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지구

다른 표기 언어 Earth , 地球

요약 지구는 태양계에서 생물체가 사는 유일한 곳이다. 지표의 약 2/3는 바다로 덮여 있으며, 전체 수권 총질량의 98%를 차지한다. 지표면의 환경은 그곳에 사는 생물들과 함께 지구의 생물권을 구성한다. 1개의 위성인 달이 있다. 1년 단위로 공전하며 24시간 주기로 자전한다.

지구
지구

현대과학이 밝힌 바에 의하면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지닌 태양계 내의 유일한 행성이다. 인접해 있는 금성과 화성보다는 약간 크지만, 더 멀리 있는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보다는 상당히 작다. 지구는 1개의 을 위성으로 거느리고 있는데, 달은 다른 행성들의 위성들보다 크기 때문에 지구와 달이 함께 독특한 지구-달 계를 구성하는 것으로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1960년대에 최초로 지구 전체를 먼거리에서 촬영했는데, 이 사진에서 지구는 다른 행성보다 다양한 색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그림1). 이 사진에서 구름의 분포는 대기순환의 규모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구름 아래의 푸른 바다와 대륙의 윤곽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구의 바다는 물로 차 있으며 온도와 압력의 변화범위가 작다. 지구의 모양은 다른 행성과 마찬가지로 구형이다. 지구는 북극과 남극을 연결한 지축(地軸)을 중심으로 도는데 태양을 기준으로 24시간 3분 57초(태양일)에 한 번 자전하며 별에 대해서는 23시간 56분 4초(항성일)에 한 번 자전하므로 항성일은 태양일보다 약간 짧다. 이는 지구가 자전하며 공전을 하기 때문에, 1항성일이 끝난 후에도 1태양일이 완료되기까지는 좀더 자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구
지구

지구는 복사대·전리층(대전입자나 대전이온을 포함한 대기권의 일부)·대기권·수권·암석권을 가지고 있다. 지각으로 둘러싸인 지구내부는 맨틀·외핵·내핵으로 되어 있다. 지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천체이므로 쉽게 연구할 수 있어 그 구조와 조성에 대해 많은 사실이 밝혀져 있다. 지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물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지표면의 약 2/3는 바다로 덮여 있으며, 해수는 전체 수권 총질량의 98%를 차지한다. 지구는 해수와 지각으로 생물체를 보호해 주는 태양계의 유일한 곳이다. 이러한 지표면 근처의 환경은 그곳에 사는 생물들과 함께 지구의 생물권(生物圈)을 구성한다. 생물권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환경이다.

특징

지구의 특징
지구의 특징
지구의 모양

지구를 구형의 천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극반지름과 적도반지름이 같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구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지구의 위도 1°의 길이는 이를 측정하는 위도에 따라 다소 다르며, 이러한 차이는 지구의 모양이 구형에서 벗어나 있음을 나타낸다. 뉴턴은 최초로 지구가 자전할 때 발생하는 원심력으로 적도 부근이 부풀어 올라 회전타원체(물체가 단축을 중심으로 자전할 때 형성되는 타원체)를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지구는 적도 주변보다는 극 주변이 더욱 편평한 모양을 하게 되며, 따라서 위도 1°의 길이는 저위도 지방에서보다 고위도 지방에서 더 길다.

자전과 세차

지구는 365.25일에 태양 주위를 한 번 공전하므로 항성일(정확히 23시간 56분 4.09초)은 365일이 1년인 평균태양일보다 짧다. 천문관측에 의하면 지구는 1일의 길이에도 미세한 변화를 보인다. 1일 길이 변화의 주요요인으로는 지구 자전속도의 점진적인 감소로 인한 1일 길이의 점진적인 증가, 연중 또는 계절에 따라 일어나는 소규모의 변화, 소규모의 불규칙한 변화가 있다. 자전속도의 감소는 고대의 천문관측, 특히 고대의 일식과 월식의 관측으로 발견되었다. 자전속도가 감소하는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양에서의 조석 마찰효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지구-달 계의 각운동량은 보존되므로,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짐에 따른 각운동량(지구의 자전으로 발생하는 운동량)의 감소는 달의 궤도운동에서 증가되는 각운동량에 의해 상쇄되고 그결과 달의 궤도는 지구로부터 점차 멀어지는 경향을 띤다. 1일 길이의 계절적인 변화는 매우 작아서 1년에 수천분의 1초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극지방에 있는 빙모의 크기 변화와 대기순환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기울기).

지구 자전축의 방향은 외부의 영향이 없다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태양계 내의 다른 별들의 인력은 지구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태양과 달의 인력은 지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구는 타원체이므로 달의 인력은 지축을 경사지게 하여 지축은 달의 궤도에 대해 수직하게 유도된다. 또한 영향력은 작지만 태양도 달과 비슷한 영향을 지구에 미친다. 그러나 지구는 이러한 인력의 영향을 받더라도 인력의 영향하에 완전히 구속되지는 않으며, 대신 지구의 자전축은 우주 공간에서 원추모양의 표면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이러한 자전축의 운동을 세차라고 한다. 세차운동은 BC 120년에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17세기에 최초로 뉴턴에 의해 이론적으로 설명되었다. 세차운동으로 인해 자전축이 가리키는 별자리가 달라진다. 현재의 자전축은 북극성을 가리키고 있으나 지금으로부터 1만 2,000년 후에는 직녀성을 가리킬 것이다. 세차운동의 주기는 2만 6,000년이다. 세차운동은 천구상에서 태양의 궤도인 황도에 수직인 축을 기준으로 일어나며, 천구의 적도와 황도의 교점인 춘분점과 추분점을 이동시킨다. 세차운동에 의해 분점들은 매년 50.26″씩 이동한다. 한편 히파르코스 시대 이후에 일어난 분점들의 이동은 약 29°에 달하며, 따라서 고대의 그리스인들이 말한 태양의 연중 이동경로는 오늘날에는 더이상 들어맞지 않는다. 극의 이동경로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정확한 원궤도가 아니고 약간의 진동을 수반하는데, 주기 18.6년, 진폭 9.2″인 장동의 궤도를 따라 일어난다. 이렇게 극의 이동경로가 원궤도를 따르지 않는 이유는 지축의 경사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챈들러 진동은 지구의 회전으로 일어나는 또다른 현상이며, 매우 작은 진폭으로 436일의 주기를 갖고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는 지구 고체 부분의 미약한 변형 및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지구가 일그러지는 조석작용과 관계가 있다.

