리은하와 외부은하를 구성하는 항성들을 중원소함량에 따라 구분해 놓은 집합이다. 어떤 별의 중원소함량은 그 별이 생성된 시점의 은하의 진화 단계와 연관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중원소함량이 낮은 별일 수록 은하의 초기, 즉 오래 전에 생겨서 나이가 많고, 중원소함량이 높은 별일 수록 최근에 생겨 나이가 젊다고 여겨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항성들은 나이가 젊고 중원소함량이 높은 종족 I(population I) 혹은 나이가 많고 중원소함량이 낮은 종족 II(population II)로 구분되었다. 최근에 천문학자들은 우주 생성 초기에 생성되어, 중원소함량이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이는 별들의 집합인 종족 III(population III)의 존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목차

항성종족의 구분

1944년 미국의 윌슨산 천문대(Mt. Wilson Observatory)에서 독일 출신 천문학자 바데(Walter Baade)가 처음으로 항성들을 종족별로 구분하였다. 세계 2차 대전의 영향으로 주변에 불빛이 없는 어두운 환경 속에서, 그는 우리은하에 있는 항성들은 물론이고, 안드로메다은하에 있는 항성들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므며, 이로부터 우리은하 및 안드로메다은하의 항성들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항성종족 I 과 II로 구분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후 이들의 차이가 항성의 중원소함량과 나이 때문임이 밝혀졌고, 은하 내에서의 공간 분포와 역학적 특성 등에서도 차이를 갖는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표 1은 항성종족 I과 II의 대표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항성종족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나이와 중원소함량이지만, 이들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여러 특성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분하여야 한다. 표 1의 중원소함량은 항성 전체 질량 대비 중원소의 총 질량을 의미한다.

표 1. 항성종족의 대표적인 특징
항성 종족 I 항성 종족 II
평균연령 젊음(30억년 이하) 늙음(100억년 이상)
중원소함량 높음(1~3%) 낮음(0.8% 이하)
은하 내 분포 나선팔, 은하원반 은하중심부, 헤일로
궤도 원궤도 타원궤도
태양, 산개성단, I형 세페이드 변광성 구상성단, II형 세페이드 변광성
세부 분류 극단 종족 I 중간 종족 I 원반 종족 중간 종족 II 극단 종족 II

1958년 네덜란드 천문학자인 오르트(Jan Hendrik Oort)가 항성들을 특성별로 좀 더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극단 종족 I(extreme population I), 중간 종족 I(intermediate population I), 원반 종족(disk population), 중간 종족 II(intermediate population II), 극단 종족 II(extreme population II)의 5개 종족으로 분류하였다. 우리은하 내 각 항성종족의 공간적 분포는 그림 1에 제시되어 있다. 또한, 1978년에 우주론에 대한 연구가 발전됨에 따라 원시 가스로부터 생성된 최초의 항성인 종족 III 항성들의 존재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종족 III 항성들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와 관측이 활발하게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존재가 명확하게 발견된 바는 없다.

그림 1. 각 항성종족의 은하 내 공간분포(, wikimedia)

항성종족 I

그림 2. 대표적인 종족 I 항성들의 집단인 산개성단 M7(출처: )

종족 I 항성들은 다른 종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고 중원소함량이 높은 특성을 보이며, 주로 은하원반(disk)과 나선팔(spiral arm)에 분포한다. 항성의 나이와 중원소함량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나이가 젊은 항성일수록 중원소함량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는 이유는 항성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의 형성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항성 내부의 원소들 중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소들은 항성 내부에서의 핵융합 과정으로 생성된다. 즉, 나이가 젊은 종족 I 항성들은 이전 세대의 나이가 많은 항성 내부에서 생성된 원소들이 우주로 분출 된 후에 이들로부터 생성되었기에 높은 중원소함량을 갖게 된다.  

