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학

분류학

다른 표기 언어 taxonomy , 分類學

요약 식물과 동물의 다양한 무리들을 단계별로 질서 있게 정리하여 원리와 방법을 탐구하는 과학.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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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적 배경
    1. 고대 그리스로부터 르네상스까지
    2. 린네의 분류체계
    3. 린네 이후의 분류
  2. 연구과정
    1. 개요
    2. 계급
    3. 명명법
    4. 형질의 평가
  3. 현재의 분류체계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

그리스어의 taxis('배열')와 nomos('법칙')에서 유래한 것으로, 직역하면 '배열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분류학과 계통분류학(systematics)이 함께 두루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의 진화학자 에른스트 마이어는 분류학은 생물을 다루는 학문으로, 계통분류학은 생물의 다양성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각각 정의했으며, 계통분류학은 분류학에 비해 진화학·생태학·유전학·행동학·비교생리학 등과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물학에서의 분류는 집단들간의 유연관계에 따라 무리를 짓는 일과 동정이라는 완전히 다른 2가지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이 2가지는 흔히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단일표본 또는 일군의 표본들을 이미 알려져 있는 종의 기재와 비교해 어느 것과 일치하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을 동정이라 하는데 이것이 분류의 첫번째 목적이 된다. 동정의 편의를 위해 흔히 검색표(key)가 이용된다. 검색표는 중요형질에 대해 한 쌍 또는 둘 이상의 관련된 특징을 순서대로 나열해 그중 하나를 차례로 선택해 나가도록 배열한 표이다.

검색표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형질만을 대상으로 하고 이를 이분법으로 나타낸다. 그러므로 대상분류군의 변이가 큰 집단이라든지, 문제가 되는 형질이 새로운 것이어서 검색표에서는 찾을 수 없다든지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동정할 때는 검색표에만 의존하지 말고 가능한 한 다수의 형질을 대상으로 하여 관련되는 속이나 종의 기재를 충분히 주의 깊게 읽어가면서 표본과 대조해야 한다.

자연분류는 가까운 관계에 있는 무리들을 유연관계에 따라 계통적으로 배열하는 것이며 각 자연집단 및 그것을 구성하는 각각의 무리들을 형식적 한계를 두고 명확히 구분한 뒤, 이들을 각각의 범주에 배속시키는 것이다. 생물학적 분류는 인위분류나 소수의 형질을 통한 분류로부터 생물들의 유연관계에 따른 자연분류로 발전해왔다.

역사적 배경

고대 그리스로부터 르네상스까지

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일반화한 최초의 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였다.

분류는 그가 창시한 논리학의 한 분야로 생물의 각 무리가 지니고 있는 불변의 본질적인 특징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이러한 그의 분류학적 구도는 이후 2,000여 년 동안 지속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작 중에 다수의 생물군들을 서술했는데, 무척추동물을 여러 무리로 분류하고, 고래를 어류가 아닌 포유류 속에 포함시키는 등 그의 분류체계는 자기가 살던 시대를 훨씬 앞지른 것이었다.

12세기경부터는 의학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식물을 상세하게 묘사한 삽화와 더불어 일부 유사한 식물끼리 함께 묶어 배열한 식물지가 출판되었고,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는 고대의 저작과 동시대에 발견된 사실들을 망라한 백과전서류가 출간되었다. 1543년 인체의 해부를 다룬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1545년 이탈리아의 파도바대학교에 식물원이 설립되었다.

17세기말에 이르면서 존 레이에 의해 분류학적 지식들이 체계화되었는데, 그는 쌍떡잎식물외떡잎식물을 구분했고(1703) 생물학적인 종(種)의 개념을 정의하는 등 생물분류의 기초를 세우는 데 기여했다(레이).

린네의 분류체계

린네는 흔히 현대 분류학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그의 저작들은 처음으로 이명법(二名法)을 일관되게 사용하여(1758) 현대 식물 및 동물 명명법의 토대가 되고 있다. 또한 그는 강(綱)·목(目)·(屬)··변종(變種) 등의 계급을 도입하는 한편, 유용한 검색표를 제공해 동식물을 동정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식물분류에 있어서 그당시까지 무시되었던 꽃의 미세부분을 분류학적 형질로 이용했다.

린네는 자연분류를 시도하기는 했으나 큰 진전은 보지 못했고, 그의 자연분류법에 관한 개념은 여전히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것이었다. 동물분류에 있어서 그는 동물을 포유류·조류·파충류·어류·곤충류·연충류로 나누었는데, 앞의 4가지는 분명하게 정의했지만 뒤의 2가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7가지 정도로 분류한 것을 통합한 것으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류보다도 정밀하지 못한 것이었다.

린네 이후의 분류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는 처음으로 거미와 갑각류를 곤충으로부터 분리해 별개의 강으로 나누었고 동물을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로 분류했다.

