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프톨레모스

트리프톨레모스

신의 반열에 오른 인간

[ Triptolemu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농업과 문화의 전파자로, 엘레우시스의 비밀스러운 종교의 중심인물이다. 대지와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로부터 곡물의 씨앗과 경작술을 전수 받아 인간들에게 퍼뜨려 후에 농업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트리프톨레모스

트리프톨레모스

외국어 표기 Τριπτόλεμος(그리스어)
구분 신의 반열에 오른 인간
상징 농경, 곡물, 문화
어원 ‘삼중(三中) 전사’, '세 번 밭을 가는 자' 혹은 '세 번 쟁기질하는 자'
관련 사건, 인물 페르세포네의 납치, 밀의 전파
가족관계 켈레오스의 아들, 메타네이라의 아들, 데모폰의 형제

트리프톨레모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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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프톨레모스 인물관계도
켈레오스메타네이라데모폰
트리프톨레모스 인물관계도2
헤르메스오케아니데스

트리프톨레모스는 엘레우시스 왕의 아들 켈레오스메타네이라 사이에서 난 아들이자 데모폰의 형제다. 다른 설에 따르면 엘레우시스 왕과 코토네이아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엘레우시스 왕의 이름으로부터 도시 엘레우시스의 명칭이 유래했다.

신화 이야기

데메테르의 선물

트리프톨레모스는 노왕 켈레오스의 병약한 어린 아들이다. 왕궁에서는 아이가 병이 너무 심해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여기고 모두들 슬픔에 잠겨 있었다. 어느 날 트리프톨레모스는 길가에 웬 노파가 힘없이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노파가 실은 하데스에게 유괴된 딸 페르세포네를 찾아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있던 데메테르 여신이었다. 아이는 지치고 피곤한 노파를 궁으로 데려가 잘 대접하였고, 데메테르 여신은 그 답례로 병약한 아이의 이마에 키스를 해 주었다. 그러자 아이의 몸에 다시 생기가 돌고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밤이 되자 여신은 아이를 품에 안고 주문을 세 번 외운 다음 아궁이의 불 속에 넣었다.

이것은 아이의 몸 안에 있는 사멸의 요소를 태워 없애서 아이를 불사신으로 만드는 의식이었다. 하지만 그때 잠에서 깬 어머니 메타네이라가 이 광경을 보고는 미친 노파가 아이를 죽이려는 줄 알고 놀라 비명을 지르며 아이를 불 속에서 꺼냈다. 그러자 여신은 탄식하며 말했다. “어미의 두려움이 선물을 막았으니 아이는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하지만 그 전에 아이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리라.”

그리하여 트리프톨레모스는 데메테르 여신으로부터 불사의 몸을 받는 대신 곡물의 씨앗을 받고 경작술을 배워 널리 인간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주게 된다. 그는 데메테르 여신이 내어 준 용이 끄는 전차를 타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땅에 곡물의 씨앗을 뿌렸다. 다시 엘레우시스로 돌아온 트리프톨레모스는 켈레오스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데메테르 여신을 기념하는 테스모포리아 제전을 열었다.

용의 전차에서 추락한 안테이아스

트리프톨레모스는 용이 끄는 전차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씨를 뿌리다가 잠시 파트라이의 에우멜로스 왕의 궁전에 묵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잠든 사이에 에우멜로스 왕의 아들 안테이아스가 몰래 전차를 타고 나가 자신이 직접 씨앗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안테이아스는 용의 전차를 몰 능력이 없었고, 태양신의 전차를 몰다 추락한 파에톤처럼 전차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에 트리프톨레모스와 에우멜로스는 그를 기리기 위해 안테이아 시를 건설했다.

트리프톨레모스의 과업을 방해하는 사람들

데메테르의 명을 받아 인류에게 곡물의 씨앗과 경작술을 전파하는 일은 곳곳에서 질시와 저항에 부딪혔다. 트라키아 게타이의 왕 카르나본은 그를 죽이려다 전차를 끄는 용 한 마리를 죽이고 말았다. 데메테르 여신은 다시 용 한 마리를 내주고는 카르나본 왕의 죄를 영원히 상기시키기 위해 그와 그가 죽인 용을 별자리(뱀주인자리)로 만들어 하늘에 배치했다.

또 스키티아의 왕 린코스는 트리프톨레모스가 자기 나라로 왔을 때 인류에게 곡물을 가져다준 공로를 가로채기 위해 그를 죽이려 했다. 린코스는 트리프톨레모스가 잠든 사이에 단도로 그를 찌르려다 데메테르 여신에 의해 스라소니로 변했다.

트리프톨레모스는 죽은 뒤 미노스, 라다만티스와 함께 죽은 자들을 심판하는 심판관이 되었다고 한다.

신화 해설

트리프톨레모스 숭배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사이의 트리프톨레모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사이의 트리프톨레모스 엘레시우스의 부조, 기원전 5세기,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

트리프톨레모스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문헌인 『호메로스의 찬가』에서 트리프톨레모스는 최초로 엘레우시스의 비밀스러운 종교의 의식을 집전한 신관이자 통치자로 기술되고 있다. 이후 그는 대지와 풍요의 여신인 데메테르페르세포네의 신화에 흡수되어 데메테르 여신으로부터 농업을 전수받아 인류에게 전해 준 신적 존재로 숭배되었다.

트리프톨레모스 숭배는 특히 아테네와 엘레우시스 지방에서 성행했다. 전승에 따르면 아테네에는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를 모신 신전과 트리프톨레모스를 모신 신전이 각각 세워져 있었고, 엘레우시스에는 트리프톨레모스 신전 외에도 그가 처음으로 데메테르의 신성한 씨앗을 뿌렸던 라리온 평원에 트리프톨레모스의 제단과 탈곡 창고가 있었다고 한다.

트리프톨레모스의 모습은 대개 날개 달린 전차나 용이 끄는 전차에 올라탄 소년의 모습으로 데메테르나 페르세포네와 함께 그려졌다. 그에 관한 유명한 작품은 아테네의 거장 페이디아스의 공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엘레우시스의 부조인데, 여기서 트리프톨레모스는 벌거벗은 소년의 모습으로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사이에 서 있다.

참고자료

  • 작자 미상, 『호메로스 찬가』
  • 오비디우스, 『헤로이데스』
  • 오비디우스, 『달력』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히기누스, 『이야기』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