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실업

[ unemployment , 失業 ]

요약 노동할 의욕과 능력을 가진 자가 자기의 능력에 상응한 노동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

실업의 원리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에는 J.M.케인스의 유효수요의 이론과 K.마르크스의 산업예비군(産業豫備軍:reserve army) 이론이 있다. 즉, 케인스는 선진국의 상황을 기준으로 하여 고용량은 유효수요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였다. 이 유효수요는 투자재수요와 소비재수요에 의해 결정되는데, 전자는 자본의 한계효율과 화폐이자율의 관계에 의해, 후자는 사회의 소비성향에 의해 결정된다. 다시 말하여 자본의 한계효율이 화폐이자율보다 크면 투자에 의한 이율이 보다 커지므로 투자재수요가 증가하여 투자재생산을 위한 노동력수요가 발생하며, 소비성향이 크면 소비재수요가 증가하여 소비재생산을 위한 노동력수요가 발생한다. 따라서 화폐이자율이 높고 소비성향이 낮으면 실업이 증가하므로 완전고용의 달성을 위해서는 화폐이자율을 자본의 한계효율 이하로 인하하거나 소비성향을 제고시켜야 한다.

이에 케인스는 소비성향을 높이는 방안으로 공공사업 및 사회보장 등에 의한 소득재분배를 주장하는 한편, 실업을 한 사회의 지배적인 임금수준하에서 취업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발적 실업(voluntary unemployment), 균형의 일시적인 결여 또는 직업간의 이동에서의 시간적 간격 등에서 발생하는 마찰적 실업(frictional unemployment), 한 사회의 지배적인 임금수준하에서 취업을 원하고 또 그럴 만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취업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비자발적 실업(involuntary unemployment)의 3종류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케인스가 간과한 제4의 실업이 존재한다. 즉,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한 구조적 실업(structural unemployment)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변화란 독점에 의해 경제의 탄력성이 상실되고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된 사실을 말한다. 이 구조적 실업은 경기가 회복된 후에도 없어지지 않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만성적 실업(慢性的失業:chronic unemployment)이라고도 한다. 이에 대하여 인구의 증가속도가 자본축적의 진행속도보다 빠른 개발도상국의 경제에서는 비록 자본 전체가 가동한다 해도 전체 노동인구를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발생하는 실업을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이라고 한다. 이 밖에 위장실업(disguised unemployment)이 있는데, 여기에는 일시적 ·경기적인 것과 구조적 ·만성적인 것이 있다. 일시적 ·경기적 위장실업이란 경기가 침체되어 노동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능과 숙련도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이 없기 때문에 부득이 노동생산성이 낮은 타업무에 종사하는 상태를 말한다. 구조적 ·만성적 위장실업이란 노동의 한계생산력이 영(零)이 될 정도로 많은 노동인구가 취업하고 있어 그 일부를 감축한다 해도 총생산량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로서, 특히 후발 개발도상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됨에 따라 총자본 가운데 불변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진다는 사실에 착안하였다. 즉, 생산수단에 투하되는 불변자본은 노동자의 고용을 위한 가변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속히 증대하는데, 가변자본은 총자본의 증대에 따라 절대적으로는 증대하나 상대적으로는 감소한다. 즉, 노동력에 대한 자본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노동인구의 일부는 자본의 축적이 필요로 하는 것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과잉(過剩)이 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실업군(失業群)이 곧 상대적 과잉인구이자 산업예비군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실의 자본주의 공업국의 경험에 의하면, 마르크스의 주장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