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아스

펠리아스

[ Pelia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올코스의 왕이다. 적법한 왕위 계승자로서 이올코스의 왕위를 요구하는 영웅 이아손에게 펠리아스는 황금양털을 가져오면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하여 이아손의 아르고호 원정대를 탄생시켰다. 노년의 펠리아스는 젊어지게 해주겠다는 메데이아의 말에 속아 펄펄 끓는 가마솥 안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아손을 보내는 펠리아스

이아손을 보내는 펠리아스

외국어 표기 Πελίας(그리스어)
구분 왕 > 이올코스
상징 과욕
어원 말발굽에 채인 자
관련 사건, 인물 아르고호 원정대의 모험

펠리아스 인물관계도

펠리아스 인물관계도 축소판

살모네우스 왕의 딸 티로는 강의 신 에니페우스로 변신한 포세이돈과 정을 통해 쌍둥이 펠리아스와 넬레우스를 낳았고, 이올코스의 왕 크레테우스와의 사이에서는 세 아들 아이손, 페레스, 아미타온을 낳았다. 펠리아스는 크레테우스 왕의 적자 아이손을 내쫓고 이올코스의 왕위에 올랐고, 아낙시비아와 결혼하여 아들 아카스토스와 페이시디케 등 여러 명의 딸을 낳았다.

신화 이야기

출생

펠리아스는 살모네우스 왕의 딸 티로포세이돈과 정을 통해서 낳은 쌍둥이 아들 중 하나이며, 또 다른 아들은 넬레우스다. 티로는 원래 강의 신 에니페우스를 사랑하였지만 에니페우스는 그녀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티로를 마음에 두고 있던 포세이돈이 에니페우스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접근하였고, 티로는 그와 사랑을 나누어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얼마 뒤 이올코스의 왕 크레테우스와 결혼하게 된 티로는 두 아들을 몰래 길에다 내다 버렸는데 지나가던 마부들이 아이들을 발견하고 데려가 길렀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티로는 자신을 몹시 학대하는 계모 시데로가 무서워서 몰래 아이를 낳아 버렸다고도 한다. 펠리아스는 이때 얼굴에 말발굽에 차인 상처가 생긴 바람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성인이 되어 부모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두 아들은 어머니를 찾아갔다. 그리고 펠리아스는 그때까지도 어머니 티로를 괴롭히고 있던 그녀의 계모 시데로를 죽였다. 시데로는 헤라 여신의 신전으로 피신하였지만 펠리아스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전 안까지 쫓아가서 살해하였고, 펠리아스는 이 일로 헤라 여신의 진노를 샀다.

이올코스의 왕위에 오른 펠리아스

티로크레테우스 왕과의 사이에서 아이손, 페레스, 아미타온 등 세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이들이 아직 어릴 때 크레테우스 왕이 죽자 펠리아스와 넬레우스는 적법한 왕위 계승권이 있는 이부형제(異父兄弟)들을 제치고 서로 왕위를 차지하려고 싸웠다. 결국 펠리아스는 넬레우스를 몰아내고 권력을 획득하였고, 쫓겨난 넬레우스는 메세니아로 가서 필로스 왕국을 세웠다.

넬레우스를 쫓아낸 펠리아스는 크레테우스 왕의 맏아들 아이손을 동굴에 유배시키고 다른 두 아들 페레스와 아미타온은 넬레우스와 마찬가지로 나라에서 내쫓은 뒤 이올코스의 왕위에 올랐다. 나중에 아이손이 어른이 되면 왕위를 돌려주겠다는 조건이었지만, 펠리아스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펠리아스는 비아스의 딸 아낙시비아와 결혼하여 아들 아카스토스와 딸 페이시디케, 펠로페이아, 히포토에, 알케스티스 등을 낳았다.

아이손은 유배 생활 중에 필라코스 왕의 딸 알키메데와 결혼하여 아들 이아손을 낳았다. 아이손은 아들을 펠리아스의 손에서 지키기 위해 알키메데가 사산하였다고 속이고 이아손을 몰래 켄타우로스 족의 현자 케이론에게 보내 교육시켰다.