프랑스의 생물학자 펠릭스 뒤자르댕은 당시까지 단세포생물의 대부분을 모아서 '적충류'(適蟲類)라 했던 것을 여러 무리로 분류했다(뒤자르댕). 1866년 에른스트 헤켈은 단세포동물을 동물과 식물로부터 분리해 원생생물(Protista)이라는 분류군명을 붙였다(헤켈).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은 분류학은 점차 근연성에 따른 형질의 유사성이 조상-후손관계에 의한 진화적 유연관계로써 설명될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생물의 분류체계는 계급으로 나타낸 각 생물군들의 불연속적인 집합이 아닌 계통수적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연구과정

개요

현대적인 분류학적 연구를 위한 주요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표본의 채집 및 고정과 보존이 포함되며, 필요한 경우 특별한 처리를 한다. ② 대상표본이 기존의 생물군 중 어떤 무리에 속하는가를 비교한다. ③ 대상표본이 이미 명명되어 기재된 종들 중의 어느 것과 일치하는지를 조사해 정확하게 동정하고, 기존 종들과의 유사점이나 차이를 기재한다. 신종일 경우에는 국제명명규약에 따라 명명한다. ④ 기존의 분류체계에서 가장 잘 맞는 분류학적 위치를 결정하고, 새로운 정보의 추가에 따라 분류체계에 수정할 점이 없는지를 결정한다. ⑤ 대상분류군의 진화과정과 그 진화요인을 탐구할 수 있는 증거들을 수집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기에 앞서 분류체계에서 쓰이는 각종 분류계급, 명명법, 검증의 절차 등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계급

분류, 즉 생물들간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하여 생물들을 질서있게 무리짓고 배열하기 위해서는 우선 계급체계가 필요하다. 분류체계에 사용되는 계급의 수는 학자나 대상분류군에 따라 다양한데, 표1에서는 의무적으로 쓰여지고 있는 7가지의 기본 계급을 나타내고 있다.

이 7가지 기본계급 각각에 위로는 상, 아래로는 아·하(下 infra) 등의 접두어를 붙여서 사용해 계급의 수를 늘릴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코호트(cohort)·절·족 등의 계급들을 추가해 쓰기도 한다. 각 분류군명의 구성은 종명은 2단어로 이명식, 아종명은 3단어인 3명식으로 이루어지며, 그밖의 계급에서는 한 단어이다. 동물명명규약에 따르면, 분류군명의 어미를 상과의 경우 '─oidea', 과는 '─idae', 아과는 '─inae', 족은 '─ini'로 각각 쓰게 되어 있다.

동물 식물
계(界 Kingdom) 동물계(Animalia) 식물계(Plantae)
문(門 Phylum) 척색동물문(Chordata) 관다발식물문(Tracheophyta)
강(綱 Class) 포유강(Mammalia) 양치식물강(Pteropsida)
목(目 Order) 영장목(Primates) 구과식물목(Coniferales)
과(科 Family) 사람과(Hominidae) 소나무과(Pinaceae)
속(屬 Genus) 사람속(Homo) 소나무속(Pinus)
종(種 Species) 사람(Homo sapiens) 스트로브잣나무(Pinus strobus)
표1. 기본계급
명명법

명명법은 린네의 명명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국제식물명명규약(1901), 국제동물명명규약(1906), 세균과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국제미생물명명규약(1948) 등으로 각각 독립되어 있으며, 이후 약간씩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는 린네식의 이명법이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국제재배식물명명규약은 1953년에 별도로 제정되었다. 이러한 국제명명규약들은 각각 관련된 국제회의를 거쳐 제정된 것이며 세부적으로는 서로 다른 점이 많이 있으나 모두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① 종명은 라틴어 2단어로 쓴다. ② 선취권이 보장된다. 즉 가장 먼저 작성되고 명명규약의 조건에 맞는 것이 학명으로 쓰일 권리를 가진다. ③ 하나의 유효한 학명은 특정 단일 분류군에만 쓰여 학명의 유일성과 독특성을 보장한다. ④ 만약 어떤 분류군의 분류학적 위치가 변할 때에는 학명도 그에 따라 변할 수 있다. ⑤ 하나의 학명이 가지는 의미는 모식에 준해 결정한다. 이밖에도 명명규약은 계급과 출판에 관한 규정 및 파생어에 대한 권고 등을 싣고 있다.

