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민

브로민

[ bromine ]

브로민(Bromine)
상태 적갈색의 비금속 액체
원자번호 35
원자량, u 79.904
녹는점, °C -7.25
끓는점, °C 58.8
밀도, g/cm3 Br2 액체: 3.1028

브로민(Br) 원소는 주기율표에서 플루오린(F), 염소(Cl), 아이오딘(I), 아스타틴(At)과 함께 17족인 할로젠족에 속한다. 원소 상태에서는 이원자 분자로 존재하며, 금속 수은과 마찬가지로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비금속 원소이다. 원소 상태의 브로민(Br2)은 적갈색을 띠며, 부식성, 독성, 휘발성이 크고 그 증기는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이 때문에 그리스어로 악취를 뜻하는 ‘bromos’에서 원소 이름이 유래되었다.

브로민(Br2) 액체 ()

브로민은 주기율표의 위아래 원소인 염소와 아이오딘의 중간적인 성질을 띠고 있으며 거의 모든 원소와 반응하여 다양한 화합물을 이룬다. 반응성이 매우 커 자연계에서 원소 상태로는 존재하기 어렵고, 주로 무색의 결정성을 갖는 무기염 형태로 존재한다. 지각에서는 비교적 희귀하게 발견되지만, 바닷물에는 염소 질량의 1/3가량이 브로민 이온(Br-) 형태로 존재한다. 또한, 소금 호수나 지하 염수에도 비교적 높은 농도로 녹아 있다. 브로민은 유연 휘발유 첨가제, 훈증제, 살충∙살균제 등을 제조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으나, 오존층 파괴와 같은 환경 오염 문제로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에 석유 시추액, 사진 필름 감광제, 난연제 및 유기 화합물 제조 중간체 등으로 쓰인다.

목차

브로민의 발견, 분리, 생산

뢰비히(C. J. Löwig)와 발라르(A. Balard) 두 화학자가 독립적으로 브로민을 발견하였는데, 1825년 독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대학에서 연구 중이던 뢰비히는 자신의 고향인 바트 크로이츠나흐(Bad Kreuznach)에서 얻은 광천수에 염소 기체로 포화된 용액을 가해 적갈색 액체인 브로민을 얻었고, 2년 뒤인 1827년 관련 연구 내용을 박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하였다. 한편 프랑스의 발라르는 1826년 당시 아이오딘을 생산하는 데 쓰였던 몽펠리에(Montpellier) 해변에서 채취한 해초를 태운 재 용액에 염소를 가해 브로민을 얻고 그 성질을 조사한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1858년 독일의 슈타스푸르트(Stassfurt) 근교의 염 매장지가 발견되어 탄산 포타슘(K2CO3) 생산 과정의 부산물로 브로민이 얻어지기 전까지는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았다. 은판에 아이오딘 증기를 이용하여 사진을 현상하던 은판 사진법(daguerreotype)에 브로민이 사용되기 시작하던 1840년 이후부터 상업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브로민은 브로민 이온이 비교적 많이 녹아 있는 소금 호수나 지하 염수에서 상업적으로 추출되고 있는데, 사해(Dead Sea)는 약 0.4 %의 브로민 이온을 포함하고 있다. 브로민의 주생산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브로민은 할로젠 치환(halogen exchange)법으로 생산되는데 소금 호수나 지하 염수에 녹아 있는 브로민 이온을 염소 기체와 반응시켜 액체 브로민으로 산화시키고, 공기를 불어 넣어 회수한 다음, 정제하고 응축시켜 얻는다.

2Br-(aq) +  Cl2(g)  →  Br2(l)  +  2Cl-(aq)

전 세계 브로민의 생산 규모는 염소 생산 규모의 약 1/100 정도이다.

브로민의 IUPAC 원소 이름과 기호

1826년 브로민을 발견한 프랑스의 화학자 발라르는 자신이 얻은 적갈색의 강한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새로운 액체 원소에 대하여 소금물을 뜻하는 라틴어 ‘muria’로부터 따서 ‘무라이트(muride)’라고 명명하였다. 그러나 그 후 발라르가 그리스어로 악취를 뜻하는 ‘bromos’에서 따온 ‘브로민(Bromine)’으로 원소명을 제안한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원소기호는 ‘Br’이다.

