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

아동문학

다른 표기 언어 children's literature , 兒童文學

요약 아동문학은 세계문학의 고전으로 인정받는 작품을 포함하여 어린이만을 위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쓴 소설·그림책·동화·자장가·우화·민요와 그밖에 주로 구전되어온 자료 등 광범위한 작품을 포괄한다.

아동문학은 18세기 후반에야 다른 장르와 뚜렷이 구별되는 독자적인 형태로 등장했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아동문학이 이렇게 늦게 발달한 이유는 경제적·사회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근대 이전에는 어린이를 단순히 어른을 축소시켜놓은 작은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널리 퍼져 있었으므로 어린이만의 독특한 요구와 이해 수준에 맞는 문학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인쇄술 발명 이전에는 책을 만드는 데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가르치는 것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서는 책을 만들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어린이만을 위한 문학작품을 창작·배포하는 일이 경제적으로 합당할 만큼 큰 시장이 형성되려면 많은 사람이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야 하며 집단교육이 널리 보급되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동문학(children's literature)
아동문학(children's literature)

인쇄되어 나온 최초의 아동문학 작품 가운데 하나는 모라비아의 교육자 코메니우스가 아동용 교재로 만든 〈그림의 세계 Orbis Sensualim Pictus〉(1658)였다. 최초의 아동용 그림책이기도 한 이 책에는 어린이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종류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새로운 통찰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최초로 어린이를 위해 특별히 씌어진 것으로 보이는 소설 〈작고 멋진 구두 한 켤레 이야기 The History of Little Goody Two-Shoes〉는 1765년에 나왔다. 가장 오래 되고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동문학의 고전 가운데 하나는 〈엄마 거위 Mother Goose〉라는 자장가집으로, 최초의 영어판이 1791년에 출판되었다.

작고 멋진 구두 한 켤레 이야기(The History of Little Goody Two-Shoes)
작고 멋진 구두 한 켤레 이야기(The History of Little Goody Two-Shoes)

아동문학은 이처럼 미미하게 출발했지만 19세기에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꽃을 피워 걸음마하는 아기에서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의 어린이를 위한 풍부하고 복잡한 장르로 발전했다. 19세기의 유명한 아동문학 작품으로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1865),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Treasure Island〉(1883),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1884) 등이 있다.

삽화는 19세기에 아동 도서의 주요부분이 되었는데, 지금도 그렇듯이 어린이 독자가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등장인물과 행동을 시각적으로 마음 속에 그리는 것을 돕기 위해 사용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최초의 근대적 그림책은 비어트릭스 포터의 〈토끼 피터의 이야기 The Tale of Peter Rabbit〉(1901)였다.

토끼 피터의 이야기(The Tale of Peter Rabbit)
토끼 피터의 이야기(The Tale of Peter Rabbit)

독일에서 나온 최초의 아동문학은 아힘 폰 아르님과 클레멘스 브렌타노가 엮은 민담집 〈소년의 마술피리 Des Knaben Wunderhorn〉(1806~08)였다. 프랑스에서는 장 드 라 퐁텐이 쓴 〈우화 Fables〉(1668~94)가 최초이며, 이 작품들을 발단으로 20세기에는 게르만어와 로망스어를 사용하는 유럽 여러 나라 및 소련에서 아동문학이 주요 장르로 등장했다.

아동문학은 20세기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읽고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수천만 명에 이르는 어린이 독자가 생기게 되었다. 또한 아동도서의 판매와 내용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딱딱한 표지나 종이 표지를 씌운 값싼 책의 생산, 아동 서점의 보급, 도서관 운영의 개선, 아동도서에 대한 진지한 비평적 노력의 확대, 고도화된 판매전략 등이 한데 어우러져 어린이와 어른에게 아동문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아동문학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옛날의 교훈적 이야기는 민족과 계급 간의 화합을 고취하는 등 간접적으로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발전했다.

