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학

생리학

다른 표기 언어 physiology , 生理學

요약 생물체에서 일어나는 물리적·화학적 현상을 세포·조직·기관·기관계·개체 등 여러 수준에서 연구하는 학문.

목차

접기
  1. 역사
  2. 연구분야
    1. 물질대사
    2. 수송
    3. 정보전달
    4. 조절

생리학이라는 용어는 물질의 특성을 철학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BC 600년경 그리스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16세기 이후에는 건강한 사람의 생기적 활동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생리학은 연구대상에 따라 동물생리학·식물생리학·미생물생리학으로 나누어지고, 연구하는 체제의 수준에 따라 세포생리학·일반생리학·환경생물학 등으로 구분되며, 연구부문에 따라 순환생리학·호흡생리학·내분비학·신경생리학·발생생리학 등으로 나뉜다. 생리학은 다른 생물학분야뿐 아니라 의학·물리학·화학·심리학·농학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역사

그리스 시대의 생리학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적이고 자연적인 개념은 현대 생리학과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몸의 모든 부분이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구조로부터 그 구조의 기능을 추론할 수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은 초기 생리학이 범한 오류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흔히 1628년에 출간된 윌리엄 하비의 〈동물의 심장과 혈액의 운동에 관한 연구 Exercitatio Anatomica de Motu Cordis et Sanguinis in Animalibus〉을 현대 실험생리학의 시작으로 여기며, 18세기말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저술한 호흡생리와 동물의 열 생산에 관한 이론은 지금도 이들 주제의 기초가 되고 있다(→ 하비).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화학적·물리적·해부학적 방법을 사용하는 뚜렷한 학문 분야로서의 생리학은 19세기부터 발달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클로드 베르나르, 독일의 요하네스 뮐러와 유스투스 폰 리비히, 그리고 카를 루트비히, 영국의 마이클 포스터 경 등이 생리학의 창시자들이다.

뮐러와 베르나르는 실험적 증명을 중시하여 자연철학자들의 이론은 모두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르나르는 세포를 생명의 기능단위로 생각했으며, 이 세포들이 그 기능을 발휘하는 내부 환경으로서의 혈액과 체액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개념은 생리학과 의학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프랑스·러시아·이탈리아·영국·미국 등의 생리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루트비히는 물리과학적 개념과 방법들을 생리학에 적용하여, 1847년 근육운동을 기록하는 키모그래프(kymograph)를 만들었고, 1852년과 1856년에 출판된 그의 생리학 교과서는 생리학에서 해부학적인 측면 대신에 물리학적인 것을 강조한 최초의 책이었다.

영국에서는 1869년 포스터 경이 처음으로 의과대학에서 실험생리학이라는 실험과목을 채택하여 가르쳤다. 또한 그는 1876년 생리학자들의 첫번째 단체인 생리학회를 창립했으며, 1878년 포스터의 활동에 힘입어 〈생리학 회보 Journal of Physiology〉 를 발간했는데 이 잡지는 생리학 연구에 큰 공헌을 했다. 미국에서는 1887년 포스터의 교수법을 이어받은 H. N. 마틴이 S.W. 미첼, H.P.보디치와 함께 미국 생리학회를 조직하여 〈미국 생리학 저널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출판을 후원했으며, E. 플뤼거는 1868년 독일에서 〈일반생리학 문고 Archiv für die gesammte Physiologie〉를 발간했는데, 이것도 생리학에 크게 공헌한 주요잡지들이다.

20세기의 생리학은 성숙한 자연과학이다. 한 세기에 걸친 성장과정 동안 생리학은 여러 관련 분야, 즉 생화학·생물물리학·분자생물학 등의 모체가 되었다. 현재 생리학 연구는 생명의 본질과 세포·조직·기관의 다양한 활동들을 종합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는데 분석적 접근과 종합적 접근을 통해 얼마 안 있어 많은 미결 문제들이 규명될 것이고, 그것은 의학적인 가치뿐 아니라 인간과 다른 동물들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연구분야

물질대사

생물학적 에너지론은 '연료+산소→ 이산화탄소+물+열'이라는 호흡의 기본식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이 식의 연료가 곧 에너지의 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세기초에는 발효나 근수축의 에너지가 해당작용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해당작용의 연구결과, 아데노신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ATP)이 에너지의 전달과 이용에 아주 중요한 분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포들은 해당작용이 아니라 산소를 포함하는 반응 과정인 크렙스 회로(Krebs cycle: TCA 회로)로부터 에너지를 얻으며, 이러한 과정은 세포 내 호흡 연소 장소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 동물이 먹는 음식물의 근원은 식물이다. 따라서 광합성과 호흡에 대한 연구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생명체에 가장 중요한 위의 식은 서로 역의 관계에 있다.

