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오비탈

분자 오비탈

[ molecular orbital ]

분자 오비탈(molecular orbital, MO)은 '분자'에 있는 단일 전자(single electron)의 파동성(wave-like property)을 묘사하기 위한 함수(기호 @@NAMATH_INLINE@@\varphi@@NAMATH_INLINE@@)로, 분자 오비탈 이론(molecular orbital theory)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분자의 전자 상태를 다룬다. 분자 오비탈은 원자 오비탈과 비슷하게 3차원 공간의 특정한 위치에서 해당 오비탈의 전자를 발견할 확률과 확률밀도를 계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이때 전자는 그 오비탈을 '점유한다(occupy)'고 말한다. [오비탈의 확률적 개념에 대해서는 '오비탈(orbital)'을 참고하라.]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는 오비탈 근사(orbital approximation)를 사용하여 분자의 전자들은 개별적인 분자 오비탈로 나타낼 수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각 분자마다 고유한 분자 오비탈들의 집합이 있으며, 이는 하트리-포크(Hartree-Fock) 근사법으로 구할 수 있다.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는 원자가 결합 이론(valence bond theory)과는 달리, 각 전자는 어느 특정한 결합에 편재되어(localized) 있지 않고 분자 전체에 퍼져 있으며, 즉 '비편재화되어(delocalized)' 있으며, 하나의 결합에 특정한 전자쌍이 아니라 분자의 모든 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트리-포크법으로 분자 오비탈을 구할 때, 보통 '원자 오비탈의 선형 결합(linear combination of atomic orbitals, LCAO)'이라는 근사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에 따르면 분자 오비탈은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들의 원자 오비탈들의 '겹침'에 의해 형성되는데, 원자 오비탈들의 겹침(상호 작용)의 양태에 따라 결합성(bonding), 반결합성(antibonding), 비결합성(nonbonding) 분자 오비탈로 구분한다.

다전자 원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파울리 배타 원리(exclusion principle)에 의하여 하나의 분자 오비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의 수는 제한되며, 전자들이 분자 오비탈에 분포된 상황을 분자의 전자 배치(electron configuration)라 한다.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 결합 세기는 결합성과 반결합성 분자 오비탈에 들어 있는 전자의 수로부터 추정한 결합 차수(bond order)로 나타낸다.

수소 원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분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분자 오비탈을 구해야 하지만, 그 식이 복잡하여 수소 원자의 경우와 같은 해석학적 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가지 근사법이 사용되는데 가장 중요한 근사는 원자핵과 전자의 질량 차이로 인한 두 종류의 입자의 운동을 분리하여 처리할 수 있다는 본-오펜하이머 근사(Born-Oppenheimer approximation)이다. 그렇지만 원자핵과 전자의 운동을 분리하여도 전자의 수가 2개 이상이면 해석학적 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분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본-오펜하이머 근사 이외에도 많은 근사법이 필요하다.

목차

분자 오비탈 이론

분자 오비탈 이론은 원자가 결합 이론과 함께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분자의 전자 구조와 결합을 다루는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다.

분자 오비탈 이론은 1928년 원자가 결합 이론이 한창 개발되고 있던 같은 시기에 독일의 물리학자 훈트(Friedrich Hund)와 미국의 물리학자, 화학자 멀리켄(Robert S. Mulliken)이 분자의 전자 구조를 다루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제안하였으며, 1930년대 초에 걸쳐 발전되었다. 1929년 영국의 수학자, 물리학자 레너드-존스(Sir John Lennard-Jones)는 최초로 이원자 분자에 대한 오비탈을 계산하여 산소 분자(O2)의 상자기성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오비탈(orbital)' 이란 용어는 1932년 멀리켄이 'one-electron orbital wavefunction'을 줄인 말로 처음 사용하였다.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는 분자 내 각 전자를 개별적인 분자 오비탈로 나타낼 수 있다고 가정하고, 분자의 전자 파동함수를 이들 오비탈의 곱으로 나타낸다. 이를 오비탈 근사라 한다. 각 분자마다 고유한 분자 오비탈들의 집합이 있으며, 이 오비탈 집합은 보통 분자 내 각 전자가 원자핵들과 나머지 다른 전자들에 의한 '평균' 퍼텐셜 내에서 운동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하트리-포크법으로 구한다.