수치로 본 지구
적도반지름 6,378.136±1㎞
극반지름 6,356.784㎞
평균반지름 6,371㎞
편평률 1/298.257
이심률 0.017
적도둘레길이 40,075.51㎞
질량(M) 5.976×1027g
부피(V) 1.083×1027
평균밀도(M/V) 5.517g/㎤
질량비(태양:지구:달) 333,400:1:0.01228
태양과의 평균거리 1.496×108km
공전궤도에서의 속도 29.8㎞/s
공전주기 365.25일
자전주기 23시간 56분 4.09초
지구 전체면적 5.096×108
육지면적 1.48×108㎢ (지구 전체면적의 29%)
최고점 8,848m(에베레스트 산)
최저점 ─11,034m(마리아나 해)
육지의 최저점 ─397m(사해)
수치로 본 지구

지구자기장과 자기권

지구자기장(地球磁氣場)

지구자기장은 2가지의 뚜렷한 특징을 가진다.

첫째, 나침반의 바늘은 곳에 따라 대체로 진북(眞北)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데 이 차이각도를 편각(偏角)이라고 한다. 편각의 다양함으로 알 수 있듯이 지구자기장은 매우 불규칙하고 복잡하다. 둘째, 지구자기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변한다. 편각을 표시한 지자기도(地磁氣圖)는 가능하면 수년 또는 수십 년에 한 번씩 다시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지구자기장의 변화를 영년변화(永年變化)라고 한다.

영년변화가 매년 10″ 정도로 미미해도 60년 후에는 10′이라고 하는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자기장 변화의 양상은 일정하지 않으며 주기성이 없다.

지구자기장의 빠른 변화는 그것이 고체인 맨틀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된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지구자기장은 금속의 유체로 구성된 외핵에서 일어나는 전류로 형성되는 것이다. 지구자기장의 영년변화도 외핵물질의 이동을 지시하는 현상이다. 지구자기장의 영년변화가 불규칙한 것은 외핵 내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 현상에 관계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구자기장의 영년변화로부터 추정된 외핵의 이동속도는 1초에 0.03cm 또는 1년에 10km 정도이다. 현재는 이러한 생각이 더욱 발전하여 유체운동은 전류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전류를 발생시키거나 유지시키기도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외핵의 용융된 금속물질의 흐름으로 전류가 발생한다는 학설을 '다이너모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이론은 현재 일반적으로 인정되어 있는 학설이다.

다이너모 이론
다이너모 이론
고지자기(古地磁氣)

자기장 내에서 고화(固化)된 용암 속의 대자성 광물은 고화당시에 작용하던 자기력의 방향을 따라 자화(磁化)되어 그 자기장이 제거되어도 지자기의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이를 잔류자기(殘留磁氣)라고 한다.

잔류자기는 암석 내에 있는 대자성 물질인 산화철의 작은 입자들이 나타내는 현상이다. 잔류자기는 과거에 용암류(熔岩流)가 고화되던 당시의 지구자기장 방향을 알려준다. 잔류자기는 미약하기는 하지만 사암에서도 측정되는데, 그 이유는 퇴적물에 혼합된 대자성 물질이 지자기의 방향에 일치하게 자화되면서 퇴적되었기 때문이다.

암석에 보존되어 있는 잔류자기를 고지자기라고 한다. 고지자기에 대한 연구는 지질시대의 자기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고지자기 연구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자세한 연구가 가능한 지난 5억 년 동안의 지구자기장은 현재의 지구자기장과 유사했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지자기의 연구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지구자기장의 극성(極性)이 지구역사를 통해 대략 수십만 년 내지 수백만 년에 한 번씩 역전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역전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완료되는 데는 약 5,000년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질학적 시간으로 볼 때 매우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역전은 짧으면 4만 년에 한 번 일어나기도 했으나 3,500만 년 동안 한 번도 일어나지 않기도 했다. 역전현상에는 특별한 규칙성이나 주기성이 없지만, 짧은 주기의 역전 이후에는 긴 주기의 역전이 일어나는 양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구자기장의 역전현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아직 불가능한 실정이다. 다만 여러 방향으로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다이너모 방식으로 지구자기장이 형성된다는 이론이 유일한 설명이다. 지구자기장의 역전현상과 비슷한 자기장의 역전현상은 다른 별에서도 관측된다(지자기역전).

지구자기장 역전의 증거는 대서양의 중앙해령을 횡단하며 해저의 현무암이 자화된 모양을 계속적으로 관측한 자력탐사선에 의해 밝혀졌다.

중앙해령의 중심선 양측의 현무암 바닥은 극성의 역전과 정상을 되풀이하는 대상분포를 보였으며, 양측의 자화된 모양은 대칭적임이 밝혀진 것이다. 해령의 중심선에서 솟아오른 현무암질 용암은 중심선 양쪽으로 퍼져나가면서 고화될 때 지자기의 방향으로 자화된 것이다. 해저는 해령의 중심선을 경계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므로 새로운 용암은 새로이 자화된 것이다. 그러므로 지자기 역전의 역사는 해양지각의 현무암 속에 고지자기로 간직되게 된 것이다.

또다른 중요한 사실은 냉각되는 암석 중에는 쌍극자성분 외에 다른 정보도 기록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기적도(磁氣赤道)에서 형성된 암석은 수평자화(水平磁化)의 기록을 가지게 되며, 고위도의 자기위도에서 형성된 암석은 위도에 따라 기울어지는 자화방향, 즉 복각의 기록을 가지게 된다. 자화된 암석은 자화당시의 자극(磁極)의 방향을 알려준다.

또한 암석에서 측정된 복각은 그 암석의 자기위도를 나타낸다.

자기권(磁氣圈)

지구의 자기장은 지구와 지구 주변에 있는 공간에까지 퍼져 있다.

자기권의 영역은 지구자기장과 대전입자로 구성된 태양풍(太陽風)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 태양 쪽을 향한 약 6만km 상공에서 태양풍의 압력은 지구자기장과 균형을 이룬다. 지구자기장은 태양풍에 대한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어 플라스마(양이온과 전자의 수가 거의 같은 고도로 전리된 기체) 구성 입자는 결과적인 충격파면에 의해 지구 주변에서 편향된다. 그리하여 자기권은 지구로부터 태양의 반대 방향 쪽으로 수백만km가량 뻗어나가는 긴 자기권꼬리를 형성한다(그림1). 태양풍의 플라스마 입자들은 자기권의 경계면인 자기권계면(磁氣圈界面)을 통과해, 자기권계면 내부의 일정한 영역을 점하기도 한다.

