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면천문학

구면천문학

[ spherical astronomy ]

구면천문학은 천구상에서 좌표를 사용하여 천체의 위치 및 각거리의 변화 등을 기술하는 천문학의 한 분야로서, 천문학 중에서 가장 오래된 분야이다. 현재는 인공위성이나 우주탐사선의 위치 추적 등과 관련된 분야로 확장되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천체의 거리는 매우 멀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천문학에서는 천체의 위치를 천구상에서의 두 개의 각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이유로 구면천문학은 위치천문학(positional astronomy)이라고도 한다. 천체는 그를 바라보는 관측자의 시선이 천구와 만나는 지점에 한 점으로 표시된다. 따라서 천체들의 시간적 공간적 위치와 그들의 상호 관계는 천구면 위에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구면천문학은 천문학에서 가장 오래된 분야로서(그림 1), 과학이나 종교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시각의 결정이나 항해와 같은 등 실용적 응용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발전되어왔다. 구면천문학에서는 수학적으로는 구면삼각법(spherical trigonometry)을 그리고 관측 수단으로는 측성학(astrometry)을 이용한다. 오늘날에도 구면천문학은 천문학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며, 관측천문 연구의 첫 단계를 구성한다.

그림 1. 타이코 브라헤(Tycho Brahe)와 천문대. 직원들이 거대한 청동 사분의를 사용해 별의 위치와 시간을 재고 있다. 두 개의 구멍을 통해 별을 관측하는 사람과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 관측일지를 작성하는 사람이 보인다. (출처 :GettyimagesKorea)

목차

좌표계와 시간

구면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좌표계와 시간이다. 천구 면에 한 점으로 표시되는 천체의 위치는 필요에 따라 알맞은 좌표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밤하늘에 나타난 별의 위치는 지평선으로부터 그 별까지의 높이에 해당하는 고도와 관측 지점의 자오선과 별을 지나는 수직권 사이의 각도에 해당하는 방위각으로 쉽게 나타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지평좌표는 지구의 자전에 의해서 관측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천체의 위치를 시간과 장소에 영향 받지 않고 나타낼 수 있는 좌표계가 필요하다.

적도좌표계는 지구의 적도를 그대로 천구 면까지 확장한 천구의 적도로부터 천체까지의 높이에 해당하는 적위(declination)와 춘분점을 지나는 시간권과 천체를 지나는 시간권 사이의 각도인 적경(right ascension)으로 천체의 위치를 표현한다. 적도좌표계의 기준점인 춘분점은 천구에 거의 고정되어 있으므로 관측자의 위치와 관측 시각에 크게 구애 받지 않으므로 천체의 위치 목록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태양계 내 천체의 연구를 위한 황도좌표계와 우리은하에 속한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은하좌표계 등이 있다.

한편 지구의 세차운동장동 등으로서 적도좌표계의 원점인 춘분점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므로 실제로 사용되는 별의 좌표는 위치 목록의 기준 시점과 그 별을 관측하는 시각 사이의 위치변동을 계산해서 보정해야 한다.

구면천문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시간 개념을 천문학적으로 정립하는 것이다. 구면천문학에서는 여러 시간 단위와 그들의 상호 관계를 연구한다. 시간은 기본적으로 자연의 주기현상인 지구 자전축에 대한 지구의 자전과 태양에 대한 지구의 공전으로 결정된다. 하루는 지구의 자전을 춘분점을 기준으로 측정하는가 또는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항성일 또는 태양일로 결정된다. 항성일의 경우 세차운동과 장동으로 인한 춘분점의 지속적인 이동과 평균 위치로부터의 주기적 진동을 고려해야 한다. 태양일에서는 평균태양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평균태양이란 황도를 따라 복잡하게 움직이는 실제 태양 대신에 천구의 적도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가상적인 점이다.

태양 주변을 도는 지구의 공전으로 1년의 길이를 정해진다. 4 계절이 한번 순환하는 주기는 지구의 춘분점에 대한 공전 주기로 정하는데 이를 회귀년이라고 한다. 회귀년은 평균태양일의 정수배가 아니므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1년의 길이는 해마다 일정하지 않고 365일 또는 366일로 인데 이를 오랜 기간 평균하면 그 길이가 1 회귀년에 가까워진다. 1년의 길이를 회귀년으로 정하는 이유는 지구의 태양에 대한 공전주기(항성년)를 사용하게 되면 지구 세차운동으로 지구 자전축의 회전해서 계절이 변하기 때문이다. 회귀년은 태양년이라고도 한다.

천체의 위치

관측으로 직접 구한 천체의 위치는 여러 요인으로 왜곡된다. 우선 천체의 좌표축은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과 장동으로 고정되지 못한다. 또 지구의 궤도운동으로서 천체의 겉보기 위치가 변하는 광행차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 별 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할 때 굴절되는 현상 또한 보정해야 한다. 이에 덧붙여 지구에 근접하는 천체의 경우에는 관측 자료의 처리 과정에서 시차 보정도 해 주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관측 자료의 처리에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인들은 지구상의 위치 측정과 시각의 결정 과정에서도 사용된다. 보정 과정에서는 여러 천문 상수들이 사용되는데, 천문 관측을 통한 그 값의 결정은 구면천문학이 다루는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이로 구면 천문학은 측성학과 천체역학 그리고 지구 구조 연구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구면천문학의 응용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시간의 정밀한 측정 및 관리를 위해 구면 천문학은 특히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즉, 시간의 측정과 관리를 위해 천체의 자오선 통과 시각과 그 시각에서의 천정거리의 관측에 기반을 두고 그 천체들의 위치를 측정하는 자오선 천문학(meridian astronomy) 분야에 이둉되고 있다. 또한 항해 시 정확한 방향 설정이나 지상의 정밀한 경위도 측정을 위한 천체의 위치 측정과 같은 실용 천문학에서는 구면천문학이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천문학 연구의 기본이 되는 다양한 천문 관측에서 천체의 정밀한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계의 설정은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자료이다. 이러한 좌표의 정밀한 측정을 위해 사진관측 등을 이용하고, 관측한 사진 건판을 분석하고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해주는 측성학(astrometry) 분야에서도 구면천문학이 필수적으로 이용된다.

이 외에도 태양계 내 천체들의 표면 좌표 결정과 관련되는 문제는 구면천문학을 이용하면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 특히 행성이나 달 표면 탐사과정에서는 위치 좌표결정이 특히 중요하다. 구면천문학에서는 일식이나 월식뿐만 아니라 그와 유사한 현상인 달에 의한 항성의 엄폐, 행성의 태양면 통과 등과 관련된 계산 방법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