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사회과학

다른 표기 언어 social science , 社會科學

요약 인간이 만든 도덕·종교·예술·법·정치·경제·교육 등을 그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자연과학과 대비된다. 과학을 학문 일반과 동일시하는 넓은 의미를 적용하면 자연과학 이외에 사회과학·인문과학이 과학으로 간주된다.
과학을 좀 더 엄격하게 정의해 17세기 이후 자연과학에서 확립된 방법을 사용할 때만으로 한정하면 인문과학은 과학이 아니지만 사회과학에 관해서는 견해가 일치되지 않는다.
사회과학은 방법적으로 자연과학과 동일하다는 입장의 실증주의적 과학관과 이에 대립하는 이념주의적 사회과학관의 둘로 나뉘어져 있다.

목차

접기
  1. 역사
  2. 제분야와 패러다임
인도 남부 사이다페트의 시장
인도 남부 사이다페트의 시장

인간이 만든 도덕·종교·예술·법·정치·경제·교육 등을 그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자연현상을 과학적·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자연과학과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을 사회에 관한 과학이라고 할 때는 '과학'의 의미가 문제가 된다. 과학이라는 용어에 대한 가장 넓은 정의는 그것을 학문 일반과 동일시하는 것인데, 이때는 자연과학 외에도 사회과학·인문과학이 모두 과학으로 간주된다.

독일어의 'Wissenschaft'는 이러한 용법으로 자주 쓰이는 말인데, 이 경우 인문과학에 포함되는 형이상학·문헌학·사상사 등도 과학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회과학이 방법적으로 자연과학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사회과학에서의 과학을 좀더 엄격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과학이라는 말을 좁은 의미로 정의하면 17세기 이래 자연과학에서 확립된 방법을 사용할 때만으로 한정할 수 있는데, 이때 과학은 수학 및 논리학을 사용하여 연역적으로 이론적 명제를 정식화하고, 그 명제들을 관찰 또는 실험을 통하여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의 측면에서 정의된다. 이와 같이 과학이라는 용어를 엄격하게 정의하면 인문과학은 과학이 아니므로 그냥 인문학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사회과학에 관해서는 견해가 일치되지 않고, 사회과학은 방법적으로 자연과학과 동일하다는 입장의 실증주의적 과학관과 이에 대립하는 이념주의적 사회과학관의 둘로 나뉘어져 있다.

역사

자연과 구별되는 의미에서의 인간사회 제현상에 관한 학문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으로 대별된다. 인문학은 그리스·로마 및 중국·인도의 고대 철학을 그 원천으로 하지만, 사회과학은 근대 이후에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사회과학의 원천을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서 구한다면 그 기원이 BC 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나, 여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는 '이데아'의 관념에 전형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처럼 인식과 사고의 틀이 경험주의적·실증주의적인 성격을 띠지 않았고, 둘째, 고전·고대의 폴리스(polis)는 노예제를 바탕으로 하는 소규모의 도시국가로서 전문적인 관료제 조직이나 직업적인 분화가 결여되었으므로 이 시대의 국가와 사회에 관한 사유는 근대 국민국가 및 시민사회에 관한 사유와 원리적으로 다르며, 셋째, 중세에 이르러 이런 국가론과 사회론의 전통이 완전히 단절되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과학의 원천을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서 찾는 시도에는 무리가 있다.

사회과학의 성립 기반으로는 일반적으로 17~18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조가 언급된다. 계몽주의는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유일한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합리주의를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고 있었으므로 자연과학적인 사고에 적합했다. 실제로 디드로와 콩도르세 등 계몽주의 사상가 중에는 자연과학자인 사람들이 많았다.

사회과학은 자연과학의 방법을 자연과는 다른 대상인 사회현상에 연장하여 적용하려는 시도 속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자연과학의 방법이 실증주의적이므로 사회과학을 실증과학(경험과학)으로 확립하려는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로크·흄에서 비롯된 경험론, 프랑스의 생 시몽과 콩트에서 시작된 실증주의 등이 사회과학의 원류가 되었다.