원자가 결합 이론에서는 '편재된' 원자 오비탈 또는 이를 확장한 혼성 오비탈을 통해 분자의 전자 구조와 화학 결합을 다루는데 반해,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는 분자 전체로 '비편재화된' 분자 오비탈을 통하여 전자 구조를 설명한다.

분자 오비탈 이론은 원자가 결합 이론보다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분자들의 전자 구조와 특성을 잘 설명한다. 특히 분자 오비탈 이론은 분자의 들뜬 전자 상태, 흡수 띠의 위치를 비롯한 전자 스펙트럼, 분자의 이온화 에너지와 광전자 스펙트럼 등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분자 오비탈 이론은 수학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 알고리즘에 좀 더 적합하기 때문에 순 이론적(ab initio) 계산이나 대규모의 분자 계산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

분자 오비탈의 형성

분자 오비탈을 구하기 위하여 보통은 '원자 오비탈의 선형 결합(LCAO)'이라는 근사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에서는 다음 식과 같이 분자 오비탈 @@NAMATH_INLINE@@\varphi_j@@NAMATH_INLINE@@을 분자 내 원자들의 원자 오비탈들의 선형 결합으로 나타낸다.

@@NAMATH_INLINE@@\varphi_j = \sum_{k=1} c_{kj} \chi_k@@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j@@NAMATH_INLINE@@는 분자 오비탈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을 나타내며, @@NAMATH_INLINE@@\chi_k@@NAMATH_INLINE@@는 원자 오비탈, @@NAMATH_INLINE@@c_{kj}@@NAMATH_INLINE@@는 값을 결정해야 하는 상수이다.

한 예로 수소 분자(H2)의 분자 오비탈을 LCAO 근사법으로 구해 보자. H2 분자는 두 개 H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H 원자에는 @@NAMATH_INLINE@@1s@@NAMATH_INLINE@@오비탈에 전자가 하나씩 있다. 따라서 H2의 분자 오비탈은 두 H 원자가 충분히 접근했을 때 두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원자 오비탈의 겹침에 의하여 형성된다. 두 원자 오비탈이 겹칠 때 두 가지 상호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하나는 두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이 겹칠 때 같은 위상(+ 부호)을 가지고 보강 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이 일어나는 것이다. (오비탈은 전자의 '파동적' 성질을 나타내는 함수이다. 따라서 두 오비탈의 겹침은 두 개의 파동이 겹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분자 오비탈에서 전자 밀도는 두 H 원자핵 사이의 영역에 쌓이고, 이 분자 오비탈의 에너지는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원자 오비탈의 에너지보다 낮아진다. 이러한 분자 오비탈을 '결합성 분자 오비탈(bonding MO)'이라 한다 (아래 그림에서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에 해당).

두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원자 오비탈로부터 σ 와 σ* 분자 오비탈의 형성. 붉은색과 푸른색은 오비탈의 부호가 각각 양수(+)와 음수(-)인 것을 나타낸다.

또 다른 하나는 두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이 겹칠 때 반대의 위상(- 부호)을 가지고 상쇄 간섭(destructive interference)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분자 오비탈에서 두 H 원자핵 사이의 전자 밀도는 감소하여, 전자 밀도(즉, 분자 오비탈)가 '0'이 되는 마디면(nodal plane)이 형성된다. 이 분자 오비탈의 에너지는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원자 오비탈의 에너지보다 높아진다. 이러한 분자 오비탈을 '반결합성 분자 오비탈(antibonding MO)'이라 한다 (위의 그림에서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에 해당). 반결합성 분자 오비탈은 보통 * 로 표시한다.

