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산 유적

승리산 유적

[ 德川 勝利山 遺蹟 ]

지역 덕천
승리산인 아래턱뼈

승리산인 아래턱뼈

평남 덕천시 대동강 상류의 금성호 가까이에 위치한 구석기시대 동굴 유적으로, 이 동굴은 대동강 수면으로부터 17~18m의 높이에 있으며 동남향을 향하고 있다. 이 곳은 7m 너비의 원형 입구에 천장높이 5~10m의 ‘乙’자형 동굴로 총길이가 62m에 이른다. 이 유적에서 인골편·2,000여 점의 동물화석·석기가 발견되었다.

동굴 앞쪽에서 퇴적층을 동서방향으로 자른 단면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6층으로 나누어진다. 최상층인 6층은 석회암자잘층, 5층은 모래층(청동기문화층), 4층은 적갈색자갈층(승리산인층), 3층은 황색찰흙층(덕천인층), 2층은 모래자갈층, 최하층인 1층은 분사질 모래층이다.

이 유적에서는 구석기시대의 지표유물인 석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동물화석과 인골만으로 퇴적된 층위의 편년을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이 화석들은 주로 동굴 14~29m지점에 집중되어 있었다. 일부 물에 닳은 화석들이 1지층과 4지층에서도 발견되었다.

이 유적에서 발견된 인골의 출토상황은 불분명하지만 보고자에 의하면 각기 다른 2개의 층에서 발견되었다고 제시되어 있다. 그 중 하나는 덕천인으로서 네안데르탈인(Homo sapiens neanderthalensis, 古人)의 특성을 가진 인골이며 또다른 하나는 동굴 앞쪽 6지층에서 발견된 승리산인(Homo sapiens sapiens, 新人)이다.

덕천인(德川人)의 치아는 동굴입구에서부터 18m 거리에 있는 구석기시대 층에서 동굴하이에나(Crocuta crocuta ultima matsmoto)의 하악골과 함께 출토되었다. 어금니 2개 중 하나는 후하악골의 첫째 어금니(M1)이며, 다른 하나는 좌상악골의 두 번째 큰 어금니(M2)이다. 어금니의 크기와 형태 및 발굴된 층위와 이들이 발견된 지점으로 보아 이 2개의 이는 동일개체의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마모정도가 상이(相異)하여 확증하기 어렵다.

우하악골의 첫 번째 큰 어금니(M1)는 상당히 마모되었으나 도드리를 구분하는 홈의 생김새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치관의 길이는 11.6㎜, 넓이 10.5㎜이다. 높이는 많이 마모되어 계측할 수 없다. 이목 길이는 10.4㎜이다. 그리고 치관계수는 90.5이다. 치관의 길이가 그 넓이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치관계수는 비교적 작다. 치관의 도드리는 5개이다. 뒤끝 도드리(hypoconid)가 있어 치관의 씹는 면을 보면, 전면이 각이 죽은 4각형이고 후면이 반원형에 근접한 윤곽을 유지하고 있다. 치관의 앞부분은 뒷부분 보다 넓이와 길이가 다같이 약간 짧다.

좌상악골의 두 번째 어금니(M2)에 있어서 치관 앞면의 접촉부는 부식되어 없어졌으며 뒷면 접촉부에도 부식 흔적이 있다. 치관의 길이는 9.4㎜, 넓이는 11.7㎜이다. 치관 높이는 몹시 마모되었고, 치근 길이는 12.25㎜이다. 치관계수는 118.0이고 치근계수는 104.4이다. 치관의 형태는 정방형(正方形)으로 현대 한국인에게는 많이 볼 수 없는 형태이다. 이 장방형의 각 모서리는 명확하며 볼측 도드리 사이의 홈은 깊다.

쇠골은 치아가 출토된 지점으로부터 동굴 안쪽으로 1.5m 더 들어간 위치에서 발견되었다. 발견된 쇠골은 오른쪽 것으로 형태넓이 94.4㎜, 어깨넓이 100.5㎜이다. 뼈마디 우무거리의 길이와 넓이는 각각 43.0㎜와 26.6㎜이고 그 깊이는 6.0㎜이다. 형태 높이와 넓이의 각도는 88。이다. 뼈마디의 지수는 61.8이다. 쇠골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의 특징이 관찰된다.

이 유적의 제4층에서 확인된 승리산인(勝利山人, Homo sapiens sapiens)의 아래턱뼈 보존상태는 상당히 양호하였으며, 턱 가지부분이 대칭적으로 일부분 떨어져 나간 것 외에 거의 손상이 없었다. 이빨들은 오른쪽 부분만 남아 있는데, 그것도 두 번째 작은 어금니의 뒷조각과 첫 번째 큰 어금니뿐이다.

