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단

은하단

[ galaxy cluster ]

은하단(galaxy cluster 또는 cluster of galaxies)은 수백에서 수천 개의 은하로 이루어진 거대한 은하 집단을 말한다. 은하단의 질량은 태양질량의 @@NAMATH_INLINE@@10^{14} - 10^{15}@@NAMATH_INLINE@@배, 크기는 수백만 광년에 이른다(그림 1). 은하단은 중력적으로 묶여있는 은하들의 집단 중에서 가장 큰 종류이다. 은하단은 종종 여러 개의 은하군을 포함한다. 여러 개의 은하단이 모여 더욱 거대한 구조인 초은하단(supercluster)을 이루기도한다. 은하단에서는 은하의 밀도가 높아 은하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은하단 중심부에는 밝고 무거운 은하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 은하들은 대부분 타원은하이거나 렌즈형은하이다. 이와 다르게 은하단의 외곽부분에는 나선은하와 같은 만기형은하들이 많이 보인다. 1933년에 쯔위키(Fritz Zwicky)는 머리털자리 은하단(Coma cluster)에 있는 은하의 운동학적 특성을 조사하여 암흑물질의 존재를 예측하기도 하였다.

그림 1.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무거운 은하단(Abell 370)의 사진. 수천 개의 은하가 모여 은하단이 된다. 은하와 은하 사이에 눈썹처럼 보이는 천체들은 은하단의 중력렌즈 작용에 의해 모양이 변형되어 보이는 더 멀리 있는 은하들이다. (출처: )

목차

은하단의 구성원과 특성

은하단의 광학사진에서는 은하가 주로 보이지만, 은하에서 나오는 모든 빛을 합해 추정된 총질량(은하단의 항성 질량)은 은하단 전체 질량의 1%에 불과하다. 이는 은하 외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은하단 전체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함을 의미한다.

은하

은하단에는 밝고 무거운 은하들이 은하단 중심부에 몰려 있다. 중심부에는 cD은하(유난히 큰 타원은하)나 거대 타원은하가 자리잡고 있다. 은하단 중심부에 있는 은하들은 색등급도에서 적색계열(the red sequence)에 위치하며 형태별로는 조기형은하들이다. 적색계열에 있는 은하들은 나이가 많은 별로만 이루어진 은하들이며, 밝은 은하일수록 더우 붉게 보인다. 이는 무거운 은하일수록 중원소함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은하단에서 수적으로 가장 많은 것은 왜소은하들이며 공간적으로 매우 널리 분포해있다.

은하간 항성종족

특정한 은하에 속하지 않고, 은하와 은하 사이에 존재하는 항성 종족(intracluster stellar populations)으로서 구성성단과 행성상 성운 등이 있다. 또한 은하와 은하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별들도 있는데, 이들은 은하가 파괴되면서 나온 별이거나, 외부은하의 조석력에 의해 은하에서 빠져나온 별 들이다. 그림 2는 처녀자리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의 개수밀도 분포를 색으로 보여주고 있다. 은하간 구상성단이 은하와 은하 사이에도 널리 퍼져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2. 처녀자리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의 분포. 은하간 구상성단이 널리 퍼져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이명균,박홍수,황호성/천문학회).

고온기체

온도가 백만도 이상이 되는 뜨거운 기체가 은하단 전체 질량의 10%를 차지한다. 이 기체는 강한 엑스선을 내므로, 엑스선 관측으로 연구할 수 있다. 특정한 은하에 속하는 기체는 일부이고, 대부분은 은하와 은하 사이에 존재하므로 은하간물질(intracluster medium)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엑스선 관측은 고온기체를 탐사할 수 있으므로 은하단탐사와 은하단 질량측정에 매우 유용하다.

암흑물질

은하단 질량의 대부분은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다. 그림 3은 아벨 2744 은하단의 물질 분포를 보여주는 다파장 영상인데 빨간 색은 엑스선을 방출하는 고온기체, 노란색은 가시광 영역에서 보이는 은하들, 파란색은 약학 중력렌즈 효과로 추정된 암흑물질의 분포를 보여준다. 은하단에서 암흑물질은 은하단 전체 질량의 75%, 뜨거운 기체는 20%를 차지하며, 개별 은하들의 질량의 합은 은하단 총 질량의 5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은하단은 질량과 광도비가 매우 높은 천체 중의 하나이다.