형질의 평가

잘 알려진 분류군의 경우, 단순히 동정의 목적 정도라면 적절한 검색표를 통해 그것에 실려 있는 형질들에 대해서만 조사를 해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대상이 새로운 분류군일 경우, 가능한 한 많은 형질을 조사해야 하고 기존의 분류체계와의 면밀한 대조가 필요하다. 유사한 두 집단간의 유연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형태적 형질뿐 아니라 다수의 생화학적 형질, 생리학적 형질, 행동학적 형질 등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일부 극단적인 유전학 신봉자들은 분류의 토대를 각 생물종의 유전자 구조와 배열에만 두고 있으나, 이미 절멸한 종들에서는 유전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 현재 생존해 있는 종이라 하더라도 그 유전정보의 양이 엄청나게 많으므로 유전적 형질에 따른 분류에는 막대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DNA 재조합 기술의 발전에 따라 DNA 분자조성의 차이로부터 생물들간의 유사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유연관계를 조사할 때는 수렴진화, 즉 어류와 고래처럼 계통이 다르더라도 오랫동안 유사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독립적으로 유사한 형질을 소유하게 되는 경우를 반드시 주의 깊게 가려내야 한다. 또한 내부 기생생물과 같이 특이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체형에 큰 변이가 오는 경우, 또는 일시적으로만 나타나거나 현저하게 드러나지 않는 형질들도 완전한 생활사를 관찰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분류학자들은 분류방법과 분류군에 따라 어느 형질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지, 즉 어떤 형질이 유연관계를 더 잘 반영하는지를 비교하게 되는데, 형질의 중요성 유무를 측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형질의 중요성 유무를 재는 것이 종종 임의적이고 부정확하다고 지적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만약 형질의 중요성 여부에 따라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극단적인 수렴진화의 경우들도 같은 무리로 분류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전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수리분류학은 어떤 특정형질에 비중을 두지 않고 가능한 많은 형질을 고려한 소위 모든 유사성에 바탕을 두고 분류를 목표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진화분류학에서는 형질의 중요성에 따라 조상후손관계를 더 잘 나타낸다고 믿어지는 형질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 수리분류학).

현재의 분류체계

바이러스·세균·남조류 등은 모두 원핵세포, 즉 핵막이 없어 핵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세포로 이루어지므로 모두 원핵생물계에 속한다. 한편 진핵세포생물 중에서 단세포성인 것은 원생생물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계(系)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규조류나 물먼지말류 등 단세포 조류(藻類)의 여러 무리들과 생활사 중 어느 한 시기에는 아메바형으로 생식기에 곰팡이처럼 포자체를 만드는 점균류, 그리고 아메바류나 포자충과 같은 원생동물 등 다양한 계통의 생물군들이 포함된다. 균류는 버섯·곰팡이·효모 등을 포함한다. 균류는 진핵세포이고 보통 1개의 세포 내에 여러 개의 핵을 함유하고 있으며, 엽록체가 없으므로 광합성은 하지 못한다. 이들은 세포벽과 균사를 가지며, 흔히 복잡한 생활사를 거친다.

현대의 분류체계 중 가장 정교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표2의 5계(界) 체제이다. 생물의 분류에는 5계 체제 이외에 표3의 4계 체제도 많이 쓰이는데, 균류를 원생생물계의 한 문(門)으로 다룬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계(Kingdom) 종류
원핵동물계(Prokaryota) 바이러스·세균·남조류·리케차 등
원생생물계(Protista) 원생식물:단세포성 조류와 근연의 몇 개의 문(門)들
원생동물:단세포성 동물 ─ 아메바류·편모충류·섬모충류·포자충류 등의 원생동물
균류(Fungi)
식물계(Plantae) 다세포성 식물:조류(藻類), 선태류(이끼류), 침엽수류, 꽃피는식물
동물계(Animalia) 다세포동물:해면, 산호충, 편형동물, 윤형동물, 선형동물, 연체동물, 절지동물, 화살벌레, 완족동물, 해초류, 창고기, 다묵장어류에서 사람에 이르는 척추동물
표2. 5계
계(kingdom) 아계(subkingdom) 문(식물 : division, 동물 : phylum)
원핵생물계(Monera) 분열균문(Shizophyta)
남조식물문(Cyanophyta)
원생생물계(Protista) 원생식물아계(Protophyta)
원생동물아계(Protozoa) 원생동물문(Protozoa)
식물계(Plantae) 선태식물문(Bryophyta)
솔잎란식물문(Psilotophyta)
석송식물문(Lycopodiophyta)
속새식물문(Equisetophyta)
양치식물문(Polypodiophyta)
겉씨식물문(Pinophyta/Gumnospermae)
속씨식물문(Magnoliophyta/Angiospermae)
동물계(Animalia) 측생동물아계(Parazoa) 해면동물문(Porifera)
후생동물아계(Metazoa) 중생동물문(Mesozoa)
자포동물문/강장동물문(Cnidaria/Coelenterata)
유즐동물문(Ctenophora)
편형동물문(Platyhelminthes)
유형동물문(Nemertea/Phynchocoela)
구두동물문(Acanthocephala)
윤형동물문(Rotifera)
복모동물문(Gastrotricha)
동문동물문(Kinorhyncha/Echinoderida)
새예동물문(Priapulida)
선형동물문(Nematoda)
유선형동물문(Nematomorpha)
코노돈트문(Conodonta)
내항동물문/곡형동물문(Entoprocta/Kamptozoa)
환형동물문(Annelida)
절지동물문(Arthropoda)
연체동물문(Mollusca)
태형동물문/외항동물문(Bryozoa/Ectoprocta)
추형동물문(Phoronida)
완족동물문(Brachiopoda)
성구동물문(Sipunculoidea/Sipuncula)
모악동물문(Chaetognatha)
극피동물문(Echinodermata)
반색동물문(Hemichordata)
유수동물문(Pogonophora)
필석문(Graptolites)
척색동물문(Chordata)
표3. 4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