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핵

원자핵

[ atomic nucleus ]

원자핵은 양성자중성자로 이루어져 원자의 중심에 있으며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원자핵은 양전하를 띠고 있으며 이 양전하의 크기는 원자핵에 존재하는 양성자의 개수와 같다. 따라서 중성 원자는 양성자와 같은 개수의 전자가 핵의 주변에 존재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자 번호는 이 양성자의 개수와 같다.

원자핵은 1911년 러더퍼드의 알파입자 산란 실험으로 발견되었으며 이에 따라 톰슨의 푸딩 모델을 대신하여 러더퍼드의 행성 모델이 원자 모델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후 양성자와 중성자가 발견되면서 원자핵이 양성자와 중성자가 모여 이루어진 입자임이 밝혀졌다.

원자핵에 존재하는 양성자의 수는 그 원소의 원소 번호를 결정하며 화학적인 성질에 영향을 끼친다. 중성 원자는 같은 수의 양성자와 전자를 갖게 되는데 원소의 화학적 성질은 원자가 전자의 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목차

원자핵의 발견과 행성 모델의 제안

원자핵은 1911년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가 톰슨의 푸딩 모델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하는 도중 발견되었다. 러더퍼드의 실험이 있기 전인 1904년, 톰슨에 의해 전자가 먼저 발견되어 양전하를 띠고 있는 덩어리에 전자가 박혀있는 푸딩 형태의 원자 모델이 제안되어 있었다. 러더퍼드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가이거(Hans Geiger)와 마르스덴(Ernest Marsden)와 함께 알파 입자를 얇은 금박에 통과시키는 실험을 진행하였다(알파 입자 산란 실험). 그는 만약 톰슨의 푸딩모델이 적절하다면 매우 무겁고 양전하를 띠고 있는 알파입자는 대부분 그대로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통과한 알파 입자의 상당 부분의 궤적이 크게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는 통과하던 알파 입자에 매우 강한 힘이 가해진다는 뜻이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원자의 특정 부분에 아주 큰 양전하가 집중되어 있고 그 질량도 무척 무거워야만 했는데, 러더퍼드는 원자 내부에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리되어 있고 양전하는 원자의 중심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질량이 매우 크고 음전하를 띤 전자는 그 주위를 돌고 있다는 행성 모델을 제안하게 되었다.

러더퍼드의 알파 입자 산란 실험(위 : 톰슨의 푸딩 모델에서 예측되는 현상, 아래 : 실제 관찰된 현상) ()

러더퍼드의 원자 행성 모델 ()