브로민의 물리 화학적 성질

브로민은 원소 상태에서 이원자 분자로 존재하며 비금속 원소 중에서 유일하게 액체로 존재하는 원소이다. 적갈색의 액체 브로민은 부식성, 독성, 휘발성이 크고 증기는 불쾌한 냄새가 난다. 20 ℃ 물 100 g에 3.58 g이 용해되며, 알코올, 사염화탄소(CCl4)와 같은 유기 용매에도 잘 녹는다. 천연 상태에서 안정한 브로민의 동위원소79Br(51%)과 81Br(49%)이 있다. 질량수가 67에서 98사이에 23가지의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가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반감기가 짧다. 79Br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전자 포획(electron capture) 과정에서 붕괴하여 셀레늄(Se) 동위원소를 만들고, 81Br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베타 붕괴(beta decay)하여 크립톤(Kr) 동위원소를 만든다.

브로민은 주기율표에서 위아래의 염소와 아이오딘의 중간적인 성질을 띤다. 다른 할로젠족 원소와 마찬가지로 옥텟 규칙(octet rule)을 만족하기 위해 다양한 원소와 반응하며 강력한 산화제이다. 브로민은 거의 모든 원소와 반응하는데, 그중 간단한 이성분(binary) 화합물로 무색 기체인 브로민화 수소(HBr)는 무기 브로민화물이나 브로민화 알킬(alkyl bromide)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며, 다양한 유기 화학 반응에서 촉매로도 쓰인다. 공업적으로는 주로 수소 기체와 브로민 기체를 200~400 ℃에서 백금 촉매로 반응시켜 브로민화 수소를 제조하며, 이 화합물을 물에 녹이면 강산인 브로민화 수소산이 얻어지는데, 이는 금속과 금속 산화물을 잘 녹인다. 브로민은 XY, XY3, XY5, 및 XY7(여기서 X는 브로민이며, Y는 다른 할로겐 원소) 화학식을 갖는 반자성(diamagnetic)인 이성분 화합물을 이루며, BrF2-, BrCl2-, BrF2+, BrF4+ 및 BrF6+와 같은 양이온 및 음이온 형태도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브로민화 사이아노젠(BrCN), 싸이오시안산 브로민(BrSCN), 아자이드화 브로민(BrN3)과 같은 일부 유사할로젠화물(pseudohalide)도 알려져 있다.

브로민은 +1, +3, +5, +7 산화 상태의 산소산인 하이포아브로민산(HOBr), 아브로민산(HBrO2), 브로민산(HBrO3), 과브로민산(HBrO4)과 이들의 염을 각각 만든다. 브로민이 물에 녹으면 다음과 같은 반응이 일어난다.

Br2(l) + H2O(l) @@NAMATH_INLINE@@\rightleftarrows@@NAMATH_INLINE@@ HOBr(aq) + H+(aq) + Br-(aq)

Br2(l) + 2OH-(aq) @@NAMATH_INLINE@@\rightleftarrows@@NAMATH_INLINE@@ BrO-(aq) + H2O(l) + Br-(aq)

하이포아브로민산 음이온은 불안정하여 쉽게 불균등화(disproportionation) 반응이 일어나 브로민산 음이온(BrO3-)과 브로민 음이온(Br-)으로 분해된다. 브로민산 음이온은 염소산 음이온(ClO3-)과 유사한 강한 산화제이다.

3BrO-(aq) @@NAMATH_INLINE@@\rightleftarrows@@NAMATH_INLINE@@ 2Br-(aq) + BrO3-(aq)

다른 탄소-할로젠 결합들과 마찬가지로 탄소와 브로민의 결합은 유기 화학에서 중요한 작용기(functional group) 중 하나로 유기물 전구체(precursor)에 브로민을 첨가하거나 치환시켜 합성한다. 유기-브로민 화합물들은 다양한 유기 반응의 출발 물질로 사용된다.