로크는 인간의 오성적(悟性的) 능력은 천부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한 것이며, 나아가 사회생활에서의 도덕적·실천적 원리는 선험적인 근거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경험을 통하여 서로 이익이 되도록 결정한 것이라는 주장을 전개했다. 몽테스키외는 법사상·법제도 면에서 이와 동일한 문제의 근거를 제공하여 근대 법률학의 기초를 이룩했다.

한편 인간행위의 선악에 대한 판단기준을 행복의 실현에서 구하는 공리주의의 윤리학설에 의해, 영국에서는 스미스·벤담·밀 등의 도덕철학과 이것을 모체로 한 고전경제학이 성립되었다. 또 한편으로 프랑스의 계몽주의 전통 속에서 나타난 콩도르세의 사상은 더 나아가 인간정신의 진보에 대한 생 시몽콩트의 발전이론을 낳았다.

이들의 사상은 영국에서 C.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과 결합됨으로써 사회진화론의 기초가 되었다. 이 사상가들은 모두 수학과 자연과학적 기반에서 출발했고, 자연과학에서 성립된 실증주의적인 방법을 사회과학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제분야와 패러다임

개별 사회과학으로 열거되는 학문은 매우 많으나 그중 경제학·정치학·사회학이 기초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법률학을 이에 포함시키지 않는 이유는 법률학의 중심을 이루는 법해석학이 경험과학과는 달리 기술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인류학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에 걸친 학문으로, 사회인류학 및 문화인류학은 그 이론적 기초를 사회학과 공유하고 있다.

심리학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적인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나 자연과학적인 측면이 더 강한 반면, 사회심리학은 사회학의 한 분과로 생각할 수 있다. 경영학·행정학·교육학 등은 각각 기업·행정·교육조직이라는 특정 영역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나, 궁극적으로는 경제학·정치학·사회학·심리학에 환원된다. 종교학·언어학·예술학 등은 사회학·심리학에 환원될 수 있는 부분(종교사회학·종교심리학 등)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인문학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역사학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걸쳐 있는 광대한 학문으로, 사회과학에 속한 부문은 경제사·정치사·사회사·법제사 등 개별 사회과학의 역사 부문을 구성한다.

사회과학은 과학사가인 C. S. 쿤이 자연과학에 대해 설정한 '패러다임', 즉 서로 경합하는 제학설을 배제하고 해당 분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의 포괄성을 갖는 이론의 틀을 가진 적이 없었다. 사회과학의 미숙함을 그 원인으로 들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하나의 사상에 대한 접근방식의 바탕이 되는 인간관·사회관·역사관 등이 사회과학이 발생한 이래 오늘날까지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전제하더라도, 사회과학의 제학설을 실증주의적 사회과학과 이념주의적 사회과학으로 구분하게 되면 그 각각에 대하여 몇몇 패러다임을 설정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는 고전경제학에서 신고전경제학과 케인즈학파에 이르는 흐름, 정치학에서는 고전적 시민사회론으로부터 다원적 국가론을 거쳐 정치과정론·정치행동론·정치체계론에 이르는 흐름, 그리고 사회학에서는 사회진화론에서 형식적 사회학을 거쳐 기능주의에 이르는 흐름 등이 실증주의적 사회과학에 폭넓게 해당한다. 이와 같이 무관하게 발달해온 것같이 생각되는 경제학·정치학·사회학 내의 여러 패러다임은 실제로는 일정한 상호관련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와 같은 대표적인 이론으로 각각 균형이론·조직이론·기능주의이론 등을 들 수 있다. 이상의 실증주의적 사회과학에 반해 이념주의적 사회과학은 대체로 역사주의 및 마르크스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의 사회과학은 여러 분야로 전문화되어 있고, 또한 그 접근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그 방법적인 측면이나 실천에서 규명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