아래 그림은 H2의 분자 오비탈 도표이다. 이 도표의 양쪽은 두 H 원자의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의 에너지를, 가운데는 H2 분자의 분자 오비탈(@@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의 에너지를 나타낸다. 결합성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은 H 원자의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보다 에너지가 낮고, 반결합성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은 에너지가 더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점선으로 연결된 것은 각 분자 오비탈이 형성되는데 관여하는 원자 오비탈들을 보여준다.

H2 분자의 분자 오비탈 도표. ()

H2의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플루오린화 수소(HF)와 같이 분자 내에 여러 다른 원자들이 있는 경우에는 '비결합성 분자 오비탈(non-bonding MO)'이라 부르는 또 다른 유형의 분자 오비탈이 나타난다. 비결합성 분자 오비탈은 원자 오비탈들 사이의 에너지 차이가 크거나, 원자 오비탈들의 대칭성이 서로 달라 '겹침'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분자 오비탈의 명칭

오비탈은 '대칭성(symmetry)'에 따라 명칭을 정한다. 모든 원자는 기본적으로 구의 형태이므로, 원자 오비탈은 원자의 종류에 관계없이 구의 대칭성에 따라 @@NAMATH_INLINE@@s, p, d, f, \ldots@@NAMATH_INLINE@@로 이름을 붙인다. 그러나 분자의 경우 분자마다 구조가 다르고, 따라서 대칭성도 다르다. 예를 들면, H2, O2, 또는 CO2와 같은 분자는 직선형이고, H2O는 굽은형, 벤젠은 평면 육각형 구조이다. 따라서 분자 오비탈의 명칭은 분자가 가진 대칭성에 따라 다르게 붙인다.

예를 들어,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H2와 같은 이원자 분자는 직선형이다. 직선형 분자의 경우 원자핵들을 연결하는 축(핵간 축)1)에 대한 대칭성에 따라 분자 오비탈의 명칭을 정한다.

앞에서 얻은 H2의 두 분자 오비탈은 모두 핵간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킬 때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런 핵간 축에 대한 회전 대칭성을 가진 오비탈을 시그마(@@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2) 오비탈이라 한다. N2나 O2와 같은 분자에서는 핵간 축에 대한 회전에서 180° 마다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오는 분자 오비탈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대칭성의 오비탈을 파이(@@NAMATH_INLINE@@\pi@@NAMATH_INLINE@@) 오비탈이라 한다 (그림 참조).3)

이미지 목록

@@NAMATH_INLINE@@\pi_u@@NAMATH_INLINE@@ 오비탈 (결합성)

@@NAMATH_INLINE@@\pi^* _g @@NAMATH_INLINE@@ 오비탈 (반결합성)

비슷하게 델타(@@NAMATH_INLINE@@\delta@@NAMATH_INLINE@@) 오비탈은 핵간 축에 대한 회전에서 90° 마다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오는 오비탈이다.

H2, N2, O2 같은 동핵 이원자 분자의 경우 반전 대칭성(inversion symmetry)에 따라 @@NAMATH_INLINE@@g@@NAMATH_INLINE@@ 또는 @@NAMATH_INLINE@@u@@NAMATH_INLINE@@의 기호를 사용한다. H2의 경우에 결합성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은 @@NAMATH_INLINE@@g@@NAMATH_INLINE@@의 대칭성을 가지며, 이를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로 표시한다. 반결합성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은 @@NAMATH_INLINE@@u@@NAMATH_INLINE@@의 대칭성을 가지며, 이를 @@NAMATH_INLINE@@\sigma^* _u@@NAMATH_INLINE@@로 표시한다.

