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 기후와 자연환경

롬복 기후와 자연환경

롬복은 소순다열도의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에는 롬복해협을 사이에 두고 발리섬과, 동쪽에는 알라스해협(Alas Strait)을 사이에 두고 숨바섬과 떨어져 있다. 섬의 북쪽은 자바해보르네오섬술라웨시섬이 있으며, 남쪽으로는 순다 해구(Sunda Trench)와 인도양이 있으며 건너 먼 곳에 오스트레일리아가 위치해 있다.

롬복섬은 서쪽의 발리섬과 거리가 멀지 않고 크기가 비슷하여 같은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으나, 생태적인 경계는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다.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사이를 가르는 가상의 선인 월리스선(Wallace Line)이 롬복해협을 지난다. 롬복해협의 평균 수심은 약 250m로 최대 150m 정도 해수면이 낮았다고 하는 약 2만년 전의 빙기 최전성기(LGM; Last Glacial Maximum)에도 이 지역의 바다는 많은 육상생물종이 넘기 어려웠다. 따라서 롬복섬은 발리섬과는 달리 동남아시아의 생물지리구보다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중간 정도인 월리시아(Wallacea)의 서쪽 끝에 해당한다. 깊은 수심은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교통로인 말라카해협의 낮은 수심 대신 대형 선박들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로 일부 대형 선박들은 말라카해협 대신 롬복해협을 거쳐 동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오간다. 상대적으로 알라스 해협은 낮고 좁은 편이다.

롬복의 지형은 섬의 중앙에서 동북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성층화산린자니산(Mount Rinjani, 3,726m)이다. 이 산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이자 활화산이다. 린자니산의 정상부에는 지름이 6~8.5km가량의 칼데라가 위치하며, 그 내부의 와지에는 세가라 아낙 호수(Lake Segara Anak, '바다의 아이'로 번역)라는 이름의 칼데라호가 위치해 있다. 세가라 아낙 호수 밑에는 마그마가 끓고 있어 수면온도가 20℃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해발고도 2,000m정도 되는 유사한 호수보다 약 5℃ 정도 높은 수준이다. 마그마의 압력이 높은 경우 가스가 누출되기도 하며, 이는 이 호수의 수소이온농도를 높게(pH 7.5)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 린자니산은 2010년대에 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롬복섬의 남쪽과 북쪽은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 골짜기 형태의 평지와 구릉지가 이루어져 있다.

롬복섬의 지형 구조로 인해, 롬복섬의 도시 및 농업 토지이용은 북부와 남부의 산지를 피해 섬의 중앙 부분으로 동-서에 연달아 이루어진다. 린자니산과 그 일대의 산지는 높고 가파르기 때문에 농업 토지이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산림으로 주로 이루어져 있다. 남부의 산지는 다소 낮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곳까지 농업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롬복섬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해안과 주변 작은 섬들에 개발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롬복섬은 높은 강수량과 화산으로 인한 토양 비옥도와 지형다양성으로 농업생산성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쌀 등의 곡물 뿐 아니라 열대 과일, 향신료, 과일 등의 다양한 플렌테이션 농업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롬복섬은 북부 고산지대를 제외하고는 적도 주변에 위치해 있으며 남동부의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아열대 저압대의 영향을 계절적으로 받기 때문에 온난습윤하지만 건기가 있는 열대계절풍기후(Am)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부의 중심지인 마타람을 중심으로 연평균기온은 26.1℃이며, 평균 강수량은 1,782mm이다.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연중 변화가 거의 없이 최저기온 20~22℃, 최고기온 30~31℃를 유지한다. 강수량은 연중 50mm이상 내리지만, 남반구에 위치해 있는 특성상 열대저압부(ITCZ, 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이 남하하는 12~2월이  월 200m이상 강우가 내리는 우기다. 북부 고산지대는 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온대 기후지역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롬복 기후와 자연환경 본문 이미지 1

최근 롬복 지역을 괴롭히는 문제는 수자원 부족 문제다. 지역의 개발 압력과 지하수의 난개발, 산림벌채 등으로 롬복 섬의 수자원은 줄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 주민의 삶과 농업 생산성 하락이 유발되고 있다. 물 부족은 롬복의 중심지인 마타람 뿐만 아니라 롬복 섬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댐 건설을 통한 관개사업을 계획중이다. 그러나 산지의 개간과 산림벌채의 방지, 난개발의 방지 등의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롬복 지역은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진과 화산에 의한 피해를 많이 경험하였다. 2010년 린자니산이 분출하면서 주변의 농장이 화산재로 인한 큰 피하를 입었으며, 2018년에 진도 7의 규모로 발생한 지진은 롬복과 인근의 발리에 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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