또한 전리층(중간권과 열권까지 뻗어 있는 이온들과 전자들로 구성된 상부 대기권 영역)에서 생긴 대전입자들도 자기권 내로 들어가기도 한다. 자기권꼬리는 수시간 동안 수십 억 MJ(메가줄)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의 저장은 태양풍에 의해 운반된 행성간 자기장이 자기권 내에 있는 지구자기장과 연결되는 재연결작용을 통해 일어난다.

에너지는 자기폭풍(磁氣暴風)이라 하는 자기권의 동력구조적인 재구성에 의해 방출된다. 자기폭풍은 흔히 상부 대기권에 에너지 입자를 공급함으로써 북극광(北極光)과 남극광(南極光)을 일으킨다(오로라, 자기꼬리류).

지구에 매우 가까이 수렴되어 있는 자력선(磁力線)이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을 지구 주변으로 포획한다.

포획된 입자들은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서 선회운동(旋回運動)을 하며, 지구 주변에 나타나는 밴앨런 복사대(2개의 도넛 모양의 영역)에서 느린 속도로 이동한다. 밴앨런 복사대에 포획되어 있는 많은 입자들은 높은 에너지를 가진 우주선(宇宙線)이 지구의 상부대기권을 때릴 때 중성자가 전자와 양성자로 붕괴되면서 형성된다. 자기권과 밴앨런 복사대와 같은 지구자기장의 외곽부는, 생명체에 해로운 충격을 줄 수 있는 태양풍의 이온화된 기체입자들과 높은 에너지를 가진 우주선의 직접적인 영향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준다.

중력장

지구의 중력장(重力場)과 중력가속도

지구의 중력장 또는 중력은 지지되지 않은 물체에 작용하여 이를 지구 중심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정의된다.

중력의 영향을 받는 물체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고 시간과 거리에 따라 증가하는데, 이때 속도의 변화율을 가속도라 한다. 중력가속도는 지구 중력장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로서 g으로 나타내는데, 이는 지구의 기본적인 성질 중의 하나이다. 지구상의 중력은, 지구가 완전한 구가 아니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으며 지구자전에 의한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지표면에서 매우 다양한 값을 보인다. 중력은 초당 속도의 증가로 표현되고, 속도는 ㎧로 측정되기 때문에, 중력의 단위는 ㎨으로 나타낸다. 지구 표면에서의 평균 중력가속도는 9.80㎨에 가깝다. 이 중력가속도는 위도에 따라 다른데, 적도에서는 약 9.78㎨이며 극지방에서는 약 9.83㎨이다. 다른 요인에 의한 중력가속도의 변화량은 0.01㎨ 이하인데, 이러한 변화는 지구 내의 밀도 변화에서 기인한다. 중력가속도의 변화는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계기(측지장치와 인공위성 추적망과 같은 체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력이상). 지구의 중력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달이 우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중력은 달의 조석(潮汐)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달의 변형작용은 월면(月面)이 미약하게 부풀어 오른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정밀한 장치로만 감지할 수 있다.

달의 중력장과 지구의 조석

달은 지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충분한 중력장을 가지고 있다. 지구는 극 쪽 표면이 적도 쪽 표면보다 편평한 회전타원체이므로, 달의 인력은 지축을 달의 공전궤도면에 수직한 방향으로 기울게 한다. 달의 인력에 의한 조석 중 가장 뚜렷하게 관찰되는 것은 해수의 상승과 하강이다.

달의 인력은 달에 면한 바다의 물을 달 쪽으로 끌어 올리므로 다른 지점에서는 물이 다소 줄어든다. 만조는 물이 모이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간조는 물이 줄어드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만조와 간조는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달에 면한 위치가 달라지면서 일어난다. 달의 인력은 지구의 대기에 대해서도 조석을 일으킨다. 공기는 물에 비해 밀도가 낮으므로 대기조석은 바다의 조석에 비하면 훨씬 작은 규모로 일어난다. 대기조석은 압력의 변화로 측정된다. 지구의 고체 부분도 달의 인력으로 조석을 일으키는데, 지각은 매일 수cm 정도의 미약한 조석변형을 겪는다.

외부구조

대기권(大氣圈)
대기권
대기권

지구는 주로 질소(78%)와 산소(21%)의 혼합물로 구성된 대기로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기체를 공기라고 하는데, 공기는 질소와 산소 외에도 소량의 아르곤·이산화탄소·메탄·수증기 및 기타 다양한 기체와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액체 입자를 포함한다. 대기권은 지표면에서 수천km 상공까지 뻗어 있으며 이렇게 높은 고도에서 태양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대전입자들의 흐름인 태양풍과 합쳐진다. 대기권의 조성은 대기의 평균밀도로부터 측정할 수 있는데, 약 100km의 고도까지는 별 변화 없이 일정하다.

대기권은 흔히 지표면을 덮은 구형의 껍데기 모양인 층이나 영역으로 묘사된다. 대기권의 구분은 그림2에 표시되어 있으며, 이 구분은 열적구조에 기초를 둔 것이다.

대류권(對流圈)은 대기권의 최하부이며 고도는 지표면상 약 10km까지의 범위로서, 이 층에서 온도는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급속히 감소한다. 대류권의 순환은 공기 중의 수증기의 증발 및 응축과 함께 지구상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기상현상을 일으킨다(대류). 대류권 상부에는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온도가 서서히 증가하는 성층권(成層圈)이 있다.

이 영역에서는 수직운동이 심한 방해를 받는다. 위로 상승하려고 하는 공기덩어리는 빠른 속도로 냉각되므로 이들은 주변의 공기보다 밀도가 커지게 되며, 이러한 환경에서의 부유력(浮遊力)은 수직운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성층권에서 주변 공기의 대기운동은 대체로 수평방향에 한정되며, 고공에서 층운(層雲)이 층상구조를 이루는 원인이 된다.

고도의 증가에 따른 온도의 증가는 약 50km 높이까지 계속되는데, 이곳의 온도는 대략 지표면 부근의 온도와 비슷하다. 또한 이곳은 성층권의 상부경계를 이루므로 이를 성층권계면이라 한다. 성층권계면 위에 있는 중간권(中間圈)에서 온도는 다시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는 일반적인 변화양상을 보여준다. 온도는 중간권계면이 위치한 약 85km 고공에서 최소값을 갖는데, 이곳은 대기권에서 가장 온도가 낮은 영역이다.