원자핵의 구성

러더퍼드는 원자핵을 발견한 후 원자의 구성에 대한 실험을 계속 진행하여 수소의 원자핵이 다른 원자 내부에도 존재함을 밝히고 이를 통해 1919년 양성자(proton)를 제안하였다. 이후 한동안은 원자핵이 양성자와 핵전자(nuclear electron)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1932년 채드윅(James Chadwick)이 양성자보다 약간 질량이 크고 전하는 없는 중성자(neutron)를 발견한 이후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가 원자핵이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제안하였다. 양성자는 +2/3의 전하를 가진 업쿼크 2개와 -1/3의 전하를 가진 다운쿼크 1개로 이루어져 있어 +1의 전하를 가지고 있으며 중성자는 업쿼크 1개, 다운쿼크 2개로 이루어져 있어 전하량이 중성이다. 원자핵은 이들 쿼크 사이의 강한 핵력에 의해 안정화되어 존재할 수 있으나 그 힘은 중성자의 크기인 1페르미(@@NAMATH_INLINE@@1 \times 10^{-15}@@NAMATH_INLINE@@m) 의 거리에서만 작용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원자인 수소는 원자핵이 1개의 양성자로 이루어져 있으나 더 무거운 원소들은 비슷한 수의 양성자와 중성자가 모여 원자핵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헬륨의 원자핵은 양성자 2개, 중성자 2개로 이루어져 있다. 헬륨-4(@@NAMATH_INLINE@@^{4} _2 He@@NAMATH_INLINE@@), 탄소-12(@@NAMATH_INLINE@@^{12} _6 C @@NAMATH_INLINE@@), 산소-16(@@NAMATH_INLINE@@^{16} _8 O @@NAMATH_INLINE@@)와 같이 가벼원 원소들에서는 양성자 수와 비슷한 수의 중성자가 있으면 양성자 사이의 반발력을 극복하고 안정한 핵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반면 좀 더 무거운 원소들은 안정한 핵을 만들기 위해 양성자의 수보다 좀 더 많은 중성자가 필요한데, 예를 들어 원자 번호 18번인 아르곤은 18개의 양성자를 갖고 있으나 22개의 중성자를 갖고 있는 @@NAMATH_INLINE@@^{40}_{18} Ar @@NAMATH_INLINE@@이 자연적으로 가장 많이 존재하는 동위원소이다. 그 이유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쿼크들 간에 작용하는 강한 핵력은 매우 가까운 거리 내에서만 작용할 수 있는데, 양성자 사이의 정전기적 반발력은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소에서 까지는 원자 번호가 증가할 수록(양성자와 중성자의 수가 많아질 수록) 핵의 내부에너지가 안정해 지므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지만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원자 번호가 커질수록 오히려 핵의 내부 에너지가 불안정해지고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양성자의 수에 따라 어떤 원소인지 결정되지만 원자핵에 존재하는 중성자의 수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동위원소(isotope)라 한다. 수소의 경우 대부분은 양성자 1개로 이루어진 1H 이지만 양성자 1개와 중성자 1개로 이루어진 2H, 양성자 1개와 중성자 2개로 이루어진 3H 의 3가지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동위원소는 화학적 성질은 같으나 원자의 질량이 다르다. 따라서 우리가 실제 화학에서 사용하는 원자량은 이들 동위원소의 존재 비율에 따른 평균 원자량이다.

동위원소와 원자핵 반응

동위원소란 원자핵에 존재하는 양성자의 수가 같아 원자 번호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달라 서로 다른 질량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의 원소들은 여러 가지의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이중 상당수는 자연계에 존재하지만 핵반응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자핵은 안정한 상태이지만 그 중 일부는 핵이 붕괴하여 다른 원소들로 쪼개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탄소의 동위원소 중 12C 와 13C 는 안정하지만 14C 는 원자핵이 불안정하여 베타 붕괴가 일어나 14N 으로 바뀌면서 그 비율이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반면 핵융합 반응, 중성자 포획을 통해 좀 더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질 수도 있는데 이를 핵합성이라 한다.

원자핵 반응의 종류

베타 붕괴(beta decay)

베타 붕괴란 원자핵 내부에 존재하는 중성자 1개가 양성자로 변하면서 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붕괴 현상을 말한다. 중성자는 양성자보다 약간 질량이 크고 따라서 좀 더 높은 에너지 상태를 가지게 되어 자발적으로 베타 붕괴가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 베타 붕괴가 일어나면 핵 내부의 양성자가 1개 증가하므로 원자 번호는 1이 커지게 되지만 양성자와 중성자의 전체 갯수에는 변화가 없어 질량수는 변하지 않는다.

@@NAMATH_INLINE@@^{14} _6 C \longrightarrow^{14}_7N + e^-@@NAMATH_INLINE@@

알파 붕괴(alpha decay)

알파 붕괴란 원자핵이 알파 입자(헬륨 원자핵)를 방출하는 방사성 붕괴 현상을 말한다. 알파 입자가 방출되면 양성자가 2개 줄어들게 되므로 원자 번호가 2만큼 감소하고 중성자 2개도 함께 방출되므로 질량수는 4가 감소한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원소들(원자 번호 28번인 니켈보다 무거운)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니켈보다 가벼운 원소들은 핵합성이 주로 일어난다.

대표적인 알파 붕괴 반응은 우라늄의 핵붕괴를 들 수 있다.

