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우주

초기우주

[ early universe ]

초기우주는 빅뱅 시점 부터 우주나이 38만년 정도까지, 우주의 초기 시기를 의미한다. 현재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적 사실에 현대물리학을 적용하면 초기우주는 물질의 밀도와 온도가 매우 높았던 시기이다. 빅뱅 시점에 다가갈수록 우주의 크기는 작아지고 우주의 온도도 높아지므로 입자와 반입자가 광자들 만큼 우주에 가득차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림1. 초기우주의 여러 시기들(출처: 최기영/천문학회)

목차

플랑크 시기

플랑크 시기는 우주의 시작부터 플랑크시간(약 @@NAMATH_INLINE@@10^{-43}@@NAMATH_INLINE@@ 초) 까지의 시기를 의미한다. 아직까지 이 시기에 적용되는 물리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양자효과를 고려한 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팽창(인플레이션)

표준우주빅뱅모형이 가진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제안된 것이 급팽창이론(inflation)이다. 초기 우주가 가속팽창을 함으로써 우주가 갑자기 매우 커지게 되면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된다. 급팽창 기간 중에 만들어진 밀도요동은 우주배경복사의 비등방성과 우주거대구조형성의 씨앗이 된다. 급팽창이 언제 일어났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가벼운 원자핵의 합성 시기인 우주나이 1초 이전에는 일어나야 한다.

물질-반물질의 차이 생성

현재 관측 가능한 지구와 우주에는 물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반물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초기우주에서 반물질들은 모두 물질과 쌍소멸을 하여 사라지고 여분의 물질들만이 현재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빅뱅핵합성과 우주배경복사의 비등방성 관측에 따르면 초기우주에서 물질과 반물질의 쌍소멸이 일어나기 전에 물질과 반물질의 밀도 차이는 광자밀도에 비하여 @@NAMATH_INLINE@@6\times 10^{-10} @@NAMATH_INLINE@@ 정도이어야 한다. 초기우주에서 이 차이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을 바리오제네시스(baryogengesis) 라고 불린다. 물질-반물질 차이가 생기는 시기는 급팽창 이후와 빅뱅핵합성 이전이라고 여겨진다.

쿼크-글루온 플라스마와 상전이

우주 온도가 @@NAMATH_INLINE@@10^{12}@@NAMATH_INLINE@@K 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쿼크-글루온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하다가, 우주의 팽창으로 온도가 @@NAMATH_INLINE@@10^{12}@@NAMATH_INLINE@@K 아래로 내려가면서 쿼크들이 결합하여 양성자, 중성자와 같은 핵자 및 중간자를 형성하는 상전이가 일어난다. 중간자들은 붕괴하지만 양성자, 중간자는 남아서 이후에 원자핵을 형성하게 된다.

중성미자의 분리

초기 우주에서 중성미자는 약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핵자와 열적평형상태에 있었다. 우주나이가 1초 정도가 되면 우주의 팽창보다 중성미자와 주변물질과의 상호작용이 약해지면서 중성미자는 자유로워진다. 중성미자는 물질과 거의 반응을 하지 않으며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운동을 하게 되며 현재 우주에서 우주배경중성미자의 형태로 남아 있다. 중성미자와 일반물질과의 상호작용이 매우 작기 때문에 아직 우주배경중성미자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전자, 양전자의 소멸

우주 나이가 1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주 내 입자들의 열에너지가 전자의 질량에너지 보다 작아지게 된다. 이때 전자와 양전자의 쌍소멸이 일어나 빛, 즉 복사에너지로 바뀌게 되고 복사의 온도가 약간 높아진다. 이때부터 복사와 중성미자는 다른 온도를 가지게 된다.

가벼운 원자핵의 합성

우주 나이가 3분 정도 될 무렵 우주 내 입자들의 열에너지는 원자핵의 결합에너지보다 작아지면서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하여 가벼운 원자핵들이 생기게 된다. 이 때 쯤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비는 7대1 정도인데, 대부분의 중성자는 결합하여 헬륨이 된다. 그래서 초기 헬륨의 양은 전체 원자핵 질량의 25%를 차지하게 되고 나머지 75%는 수소 원자핵으로 남게 된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핵 반응을 통하여 다른 가벼운 원자핵들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중수소, 삼중수소, 헬륨3의 원자핵, 그리고 리튬, 베릴륨이 아주 조금 만들어진다.

복사지배에서 물질지배로

우주 나이가 47,000년 정도 되면 우주는 복사지배시대에서 물질지배시대로 바뀐다. 복사지배시대에는 빛과 중성미자와 같은 상대론적인 입자들이 우주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물질지배시대에는 암흑물질과 원자핵으로 이루어진 비상대론적인 물질이 우주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것은 팽창하는 우주에서 물질의 에너지밀도가 복사보다 더 느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물질지배시대에서 밀도요동은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면서 우주거대구조형성의 모태가 된다.

재결합과 원자의 생성 그리고 빛의 마지막산란과 우주배경복사

우주 나이가 380,000년 정도 되면 두 가지 중요한 현상이 일어난다. 하나는 양으로 대전된 원자핵과 음으로 대전된 전자가 결합하여 중성의 원자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재결합(recombination)이라고 부른다. 재결합 이전에 물질들은 전리된 플라스마 상태에 있어서 광자들이 자유전자들과 끊임없이 산란하고 있어서 우주는 불투명했다. 하지만 재결합으로 자유전자들이 사라지면서 광자는 더 이상 중성의 원자핵과 반응을 하지 않으므로 자유로이 진행하게 되어 우주는 투명해졌다. 이 시기를 광자의 마지막 산란(last scattering)이라고 부른다. 물질들과 더 이상 충돌하지 않게된 광자들은 이후 138억년 동안 우주를 직진하고 있으며 현재 우주배경복사로 검출된다.

그 이후

중성의 원자핵들은 암흑물질이 만들어 놓은 밀도요동의 중력에 이끌려 뭉치면서 별, 은하, 은하단과 같은 우주의 거대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 때 별에서 나온 빛으로 인하여 원자핵들은 다시 전리(deionization)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