또 온도는 중간권계면 위에 위치하는 열권(熱圈)에서 다시 고도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열권이라고 하는 명칭은 이 영역의 열전도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열권에 축적된 많은 양의 열은 하부로 전도되어 내려오다가 중간권 주변에서 우주공간으로 방사된다. 지구대기의 일반적인 순환은 태양 에너지, 그중에서도 특히 저위도의 열대지방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에 의해 일어난다. 대기대순환으로 열수송이 극지방 쪽으로 일어날 때 지구의 빠른 자전 및 자전에 연관된 코리올리 힘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북반구에서는 저위도의 무역풍, 중위도의 편서풍, 극지방의 극동풍으로 3개의 순환세포(循環細胞)가 형성된다. 지구대기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특징적인 고압대, 중위도의 폭풍, 동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대류권 상부의 제트류가 형성된다(대기순환).

지구 표면이 받아들이는 에너지 중 평균 17% 정도는 태양에서 직접 온 것이고, 15%는 태양복사가 구름에서 산란되어 온 것이며, 나머지 68%는 대기권으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의 흡수에 의한 것이다.

지표면에 흡수된 에너지의 상당량(79%)은 복사선의 형태로 대기권으로 돌아가며, 나머지 21%는 전도(傳導) 및 물의 증발시 일어나는 부수적인 작용을 통해 대기권으로 되돌아간다(태양 에너지). 지표면은 물의 증발로 냉각될 수 있는데 이때 증발과 관련된 열은 수증기에 의해 공기로 전도되며, 공기로 전도된 수증기는 다시 재응결되어 구름이 되고 비·눈·얼음의 형태로 강수를 형성한다.

물의 상(相) 변화는 대기권 하부의 에너지 분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층들 사이의 에너지 수송은 주로 수증기·이산화탄소·오존과 같은 미량성분들의 영향을 받는다. 대기 중에 존재하는 주요구성원과는 대조적으로 이런 미량의 기체들은 적외선을 흡수할 수 있다. 이들은 온실의 유리창처럼 지표면에서 복사된 열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대기는 유리와 마찬가지로 태양빛에 대해서는 투명하지만, 적외선과 같은 장파의 전자기복사에 대해서는 완전히 불투명하다(전리층). 적외선 활성기체들은 지표면으로 순수하게 유입되는 에너지의 약 70%에 해당하는 열을 지표로 다시 돌려보낸다. 만약 대기 중에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없다면 지표면의 온도는 현재보다 훨씬 낮을 것이며, 따라서 지구의 상당 부분은 얼음으로 뒤덮일 것이다.

1980년대초부터 석유, 천연 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이 증가해, 기후의 온난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효과는 대기 중의 메탄·이산화질소·클로로플루오로카본(CFC:프레온 가스로 불림) 및 다양한 산업폐기물과 쓰레기에서 나오는 합성화합물이 대기 중에 농집될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러한 기체들이 대기 중에 계속해서 농축된다면 21세기 중반에는 전세계 지표면의 평균온도가 1.5~5℃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러한 규모의 온도상승이 일어나게 되면 기후는 상당히 변화할 것이며, 세계 일부지역에서는 생태계와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가 일어날 것이다(지구온난화). 대기에 관한 보다 직접적인 관심사는 인간활동이 성층권 내에 있는 오존층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층권 상부에서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이 흡수되어 산소분자(O2)가 해리된다. 해리된 산소원자(O)는 다시 산소분자와 재결합해 오존(O3)을 형성하며, 이 오존은 파장이 짧고 해로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해 주는 오존층을 형성한다. CFC는 소량만 있어도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1년 중 특정한 기간에, 특히 남극상공의 오존층에 일시적인 '구멍'을 형성시킨다는 사실이 과학적인 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 더욱 불안한 일은 세계인구가 밀집해 있는 온대지방 상공의 성층권 오존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외선에 직접 노출된 피부는 암을 일으키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권(水圈)

지구의 수권은 지표면과 지표면 아래에서 액체나 고체(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1.4×109㎦ 정도의 물로 구성되어 있다.

해수는 수권 전체 질량의 약 98%를 차지하며 지표면의 약 71%를 덮는다(해양). 나머지 수권은 호수·하천·빙하를 이루는 담수, 토양과 암석 내에 들어 있는 지하수, 대기 중에 들어 있는 수증기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물의 수지).

수권의 모든 물은 끊임없이 순환한다.

물은 수문학적(水文學的) 순환을 통해 이동하는데, 수문학적 순환이란 강수, 증발, 강수차단, 증산(蒸散), 침투, 지하로의 투수(透水), 지상류(地上流), 유거수(流去水) 및 다른 방법으로 바다로 들어가고, 해양의 물은 대기를 통해 대륙으로 전달되며 대륙의 물은 다시 해양으로 돌아가거나 또는 지하로 스며드는 현상을 모두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인 의미의 용어이다. 이러한 수문학적 순환과 연관된 물의 이동경로는 고도 약 15km에 달하는 대기권으로부터 지하 약 5km 깊이의 지각에 이르는 모든 수권에 걸쳐 있다.

수문학적 순환은 지구상의 생명체의 번식과 유지에 중요하다. 지구상의 무생물계 및 생물계를 통해 일어나는 물의 순환작용은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순환을 수반하므로 생물권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생물권은 증산을 통해 물을 다시 대기 중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수분, 탄소순환).

암석권(岩石圈)

지각을 구성하는 단단한 암석의 층을 암석권이라고 한다.

암석권은 약 10개의 단단한 판(板)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판은 해양판과 대륙판의 2종류가 있다. 해양판의 예로는 가장 큰 태평양판을 들 수 있는데 이 판은 남동부에 있는 작은 판(나즈카 판)을 제외한 태평양 전체의 해저 아래에서 약 10km의 두께로 존재한다. 해양지각은 휘석·사장석·감람석 및 산화광물들이 주성분을 이루는 현무암과 조성이 현무암과 같은 심성암인 반려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륙판의 예로는 북아메리카판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북아메리카 대륙과 그린란드 및 대서양 중앙해령 북서쪽의 해양지각이 포함된다. 대서양의 중앙해령은 대서양의 중심축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거대한 해저산맥이다. 대륙지각은 주로 화강암질 암석으로 되어 있으나 퇴적암과 변성암을 수반한다. 해양지각은 주로 현무암질 암석으로 되어 있고 상부는 퇴적물층으로 되어 있다.

내부구조

지구의 내부구조
지구의 내부구조
내부구조와 조성

지구내부에 대한 연구에는 주로 지진파가 이용된다.

지진파에는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P파와 느린 속도로 진행하는 S파의 2종류가 있으며, P파는 종파(縱波)이고 S파는 횡파(橫波)이다. P파와 S파는 지구내부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지진파를 이용한 조사 결과, 지각 아래는 맨틀·외핵·내핵의 순서로 층상구조임이 밝혀졌다(그림3). 지진파는 이러한 층들의 경계에서 반사와 굴절을 일으키며 이들 경계면을 불연속면이라고 한다.

