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다리목긴항아리

굽다리목긴항아리

[ 臺附長頸壺 ]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 후기(後期)에 영남지역 전역에 걸쳐서 출토되고 있는 ‘신식와질토기(新式瓦質土器)’의 표지적(標識的)인 기종(器種)으로, 받침(臺)이 부착(附着)되어 있으며, 아가리(口緣) 부분이 유난히 벌어져서 ‘대부광구호(臺部廣口壺)’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체적인 기형(器形)을 입술과 목부(口頸部), 몸체부(胴體部), 다리(臺部)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목부분은 밖으로 약간 벌어지면서 올라오다가 입술끝(口緣端)에 이르러 급하게 밖으로 벌어지며, 몸체는 역삼각형(逆三角形)·장동형(長胴形)·편구형(扁球形)의 모양을 이루고 있고, 다리는 나팔상(喇叭狀)으로 벌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접시형 뚜껑(蓋)과 세트를 이루며 출토되는 예가 많다.

굽다리목긴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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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다리목긴항아리(臺附長頸壺)의 조형(祖形)으로는 원삼국시대 중기에 표지적으로 출토되는 ‘고식와질토기(古式瓦質土器)’ 기종인 쇠뿔손잡이항아리(組合式牛角形把手附壺)가 점차 받침이 붙게 되거나 그릇받침(器臺)과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 예로 김해(金海) 대성동(大成洞) 유적(遺蹟) 주변 제1지구 13호묘 출토품 1점과 영남지방 출토로 전하는 호림미술관(湖林美術館) 소장품(所藏品) 3점을 들 수 있다.

유물들의 몸통(胴體)은 중기 이전의 쇠뿔손잡이항아리 동체 표면에서 나타나는 승석문(繩蓆文)과 횡침선문(橫沈線文)이 계승되고 있는데, 대성동 주변 13호묘는 아직도 널무덤(木棺墓) 전통을 유지하는 점으로 보아 이러한 형식들이 덧널무덤(木槨墓)으로 이행되는 과도기에 제작된 토기로 고려된다. 그리고 몸체는 역삼각형과 장동형으로 구분되므로, 굽다리목긴항아리는 바로 이 쇠뿔손잡이항아리의 손잡이를 제외한 나머지 특징들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굽다리목긴항아리는 울산(蔚山) 하대(下垈) 유적 출토품이 가장 빠른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하대 43호묘와 44호묘의 출토품을 들 수 있는데, 44호묘에서는 쇠뿔손잡이항아리와 동반출토되어 어느 정도 빠른 시기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하대 43호묘와 마찬가지로 무문양(無文樣)인 포항(浦項) 옥성리(玉城里) 115호묘 출토품에서는 철제단검이 공반출토되었는데, 널무덤에서 주로 출토되는 형식으로 초기 덧널무덤까지 지속되는 양상으로 보아 이러한 특징의 굽다리목긴항아리가 비교적 빠른 시기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출토품의 기본적인 형태적 특징은 쇠뿔손잡이항아리를 계승한 것이지만, 변화를 보이는 점은 앞선 쇠뿔손잡이항아리보다 목이 짧아지고, 다리의 높이가 보다 낮아지고 벌어져 안정감을 보이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44호묘 출토품은 어깨에 능형집선문(菱形集線文)이 시문(施文)되어 있어서 양식적(樣式的) 속성(屬性)에 의한 상대편년의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어깨에 시문된 능형집선문은 거의 사라지면서 동체를 종집선문(縱集線文)으로 시문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 종집선문은 양식적 속성이 종집선문만으로 구성된 시문 특징과 횡집선문(橫集線文)이나 침선문(沈線文)으로 상·하를 구획해서 그 사이에 여러 조의 종집선문으로 채우는 시문 특징으로 구분된다. 조사된 예로 보면 포항 옥성리 78호묘 출토품은 전자의 예에 해당되며, 옥성리 74호묘, 대구 팔달동(大邱 八達洞) 4·6·7·9호묘, 부산 노포동(釜山 老圃洞) 6·8호묘 출토품들은 후자의 예에 해당된다.

이 종집선문이 시문된 굽다리목긴항아리의 동체는 역삼각형과 장동형, 편구형(扁球形)의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편구형의 동체를 가진 굽다리목긴항아리를 흔히 ‘亞’자형이라고 하는데, 다리의 저경과 구경의 길이가 거의 비슷하며, 몸체가 납작하게 된 것에서 일컬어지게 되었다.

굽다리목긴항아리는 굽다리입곧은항아리(臺附直口壺)와 동반출토되는 예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굽다리목곧은항아리로 교체되면서 소멸한 듯하다.

참고문헌

  • 金海大成洞古墳群Ⅰ(慶星大學校博物館, 2000년)
  • 浦項玉城里古墳群Ⅱ(嶺南埋藏文化財硏究院, 1998년)
  • 三韓時代 後期 瓦質土器의 編年-下垈遺蹟을 中心으로(安在晧, 1994년)
  • 大邱 八達洞遺蹟(慶北大學校博物館, 1993년)
  • 嶺南地方 出土 組合式牛角形把手附壺에 대한 硏究(郭東哲, 考古美術史學誌7, 1992년)
  • 釜山 老圃洞古墳(尹炳鏞, 釜山直轄市立博物館, 198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