더 복잡한 분자의 경우 분자의 대칭성을 다루는 군론(group theory)을 이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H2O) 분자는 군론에서 @@NAMATH_INLINE@@C_{2v}@@NAMATH_INLINE@@라 불리는 점군(point group)에 속하는데, @@NAMATH_INLINE@@C_{2v}@@NAMATH_INLINE@@점군에 속하는 분자의 분자 오비탈은 @@NAMATH_INLINE@@a_1@@NAMATH_INLINE@@, @@NAMATH_INLINE@@a_2@@NAMATH_INLINE@@, @@NAMATH_INLINE@@b_1@@NAMATH_INLINE@@, @@NAMATH_INLINE@@b_2@@NAMATH_INLINE@@로 분류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칭성에 따라 분자 오비탈의 명칭을 정하면 동일한 명칭(대칭성)의 분자 오비탈이 반복하여 여러 번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하여 동일한 명칭(대칭성)을 가진 분자 오비탈들은 명칭 앞에 에너지가 낮은 것부터 차례로 일련 번호를 붙인다. 예를 들면, @@NAMATH_INLINE@@1a_1@@NAMATH_INLINE@@, @@NAMATH_INLINE@@2a_1@@NAMATH_INLINE@@, 등.

전자 배치

분자의 경우에도 파울리 배타 원리(exclusion principle)에 따라 하나의 분자 오비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는 최대 2개이고, 한 분자 오비탈의 두 전자는 서로 반대 스핀이어야 한다. 따라서 원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분자에서 전자들은 여러 개 분자 오비탈을 채우며, 전자들이 점유하는 분자 오비탈들을 나타내는 전자 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분자의 바닥상태 전자 배치는 원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쌓음 원리(aufbau principle)에 의하여 구할 수 있다. 즉, 분자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는 파울리 배타 원리를 만족시키며 에너지가 가장 낮은 분자 오비탈부터 에너지가 높아지는 순으로 차례로 전자를 채워가면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H2 분자의 바닥 상태에서 두 개 전자는 에너지가 더 낮은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 오비탈을 먼저 채우므로, H2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는 @@NAMATH_INLINE@@(1\sigma_g)^2@@NAMATH_INLINE@@이다 (H2의 분자 오비탈 도표 참고).

바닥 상태 전자 배치에서 전자가 채워진 오비탈들 중 가장 높은 에너지의 분자 오비탈을 HOMO(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라 하고, 전자가 채워지지 않은 오비탈들 중 가장 낮은 에너지의 분자 오비탈을 LUMO(lowest unoccupied molecular orbital)라 한다. H2의 경우, HOMO는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 오비탈이고, LUMO는 @@NAMATH_INLINE@@\sigma^* _u@@NAMATH_INLINE@@ 오비탈이다 (H2의 분자 오비탈 도표 참고).

바닥상태 전자 배치를 제외한 다른 전자 배치들(파울리 배타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은 에너지가 더 높은 들뜬 상태에 해당된다. 즉, 들뜬 상태는 낮은 에너지 오비탈의 전자가 더 높은 에너지의 오비탈로 전이한 것이다.

결합 차수

원자가 결합 이론에서는 결합 세기를 나타내는 데 단일 결합, 이중 결합, 삼중 결합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만,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는 결합 세기를 나타내는 데 결합 차수(bond order, BO)를 사용한다. 분자 오비탈 이론에서 결합성 오비탈의 전자는 결합을 안정화하고, 반결합성 오비탈의 전자는 결합을 방해하므로, 결합 차수는 (근사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BO = 1/2 (결합성 오비탈의 전자 수 - 반결합성 오비탈의 전자 수)

앞에 있는 1/2은 전자 2개가 하나의 결합을 형성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 정의에서 결합성 오비탈 전자에 의한 안정화의 크기는 반결합성 오비탈 전자에 의한 비안정화의 크기와 같다고 가정한다.

BO의 값이 클수록 결합 세기가 크다. BO는 항상 정수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BO가 1이면 단일 결합, 2이면 이중 결합, 3이면 삼중 결합의 세기를 갖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몇 가지 분자의 분자 오비탈

수소(H2)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H2의 바닥 상태에서 전자 2개는 모두 결합성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오비탈을 채운다. 따라서 결합 차수를 구하면, BO = 1/2 (2 - 0) = 1이고, H2의 결합 세기는 단일 결합에 해당한다.