맨틀과 지각의 경계는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이라고 하며 그 깊이는 평균 35km이다. 맨틀은 감람석을 주성분으로 하는 감람암으로 되어 있다. 맨틀은 고체이지만 느린 속도로 대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암류권).

외핵과 맨틀의 경계부는 지하 약 2,900km에 있다(지구 중심으로부터는 약 3,470km). 핵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P파는 통과시키지만 S파는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횡파인 S파를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액체의 특징이므로, 외핵을 구성하는 물질은 액체일 것으로 보이며 주로 용융상태의 철성분으로 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외핵 아래에는 내핵이 지구 중심부를 이루는데 내핵의 반지름은 약 1,190km이며, 극고압상태에서 고체상태로 존재하고 주로 철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구내부의 밀도와 압력

맨틀과 내핵의 물질은 고압하에서 고화되어 있으므로 지하 심부에서의 지진파 속도는 증가하지만, 지하 심부의 밀도분포는 지진파 속도의 자료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지구내부의 상태에 관한 또다른 정보는 정밀도가 매우 큰 천문학적 및 측지학적 관찰사항과 함께 지축 주변에 나타나는 지구의 관성(慣性) 모멘트에 관한 지식으로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질량이 m이고 반지름이 a인 균질한 구(球)의 중심에 있는 축의 주변에 형성되는 관성 모멘트는 0.4ma2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관찰에 의하면 지구의 관성 모멘트는 0.334ma2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지구의 밀도가 균일하지 않으며 중심부로 가면서 증가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구내부의 압력은 비교적 규칙적이며 깊이에 따라 증가한다. 맨틀에서의 압력 상승률은 약 470기압/km이다. 맨틀과 핵의 경계부에서의 압력은 약 137만 기압이며, 지구 중심부에서의 압력은 약 370만 기압이다. 중력의 세기도 지구내부의 깊이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지만, 중력은 중심부에서는 소멸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중력은 맨틀에서는 12% 정도의 변화만을 보일 정도로 매우 일정하지만, 핵과의 경계부에서 점진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중심부에서는 완전히 소멸된다.

지구내부의 온도와 열전달

지구내부의 온도분포를 측정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없지만, 여러 가지 간접적인 정보를 이용해 측정할 수 있다.

한 예로 광산의 깊은 갱도의 온도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지구내부 온도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지표면으로 운반되는 열의 전도율은 온도상승률과 물질의 고유특성인 열전도도에 의해 좌우되므로, 이 2가지를 측정할 경우, 지구내부로부터 나오는 열류량(熱流量)을 측정할 수 있다. 해저에서 측정한 지열(地熱) 자료에 의하면 매우 깊은 바다의 열류량은 대륙의 열류량과 비슷하다.

지구 최외각층의 평균 온도경도는 25~30℃/km이며, 지표면 근처의 평균 열류량은 1초당 1.2×10-6cal/㎠이다. 지구 심부(深部)에서의 평균 온도경도를 14℃/km라고 가정했을 경우, 300km 깊이에서의 온도는 약 4,200℃로, 깊이에 따른 고압(高壓)을 고려하더라도 어떠한 종류의 규산염광물의 녹는점보다도 높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계를 고려해 보았을 때, 온도경도는 지구내부의 적당한 깊이부터는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지구 열류량의 대부분은 오랫동안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시에 발생하는 열에서 생성된다고 여겨져 왔으며, 따라서 오늘날에는 방사성 물질이 지구의 상부층에 많이 농집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내부 심부층의 온도 및 열류에 대해서는 주로 추측에 의존하고 있지만, 어떠한 조건에 따른 가상적인 온도분포의 설정은 가능하다.

즉 맨틀의 온도는 맨틀을 구성한 규산염광물의 녹는점보다 낮은 것이 확실하며, 외핵의 온도는 철의 녹는점보다 높은 것이 확실하다. 또한 내핵이 철로 구성되어 있다면, 내핵의 경계부 온도는 철의 녹는점 부근까지 상승할 것이며 경계부 내부는 이보다 높을 것이다. 결국 지구내부의 온도를 알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압력의 증가에 따른 녹는점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지구내부의 온도는 비교적 낮은 경향을 띠는데 핵의 경계부 온도는 약 3,000℃ 정도이며, 지구 중심부의 온도는 약 4,000℃이다.

그러나 이러한 측정치는 아마도 수백℃의 오차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표면의 특징

지형적인 특성들

지구의 표면은 상당히 불규칙한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표면은 대체로 두 기준면 주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첫번째 기준면은 해수면으로 대부분의 대륙과 대륙붕은 이 해수면 주변에 놓여 있다. 다른 기준면은 해수면으로부터 평균수심 약 5km에 존재하는 해저면으로서, 나머지 지표면의 대부분이 이 주변에 놓여 있다. 지표면의 다른 뚜렷한 규칙성으로는 육지와 수권의 비대칭적인 분포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지구 중심을 임의로 가로지를 경우 한쪽 끝은 육지에, 다른 한쪽 끝은 바다에 위치하는 것으로, 지표면의 90% 이상은 이러한 비대칭적인 분포를 보여준다.

이러한 육지와 수권의 비대칭적인 분포를 포함한 지구 대규모 지형의 형성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이 제시된 바 있지만, 현재에는 대부분 판구조론으로 설명한다.

지각평형설(地殼平衡設)

지각은 맨틀보다 밀도가 작고 가벼우며, 맨틀 위에 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지각은 상당 부분이 수면 밑에 잠긴 채 물 위에 떠 있는 빙산(氷山)과 유사하다. 지각평형의 원리에 의하면 지각은 밀도가 큰 물질 위에 떠 있으면서 수직방향에 대해 평형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표면으로부터 지구 중심부로 가해지는 전체 질량은 지표면의 어느 지점에서나 정량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이 있는 지역은 산의 큰 질량으로 인해 지각 하부에 보다 큰 하중을 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각평형설에 의하면 산의 밑부분에 존재하는 물질(산뿌리)은 저지(低地) 또는 바다의 밑부분에 존재하는 물질에 비해 밀도가 작기 때문에 지표면의 모든 지점에서 아래쪽에 가해지는 하중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산 아래에 있는 산뿌리는 산보다 약 6배가량 크며, 가벼운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수직방향에 대한 중력보상(重力補償)의 개념은 중력관찰에 의해 최초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각평형의 개념이 우세하게 작용한다면 위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바다와 육지의 중력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산악지역과 심해저(深海底)는 지각평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잘 보상되어 있다고 한다.