오늘날 아동문학은 어린이 세계의 특유한 생각과 정서뿐 아니라 어린이가 꿈꾸는 모든 상상의 세계와 일상적 환경을 다룬다. 따라서 그 세계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생명을 부여받은 사물과 식물, 문법적·수학적 추상개념, 장난감과 인형 및 꼭두각시, 진짜 동물과 상상속의 동물, 축소된 인간과 확대된 인간, 초자연적·환상적 인물, 민간설화와 신화 및 전설에 나오는 생물, 어린이의 눈으로 본 어른들 등이 모두 등장한다. 오늘날 아동문학은 대중적인 성인문학만큼 다양해, 공상과학소설·모험소설·탐정소설·동물이야기·역사소설·사회문제를 다룬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여러 장르에서 어린 독자들을 위한 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전기, 쉽게 쓴 역사, 아동백과사전 같은 논픽션 장르도 있다.

한국 아동문학의 기원은 〈단군신화〉·〈구지가〉·〈서동요〉 등에서 찾는다. 그뒤 조선초에는 전래설화의 소설화 경향에 따라 〈콩쥐팥쥐〉·〈흥부전〉 등이 소설로 재구성되었고, 조선말에는 〈녹두요〉·〈파랑새요〉 등의 참요적(讖謠的) 전래동요가 있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아동문학이 독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에 들어서이다. 최남선이 〈소년〉(1908)·〈아이들보이〉(1913) 등의 잡지를 간행하면서 '소년문학'이라는 말을 맨 처음 쓰기 시작한 이래 아동문학은 근대적 개화·계몽 사상 속에서 성숙했다.

특히 한국의 아동문학에서 중요한 인물 중의 하나는 방정환이다. 방정환은 일본 유학중에 동화집 〈사랑의 선물〉(1922)을 펴냈고 고국에 돌아와 〈어린이〉(1923)라는 잡지를 간행하여 아동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에 힘입어 아동잡지 〈신소년〉(1923)·〈새벗〉(1925)·〈아이생활〉(1926)·〈별나라〉(1926) 등이 창간되었다. 방정환은 아동문학을 문화운동·독립운동의 하나로 생각하고, 〈어린이〉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 등 우리 것을 민족운동의 하나로 정립시키고자 노력했다.

방정환
방정환

또 이 잡지에는 아동문학가뿐만 아니라 사회사업가, 아동지 편집자, 언론인 등이 참여했다. 1925년을 전후해서 방정환의 〈형제별〉,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윤극영의 〈반달〉, 한정동의 〈따오기〉, 이원수의 〈고향의 봄〉, 윤석중의 〈오뚜기〉, 서덕출의 〈봄편지〉 등이 발표되었다. 1930년대에 들어와서는 아동문학에 대한 이론적 논쟁이 대두되었는데, 먼저 김태오·윤석중·홍효민·송남헌 등은 동심제일주의 입장에서, 박영희·송완순 등은 계급주의 입장에서 비평을 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아동문학의 발전은 이루지 못했고 다만 장르 구분의 기초를 제공하고 문화운동으로서의 아동문학활동에 그쳤을 뿐이다. 전자에 따르는 작가로는 마해송 등이 있었고, 후자에 따르는 작가로는 적파·송영·이주홍 등이 있었으며, 양자가 드러내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애쓴 작가로는 현덕이 있었다.

8·15해방 후 1962년 성인용 아동문학 잡지 〈아동문학〉이 출간되면서 아동문학에 새로운 관심이 모아지게 되었고, 이원수의 〈아동문학입문〉이나 이재철의 〈아동문학개론〉(1967)·〈한국현대아동문학사〉(1978)가 출간되어 아동문학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편 아이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아동문학의 실상을 파헤친 평론집 〈시정신과 유희정신〉(1990)을 펴낸 이오덕은 교육현장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글쓰기교육과 더불어 아동문학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의 아동문학 작가로 〈강아지똥〉을 쓴 권정생, 〈오세암〉을 쓴 정채봉 등을 꼽을 수 있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젊은 작가군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져 아동문학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