만약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 오비탈의 전자 하나가 @@NAMATH_INLINE@@\sigma^* _u@@NAMATH_INLINE@@오비탈로 전이하면 분자는 들뜬 상태가 되고, 이때 전자 배치는 @@NAMATH_INLINE@@(1\sigma_g)^1 (1\sigma^* _u)^1@@NAMATH_INLINE@@이고, 결합차수는 0이다.

헬륨(He2)

He 원자는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에 2개 전자가 들어있다. 따라서 He2 분자가 형성될 때 두 He 원자의 @@NAMATH_INLINE@@1s@@NAMATH_INLINE@@ 오비탈들 사이에 겹침이 일어나며, H2 분자의 경우와 동일하게 결합성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 오비탈과 반결합성 @@NAMATH_INLINE@@\sigma^* _u@@NAMATH_INLINE@@ 오비탈이 형성된다. He2 분자의 바닥 상태에서 4개 전자는 결합성 @@NAMATH_INLINE@@\sigma_g@@NAMATH_INLINE@@ 오비탈에 2개, 반결합성 @@NAMATH_INLINE@@\sigma^* _u@@NAMATH_INLINE@@ 오비탈에 2개가 들어가, 전자 배치는 @@NAMATH_INLINE@@(1\sigma_g)^2 (1\sigma^* _u)^2@@NAMATH_INLINE@@이다 (He2의 분자 오비탈 도표 참고). He2의 결합 차수를 구하면, BO = 1/2 (2 - 2) = 0 이다. 즉, He과 같은 비활성 원소는 분자를 형성하더라도 에너지적으로 아무런 이득이 없고, 따라서 이원자 분자를 형성하지 않는다.

He2 분자의 분자 오비탈 도표. ()

이처럼 분자 오비탈 이론은 He을 비롯한 비활성 원소가 이원자 분자를 형성하지 않는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며, 이는 분자 오비탈 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진 이유 중 하나이다.

산소(O2)

아래 O2 분자의 분자 오비탈 도표에는 원자가 전자(12개)만 나타내었고, @@NAMATH_INLINE@@g@@NAMATH_INLINE@@ 또는 @@NAMATH_INLINE@@u@@NAMATH_INLINE@@와 같은 반전 대칭성은 생략되어 있다.

O2 분자의 분자 오비탈 도표. ()

O2 분자에서 전자 12개가 분자 오비탈을 에너지가 낮은 것부터 차례로 채우면 전자 배치는 @@NAMATH_INLINE@@(2\sigma_g)^2 (2\sigma^* _u)^2 (3\sigma_g)^2 (1\pi_u)^4 (1\pi^* _g)^2 @@NAMATH_INLINE@@이며, 이는 산소 분자의 바닥 상태에 해당한다 (O2의 오비탈 도표 참고). @@NAMATH_INLINE@@\pi_u@@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pi^* _g@@NAMATH_INLINE@@ 오비탈은 같은 에너지의 오비탈 2개가 미분화(未分化)되어 있는 것에 유의하라. 결합 차수를 구하면, BO = 1/2 (8 - 4) = 2로, O2 분자의 결합 세기는 이중 결합에 해당한다.

O2의 분자 오비탈 도표에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HOMO에 해당되는 @@NAMATH_INLINE@@\pi^* _g@@NAMATH_INLINE@@ 오비탈이다. (LUMO는 @@NAMATH_INLINE@@\sigma^* _u@@NAMATH_INLINE@@오비탈이다.) 미분화된 두 개의 @@NAMATH_INLINE@@\pi^* _g@@NAMATH_INLINE@@ 오비탈에는 전자가 각각 하나씩 들어 있다. 이처럼 쌍을 이루지 않은 홀전자(unpaired electron)를 가진 분자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성질의 하나는 상자기성(paramagnetism)이다. 원자가 결합 이론으로는 O2의 상자기성을 설명할 수 없었으나, 분자 오비탈 이론은 O2가 상자기성을 갖는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이것은 분자 오비탈 이론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었다.