한편 정상적인 중력값을 벗어나는 중력이상(重力異常)은 일본열도를 포함하는 환태평양 조산대와 같이 조산운동이 활발히 진행중인 지역에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이들 지역에서는 화산활동지진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지진이 얕은 곳에서 일어나는 것과 달리 지하 700km 이상의 심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따라서 조산운동이 활발한 지역의 지하 심부에 존재하는 맨틀은 조산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조산운동

조산운동이란 습곡산맥과 지괴산맥(地塊山脈)을 만드는 지각운동으로 한 가지 작용, 또는 몇 가지 작용들의 복합적 운동에 의해 일어난다.

조산운동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다음의 4가지 가설이 제시되었다. 수축설은 지표면의 구조를 쉽게 설명한 가장 오래된 가설로서, 지구는 시들어 주름이 잡힌 사과와 유사하며 산 계곡과 같은 지표면의 구조는 사과의 표면에 나타나는 주름에 해당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지구가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시 발생하는 열로 가열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는 지구가 지질시대를 통해 지표면에 주름이 형성될 정도로 대규모의 수축이 일어났다는 가정은 점차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었다.

대류설(對流說)은 맨틀 대류로 해구 및 중앙해령과 같은 지각의 대규모적인 구조가 형성된다는 이론이다. 맨틀이 점성(粘性)이 있는 유체라고 가정했을 경우, 이들이 하부로부터 열을 받게 되면 천천히 용승할 것이다. 또한 맨틀이 점성을 가진 유체가 아니고 소성(塑性)을 지닌 고체일지라도 열적 조건만 적합하면, 유체의 경우와는 다소 양상이 다르겠지만 대류가 일어나 해구나 중앙해령과 같은 대규모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대류설은 판구조론의 기본이 되는 학설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상변화설(相變化說)은 상변화를 설명한 이론으로 상변화란 온도나 압력의 변화에 의해 광물의 결정구조가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증거에 의하면 지표면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치밀한 광물들이 고압하에서는 안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각과 맨틀 사이의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은 바로 이러한 상변화가 일어나는 면이라고 주장된 바 있다. 온도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상승하기도 하며, 이러한 온도의 상승은 불연속면의 하강을 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이때 열이 화산작용이나 기타 다른 작용을 통해 방출되면 이곳의 온도는 다시 떨어지고 불연속면은 상승하게 된다. 이때 일시적으로 평형이 깨진 지각은 다시 평형상태로 돌아가려고 지각의 대규모 수직운동을 일으키게 되어 지표면에 여러 가지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가설(附加說) 이론을 보면, 지하로 들어감에 따라 일어나는 온도상승은 처음에는 신속히 일어나다가 나중에는 천천히 일어나므로, 맨틀 내에 있는 규산염광물은 다른 지역보다는 대부분 지하 100~200km 되는 지점에서 녹는점에 근접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분용융이 일어나게 되면 이곳의 물질은 액체상태가 되므로, 가벼운 성분은 무거운 성분 위에 놓이는 분화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하여 가벼운 성분의 물질은 상부층을 뚫고 들어가면서 점차 상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지각의 물질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작용을 부가작용이라고 한다. 화산작용은 이러한 작용에 대한 좋은 예이다. 지각의 대륙지괴는 지질시대를 통해 부가작용에 의해 점진적으로 축적되어 형성된 산물이다. 한편 지구의 바다와 대기도 지구의 역사를 통해 암석물질로부터 나온 물질들이 느린 속도로 모여 형성되었으며, 이들도 부가작용의 2차산물이라는 설이 몇 가지 명백한 증거에 의해 제시되어 있다.

판의 운동

현재 지표면의 대규모 지형들은 판의 운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판은 1년에 수cm 정도의 속도로 수평이동한다. 지구과학자들은 아직 판의 이동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명확한 규명을 하지 못했지만, 많은 학자들은 판 아래의 연약층에서 일어나는 느린 속도의 대류 때문으로 설명한 대류설을 믿고 있다. 대류는 뜨거운 물질이 차가운 상부로 이동하고 차가운 물질이 뜨거운 지점으로 하강할 때 일어난다. 맨틀 심부에서 뜨겁고 부분적으로 용융된 물질인 마그마는 팽창에 의해 점차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마그마는 상승하며, 표면 근처에 있던 차갑고 밀도가 큰 암석이 그곳을 채우기 위해 하강한다. 상승하는 뜨거운 암석물질과 하강하는 차가운 암석물질의 순환적인 흐름이 대류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대류는 1년에 2~8cm의 속도로 판들을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지각변동).

판경계부
대륙 주변부
대륙 주변부

판들은 그들의 경계부를 따라 상호작용 한다.

판의 경계부는 주변 판에 대한 상대적인 운동양상에 따라 분기(分岐)경계부(그림4), 수렴(收斂)경계부(그림5·6), 변환(變換)경계부(또는 주향이동경계부)의 세 종류로 분류된다.

분기경계부에서는 2개의 판이 갈라지는 1개의 중심선 양측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판들 위의 일정한 점들은 서로 멀어지게 되며, 마그마가 분기하는 중심선을 통해 분출되어 현무암으로 된 새로운 지각을 형성하게 된다.

분기경계부는 대서양 중앙해령과 같은 해령이다. 해령에서 생성되는 화성암의 양은 경우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화성활동은 앞서 설명한 분기경계부에서보다 열점(熱點) 주변에서 훨씬 강하게 일어나는데, 열점이란 화성활동이 평균 이상으로 일어나는 지역을 말한다. 일부 열점들은 맨틀플룸(맨틀로부터 발산된 용융상태의 뜨거운 암석으로 형성된 기둥)의 윗부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이슬란드는 이러한 열점의 예이다.

해령의 정상부를 따라서도 많은 양의 마그마가 분출한다. 대륙지각 위나 대륙지각 내에 포함된 화성암도 분기경계부를 따라 형성되는 화성암에 포함된다. 분기경계부는 심한 단층작용과 함께 장력(張力)에 의한 주요 천발지진(淺發地震:지표면 아래 60km 미만의 깊이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해령의 정상부를 따라 생성되는 지각은 수많은 단층으로 절단되어 있다. 수렴경계부의 판들은 서로 충돌하게 된다.

충돌의 결과로 습곡산맥이나 지괴산맥을 만든다. 히말라야 산맥과 주변의 티베트 고원은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들어가서 들어올린 결과로 생긴 것이다. 대륙판과 해양판이 충돌할 때는 해양판의 전단부가 대륙판 아래로 섭입하여 맨틀로 들어간다(그림5). 이러한 해양지각의 물질들은 재용융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순환한다. 이때 대륙판은 압축작용을 받아 주름지고 두껍게 되는데 이런 운동이 조산운동이다. 해구(海溝)로 알려진 해저의 깊고 긴 지형은 섭입대를 따라 나타난다.

