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 해칠보 개요

함경북도 칠보산에서 북쪽 어랑군의 어랑끝으로부터 시작하여 남쪽으로 화대군의 무수단에 이르는 바다구역. 이 지역은 내칠보, 외칠보와는 달리 깎아지른 듯한 해안선의 절벽과 각양각색의 기암괴석들, 바닷가에 우뚝 솟은 바위들과 크고 작은 섬들, 그리고 동해의 푸른 물결이 끝없이 밀려와 기암절벽에 부딪쳐 물보라를 날리는 특이한 해안절경을 펼쳐 보이는 명승지이다. 해칠보지역은 관광노정에 따라 솔섬, 탑고진, 무수단 등 3개 구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솔섬구역에는 솔섬, 무지개바위, 마치 수많은 촛불이 타오르는 듯한 촉석암, 섬들이 줄을 지은 듯한 와룡바위, 산호바위, 하늘의 선녀들이 솔섬에 내려와 즐기다가 인기척이 나면 자취 없이 숨어버리곤 하였다는 비선굴, 하나의 풍경화를 연상케 하는 채화봉, 오또기(오뚝이)바위, 미인처럼 생긴 칠보암, 각시바위, 흑룡담, 낚시터 등 명소들이 있다. 그 중에서 솔섬은 벼랑과 바위, 우거진 솔밭, 넓은 바다와 잘 조화된 풍치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뭍에서 좀 떨어진 바다에 우뚝 솟은 솔섬은 두개의 작은 섬으로 되어 있는데, 그 높이는 34m, 둘레는 0.4km이다. 솔섬 중턱에는 깊숙이 내리 뚫린 용굴이 있는데, 이 굴은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작용을 받아 이루어졌다. 솔섬 위에는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동일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섬의 아름다운 풍치에 어울리는 아담한 정각이 새로 세워져 있다. 중평바닷가에 있는 무지개바위는 오래 전부터 솔섬, 달문과 함께 해칠보의 명소로 유명하다.

이 바위는 한끝은 산비탈에, 다른 한끝은 바다에 뿌리박고 있는데, 반달 같은 바위구멍에 파도가 들이닥쳐 은빛 물보라를 이룰 때에는 마치 구름 위에 걸린 듯한 느낌을 준다. 무지개바위는 모래바위와 자갈바위 위에 제4기 현무암이 덮인 후 바다의 침식작용을 받으면서 융기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무지개바위의 높이는 약 8m, 굴 부분의 높이는 4.5m, 굴의 길이는 10m, 굴 윗부분의 너비는 약 3~4m이다. 솔섬구역에서 배낭을 멘 어른이 앞서고 아이를 업은 여인이 뒤따르며 그 뒤로 강아지 한 마리가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최석금바위도 이채를 띈다.

탑고진구역은 예로부터 어장으로 유명한 곳으로, 옛날 명천땅 보촌마을에 살던 태씨 성을 가진 한 어부가 이곳 앞 바다에서 그때까지 본 적이 없는 물고기를 잡았는데, 명천의 '명'자와 어부의 성 '태'를 따서 명태라고 이름지었다는 전설도 전해오는 곳이다. 탑고진구역에는 십여 그루의 소나무를 떠인 연대봉이 솟아 있고 능란한 필공의 솜씨로 만들어진 붓처럼 생긴 붓바위(필봉)와 연적바위, 먹바위, 벼루바위 등도 있다.

이 명소들에는 옛날 하늘나라에서 명화가로 자칭하던 화공이 지상의 해동국 칠보산에 내려와 해칠보를 그림에 담아 보려고 하였는데, 아름다운 해칠보 절경을 그림에 담기에는 아직 초학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고 하늘로 다시 올라가 10년 동안 화공으로서의 기교를 더 연마한 다음 다시 내려와 해칠보의 절경을 그리기로 하고 화공도구를 남겨둔 채 하늘로 올랐다는 옛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탑고진구역에는 또 부채바위, 솔바위섬, 성벽바위, 전석근, 후석근, 코끼리바위 등 명소들도 있다.

바위굴과 연결된 코끼리바위는 멀리서 보면 바닷물에 코를 담그고 있는 코끼리를 방불케 한다. 해안절벽으로 특징지어 지는 무수단구역에는 달처럼 생긴 달문이 있다. 달문은 용암으로 된, 칠보산 지괴의 동남쪽 끝에 있는 바위깎기굴로서 뒤는 높은 벼랑이고, 앞은 수십 m 되는 깊은 바다이다. 굴로 관통된 달문의 한쪽 끝은 바닷물에 잠겨 있다. 사람들은 해칠보의 관문과 같이 솟아 있는 달문을 보면서 자연의 조각미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달문은 또한 예로부터 이곳을 지나는 항행자들과 어민들에 의하여 널리 알려지고 풍랑을 겪을 때마다 피난처로 되어주었다는 전설 많은 명소의 하나이다. 달문에는 동해에서 뜬 달이 밤새 떠 있다가 낮이면 이곳에서 쉬면서 풍치가 아름다운 해칠보 구경을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무수단구역에는 단해절벽에 기암들이 겹 쌓인 것으로 하여 기묘한 감을 주는 절승봉, 선남바위, 선녀바위, 양주바위 등 명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