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곡물

[ cereals , 穀物 ]

요약 식용으로 하는 농작물의 입상(粒狀) 열매의 총칭.
귀리

귀리

농작물의 용도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상의 분류에 따르면, 보통작물, 즉 식용작물은 곡숙류(穀叔類:grain crops)와 서류(薯類)로 분류되고, 화곡류(禾穀類:cereal crops)와 숙곡 또는 두류(豆類:pulses crops)로 나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곡류는 화곡류를 말하는 것으로 그 열매를 식용 또는 사료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재배한다. 곡물 중에서 쌀은 미곡으로, 보리·밀·호밀·귀리 등은 맥류로, 그리고 조·옥수수·기장··메밀·율무 등은 잡곡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잡곡 중에서 메밀과 율무는 벼과에 속하지 않지만 그 특성과 용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편의상 잡곡에 포함시켜 취급한다.

곡물은 주로 녹말(당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맛이 담백하여 상식(常食)으로 하기에 알맞다. 또한 재배시기가 한정되어 있으나 널리 재배될 수 있고 수량이 많으며 수분함량이 적고 외부가 단단한 껍질로 덮여 있어 손쉽게 취급 및 장기저장이 가능하고, 유통이 간편하여 모든 식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으로서 예로부터 널리 이용되어 왔다. 그리하여 서양의 여러 나라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는 밀이, 동남아시아 및 극동지역에서는 쌀이,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옥수수가 주로 주식량으로 이용된다.

이 곡류가 어디에서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벼는 원산지가 동남아시아로서 인도에서는 BC 3800년 전부터, 중국에서는 신농(神農)시대 이래, 한반도에서는 삼한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한다. 보리는, 두줄보리는 홍해로부터 코카서스·카스피해에 이르는 서북아시아의 온대지방이, 여섯줄보리는 동부아시아의 양쯔강[揚子江] 유역이 각 원산지로서 7000∼1만 년 전부터 재배되었다고 하며, 한반도에서도 삼한시대에 이미 재배되었다고 한다. 밀은 보통밀의 원산지가 아르메니아 지방으로서 재배역사는 1만∼1만 5000년으로 추정되며, 한반도에서도 삼국시대부터 이미 재배되었다. 호밀은 트랜스코카서스 지방을 원산지로 BC 3000∼2500년경부터 재배되었다고 하며, 한반도에서는 백제 때부터 재배되었다는 주장과 최근에 도입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귀리는 아르메니아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아시아 원산으로 청동기시대(BC 2200∼1300)에 유럽에 전파되었다고 하며, 한반도에는 고려시대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조와 기장은 동부아시아와 이보다 다소 중앙아시아에 가까운 지방이 원산지로서 신석기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하며, 피는 원산지가 인도이고, 수수는 열대 아프리카이며, 옥수수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기원전부터 재배되었고, 한반도는 16세기 이후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메밀은 바이칼호, 만주, 아무르강변 등의 지역을 원산지로 중국의 당(唐)나라 이후에 재배되었다고 하며, 한반도에는 통일신라시대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율무는 동남아시아 열대지방을 원산지로 중세기 이후에 재배되었다고 하며, 한반도에서는 조선시대 이래 재배되었다고 한다.

이들 곡류는 분얼력(分蘖力)을 갖고 있으며 줄기마다 이삭을 형성하고 이삭마다 많은 열매가 달리므로 이를 수확할 목적으로 재배한다. 곡립은 내영(內穎:화본과 식물의 꽃을 감싸는 포 중 안쪽에 있는 것)과 외영(外穎)으로 싸여 있고 영과(穎果)를 형성하며 다시 과피 또는 종피로 싸여 있어 식량으로 이용할 때는 이 껍질 부분을 제거하는 도정(搗精)과정을 거쳐 정곡(精穀)으로 이용한다. 곡립은 껍질을 제거하면 배(胚)와 배젖[胚乳]으로 되어 있는데, 배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아 대개 3% 내외이지만 옥수수는 10∼14.5%가 되며 나머지는 배젖으로 이루어져 있다. 배젖의 외부에는 호분층(糊粉層)이 발달되어 있고, 이 부분에는 일반적으로 단백질 및 지질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각종 효소나 호르몬 물질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배와 함께 도정과정에서 제거되는 것이 보통이다. 또 밀·보리 등은 곡립의 배쪽에 길이로 깊게 팬 골[縱溝]이 발달되어 있어 도정 후에도 검은 부분이 남는데 이 부분은 질기고 단단한 섬유소가 많아 맛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곡류는 대부분 메와 찰로 구분이 되는데, 메성[粳性]인 것은 녹말의 조성이 아밀로오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찰성인 것은 대부분이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옥수수의 경우에는 열매의 특성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종류에 따라 성분함량과 용도가 다르다. 즉 당질(糖質)이 주성분으로서 70∼78%를 차지하며 단백질 함량은 밀·귀리·옥수수·기장·율무 등이 다소 많고 그밖에는 대체로 3% 미만이다. 열량(熱量)은 100g당 313(귀리)∼368kcal(수수·메밀)의 범위에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요성분(主要成分)은 종류나 품종에 따라 현저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재배(栽培) 환경에 따라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곡류의 밀껍질과 옥수수는 황색 또는 적색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밀껍질의 붉은색은 크산토필과 소량의 카로틴 때문이며, 밀가루가 담황색을 띠는 것은 트리신에 의한 것이고, 옥수수의 황색은 제아크산틴과 크립토크산틴 등의 카로티노이드 색소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