태평양에 접해 있는 페루-칠레 해구와 알류샨 해구는 이런 종류의 함몰대이다. 심발지진(深發地震:지하 300km 이상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섭입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다. 수렴경계부를 따라 흔히 발견되는 또다른 지질구조로는 역단층(逆斷層)이 있다. 역단층은 암석이 압축작용을 받는 곳, 즉 두 대륙이 충돌하는 곳과 섭입대를 따라 많이 생겨난다.

큰 각도의 역단층은 북아메리카 중부 및 남부 로키 산맥에 많다.

변환경계부에서는 단층을 사이에 두고 2개의 판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단층은 주향이동단층(主向移動斷層)의 일종이지만 중앙해령 정상부들 사이에서만 상대적 이동이 인지될 뿐 더 먼 곳에서는 단층에 의한 이동량이 없다.

이때 단층에 따라 이동하는 해령 정상부 사이의 구간을 변환단층이라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은 가장 유명한 변환단층의 하나이다. 변환경계부에는 일반적으로 지진이 많다. 이러한 열극양측의 판들이 서로 반대로 미끄러질 때 천발지진이 일어나는데 간혹 파괴적인 힘을 가진다.

지각평형설(地殼平衡設)

지각은 맨틀보다 밀도가 작고 가벼우며, 맨틀 위에 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지각은 상당 부분이 수면 밑에 잠긴 채 물 위에 떠 있는 빙산(氷山)과 유사하다. 지각평형의 원리에 의하면 지각은 밀도가 큰 물질 위에 떠 있으면서 수직방향에 대해 평형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표면으로부터 지구 중심부로 가해지는 전체 질량은 지표면의 어느 지점에서나 정량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이 있는 지역은 산의 큰 질량으로 인해 지각 하부에 보다 큰 하중을 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각평형설에 의하면 산의 밑부분에 존재하는 물질(산뿌리)은 저지(低地) 또는 바다의 밑부분에 존재하는 물질에 비해 밀도가 작기 때문에 지표면의 모든 지점에서 아래쪽에 가해지는 하중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산 아래에 있는 산뿌리는 산보다 약 6배가량 크며, 가벼운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수직방향에 대한 중력보상(重力補償)의 개념은 중력관찰에 의해 최초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각평형의 개념이 우세하게 작용한다면 위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바다와 육지의 중력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산악지역과 심해저(深海底)는 지각평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잘 보상되어 있다고 한다.

한편 정상적인 중력값을 벗어나는 중력이상(重力異常)은 일본열도를 포함하는 환태평양 조산대와 같이 조산운동이 활발히 진행중인 지역에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이들 지역에서는 화산활동지진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지진이 얕은 곳에서 일어나는 것과 달리 지하 700km 이상의 심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따라서 조산운동이 활발한 지역의 지하 심부에 존재하는 맨틀은 조산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삭박작용(削剝作用)과 지형의 형성

지구의 주요지형은 지구조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형성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후의 영향을 받는 삭박계(削剝系)로의 변화를 겪는다.

삭박작용이란 암석의 풍화작용, 유수·바람·빙하·해파에 의한 암석의 침식작용이다. 이들 작용은 모두 기후의 영향을 받는데, 특히 열과 습기의 변화는 식생지·사막·빙하 지역과 같이 외형적인 지형 특성을 형성한다.

대부분 여러 요인의 조합으로 특정한 지형이 형성된다.

지형적인 작용으로 암상(岩相)의 다양성이 결정되는 습윤환경이나 빙하환경의 암석은 유럽 알프스 산맥의 예에서와 같이 깎여서 산악지역의 기복을 형성한다. 건조한 환경에서의 매적작용(埋積作用)과 평탄화작용의 효과는 흔히 티베트나 미국 서부의 콜로라도에서와 같이, 산맥으로 단절되거나 접해 있는 대지(臺地)와 연결되는 충적화된 산간분지를 형성한다. 산악을 형성할 정도의 대규모 융기가 일어나지 않은 대륙지역의 삭박작용은 암석을 미약하게 변형시키며 (퇴적암의 경우), 적당히 상승시킨다.

이러한 작용으로 넓은 분지, 언덕, 평야가 형성된다. 이러한 지형은 비와 유수의 작용으로 심하게 개석되는데, 건조 기후일 경우에는 페디먼트화되며 빙하성 기후일 경우에는 넓은 지역에 걸쳐 수중침식을 받고 매적된다. 또한 소규모의 삭박작용이 위에서 언급한 많은 주요구조 위에 첨가된다.

건조한 조건이 우세한 지역에서는 페디먼트·염전·사구(砂丘)·드라이워시(물이 빠진 강바닥)·선상지 등이 나타난다. 산마루-계곡 지형과 두꺼운 토양을 수반하는 통합하계망(統合河系網)은 습윤한 조건이 우세한 곳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지형의 조합은 건조조건과 습윤조건이 교호하는 곳 어디에서나 광범위하게 나타나는데, 각 유형은 고위도 지방에서 피오르드·드럼린·에스커와 같이 대륙빙하에 의해 형성되는 복잡한 계열의 침식 및 퇴적 지형과 연결된다.

연령과 진화

지구의 연령

초기의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는 최소한 1억 년에 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00년경 방사성 붕괴현상이 발견됨에 따라, 지사학적(地史學的) 사건의 연대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롭고 신뢰도가 높은 연대측정법이 쓰이게 되었다. 방사성이란 어떠한 원자핵종(原子核種)이 다른 핵종으로 전이되는 성질을 의미한다. 자연 방사성 물질의 경우 이러한 전이는 자발적으로 일어나며 또한 전이현상의 속도인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속도는 주변 환경의 어떠한 물리적 조건이나 화학적 조건의 영향도 받지 않으므로, 일정한 기간 동안 딸원소로 붕괴하는 어미원소의 양은 일정하다.

따라서 방사성 물질이 일정한 속도로 붕괴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미원소와 딸원소의 비는 오래된 과거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있어 자연적이며 신뢰할 만한 시간측정방법으로 이용된다. 지구역사의 초기 연대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반감기가 길어서 붕괴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방사성 원소를 이용한다. 이러한 가정하에서 매우 오래된 암석이나 운석 내에 들어 있는 납 동위원소의 상대적인 비율을 측정하는 것을 반복한 결과, 지구의 절대연령은 약 45억 년이라는 값을 얻었다.

이러한 절대연령값은 현재까지 측정된 지구연령 중 오차가 매우 적은 연령으로 여겨지고 있다(방사성 연대측정법).