종족 I 항성들은 나이와 공간 분포에 따라 극단 종족 I(extreme population I)과 중간 종족 I(intermediate population I)으로 세부 구분된다. 극단 종족 I 항성들은 중간 종족 I 항성들에 비해 나이가 더 젊고, 중원소함량이 더 높다. 극단 종족 I에 속하는 항성들은 나이가 약 1억년 정도이고 주로 은하의 나선팔 영역에 분포한다, 황소자리T형별, OB 형 항성, 젊은 산개성단의 항성(그림 2), 고전적 세페이드 변광성(I형 세페이드 변광성) 등이 이 종족에 속한다. 반면, 중간 종족 I에 속하는 항성들은 나이가 1억 ~ 30억년이고, 주로 은하원반에 분포한다. 태양을 포함한 A형 이후의 주계열성 항성들과 늙은 산개성단들의 항성들이 중간 종족 I에 속한다. 종족 I에 속하는 항성들은 은하면에서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원궤도에 가까운 타원을 그리며 운동하고 있다. 그 중 극단 종족 I은 거의 원에 가까운 궤도를 갖고, 중간 종족 I은 원에 가깝지만 약간의 타원형 궤도를 갖는다.

항성종족 II

그림 3. 대표적인 종족 II 항성들의 집단인 구상성단 M15(출처 : GettyimagesKorea)

항성종족 II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중원소함량이 낮은 항성들이다. 주로 은하의 헤일로(halo)와 은하팽대부(bulge) 영역에 분포한다. 구상성단 내의 대부분의 항성들은 종족 II에 속한다. 외부은하 중 조기형 은하(혹은 타원은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항성들도 종족 II 항성으로 알려져 있다. 

종족 II 항성들은 초기 우주 혹은 은하 형성 단계에서 형성된다. 종족 II 역시 나이와 중원소함량, 공간 분포에 따라 극단 종족 II(extreme population II)와 중간 종족 II(intermediate population II)로 구분할 수 있다. 극단 종족 II 항성들의 경우, 중원소함량이 더욱 낮다. 나이가 100억년 이상되는 항성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주로 은하 헤일로에 분포하기 때문에 헤일로 종족 II(halo population II)로 불리기도 한다. 구상성단 내의 항성들(그림 3)과, II형 세페이드 변광성, 대부분의 거문고자리RR형변광성(RR Lyrae)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보다 약간 중원소함량이 높고, 나이가 적은(20억 ~ 100억년) 항성들은 중간 종족 II로 분류되며, 주로 은하의 중앙팽대부에 분포한다. 종족 II 항성들은 대부분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무작위 타원 궤도를 그리며 빠른 속도로 운동한다. 특히 극단적 종족 II에 속하는 항성들은 이심율이 매우 큰 타원궤도를 그린다.    

종족 I과 종족 II 사이에는 이들의 중간적인 특성을 갖는 원반 종족(disk population)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략적으로 30~100억년 정도의 나이를 갖는다. 대표적으로 행성상 성운과, 주기가 300일 이상인 미라형 변광성(MIRA type variable)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좀 더 세부적으로 원반 종족 I과 원반 종족 II 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림 4는 항성종족 I과 II의 운동궤도를 비교하여 보여준다. 종족 I 항성들의 경우, 은하면에서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원궤도 운동을 하는 반면, 종족 II 항성들은 은하면에 관계없이 각기 다른 이심율을 갖는 타원궤도 운동을 한다.

그림 4. 종족 I과 종족 II항성의 운동궤도(출처: 임동욱)

산개성단과 구상성단

항성종족 I과 II의 특성을 가장 잘 비교할 수 있는 천체는 산개성단구상성단이다. 산개성단은 수십에서 수천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별들의 집단으로 수백만 년 정도의 비교적 젋은 나이를 갖는 종족 I 항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구상성단은 100억년 이상의 나이가 많은 항성들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로 이루어진 집단으로 종족 II 항성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산개성단은 대부분 우리은하의 은하면에 분포하고, 구상성단은 헤일로와 중앙팽대부에 분포하는 데, 이들의 분포 역시 각 항성종족의 특성을 잘 대표하고 있다. 그림 5는 산개성단과 구상성단의 색등급도(color-magnitude diagram)의 대표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산개성단의 경우, 온도가 높은 O,B 형 주계열성(main sequence star)들이 두드러지므로, 상대적으로 푸른 색깔을 띄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구상성단에서는, 밝고 무거운 주계열성들이 모두 진화하여 보이지 않고 대신에 온도가 낮고 붉은 적색거성(red giant star) 단계의 항성들이 두드러진다. 그러므로 구상성단은 산개성단에 비해 전체적으로 붉은 색깔을 띄게 된다.

