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메커니즘

반응 메커니즘

[ reaction mechanism ]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분자 수준에서 반응물이 생성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한 개 이상의 화학 결합들이 끊어지고 새로운 화학 결합들이 생성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여러 화학 결합들이 마치 마법처럼 한순간에 동시에 끊어지고 동시에 생성되지는 않는다. 더욱 논리적인 설명은 아마도 하나의 분자 또는 두 분자의 충돌과 같은, 더욱 단순한 반응(기본 단계 또는 기본 반응)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 결과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이처럼 반응물이 생성물로 변화하는 화학 반응을 설명하는 일련의 연속적인 기본 반응들을 반응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목차

화학 반응과 반응 메커니즘

아래와 같은 일산화 질소(@@NAMATH_INLINE@@NO@@NAMATH_INLINE@@)와 산소 분자(@@NAMATH_INLINE@@O_2@@NAMATH_INLINE@@)가 반응하여 이산화 질소(@@NAMATH_INLINE@@NO_2@@NAMATH_INLINE@@)가 만들어지는 반응을 생각해보자.

@@NAMATH_INLINE@@2 NO(g) + O_2 (g) \longrightarrow 2NO_2 (g)@@NAMATH_INLINE@@

이 반응은 세 분자가 반응하여 이산화 질소 두 분자가 만들어지는데 세 분자가 동시에 충돌할 확률은 극히 낮다. 따라서 이 반응이 하나의 단일 단계 반응으로 진행된다고 보기보다는 두 단계 이상이 연속된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 반응은 실제 다음 두 단계의 기본 반응으로 진행된다.

단계 1: @@NAMATH_INLINE@@NO + NO \longrightarrow N_2 O_2@@NAMATH_INLINE@@

단계 2: @@NAMATH_INLINE@@N_2 O_2 + O_2 \longrightarrow 2NO_2@@NAMATH_INLINE@@

그럼 반응식에서 두 분자가 반응물로 관여하는 반응은 항상 단일 단계 반응으로 볼 수 있을까? 다음 경우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반응은 반응식만 보면 전체 반응식이 단일 단계의 기본 반응처럼 보인다.

@@NAMATH_INLINE@@H_2 (g) + I_2 (g) \longrightarrow 2HI (g) @@NAMATH_INLINE@@

이 경우 수소 분자 하나와 아이오딘 분자 하나가 반응에 관여하므로 단일 단계 반응처럼 보이며, 실제 속도 법칙은 다음과 같다.

속도 = @@NAMATH_INLINE@@ k [H_2 ] [ I_2 ]@@NAMATH_INLINE@@

즉 반응 속도가 수소와 아이오딘 각각의 농도의 곱으로 나타나므로 실제 속도 법칙에서도 단일 단계 반응이라고 쉽게 결론 내리는 오류를 범하기 쉬워 오랫동안 단일 단계 반응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많은 연구 결과 이 반응이 다음 두 단계 반응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단계 1: @@NAMATH_INLINE@@I_2 \rightleftharpoons 2I @@NAMATH_INLINE@@

단계 2: @@NAMATH_INLINE@@H_2 + 2 I \longrightarrow 2HI @@NAMATH_INLINE@@

단계 1은 정반응과 역반응 속도가 같은 화학 평형을 이룬다. 즉,

@@NAMATH_INLINE@@k_1 [I_2] = k_{-1} [I]^2@@NAMATH_INLINE@@ 즉, @@NAMATH_INLINE@@[I]^2={k_1 \over k_{-1}} [ I_2 ]@@NAMATH_INLINE@@

단계 2는 속도 결정 단계로, 전체 반응 속도는 다음처럼 단계 2의 반응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속도 = @@NAMATH_INLINE@@ k_2 [H_2 ] [I]^2@@NAMATH_INLINE@@

전체 반응 속도 법칙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속도 = @@NAMATH_INLINE@@k_2{k_1 \over k_{-1}} [ I_2 ] [H_2 ] = k [H_2 ] [ I_2 ]@@NAMATH_INLINE@@

즉, 처음에 제시한 속도 법칙과 똑같지 않은가? 이 예에서 보는 것처럼, 실험적으로 구한 속도 법칙만 가지고 반응 메커니즘을 논의하는 것은 자칫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반응 속도 법칙을 결정하는 것 외에도 반응 중간체를 검출하는 등,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반응 메커니즘을 검증을 해야 정확한 반응 메커니즘을 알 수 있다.

