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촉성

굴촉성

[ thigmotropism ]

굴촉성은 접촉 자극에 대하여 식물의 생장이 일어나는 반응이다. 주로 덩굴식물이 생장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접촉이 유지되고 있는 면의 생장보다 반대 쪽의 생장이 월등히 높아 접촉된 대상을 감는다. 보다 특별한 굴촉성 현상으로 벌과 나비 등의 수분매개자꽃잎에 내려 앉은 것을 감지하고 접촉 방향으로 암술이나 수술이 움직이는 현상이 보고된 바 있다.1)

목차

굴촉성의 예

덩굴성 줄기가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는 경우. 칡, 박주가리, 등나무, 환삼덩굴, 돌콩 등의 덩굴성 식물에서 보이는 현상으로 줄기가 다른 식물을 감싸고 자란다. 따라서 상대 식물의 생장이 크게 저하되거나 죽기도 한다.

굴촉성 덩굴식물. 왼쪽, 쑥을 감고 자라는 칡 덩굴. 오른쪽, 개망초를 감고 자라는 박주가리. (출처: 한국식물학회, 안진흥)

턱잎덩굴손으로 발달하여 지지 대상을 감는 경우. 오이, 호박 등과 같은 식물의 각 마디에서 덩굴손이 발달하여 다른 식물이나 지지대 등을 감싸는 경우로 덩굴손은 종종 갈라지기도 한다.

오이(왼쪽)와 호박(오른쪽)의 덩굴손.

잎의 한 부분이 덩굴로 바뀌어 대상을 감는 경우. 완두콩, 갈퀴나물 등 복엽을 가진 콩과식물에서 주로 보이는 현상으로 마지막 작은잎(소엽)이 덩굴손으로 바뀌어 다른 식물 등을 감고 지탱한다.

마지막 작은잎이 덩굴로 바뀐 갈퀴나물. (출처: 한국식물학회, 안진흥)

굴촉성의 기작과 생리학적 요인

접촉을 감지하고 이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기에는 매우 복잡한 요소들이 관여한다. 가장 대표적인 요소로는 무기 이온인 칼슘을 들 수 있다. 덩쿨식물에 칼슘작용 억제제를 처리하면 정상 식물에 비하여 덩굴로 지지대를 감는 반응이 감소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이 외에도 마치 동물의 신경세포에서와 같이 칼슘이 접촉자극의 신호물질로서 식물세포의 전기적인 상태에 변화를 줌으로써 다양한 반응을 야기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2)

식물호르몬옥신은 굴촉성 반응에서도 중요한 요소일 것으로 생각된다. 굴중성이나 굴광성 등 다른 굴성반응에서와는 달리 옥신은 접촉 자극이 있는 면의 세포에 일종의 수축성 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하여 접촉 대상물에 식물의 줄기가 좀더 쉽게 부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보고가 있다. 다른 보고에서는 옥신과 접촉 자극을 곧게 자란 식물의 같은 면에 가했을 때 자극이 가해진 방향으로 줄기가 굽는 것을 보여 준 바 있다.

빛은 굴광성에서 가장 중요한 자극 요인이지만 굴촉성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완두 식물체의 경우 빛이 없는 조건에서는 굴촉성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보고된 바 있다.

뿌리의 경우에는 접촉이 일어난 반대 방향으로 생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접촉 원인과 멀어짐으로써 물과 무기영양을 찾아 뿌리가 토양 속을 지나갈 때 견고한 방해물질을 만나 생장이 저해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미모사(Mimosa putica)는 접촉 자극에 매우 신속하게 반응한다. 미모사의 소엽에 접촉자극이 가해지면 소엽과 잎자루, 심지어 작은 가지까지 단번에 축 처진다. 그러나 이 반응은 경성운동(nastic movement)으로서 자극의 방향과는 무관한 운동이므로 굴성과 구분되는 반응이다.

굴촉성의 예 (출처: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Taiz L, Zeiger E, Mőller IM 등 (2015) Plant Physiology and Development. 6th ed. Sinauer Associates, Inc. Sunderland, USA, 528
2. Mordecai J (2002) Thigmo Responses in Plants and Fungi. American J of Botany, 89: 375–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