아래턱뼈의 크기는 그 길이와 너비 그리고 높이로 가늠할 수 있는데, 최대의 너비는 114.0㎜이고 최소 너비는 49.8㎜, 이공(mental foraman)에서 부터의 높이는 38.6㎜이고 연접된 부분에서의 높이는 37.0㎜이었다. 그러나 길이 부분은 전치가 소실되어 계측하지 못하였다. 두께의 경우에서는 이공에서의 두께는 16.0㎜이고, 제1 큰 어금니와 제2 작은 어금니사이에서의 두께는 20.0㎜이다. 승리산인의 턱끝은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그 모습은 튀어나온 것 같다. 턱 돌출각은 56。이다. 전치에서 턱끝까지의 직선거리는 37.0㎜이다. 이공의 위치는 현대 한국인보다 비교적 낮게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승리산인의 아래턱뼈의 특성은 Homo sapiens sapiens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며, 후기 홍적세말의 35세 정도의 장년 남자의 것으로 추정된다. 혹자는 승리산인을 좀더 세분된 범주로 근대(近代, late) Homo sapiens sapiens로 보는 견해도 있다.

승리산 동굴에서 출토된 포유동물화석은 5목 13과 24속 29종으로 나타나 있다. 동물화석은 큰 모난 석회암 덩어리들이 많이 섞인 찰흙층(3층)에서 출토되었다. 이 층밑에 깔린 모래층, 자갈층에서는 화석이 매우 적게 출토되었으며 그것도 주로 기본화석층과 아래층과 접하는 부분의 윗쪽에 치우쳐 있었다. 동물화석은 168마리에 해당하는 동물뼈가 출토되었는데, 포유류가 29종이나 된다. 이는 비교적 풍부한 종적 구성이며 또한 새류, 물고기류, 무척추동물도 적지 않게 있었다.

포유류로는 갈밭쥐(Microtus sp.), 해리(Castor fiber L.), 코끼리(Mammotheus sp.), 여우(Vulpes vulpes L.), 너구리(Nyctereutes procyonoidesbray), 이리(Cuon alpinus pallas), 큰곰(Ursus arctos L.), 동굴곰(Ursus spelaeus Rosenmuller), 검은돈(Martes cf.Zibellina L.), 돈(Martes sp.), 족제비(Mustela sp.), 수달(Lutra lutra L.), 동굴하이에나(Crocuta crocuta ultima matsmoto), 범(Panthera tigris L.), 동굴사자(Pantheralleo, Spelaea Goldfuss), 시라소니(Felis Lynx L.), 덕천말(Equus caballus L.), 큰쌍코뿔소(Dicerorhinus kirchbergensis yaeger), 멧돼지(Sus sorofa L.), 사향노루(Moschus mosciferus L.), 노루(Capreolus capreolus L.), 사슴(Cervus nippon), 사슴(Cervus sp.), 누렁이(Cervus elaphus L.), 큰뿔사슴(Megaceros sp.), 옛소(Gos cf. primigenius Bojanus), 물소(Buballus sp.), 들소(Bison priscus Bojanus), 산양(Nemorhaedus goral, Hardwicke) 등이다.

이 중 갈밭쥐, 코끼리, 덕천말, 쌍코뿔소, 넓적큰뿔사슴, 옛소, 들소, 물소, 동굴곰, 동굴하이에나 등 10종이 절멸종(34.9%)으로 보고되어 있다. 보고자는 동물군의 멸종비율와 종구성으로 보아 중기 갱신세 중기·말기에 해당되는 청청암과 해상의 동물군과 비교되나 조금 뒤늦은 시기이며, 후기 갱신세의 늦은 시기인 동관진 동물군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였다. 가장 최근의 자료에서는 중부 갱신세 말기~후기 갱신세 초기로 변경하였다.

참고문헌

  • 한국의 구석기문화-유적의 현황과 편년문제(박영철, 한국고고학보 28, 한국고고학회, 1992년)
  • 조선유적유물도감1-(원시편)(조선유적유물도감편찬위원회, 외국문종합출판사, 1988년)
  • 한국구석기시대의 인류화석에 대한 형질인류학적 일고찰(권이구, 한국고고학보 18, 한국고고학회, 1986년)
  • 덕천 승리산유적 발굴보고(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자연사연구실, 197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