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아함경

[ 阿含經 ]

요약 불교 경전 가운데 아함부(部)에 속하는 원시(原始) 또는 소승(小乘) 경전.

아함은 산스크리트 아가마(匯gama)의 음역으로서, 전승(傳承)이란 의미의 말이다. 이 이름으로 불리는 문헌이 현재 《한역대장경(漢譯大藏經)》 안에 네 가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① 《장아함경(長阿含經)》 ② 《중아함경(中阿含經)》 ③ 《잡아함경(雜阿含經)》 ④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이다. 이 넷은 산스크리트 원전에서 한역된 것이 분명하며, 이 중 《장아함경》의 원전은 그 일부분이 현재 남아 있어서 대조 검토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을 제외하고는 한역 아함의 원본은 전래되지 않는다.

위의 네 가지 아함 중에서 크기로 보면 《장아함경》이 제일 적어 22권이고, 나머지 ② ③ ④는 각각 60권, 50권, 50권으로 상당한 분량에 달하는 것이다. 이 한역 아함경에 해당하는 팔리어(語)로 된 문헌이 현존하는테, 아가마가 아니라 니카야(Nikāya)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팔리어 니카야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그 명칭이나 내용이 한역본과 상응하여서 이 니카야는 팔리어를 사용하던 한 부파(部派)에서의 경전 집성(集成)으로 간주되고 있다.

4아함이나 5니카야는 그 하나하나가 1경(經)을 이루는 것이 아니고, 각 아함과 각 니카야가 많은 경(經)으로 집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역에서 《아함경》이라고 명명한 것은 엄밀히 따지면 잘못된 표현이며, 그냥 ‘아함’이라고만 하는 편이 더 온당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팔리어 니카야의 경우를 예로 들면, ① 장부(長部)에는 길이가 비교적 긴 경 34가지가 포함되어 있고, ② 중부(中部)에는 길이가 비교적 중간쯤의 것 152가지가 집성되어 있고, ③ 상응부(相應部)에는 짧은 경 2,875가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④ 증지부(增支部)에도 역시 짧은 경 2,198가지가 법수(法數)의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으며, ⑤ 소부(小部)에는 《법구경(法句經)》 《본생담(本生譚)》 등 잘 알려진 경을 포함한 15가지가 들어 있다. 구성 자체로 보면 팔리어 니카야와 한역 아함 사이에는 유사성은 있으나 완전한 일치는 없다.

한역 장아함에는 32경, 중아함에는 22경, 잡아함에는 1,362경, 증일아함에는 472경이 들어 있어 그 숫자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근래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유포되고 있는 불교 전적 중에서는 이 경전이 율장(律藏)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한역의 4아함은 원래 한 부파의 소의경전(所依經典)이 아니라, 다른 부파들의 것을 중국인들이 모아 4아함의 체제를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아함의 주요 사상은 사제(四諦)와 연기(緣起)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사유의 전개방식은 초보적 단계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이 아함의 팔리어본(本)인 5니카야는 베트남 ·타이완[臺灣]을 제외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최상무이(最上無二)의 절대적 성전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역 4아함은 그 번역이 이루어진 지가 매우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한국 ·일본 등 대승불교권에서 이를 묵살하다시피 해왔다.

다만 근래에 일본에서 《아함경》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한국에서도 《법구경(法句經)》 같은 아함 경전이 번역 유포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내놓은 많은 불교 설화 ·동화 ·비유 등의 저술이 사실은 이 《아함경》을 토대로 하여 이루어진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