지구의 형성

현재 태양과 태양계 내에 있는 행성들은 성간(星間) 가스와 먼지로 구성된 원시성운의 급작스런 중력붕괴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력붕괴의 결과로 형성된 원판모양의 태양성운은 발달중인 태양을 중심으로 모였다. 성운의 중앙면 주변에 있는 잔유물들은 서로 충돌하여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미행성들(작은 소행성, 혜성 및 이와 유사한 천체들)을 형성했다. 지구와 3개의 지구형 행성들(수성·금성·화성)은 약 46억 년 전에 이들 소행성들의 부가(附加), 즉 미행성들 상호간의 충돌 및 인력에 의한 축적과 연결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믿어지며, 아마도 외부의 큰 행성들(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의 핵들도 역시 같은 시기에 동일한 과정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를 포함한 지구형 행성들은 규산염암·철·니켈 및 기타 무거운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비교적 고온에서 고체로 응축할 수 있는 물질들이다. 금속성의 물질들은 지구가 성장함에 따라 아래로 가라앉았으며 지구의 핵은 부가가 일어나는 동안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아마도 가장 가능성이 큰 시기는 초기의 지구가 오늘날의 1/5에 해당하는 부피를 가지게 되었을 때로 추정되고 있다. 부가가 진행되는 동안 지구는 지구로 떨어지는 미행성체들의 충격에 의해 가열되었다.

이러한 충격에 의한 가열 이외에도, 핵을 형성하는 데 이용된 금속 성분이 가라앉으면서 방출한 중력 에너지도 행성 전체를 1,000K 이상으로 가열할 수 있을 정도의 열을 공급했다. 따라서 핵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지구내부는 대류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가열되었다. 지구가 오늘날의 크기로 성장하기 전에 지구의 판구조 운동이 시작되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맨틀 대류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권수권의 형성·진화

뜨거운 지구 내부에서는 화학적인 진화가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행성 내에 포획되어 있던 휘발성 원소들의 일부가 빠져나와 초기 대기권을 형성했다. 막대한 양의 수증기는 대기 중에 들어 있다가 냉각되어 수권을 형성했다. 초기 행성을 이루었던 광물 내에 포함되어 있던 물은 방사성 동위원소들(예를 들면 우라늄·토륨)의 붕괴에 의한 열과, 맨틀 아래의 외핵의 발달 및 지구의 내부구조(핵·맨틀·지각)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로부터 전환된 열에 의해서도 유리되었다.

이렇게 유리된 물은 화산활동으로 지구 내부에서 지표로 운반되었다. 지표면에 도달한 물의 많은 양이 수증기형태로 대기권에 들어갔다가 후에 응축되어 초기 해양을 형성했다. 수권은 지구의 역사 초기에 거의 현재와 같은 부피를 갖게 되었지만, 그 조성은 지질시대를 통해 변하여 산도(酸度)는 낮아지고 염분은 증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증거에 의하면 지구형 행성들이 가졌던 원시기체의 대부분은 형성 초기에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수소나 헬륨과 같은 가벼운 분자들은 기온이 낮고 중력이 큰 행성들에만 존재한다. 다양한 화산활동에 의해 지구 내부로부터 방출된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질소·수증기로 이루어진 대기권은 지질시대의 오랜 기간 동안 상당히 진화해온 것으로 생각된다. 커다란 혜성의 충돌도 이러한 휘발성 기체의 함량을 증가시켰다. 약간의 산소는 태양광선의 광분해(光分解) 작용으로 생성되었으나 그 양은 적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조류처럼 광합성으로 산소를 방출하는 미생물이 출현하면서 대기권에 산소가 추가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원시생물이 출현한 것은 약 30억 년 전의 일이다. 산소는 처음에 산화되기 쉬운 기체나 금속을 산화시키는 데 사용되었으나 산화가 많이 진행된 후에는 대기 중에 산소가 축적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충분한 양의 산소가 축적되어 오늘날과 비슷한 산화환경이 형성되었으며, 산화환경의 발달로 천해(淺海)에서 산소를 호흡하는 동물이 생겨났다.

대륙지각의 형성과 진화

가장 오래된 암석의 연령은 약 39억 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륙지각이 언제 어떻게 성장하기 시작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연령을 측정한 암석은 기존의 암석이 변성된 것이므로 그 원암은 변성작용이 일어나기 전인 지구역사 초기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암석들의 지구화학적 동위원소 정량분석과 기타 자료에 의하면, 초기의 10억 년 동안에 형성된 대륙지각은 맨틀과 뒤섞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후의 대륙지각은 10억 년당 1/3 정도의 비율로 재순환하는 것으로 추론되었다. 결과적으로 35억 년보다 오래된 지각은 우연히 그 일부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지질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지각은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부, 북아메리카 북부에 있으며 이들은 수억 년에서 수십억 년 동안 거의 조산작용을 받지 않은 곳이다. 조산운동·단층작용 및 여러 가지 지구조적 작용들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이러한 지역은 평탄한 지형이 형성된 후 좀처럼 변화를 받지 않은 곳으로서 소행성들과 혜성의 충돌로 생긴 구덩이가 잘 보존되어 있다. 반면 해양지각은 젊어서 2억 년 이상의 연령을 가진 해양지각은 알려져 있지 않다.

원래의 대륙핵들이 언제 형성되었으며 판구조적 작용이 언제부터 일어났는지도 불분명하다.

그러나 지구의 자연지리는 지사(地史)를 통해 수차에 걸쳐 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몇 가지 증거에 의하면 약 25억 년 전에는 여러 개의 작은 대륙핵과 호상열도(弧狀列島)가 합쳐서 1개의 거대대륙이 형성되었다(초대륙). 이 거대대륙은 5억 3,000만 년 전에 시작된 판운동으로 최소한 3개의 주요대륙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이때 형성된 주요대륙은 로렌시아 대륙(주로 오늘날의 북아메리카와 그린란드로 구성됨), 곤드와나 대륙(주로 오늘날의 아프리카,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 남부 유럽, 중동의 상당 부분, 인도로 구성됨) 및 발티카 대륙(주로 오늘날의 스칸디나비아를 포함한 북유럽으로 구성됨)이다.

대륙들의 표이(漂移)가 계속됨에 따라 2억 4,500만 년 전에는 이들 대륙이 붙어 새로운 초대륙(超大陸)인 판게아를 형성했다. 약 6,500만 년이 경과한 후 판게아는 다시 여러 개의 대륙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대륙의 지리적인 분포는 판게아가 갈라지기 시작한 지 약 1억 1,400만 년이 경과한 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