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시노스테로이드

브라시노스테로이드

[ brassinosteroid ]

약어 BR

브라시노스테로이드는 식물의 성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식물 유래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다.

40여년 전 미첼과 공동 연구자들이 유채 꽃가루의 유기 추출물을 식물에 처리하면 줄기 성장과 세포분열이 촉진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이후, 1979년에 유채 꽃가루에서 브라시놀리드가 활성 브라시노스테로이드로서 최초로 분리되었다. 약 230 kg의 유채 꽃가루에서 약 10 mg의 브라시노스테로이드를 얻을 수 있었고, 이렇게 분리된 브라시놀리드가 줄기 성장 및 세포분열을 촉진함이 확인되었다. 이후 70여 종 이상의 브라시노스테로이드가 여러 식물 종에서 분리되었다.

브라시놀리드 구조 (출처: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5/54/Brassinolide.png )

목차

호르몬 활성

대표적인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기능은 세포의 성장과 길이 신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브라시노스테로이드는 관다발 조직 분화, 꽃가루관 신장, 냉해 및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식물 보호 등에 관여한다. 또한, 현재 브라시노스테로이드 결핍 돌연변이체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들을 통해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추가 기능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 돌연변이체들에서는 왜소 표현형, 암조건에서 광형태형성, 공변세포 발달 저해, 웅성불임 등의 다양한 발달 및 대사 이상 표현형들이 나타난다.

신호전달

브라시노스테로이드 신호전달은 식물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된 신호 전달 과정의 하나이다. 동물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세포질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여 으로 이동한 뒤 전사조절인자로 작용하는 것과 달리 브라시노스테로이드는 원형질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의해 인식된다. 원형질막에 존재하는 수용체로는 류신-리치 반복 수용체 인산화효소(leucine-rich repeat receptor kinase)인 BRASSINOSTEROID INSENSITIVE1(BRI1)과 BRI1과 유사한 수용체인 BRI1-LIKE1-3 (BRL1-3)들이 존재하는데,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신호전달 과정은 이들의 세포 외부 도메인과 공동수용체인 BRI1- ASSOCIATED KINASE1(BAK1)에 브라시노스테로이드가 직접 결합하면서 시작된다.

수용체들이 활성화됨에 따라, BRI1과 BAK1 인산화효소간의 상호 인산화가 일어난다. 이어지는 인산화와 탈인산화 과정은 신호전달의 핵심적 억제자인 GSK3와 유사한 인산화 효소인 BRASSINOSTEROID INSENSITIVE2 (BIN2)를 비활성화시킨다. BIN2가 비활성화되면 세포질에 있던 전사조절인자인 BRASSINAZOLE RESISTANT1(BZR1)과 BR-INSENSITIVE EMS SUPPRESSOR1(BES1)가 탈인산화되고, 이들은 으로 이동하여, 브라시노스테로이드 반응에 관여하는 수천여개의 유전자들의 발현을 유도하거나 억제한다.1)

생합성

브라시노스테로이드 중에서도 식물에 가장 많은 양이 존재하고 다양한 식물 종에 넓게 분포하는 것은 C28 스테로이드로서, 이 중 브라시놀리드(brassinolide; BL)의 활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합성에 관련된 효소는 DE-ETIOLATED 2(DET2)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토크롬 P450(cytochrome P450; CYP) 계열의 효소군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효소들은 모두 원형질막을 관통하는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원형질막 고정 단백질들이다.

브라시노스테로이드는 소포체에서 합성된다. 브라시노스테로이드 합성 효소의 일종인 CYP85A2의 C-말단에 파르네실 그룹(farnesyl group)이 결합하는 전사후 변형이 일어나는데, 이 변형이 CYP85A2을 소포체에 바르게 위치시키고, CYP85A2 효소가 활성화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YP85A2가 브라시노스테로이드 합성의 마지막 단계인 캐스태스테론(castasteron)이 브라시놀리드로 전환되는데 관여하는 효소이고, 일련의 생합성 과정에서 효소의 기질들이 효과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중요함을 생각해볼 때, 다른 브라시노스테로이드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들도 또한 소포체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식물의 브라시놀리드 생합성은 캠페스테롤(campesterol)에서 시작되고, 캠페스테롤(campesterol; CS)로부터 브라시놀리드 합성의 전구체인 캐스테스테론(castasteron; CS)이 생성되는 과정에는 크게 4가지 경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 그 중 두가지 경로, 즉 C6 산화 경로와 후기 C6 산화 경로가 많은 식물들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다른 경로인 초기 C22 산화 경로는 애기장대의 브라시노스테로이드 결핍 돌연변이 연구를 통해 규명되었고, 최근, 캠페스테롤에서 6-디옥소시티파스테롤(6-deoxotyphasterol)이 만들어지는 빠른 경로가 보고되었다. 적어도 이러한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캐스테스테론이 합성되고, 캐스테스테론은 이후 브라시놀리드로 변환된다.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생합성과 신호전달이 다양한 식물 조직에서 확인됨에 따라, 현재 식물의 모든 조직에서 브라시노스테로이드가 합성된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로 제시되고 있다.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호르몬 활성 반경이 짧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 중의 하나이다.

브라시놀리드 생합성 경로 (출처: 소문수)

참고문헌

1. 김태욱 (2013) Webzine 2월. 분자세포생물학회,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