물(H2O)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H2O 분자는 @@NAMATH_INLINE@@C_{2v}@@NAMATH_INLINE@@ 점군에 속하고, 분자 오비탈은 대칭성에 따라 @@NAMATH_INLINE@@a_1@@NAMATH_INLINE@@, @@NAMATH_INLINE@@a_2@@NAMATH_INLINE@@, @@NAMATH_INLINE@@b_1@@NAMATH_INLINE@@, @@NAMATH_INLINE@@b_2@@NAMATH_INLINE@@로 분류된다.

H2O 분자의 분자 오비탈 도표. ()

분자 오비탈 도표에 의하면, H2O의 바닥상태 전자 배치는 @@NAMATH_INLINE@@(2a_1)^2 (1b_2)^2 (3a_1)^2 (1b_1)^2@@NAMATH_INLINE@@이다. 따라서 HOMO는 @@NAMATH_INLINE@@1b_1@@NAMATH_INLINE@@이고, LUMO는 @@NAMATH_INLINE@@4a_1@@NAMATH_INLINE@@이다. (이 도표에서는 원자가 전자 10개만 고려하였다.) 또한 이 도표에서 각 분자 오비탈의 형성에 중요하게 기여한 원자 오비탈들을 점선으로 연결하였으며, 각 오비탈 에너지에 대응하는 원자/분자 오비탈의 형태를 개략적으로 그렸다. H2O의 분자 오비탈 중 @@NAMATH_INLINE@@2a_1@@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1b_2@@NAMATH_INLINE@@ 오비탈은 결합성, @@NAMATH_INLINE@@3a_1@@NAMATH_INLINE@@ 오비탈은 반결합성, 그리고 @@NAMATH_INLINE@@1b_1@@NAMATH_INLINE@@ 오비탈은 비결합성이다.

참고 자료

1. 관례 상 이 축을 z-축으로 잡는다.
2. @@NAMATH_INLINE@@\sigma, \pi, \delta, \ldots@@NAMATH_INLINE@@와 같은 기호는 분자에서 '대칭성'을 나타내는 기호로, 원자가 결합 이론에서도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NAMATH_INLINE@@\sigma, \pi, \delta, \ldots@@NAMATH_INLINE@@에 해당하는 영어 알파벳은 각각 @@NAMATH_INLINE@@s, p, d, \ldots@@NAMATH_INLINE@@이다.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오비탈이란 용어는 이 오비탈의 대칭성이 @@NAMATH_INLINE@@s@@NAMATH_INLINE@@ 원자 오비탈의 대칭성과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NAMATH_INLINE@@\pi@@NAMATH_INLINE@@ 오비탈은 @@NAMATH_INLINE@@p@@NAMATH_INLINE@@ 오비탈과, @@NAMATH_INLINE@@\delta@@NAMATH_INLINE@@ 오비탈은 @@NAMATH_INLINE@@d@@NAMATH_INLINE@@ 오비탈과 대칭성이 같다는 것을 나타낸다.
3.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또는 @@NAMATH_INLINE@@\pi@@NAMATH_INLINE@@) 오비탈과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또는 @@NAMATH_INLINE@@\pi@@NAMATH_INLINE@@) 결합은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NAMATH_INLINE@@\sigma, \pi@@NAMATH_INLINE@@ 결합은 '원자가 결합 이론'의 용어이고, @@NAMATH_INLINE@@\sigma, \pi@@NAMATH_INLINE@@ 오비탈은 '분자 오비탈 이론'의 용어이다. 이 두 이론은 화학 결합을 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고, @@NAMATH_INLINE@@\sigma, \pi@@NAMATH_INLINE@@ 결합을 @@NAMATH_INLINE@@\sigma, \pi@@NAMATH_INLINE@@ 오비탈과 혼동하면 안 된다. (@@NAMATH_INLINE@@\sigma, \pi@@NAMATH_INLINE@@라는 동일한 기호를 사용한 것은 두 이론 모두 대칭에 근거하여 명칭을 붙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