그림 5. 산개성단과 구상성단의 색등급도(출처: 임동욱)

항성종족 III

종족 III 항성은 대폭발(big bang) 이후, 초기 우주 원시가스에서 최초로 태어난 항성으로서, 수소와 헬륨, 극소량의 리튬만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이전 세대 항성의 내부에서 핵융합 과정으로 생성되고, 이 원소들이 우주로 분출된 후 다음 세대 항성의 생성에 기여하게 되는데, 이전 세대의 항성이 존재하지 않는 종족 III 항성의 중원소함량은 이론적으로 0이 된다. 그렇지만 종족 III 항성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천체이다.많은 천문학자들이 종족 III 항성을 연구하고 탐색하는 것은 이들이 우주의 형성을 설명해 줄 중요한 천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발견된 항성 중 중원소함량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SMSS 0313-6708([Fe/H] < -7.52)와 HE 0107-5240([Fe/H]=-5.4)의 경우에도 여전히 우주 폭발 초기의 중원소함량과는 차이를 보인다. 또한 초기 우주에서 발견되는 퀘이사의 분광관측에서 중원소 성분이 검출된다는 사실은 이들의 생성 이전에 이미 중원소를 생성하는 종족 III 항성들이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종족 III 항성은 현재 우리 우주의 형성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빅뱅 우주론(Big bang cosmology) 초기 단계의 재전리(reionization)를 발생시킬 수 있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의 발견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종족 III 항성의 질량에 대해서는 태양보다 작은 질량부터 수 백배에 이르는 질량까지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탄소, 질소, 철 등과 같은 무거운 원소가 없는 종족 III 항성의 경우, 현재 생성될 수 있는 일반적인 항성에 비해서 훨씬 더 무거운, 즉 태양보다 수 백배 무거운 항성까지 생성될 수 있음이 항성 모형으로부터 예측되어진다. 혹은, 종족 III 항성들의 바로 다음 후속 세대로 생각되는 중원소함량이 극히 낮은 종족 II 항성들의 원소 함량으로부터 종족 III 항성들의 질량을 추론하면 대략 태양질량의 20 ~ 130 배가 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반면에 이들 종족 III 항성들이 태양 혹은 태양보다 작은 질량으로 현재 갈색왜성 혹은 적색왜성 단계로 존재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이들을 찾는 연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질량이 무거운 별일수록 그 수명은 짧아지기 때문에 우주 생성 초기의 매우 무거운 종족 III 항성을 찾기 위해서는 매우 먼 우주를 관측해야 한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나사(NASA)에서 진행중인 JWST(James Webb Space Telescope ) 미션으로 우주의 첫 항성과 첫 은하의 빛을 검출하는 것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질량이 작은 종족 III 항성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위치 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은 밝기가 매우 어둡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측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림 6. 종족 I 항성 태양, 종족 II 항성 CD -38 245, HE 107-5240, 가상의 종족 III 항성의 분광 스펙트럼 에너지 분포(spectral energy distribution) 비교(출처: )

그림 6은 종족 I 항성인 태양과 종족 II 항성인 CD-38 245, HE 107-5240, 그리고 가상의 종족 III 항성의 분광 스펙트럼을 비교하여 보여준다. 중원소함량이 높은 태양의 경우, 철을 포함한 많은 원소들에 의한 흡수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반면, 중원소함량이 낮은 종족 II 항성들에서는 철에 의한 흡수선만이 약하게 나타날 뿐 다른 원소들의 흡수선은 발견되지 않는다. 특히 중원소함량이 0으로 예상되는 종족 III 항성에서는 철에 의한 흡수선조차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종족 III 항성을 찾는 대표적인 연구 중 하나는 2015년 ESO 천문대의 VLT(Very Large Telescope)를 이용한 관측이다. 이 관측에서 발견된 CR7(COSMOS Redshift 7) 은하는 적색이동 6.6에 위치한 먼 은하로 기존에 발견된 먼 은하들에 비해 세 배 이상 밝다. 앞으로 더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 은하 내에 종족 III 항성이 존재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 7은 CR7 은하와 은하 내 종족 III 항성의 모습을 예상하여 그려진 상상도이다.

그림 7. 종족 III 항성의 존재 가능성이 있는 매우 먼 거리의 은하 CR 7의 상상도(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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