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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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어떤 범주에 속해 있는 형식이나 존재를 다른 범주에 속해 있는 진술로 대치할 경우 무의미한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구분을 가리킬 때도 사용한다.

어떤 범주에 속해 있는 형식이나 존재를 다른 범주에 속해 있는 진술로 대치할 경우 무의미한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구분을 가리킬 때도 사용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용어를 어떤 술어 유형을 가리키는 데 사용했다. 즉 주어진 대상에 관해 말할 수 있고 술어가 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범주라고 부르는 부류(양·실체·관계·상태)에 속한다. 그리스인들은 술어 범주를 분류하는 것이 역설로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1년 정도 지나서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보다 더이상 크지 않게 될 수도 있고 그보다 작아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현재의 소크라테스는 예전의 소크라테스와 다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인간이기를 멈춘 것은 아니다. 어떻게 소크라테스는 예전의 소크라테스(알키비아데스보다 큰)가 아니면서 여전히 예전의 소크라테스(한 인간)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답은 범주가 다르다는 데 있다. 즉 관계의 변화는 실체의 변화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스토아 학파 철학자들은 단지 4개의 '가장 유적(類的)인' 개념만을 인정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10범주는 중세기 내내 완벽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 Categoriae〉에 대한 주석서에서 신플라톤주의자 포르피리오스는 중세기 전체 동안 벌어진 보편자 또는 일반 추상개념(→ 유명론)에 관한 논쟁의 무대를 마련했으며, 모든 범주이론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했다(스토아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주의).

18세기에 이마누엘 칸트는 서로 다른 판단 유형 또는 논리적 명제의 기능방식을 지칭하기 위해 범주라는 용어를 부활시켰다.

칸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용어인 '범주'·'질'·'양'·'관계' 등 하위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그의 범주 구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것과 분명히 다르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질'은 '하얀' 또는 '달콤한' 같은 술어를 지칭하나, 칸트에게는 긍정과 부정의 구분을 가리킨다.

칸트 이후 G. W. F. 헤겔은 여러 범주를 변증법의 상승하는 삼분법 구조에 따라 배열했다.

이는 범주를 여러 개로, 논리적·형이상학적 체계를 구성하는 기본원리를 포함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현대적 경향의 시작이었고 그래서 헤겔의 범주는 내용과 형식을 둘 다 포함하고 있다. 20세기초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의 기초에서 '모순'과 대결하면서 서로 다른 수준의 언어를 구별하고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유형이론을 전개했다. 한편 미국의 논리학자·실용주의자인 찰스 샌더스 퍼스는 칸트의 범주를 논하면서 그보다 축소된 범주목록을 제시했다.

그는 3가지 유형의 술어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순수 가능성'의 술어로서 '1차성', 둘째는 '현실적 존재'의 술어로서 '2차성', 셋째는 '실재하는 일반성'의 술어로서 '3차성' 범주이다. 만일 보편자가 셋째 범주에 속한다면, 보편자는 존재하지 않는다(이것은 2차성 범주에 속함)고 주장하는 유명론자들은 분명히 범주를 혼동하고 있으며, 범주의 정의에 비추어볼 때 무의미한 진술을 하고 있다.

카테고리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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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 옥스퍼드 분석철학자 길버트 라일이 '범주적 오류'라 부른 이러한 오류판단은 최근의 언어철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언어철학자들은 범주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명하면서 이러한 비판을 철학 논의에 적용해 대단한 치료효과를 거두었다.

폴란드의 논리학자 스타니수아프 레시니에프스키(1886~1939)와 독일계 미국의 의미론학자 루돌프 카르나프(1891~1970)는 개념의 상호관계를 다루는 구문론 범주와 개념과 그 지시체를 다루는 의미론 범주를 구별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와 비슷한 구분은 오늘날 의미론적 구분으로, 즉 사물이나 사건 또는 언어적 표현의 종류에 따른 구분보다는 의미의 종류 내지 양상들 사이의 구분으로 기술하는 경향이 있다. 또다른 옥스퍼드 철학자 P. F. 스트로슨은 기술적 형이상학에 대해 범주론이 갖는 함축이 무엇인지를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