즉 호흡은 (CH2O)n+nO2→ nCO2+nH2O+열로 나타내며, 광합성은 nCO2+nH2O+빛→ (CH2O)n+nO2로 표현될 수 있다. 광합성의 명반응에서는 엽록소에 의해 빛에너지가 흡수되며, 암반응에서는 흡수된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수화물 등의 유기화합물이 합성된다. 동물의 소화는 식물에서 생성된 커다란 유기화합물을 작은 분자로 분해하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음식물은 곧 동물의 에너지원이며 동물이 스스로 합성할 수 없는 물질들을 공급한다. 동물이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유전물질의 변화나 돌연변이를 통해 물질의 합성 능력을 잃어버림으로써 비롯된 진화 결과이다. 현재 많은 생리학자들은 세포들의 영양분 획득과 노폐물 배설 방법에 몰두하고 있으며, 특히 분자생물학적인 지식이나 방법 등의 도움으로 이제 모든 수준(예를 들면 세포·기관·개체 등)에 걸쳐 연구의 새로운 장(場)이 열리고 있다.

수송

의학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진보 가운데 많은 부분이 순환생리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순환생리학은 혈압의 근원, 심장박동률, 혈압, 혈류의 조절 등에 관련된 학문으로 산소이산화탄소 수송에서의 혈액의 역할에 특히 관심의 초점이 주어졌다. 현재는 혈액 내 산소 전달체인 헤모글로빈의 구조가 완전히 밝혀져 있으며, 앞으로도 혈액의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에 따라 많은 의학적 진보가 있을 것이다.

세포 수준에서의 수송에 대한 연구는 대단히 중요한 생리학 분야이다. 1900년경에 밝혀진 확산과 삼투설들이 세포생리학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수많은 현상들(막을 중심으로 한 몇 가지 이온들과 여러 화합물의 이동)은 그러한 물리적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담수동물(특히 개구리)에서의 삼투와 이온조절의 연구결과를 통해 능동수송의 개념이 구체화되었으며, 현재 그것의 분자 메커니즘을 확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전달

신경생리학에서 이온에 관한 연구는 신경이 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이온에 대한 막의 투과도에 변화가 일어나 신경충격이 발생된다는 가설을 낳게 되었다.

노벨상 수상자들인 A.L.호지킨과 A.F.헉슬리는 이 가설을 신경세포의 흥분이 나트륨이온과 칼륨이온에 의한 것이라는 가설로 확장시켰다. 심장박동률을 감소시키는 미주신경의 작용이 아세틸콜린이라는 화학물질에 의해 중재된다는 것이 밝혀진 후, 신경충격의 화학적 전달은 신경계의 일반적인 전달 메커니즘으로 인식되고 있다.

감각기능의 분석 또한 세포 수준으로 확장되어 감각능력의 차이는 이제 세포막의 특정 부위에서의 이온 투과도의 변화로 해석된다. 감각기관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중추신경계는 이 정보를 종합하여 반응 프로그램으로 번역한다. 또 중추신경계인 뇌는 전에 받았던 정보를 저장(기억)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분명한 외부자극 없이도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추신경계의 이러한 기억과 통합 기능은 여전히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분야로 남아 있다(고전적 조건형성).

조절

내분비계는 신경계를 도와 조절작용에 관여한다.

호르몬은 내분비선에 의해 혈액과 체액으로 방출되어 표적기관에 도달하며 그 기관들의 특정 활동을 조절한다. 신경에 의한 조절은 급속한 반응과 연관되어 있는 반면, 내분비계는 보통 느리고 지속적인 반응에 관여한다. 항상성의 많은 부분은 호르몬의 작용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혈액 내의 당(糖) 농도를 조절하고, 바소프레신과 알도스테론은 혈액 내의 염과 물의 균형을 조절한다.

그러나 호르몬 조절은 항상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포유동물의 암컷에서 볼 수 있는 생식 주기도 뇌하수체와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며, 곤충과 갑각류의 탈피·변태·발생도 호르몬에 의한 것이다. 이같은 곤충 호르몬을 이용하여 성장과 발생과정을 방해함으로써 곤충을 퇴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생물학적 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