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오린

플루오린

[ fluorine ]

플루오린(Fluorine)은 주기율표 원자 번호 9번에 해당하는 할로젠(17족) 화학 원소로써 원소 기호는 F이다. 많은 사람에게 플루오린은 불소(弗素)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원소이다. 플루오린이라는 명칭은 플루오린화 칼슘으로 이루어진 형석(fluorite)에서 유래하였다. 할로젠 원소 중 가장 가볍다. 표준 상태에서 옅은 노란색을 띠는 이원자(diatomic) 기체 형태로 존재하며 다른 할로젠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맹독물이다. 1886년 프랑스 과학자인 앙리 무아상이 저온에서 플루오린화 칼륨과 액체 플루오린화 수소 용액을 전해하여 플루오린 유리에 성공하였다. 1906년 이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플루오린 기체(위) 그리고 저온에서 액화된 플루오린(아래)()

 

플루오린 (Fluorine)
상태 기체
원자번호 9
원자량, u 18.9984
녹는점, °C -219.67
끓는점, °C -188.11
밀도, g/cm3 1.696

목차

전자 구조

플루오린 원소는 9개의 전자를 가지며 이는 같은 주기의 비활성 기체 원소인 네온(neon)에 비교해 1개 부족하다. 플루오린의 전자 배치(electron configuration)는 1s22s22p5 이다. 2개의 전자는 내부 오비탈 원자껍질에 위치하며 7개는 바깥쪽 원자껍질에 채워져 있다. 1개의 전자를 쉽게 얻어 네온과 같은 안정한 전자배치를 가지며 이때 -1의 산화 상태를 갖는다. 7개의 원자가 전자들이 비효과적으로 핵 가림(nuclear shielding)을 하고 이로 인해 높은 유효 핵전하[effective nuclear charge (9 − 2 = 7)]를 갖는다. 7개의 원자가 전자들이 핵에 비교적 가깝게 있으므로 이온화 에너지가 높다. 모든 원소 중에서 헬륨, 네온 다음으로 이온화 에너지가 크다. 전자 친화도염소 다음으로 크다. 플루오린은 60 pm에 해당하는 반지름을 가지며 이는 주기율표상 같은 열에 배치하는 이웃 원소들인 산소, 네온과 비슷하다.

플루오린 원자 구조 ()

화학적 특성

비활성 기체를 제외한 전형 원소는 주기율표의 오른쪽 위로 갈수록 전기 음성도가 커지며 왼쪽 아래로 갈수록 작아지는데, 플루오린이 오른쪽 위 제일 끝에 위치한다. 따라서 플루오린은 전기음성도(electronegativity)가 3.98로 가장 강한 원소이며 가장 강하게 전자를 잡아당기는 것이 가능하다. 강한 전기 음성도로 인하여 반응성이 커서 많은 원소와 반응한다. 비활성 기체인 제논과도 반응하여 XeF4, XeF6 등의 화합물을 만든다. 다른 화학종의 전자를 뺏어오는 능력이 매우 강한데, 심지어 산소의 전자도 뺏어올 수 있다. 산소는 반응 물질을 산화시키며 전자 2개를 뺏어오면서 산화수 -2를 가지는 것이 기본인데, 플루오린과 반응할 때는 +1 혹은 +2의 산화 상태를 가지게 된다. 즉, 플루오린과 반응 시 오히려 플루오린에 산화되며 전자를 빼앗기게 된다. 예를 들어, OF₂와 O₂F₂ 화합물에서 산소산화수는 각각 +2, +1이다. 명명법에 따라 이 화합물들의 이름들도 그러한 이유로 각각 oxygen fluoride, dioxygen difluoride로 표기된다. 반응성과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분리가 어렵다. 많은 과학자가 플루오린을 분리하는 실험 도중에 중독되어 죽어갔으며 최초로 플루오린 분리에 성공한 앙리 무아상도 실험 중에 한쪽 눈을 실명했다고 전해진다.

대표적인 플루오린 화합물 및 용도

플루오린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된다. 충치를 예방하는 치약에서부터 음식이 눌어붙지 않도록 표면이 코팅되어 제작된 주방용품, 방수 효과를 극대화한 고어텍스 섬유, 그리고 과거에 흔히 사용되었던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냉매제인 프레온 기체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플루오린은 현대 첨단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플루오린화 수소

수소와 플루오린이 결합하여 형성된 분자(HF)로써 산성을 띤다. 다른 할로젠화 수소와 달리 수용액상에서 강산이 아닌 약산으로 분류된다. pKa값이 3.17 정도이며 이는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pKa=4.75)과 비슷한 값이라 할 수 있다. 인체에 매우 해로운 화합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노출 시 빠르게 피부로 흡수되어 혈류를 타고 돌며 몸 안의 이온을 치환하며 뼈를 녹인다. 이뿐만 아니라 몸속에 있는 칼슘 물질대사를 방해해서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플루오린화 수소는 유리(규산 성분)를 녹이는 성질이 있다. 보관 시 플라스틱 용기에 담는 게 일반적이다.

테플론(teflon)

테플론 분자 구조 (자체 제작)

플루오린화 탄소수지인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polytetrafluoroethylene)은 뒤퐁 상표명인 테플론(Teflon)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주방 용구들, 예를 들어 프라이팬 등의 조리 기구들의 표면을 코팅하는 데 이용된다. 테플론은 내열성과 내부식성 및 내마찰성이 있기 때문에 테플론으로 가공된 프라이팬은 잘 눌어붙지 않고 사용 후 세척을 수월하게 해준다. 프랑스 엔지니어가 최초로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만들었고 테플론에서부터 영감을 얻어 테팔이란 이름의 회사를 차리게 된다. 이 테플론을 가열해서 작은 구멍을 만들어 큰 크기의 물방울을 차단하고 습기는 통과시킬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하였다. 이것이 방수 투습성 소재인 고어텍스이다. 21세기 들어 테플론의 유해성 문제가 논란 중이다. 2005년 미국 환경청에서 PFOA(perfluorooctanoic acid) 물질의 발암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테플론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테플론을 만드는데 원료인 과불화 화합물 중 하나인 PFOA는 암을 유발하거나 임산부에게 유산 또는 기형을 일으킨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프레온(CCl2F2)

프레온에 의한 대기 중 오존의 분해 반응 (자체 제작)

프레온은 오래전 환경에 좋지 않은 대표적인 플루오린 화합물로 여겨졌다. 에어컨, 냉장고의 냉매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오존층을 파괴하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현재는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었다. 프레온이 빛에 노출되면 라디칼 화합물이 생성된다. 반응성이 매우 좋은 라디칼은 오존(O3)을 산소(O2)로 분해한다.

그 외

플루오린의 이용 예 중 대표적인 것이 치약이다. 불화 소듐, 일불소 인산 소듐 등 불소 화합물의 형태로 치약에 배합되어 사용된다. 치아 표면에 플루오린이 코팅되면 산에 의한 치아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플루오린 화합물을 치약에 사용함으로써 치아의 내산성을 높여주어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플루오린 화합물은 대개 소수성의 성격을 띤다. 즉, 물에 의한 젖음 현상을 최소화하고 발수 능력을 극대화하는데 널리 사용된다. 최근에는 표면의 오염 물질을 빗물 등에 의해 자가 청소가 가능하고 오염방지가 가능한 기능성 표면을 구현하는데 플루오린 화합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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