브로민의 생물학적 성질

염소아이오딘과는 달리 인간에 대한 브로민의 필수적인 생물학적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으나 약리학적으로 일부 박테리아나 다세포 기생충을 사멸시키는 작용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해양 생물들은 1600종 이상의 유기-브로민 화합물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브로모메테인(CH3Br)이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며 해양 조류에 의해 매년 약 56,000톤이 생산된다. 이들 유기-브로민 화합물들의 대부분은 조류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효소인 바나듐 브로모과산화효소(vanadium bromoperoxidase)의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원소 상태의 브로민(Br2)은 독성이 강하고 피부에 닿으면 화학적 화상을 일으킨다. 기체를 흡입하면 호흡기에 자극을 일으켜 기침, 질식 및 호흡 곤란을 발생시키며 많은 양을 흡입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브로민 음이온(Br-)은 상대적으로 독성이 크지 않으며 일일 섭취 허용량은 2~8 mg이다. 그러나 고농도의 브로민 음이온은 신경 세포막을 손상하여 신경 전달을 점차 차단하는 브로민 중독증(bromism)을 유발한다.

브로민의 산업적 용도

브로민화 포타슘(KBr)과 브로민화 소듐(NaBr)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항경련제와 진정제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점차 다른 약물들로 대체되었다. 제1차 세계 대전 초기에는 브로민화 자일렌(xylyl bromide)과 같은 브로민 화합물을 독가스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상업적으로 가장 많은 양의 브로민이 사용되는 분야는 난연제의 제조이다. 브로민화 물질이 연소하여 생성된 브로민산이 화재 시 일어나는 산화 반응의 라디칼 연쇄 반응(radical chain reaction)을 방해하여 화재를 지연시킨다. 화재 때 발생한 반응성이 높은 수소, 산소 혹은 수산화 라디칼이 브로민산과 반응하여 반응성이 낮은 브로민 라디칼(유리 브로민 원자)을 형성하며, 생성된 브로민 원자가 다른 자유 라디칼 종들과 반응하여 반응을 종결시킨다.

난연제는 유기-브로민 화합물로 처리하거나 고분자나 플라스틱 제조과정에 소량의 브로민이 포함된 단량체(monomer)를 첨가하여 얻는다. 기체 상태이거나 휘발성이 높은 브로민이 포함된 할로메테인(halomethane) 화합물들(Halon 1011: CH2BrCl, Halon 1211: CBrClF2, Halon 1301: CBrF3, Halon 1011: CH2BrCl, Halon 1211: CBrClF2 및 Halon 1301, CBrF3) 또한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져 소화제로 사용하였으며, 아울러 시약, 용매 등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나, 오존층 파괴 문제로 생산과 사용이 금지되었다.

1970년대 환경 규제로 사용이 금지되지 전까지 생산된 브로민은 대부분 유연 휘발유 첨가제인 다이브로민화 에틸렌(ethylene dibromide: CH2BrCH2Br)을 제조하는데 사용되었다. 휘발유 내연기관 연료에 테트라에틸 납(Pb(C2H5)4)을 첨가하면 엔진을 망치로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 노킹(knocking) 현상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테트라에틸 납이 분해하여 생성된 납이 엔진 내부에 쌓이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브로민화 에틸렌을 휘발유에 첨가하여 사용했다. 그러나 납의 환경 오염 문제가 제기된 후 자연스럽게 다이브로민화 에틸렌의 생산과 사용이 줄어들었다.

1,2 다이브로모에테인(CH2BrCH2Br)이나 브로모메테인(CH3Br)과 같은 휘발성 유기-브로민 화합물들은 살균제나 살충제로 토양과 주택의 훈증 소독에 널리 사용되었으나, 이들 화합물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밝혀짐에 따라 사용이 급격히 줄게 되었다. 1991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는 2005년까지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을 단계적으로 생산 및 사용 금지하였으며 이에 따라 유기-브로민계의 농약과 가정용 훈증 소독제는 더 사용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브로민 화합물은 석유 시추액에 첨가되거나 염료, 물 소독제, 진정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참고문헌

Retrieved on 2018-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