반응 속도와 반응 메커니즘

위 두 예에서 본 바와 같이, 반응 속도 법칙을 규명한다고 해도 반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응 속도와 농도의 관계는 반응 메커니즘과 관련된 중요한 화학 반응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기본 단계 반응에 대한 속도 법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잡한 화학 반응 사이에 매우 단순한 규칙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본 단계 반응의 속도 법칙은 크게 반응 차수에 따라 영차 반응, 일차 반응, 이차 반응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반응 속도를 속도 상수와 반응물 농도의 지수승으로 표시할 때 이 지수승에 해당하는 값이 반응 차수이다. 즉, 반응 속도(@@NAMATH_INLINE@@rate@@NAMATH_INLINE@@)를 아래와 같이 표현할 때 @@NAMATH_INLINE@@x@@NAMATH_INLINE@@가 반응 차수이다.

@@NAMATH_INLINE@@rate = k [A]^x@@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k@@NAMATH_INLINE@@는 속도 상수이며, @@NAMATH_INLINE@@[A]@@NAMATH_INLINE@@는 반응물 @@NAMATH_INLINE@@A@@NAMATH_INLINE@@의 농도이다. @@NAMATH_INLINE@@x@@NAMATH_INLINE@@가 0이면 영차 반응, 1이면 일차 반응, 2이면 이차 반응이다.

많은 경우 전체 반응 경로를 설명하는 반응 메커니즘은 이 기본 단계 반응들이 특정 순서대로 일어난 결과로 설명된다. 따라서 기본 단계 반응과 그 반응 속도의 관계를 이해하는 일은 전체 반응성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단일 단계 반응에서 분자도에 따른 반응 메커니즘

기본 반응을 이루는 단일 단계 반응에서 반응하는 분자의 수를 반응의 분자도(molecularity)라고 하며, 분자도에 따라 단분자 반응, 이분자 반응, 삼분자 반응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단분자 반응

단분자 반응(unimolecular reaction)의 예로 사이클로프로페인 분자가 프로페인으로 변환되는 반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NAMATH_INLINE@@N_2 O_4@@NAMATH_INLINE@@가 다음과 같이 분해되는 반응도 단분자 반응이다.

@@NAMATH_INLINE@@N_2 O_4 (g) \longrightarrow 2NO_2 (g)@@NAMATH_INLINE@@

이는 다음과 같이 하나의 단일 기본 단계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NAMATH_INLINE@@A \longrightarrow product@@NAMATH_INLINE@@

단분자 반응의 반응 속도는 반응물 @@NAMATH_INLINE@@A@@NAMATH_INLINE@@의 농도에 정비례한다.

@@NAMATH_INLINE@@rate = k [A]@@NAMATH_INLINE@@

이분자 반응

이분자 반응(bimolecular reaction)은 다음과 같이 기본 단계 반응에서 두 개 반응물이 참여하는 반응을 말한다.

@@NAMATH_INLINE@@A + B \longrightarrow product@@NAMATH_INLINE@@

간단한 이분자 반응에는 다음과 같은 반응들이 있다.

@@NAMATH_INLINE@@NO_2 + CO \longrightarrow NO + CO_2@@NAMATH_INLINE@@

@@NAMATH_INLINE@@2NOCl \longrightarrow 2NO + Cl_2@@NAMATH_INLINE@@

이러한 이분자 반응의 반응 속도는 다음과 같이 반응물 농도의 곱에 비례한다.

@@NAMATH_INLINE@@rate = k [A] [B]@@NAMATH_INLINE@@

삼분자 반응

기체상에서 세 분자가 동시에 충돌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따라서 삼분자 반응(termolecular reaction)은 흔하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반응들이 삼분자 반응이다.

@@NAMATH_INLINE@@2NO (g) + X_2 (g) \longrightarrow 2NOX (g)@@NAMATH_INLINE@@

@@NAMATH_INLINE@@I + I + M \longrightarrow I_2 + M@@NAMATH_INLINE@@

보다 복잡한 반응의 메커니즘

위에서 소개한 비교적 간단한 반응들보다 복잡한 반응 메커니즘을 나타내는 반응들이 많이 있다.