그림 3. 판도라 은하단(아벨2744)의 다파장 영상. 이 은하단은 여러 개의 은하단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은하단이라 판도라 은하단이라고 한다. 넓게 보이는 빨간 색은 엑스선 영상으로 고온 기체의 분포를 보여주고, 파란색은 약학중력렌즈효과로 추정된 암흑물질분포를 보여준다. 이 은하단은 암흑물질이 75%, 뜨거운 기체가 20%를 차지하며, 은하의 총질량은 5%에 불과하다.(출처: )

은하단의 종류

은하단은 크게 규칙은하단(regular cluster)과 불규칙은하단(irregular cluster)으로 나눈다. 규칙은하단은 은하의 공간분포가 방향에 따라 비교적 균일하며 전체 모양은 구형에 가깝다. 이런 은하단은 역학적 진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로 추정된다. 머리털자리 은하단이 이에 속한다. 불규칙은하단은 은하의 공간분포가 불규칙하다. 이런 은하단은 아직도 성장 단계에 있어 역학적 진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처녀자리 은하단이 이에 속한다.

은하단과 중력렌즈

은하단은 질량이 매우 무거우므로 거대한 중력렌즈 역할을 한다. 은하단 뒤 멀리 있는 은하들에서 나온 빛이 은하단을 통과할 때 중력렌즈 현상을 겪으면서 각 은하들의 모양과 밝기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은하단을 이용하면 매우 멀리 있는 은하를 연구할 수 있다. 또한 은하단에 의해 중력렌즈된 은하들의 영상을 분석하면 은하단의 질량분포를 알아낼 수 있다. 은하단 아벨 370의 영상(그림 1)에서 밝은 은하의 대부분은 노란색의 타원은하들이며, 이들은 은하단의 중심에 몰려있다. 눈썹처럼 보이는 천체들은 은하단보다 멀리 있는 은하들이 은하단의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 모양이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다. 중력렌즈는 렌즈 역할을 하는 은하나 은하단의 뒤에 있는 은하를 밝게 보여주므로 망원경 역할을 한다.

은하단의 형성과 진화

은하들이 만들어진 후, 무거운 은하 주위로 가벼운 은하들이 모이면서 은하단이 형성된다. 그러므로 은하단의 형성 시기는 은하의 형성 시기보다 매우 늦다. 지금까지 발견된 은하단 중에서 가장 멀리 있는 것은 거리가 약90억광년이며, 형성되고 있는 원시은하단은 이보다 더욱 멀리서 발견되고 있다(그림 4).

그림 4. 왼쪽 허블우주망원경 사진은 가장 무거운 은하단 중의 하나의 모습을 보여준다. 거리가 90억광년이므로 백뱅이후 48억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매우 멀리서 발견된 원시은하단의 모습니다. 거리가 120억광년으로서 우주의 나이가 15억년 되었을 때의 모습으로서 은하단이 만들어지는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은하단과 우주거대구조

은하단은 우주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곳에 존재하고, 이런 곳은 거대한 필라멘트 구조들이 만나는 지점에 주로 있다. 필라멘트 구조에 있는 은하들이 은하단 쪽으로 이동하면서 은하단의 질량과 크기는 더욱 증가한다. 그러므로 은하단의 공간분포와 운동 정보는 우주거대구조를 조사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은하단과 우주배경복사

우주배경복사가 은하단을 지날때 은하단에 있는 자유전자와의 역콤턴산란에 의해 온도가 아주 약간(십만분의 1도 정도) 올라간다. 이때문에 연속전파영상에서 은하단이 주위에 비해 약간 어둡게 보이는 현상을 수니아예프-젤도비치(Sunyaev-Zeldovich) 효과라고한다. 이 현상을 이용하면 새로운 은하단을 찾거나 은하단의 질량과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주요 은하단

처녀자리은하단(Virgo cluster)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단(거리는 약 5천만광년)으로 처녀자리에 있다. 그러므로 은하단의 특성을 가장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은하단이다.

머리털자리은하단

처녀자리에 인접한 머리털자리에 위치한 은하단. 처녀자리은하단보다 다섯배 먼 거리에 있다(거리는 약 3억광년). 처녀자리 은하단보다 크고 무거우며, 규칙 은하단의 대표적 예이다.

총알은하단(bullet clusters)

두 은하단이 매우 빠른 속도로 충돌하고 있는 은하단. 은하의 밀도 분포와 은하간 기체의 밀도 분포가 공간적으로 차이를 보이며, 특히 엑스선 영상에서 두 은하단 중의 하나가 유체에서 총알이 빠른 속도로 움직일 때 보여주는 모양과 비슷하여 총알은하단이라고 한다(그림 5).

그림 5. 총알은하단의 엑스선영상. 엑스선 영상은 뜨거운 기체의 분포를 보여준다. 거리는 40억광년이다.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