이아손의 귀환과 아르고호의 원정

펠리아스에 황금양털을 가져온 이아손

펠리아스에 황금양털을 가져온 이아손 아풀리아 적색상 도기, 기원전 330년, 루브르 박물관

건장한 청년이 된 이아손은 아버지 아이손과 자신의 권리인 이올코스의 왕위를 되찾기 위해 이올코스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이아손은 노파로 변신한 헤라를 등에 업고 시냇물을 건네주다 샌들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신탁에 따르면 펠리아스는 한쪽 발에만 샌들을 신은 자에게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펠리아스는 이아손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는 이아손을 불러 왕에게 음모를 꾸미는 자가 있다면 어떤 벌을 내리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고, 이아손은 자기라면 절대로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고 있는 콜키스의 황금양털을 가져오라고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펠리아스는 이아손 자신이 그 당사자라고 밝히고 그대로 할 것을 명했다. 이아손은 펠리아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곧 그리스 각지에서 영웅들을 모은 뒤 아르고호를 타고 황금양털을 빼앗으러 원정을 떠났다.

이아손이 그렇게 떠나자 펠리아스는 자신의 왕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고 이복동생 아이손과 그의 아내 알키메데를 제거하려고 하였다. 펠리아스는 아르고호가 침몰하여 이아손이 죽었다는 거짓 소식을 전했고, 아이손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여 독을 마셨다. 알키메데는 펠리아스에게 저주를 퍼붓고 목을 맸다. 얼마 뒤 황금양털을 가지고 돌아온 이아손은 부모의 죽음을 전해 듣고 복수를 다짐했다.

펠리아스의 죽음

이아손의 복수는 그사이 그의 아내가 된 마녀 메데이아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메데이아는 홀로 이올코스 궁전을 찾아가 늙어 가는 펠리아스를 다시 젊게 만들 수 있다며 그의 딸들을 설득했다. 메데이아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늙은 숫양을 죽여 잘게 썬 뒤 끓는 물에 마법의 약초들과 함께 넣고 삶았다. 그리고 잠시 후 솥뚜껑을 열자 팔팔한 어린 양이 뛰쳐나왔다. 이것을 본 펠리아스의 딸들은 메데이아가 가르쳐 준 대로 아버지를 솥에 넣고 삶았지만 펠리아스는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 펠리아스의 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짓에 경악하여 아르카디아로 달아났고, 이아손은 펠리아스의 아들 아카스토스의 보복이 두려워 왕권을 그에게 양보하고 메데이아와 함께 코린토스로 갔다.

신화 해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을 불에 굽거나 삶고 심지어 그것을 먹기도 하는 것은 실제로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사건일 때가 많다. 데메테르트리프톨레모스를 불타는 아궁이 속에 집어넣어 불사의 몸을 만들고자 했고, 아르카디아의 시조 아르카스는 외조부의 손에 삶아져 제우스의 식탁에 올랐지만 다시 부활하여 새 나라를 열었다. 디오니소스티탄들에게 잡혀 통구이가 되어 잡아먹힌 뒤 다시 태어나 ‘두 번 태어난 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니 이 신화에서 펠리아스의 딸들이 메데이아의 마법을 믿은 것이 영 터무니없는 일은 아니었다. 결국 펠리아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딸들의 과실이 아니라 우리 민담에 나오는 욕심 많은 혹부리영감처럼 펠리아스 그 자신의 탐욕이라고 볼 수 있다. 왕위를 탐하여 적법한 왕위 계승자를 제거하고 왕권을 차지했지만, 노년에 젊음을 탐하다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펠리아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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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아스 인물관계도
포세이돈티로크레테우스넬레우스아이손페레스아카스토스펠로페이아알케스티스이아손메데이아

살모네우스 왕의 딸 티로는 강의 신 에니페우스로 변신한 포세이돈과 정을 통해 쌍둥이 펠리아스와 넬레우스를 낳았고, 이올코스의 왕 크레테우스와의 사이에서는 세 아들 아이손, 페레스, 아미타온을 낳았다. 펠리아스는 크레테우스 왕의 적자 아이손을 내쫓고 이올코스의 왕위에 올랐고, 아낙시비아와 결혼하여 아들 아카스토스와 페이시디케 등 여러 명의 딸을 낳았다.

참고자료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