가역 반응

대부분 화학 반응은 어느 정도 가역 반응(reversible reaction)이어서 정반응뿐만 아니라 그 역반응도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정반응과 역반응 속도의 상대적인 속도가 전체 반응 속도를 좌우한다. 즉, 반응 초기에 반응물만 반응 용기에 있을 때에는 정반응만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나 생성물 농도가 증가하면, 반응물이 다시 생성되는 역반응 속도가 증가한다. 그래서 정반응과 역반응의 속도가 같아지면, 반응물과 생성물 농도는 더 변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고 이를 화학 평형이라고 부른다. 이 상태를 기술하는 상수가 화학 평형 상수이다.

연속 반응

연속 반응(consecutive reaction)은 첫 번째 단계의 반응 생성물이 두 번째 단계의 반응물이 되고, 또 그 생성물이 다음 단계 반응물로 작용하는 반응으로 다음과 같이 간단히 표현할 수 있다.

@@NAMATH_INLINE@@A \longrightarrow B \longrightarrow C@@NAMATH_INLINE@@

연속 반응의 예로는 아세톤의 열분해 반응, 방사성 동위원소 우라늄-238이 중성자를 포획하여 연속해서 붕괴하는 반응 등이 있다.

연쇄 반응

연쇄 반응(chain reaction)에서 반응 중간 생성물은 소멸되지 않고 반응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도록 한다. 연쇄 반응의 예로 분자 상태 수소브로민이 반응하여 브로민화 수소를 생성하는 반응을 들 수 있다.

@@NAMATH_INLINE@@H_2 (g) + Br_2 (g) \longrightarrow 2HBr (g)@@NAMATH_INLINE@@

이 반응은 다음과 같이 연쇄 개시 반응, 연쇄 전파 반응, 연쇄 억제 반응, 연쇄 종결 반응을 거쳐 일어난다.

  1. 연쇄 개시 반응 : @@NAMATH_INLINE@@Br_2 \longrightarrow 2Br @@NAMATH_INLINE@@
  2. 연쇄 전파 반응 : @@NAMATH_INLINE@@Br + H_2 \longrightarrow HBr + H @@NAMATH_INLINE@@, @@NAMATH_INLINE@@H + Br_2 \longrightarrow HBr + Br @@NAMATH_INLINE@@
  3. 연쇄 억제 반응 : @@NAMATH_INLINE@@H + HBr \longrightarrow H_2 + Br @@NAMATH_INLINE@@
  4. 연쇄 종결 반응 : @@NAMATH_INLINE@@Br + Br \longrightarrow Br_2 @@NAMATH_INLINE@@

이 반응의 특징은 연쇄 전파 과정에서 @@NAMATH_INLINE@@Br @@NAMATH_INLINE@@의 농도가 소멸되지 않으므로 일단 반응이 개시되면 연쇄적으로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폴리에틸렌과 같은 고분자 합성이 가능한 이유도 이와 같은 연쇄 반응 때문이다.

기본 단계 반응의 반응 경로와 반응 중간체

지금까지 우리는 전체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을 각각의 기본 단계 반응이 일어나는 순서로 설명하였다. 그럼 각각의 기본 단계 반응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반응물을 구성하는 결합 하나가 끊어지고, 새로운 결합이 생성되는 기본 단계 반응을 생각해보자. 반응물이 생성물로 변화하는 순간 순간을 스냅 사진을 찍듯이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면 그 모양은 어떨까? 결합이 반쯤 끊어지면서 새로운 결합이 반쯤 생성되는 순간을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반응 중간 단계에 거칠 것으로 예상이 되는 구조를 반응 중간체(reaction intermediate) 또는 전이 상태 (transition state)라고 부른다. 하지만 화학 반응은 매우 짧은 시간(~ 피코초, 1 psec = @@NAMATH_INLINE@@10^{-12}@@NAMATH_INLINE@@sec)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시분해능 분광법과 같은 매우 특별한 실험 방법이 필요하며 이는 화학 동역학 분야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1. 레이먼드 창의 일반화학 11판 (원저: Chemistry by Raymond Chang 11th ed.), 사이플러스.
  2. 이공학도를 위한 물리화학 (원저: Physical Chemistry for the Chemical Science by Raymond Chang, John W. Thoman, Jr.), 제 1판, 자유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