@@NAMATH_INLINE@@^{238}_{92} U \longrightarrow^{234}_{90} Th +^{4} _2 He^{2+}@@NAMATH_INLINE@@

중성자 포획(neutron capture)

중성자 포획은 원자핵이 외부에서 중성자 1개를 받아들이는 반응을 말한다. 대표적인 중성자 포획 반응은 우라늄 원자핵을 들 수 있다.

@@NAMATH_INLINE@@^{235}_{92} U + n \longrightarrow^{236}_{92} U@@NAMATH_INLINE@@

@@NAMATH_INLINE@@^{238}_{92} U + n \longrightarrow^{239}_{92} U@@NAMATH_INLINE@@

중성자 포획 반응이 일어나면 원자 번호에는 변화가 없고 질량수만 1 증가하게 된다. 중성자가 포획되어 중성자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게 되면 핵이 불안정해지고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거나 베타 붕괴가 일어나면서 원자 번호가 1 증가하기도 한다.

핵분열 반응(nuclear fission)

우라늄은 235U 와 238U 모두 중성자 포획 반응이 일어나지만 235U만 연쇄 반응(chain reaction)이 일어날 수 있어 원자폭탄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그 이유는 235U가 236U로 변하는데 중성자 1개가 필요하지만 만들어진 236U는 89Kr과 144Ba 으로 쪼개지는 핵분열(nuclear fission) 반응이 일어나면서 3개의 중성자가 다시 발생하게 되는데, 이들이 다시 235U와 반응하여 236U이 만들어지는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35U 의 양이 충분하다면 반응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1단계 반응 : @@NAMATH_INLINE@@^{235}_{92} U + n \longrightarrow^{236}_{92} U@@NAMATH_INLINE@@

2단계 반응 : @@NAMATH_INLINE@@^{236}_{92} U \longrightarrow^{89}_{36} Kr +^{144}_{56} Ba + 3n@@NAMATH_INLINE@@

238U의 중성자 포획에 의해 만들어진 239U는 핵분열 반응을 하지 않고 두 번의 베타 붕괴가 일어나 239Pu이 되는데 239Pu은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핵종이다.

@@NAMATH_INLINE@@^{238}_{92} U + n \longrightarrow^{239}_{92} U \longrightarrow^{239}_{93} Np + e^- \longrightarrow^{239}_{94} Pu + e^- @@NAMATH_INLINE@@

임계 질량 이하에서의 핵분열 반응은 만들어진 중성자의 상당수가 다음 연쇄 반응에 참여하지 못하고 주변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적절히 조절되면서 에너지를 서서히 방출하게 할 수도 있다(일반적인 원자력 발전소의 상태, 원전에서는 방출되는 중성자의 속도를 늦추거나 흡수하기 위해 물을 사용한다). 임계 질량 이상이 되면 만들어진 대부분의 중성자가 연쇄 반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반응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물질을 단순히 임계 질량 이상으로 뭉치기만 하면 순식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폭발하게 되는데 이를 원자 폭탄이라 한다.

핵융합 반응(nuclear fusion)

핵융합 반응은 두 개 이상의 원자핵이 만나 더 무거운 핵종으로 바뀌는 반응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므로 태양과 같은 항성 내부에서만 이와 같은 반응이 일어난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좀 더 안정한 핵종으로 변해야만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반응이 진행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핵의 내부 결합 에너지가 가장 높은 56Fe 혹은 62Ni 보다 가벼운 원소들만 핵융합 반응이 가능하다. 따라서 항성 내부에서 형성될 수 있는 원소는 철과 니켈이 한계이며 그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과 같은 상황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태양과 유사하거나 작은 항성에서는 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헬륨이 만들어지는 반응이 주로 일어나고, 태양보다 더 무거운 항성 내부에서는 그 이상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질소, 산소와 같은 더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수소 원자핵의 핵융합 반응을 통한 헬륨 원자핵의 합성 ()

태양보다 무거운 항성 내부에서 주로 일어나는 CNO(carbon-nitrogen-oxygen)-I 사이클 핵융합 반응. 여기서도 수소가 헬륨으로 바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