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헤일로

[ halo ]

헤일로(halo)는 원래 무리(해무리, 달무리)나 후광을 뜻하는 말인데 천문학에서는 대략 구형으로 넓게 퍼져 있는 은하의 성분을 말한다(그림 1). 헤일로는 별과 암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별 성분은 별헤일로(stellar halo), 암흑물질 성분은 암흑헤일로(dark halo)라 부른다. 별헤일로는 직접 관측되는 낱별(field star)과 구상성단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암흑헤일로는 나선은하의 회전 등으로 간접적으로 확인되었는데 헤일로 질량의 대부분을 암흑헤일로가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력 집결이 잘되는 임흑물질 특성 때문에 암흑헤일로의 생성과 진화는 은하의 형성과 진화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하군이나 은하단 같이 은하보다 더 큰 규모의 천체들도 모두 암흑헤일로 안에 자리잡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목차

우리은하의 헤일로

암흑헤일로의 존재가 알려지기 전에 먼저 우리은하의 일부로서 별헤일로(stellar halo)가 알려졌다. 우리은하의 구조를 간단히 표현하면 그림1과 같다. 우리은하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원반구조이고, 원반을 둘러싸고 더 넓은 타원체 지역을 차지하는 별헤일로가 존재한다. 주로 낱별과 구상성단으로 구성된 별헤일로는 우리은하 내에서 차지하는 질량이 대략 1%로 작지만, 중원소함량이 낮고 나이는 일률적으로 매우 커서 우리은하 초기 형성 단계에 관한 정보를 많이 가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별헤일로의 공간분포는 은하를 둘러싸고 있는 암흑헤일로의 밀도분포를 따르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림 1: 우리은하의 구조를 간략히 표현한 그림. 푸른 색으로 표시된 암흑헤일로 중심에 별과 기체로 구성된 우리은하가 있다.(출처: )

암흑헤일로의 발견

암흑헤일로의 존재에 관한 가장 결정적인 발견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 나선은하의 회전곡선연구에 의해 이뤄졌다. 중성수소 전파관측과 광학분광 관측으로 나선은하 원반의 외곽부가 보이는 별들의 질량분포에 따른 케플러법칙이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회전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곧 보이지 않는 물질, 즉 암흑물질의 존재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림 2. 안드로메다은하의 회전속도곡선. 은하 중심에서 멀어져도 은하원반의 회전속도는 줄어들지 않아 암흑헤일로의 존재를 제시하였다. x-축은 은하 중심에서의 거리(단위: 각분), y-축은 회전속도(단위: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출처: )

암흑헤일로의 밀도분포

회전속도곡선으로부터 유추된 암흑물질의 밀도분포는 대략 등온분포(isothermal distribution), 즉 중심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감소한다. 1990년대 중반들어 나바로(Julio Navarro), 프랭크(Carlos Frenk), 화이트(Simon White)는 암흑물질 입자를 이용한 중력 수치모의실험으로, 밀도분포가 중심에서 가까운 지역에선 중심거리에 반비례하여 감소하고, 중심에서 먼 거리에선 중심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여 감소하는, 일명 NFW 프로파일을 발견하였다. 바리온(별과 기체) 은하원반은 중심거리에 대해 지수함수적으로 밀도가 감소하는 것과 비교하면, 암흑헤일로의 밀도분포는 더 완만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은하의 외곽부로 갈수록 바리온에 대한 암흑물질의 양이 점차로 크다. 결과적으로, 가시광으로 확인되는 은하는 훨씬 더 큰 공간을 차지하는 암흑헤일로 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은하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시광으로 밝게 보이는 은하 안쪽에는 바리온 물질이 더 많고, 그 밖으로 갈수록 암흑물질이 더 많아진다.

그림 3. 암흑헤일로 밀도분포. NFW와 등온분포(SIS)를 포함한 4가지 이론 예측과 관측자료. 50개 은하단 이미지로부터 중력렌즈 분석으로 도출한 결과(+표시)가 이론예측과 잘 일치한다.(출처: )

암흑헤일로의 발달

암흑물질은 바리온과 달리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므로 최후의 산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중력집결이 가능했다. 어느 정도 중력집결을 이루면 그 지역은 다양한 중력상호작용으로 중력안정(virialised)된 헤일로를 이룬다. 중력안정을 이룬 헤일로는 대략 우주의 평균 에너지 밀도의 200배 정도되는 밀도를 갖게 된다. 이는 해석적으로도 유도가능하고, NFW실험과 같은 수치모의실험으로도 근사하게 나타난다.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차가운 암흑물질이 지배적인 우주모형에서는 질량이 작은 헤일로가 먼저 탄생하고 그 후 헤일로들 사이의 병합으로 점차적으로 더 큰 헤일로가 탄생한다. 이렇게 작은 헤일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큰 헤일로로 발달해 가는 과정을 일컬어 상향시나리오(bottom-up scenario)라고 부르고, 이런 우주를 계층적 우주(hierarchical universe) 라고 한다. 거대한 암흑헤일로가 수많은 중력병합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많은 수치모의실험에 의해 제시된 바 있다(그림 3). 헤일로 사이 병합이 있을때마다 그 안에 있는 은하들 사이에도 병합이 있고, 이는 은하가 성장하는 주요 과정이 되어 은하형성이론 정립에 결정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그림 4. 암흑헤일로 형성과정. 컴퓨터 수치모의실험. 보통의 은하단을 포함하는 암흑헤일로가 수많은 헤일로간 병합으로 탄생한다. 기체와 별을 모두 포함한 유체역학 수치모의실험에서 암흑물질만 따로 분리하여 나타낸 모습.(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