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년

윤년

[ leap year ]

윤년(leap year)은, 일상생활의 기준이되는 날짜를 정의하는 역법(calendar)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하루나 한 달 등을 더하는 특정 해(年)를 의미한다. 천문학적으로 정의된 1년은 천구 상에서 태양이 춘분점에서 시작하여 다시 춘분점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회귀년(tropical year)이라 하며 태양일(solar day)로 약 365.24219일이다. 그러나 역법은 하루나 월 단위로 1년을 정의해야 하기에, 역법에서 정의한 일년은 항상 회귀년과 차이가 발생하며 그 차이는 점차 누적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각 역법에서는 윤년을 함께 정의하여 누적되는 차이를 해소한다.

역법의 날짜를 천구상 태양의 위치와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인간의 생활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계절과 같이 1년 단위로 일어나는 지구 환경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천구상 태양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법의 정확도는 태양의 분점지점에 관련된 날짜를 윤년을 통해 역법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유지하느냐로 판단한다.

목차

율리우스력의 윤년

율리우스력의 경우 윤년을 정하는 규칙을 쉽고 간단하게 만들고자 하였기에, 4년마다 윤년을 두어 2월에 하루를 추가하는 간단한 방법을 택했다. 따라서 율리우스력의 1년은 평균적으로 365.25일이 되어 회귀년(365.24219일)보다 약 0.0078일 길다. 율리우스력은 400년에 약 3일 정도의 오차를 가지게 되고, 이 오차는 계속 누적된다(그림 1 참조). 결국 누적된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1582년에 달력에서 10일을 삭제하는 방법을 쓰게 된다.

그림 1. 율리우스력에서 연도별 춘분 시각의 변화(서기1년 기준). 변화량이 음수로 증가하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춘분날이 달력에서 점차 앞당겨지는 것을 의미한다.(출처: 강원석/한국천문학회)

그레고리력의 윤년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그레고리력은 1582년에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율리우스력을 개정한 새로운 달력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그간 율리우스력을 사용하면서 누적된 오차를 확인하였기에 이를 보정하기 위해 윤년을 정하는 규칙을 다음과 같이 개선한다.

  • 윤년에는 2월에 29일(윤일)을 두어 하루를 늘린다.
  • 연수가 4로 나눠지는 해를 윤년으로 한다(예: 1584년, 1588년, 1592년, ...). 이는 율리우스력과 동일하다.
  • 연수가 4로 나눠지더라도, 100으로도 나눠지면 다시 평년으로 한다(예: 1700년, 1800년, 1900년, ...).
  • 연수가 100으로 나눠지더라도, 400으로도 나눠지면 다시 윤년으로 한다(예: 2000년, 2400년, ...).

참고로 1582년에 이미 10일을 삭제하며 역법을 새로 정의했기 때문에, 1600년에는 윤년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400년 단위의 윤년 적용은 2000년에 최초로 실행되었다.

이렇게 제정된 그레고리력에 따르면 400년마다 97회의 윤년을 가지게 되고 다음 식과 같이 1년의 길이는 평균적으로 365.2425일이 된다.

@@NAMATH_DISPLAY@@ \frac{(400 \times 365) + 97 \text{ [days]}}{400 \text{ [years]}} = 365.2425 \text{ [days / year]} @@NAMATH_DISPLAY@@

회귀년(약 365.24219일)과 비교하면 약 0.00031일의 오차를 가지며, 평균적으로 3000년에 하루 정도의 오차가 발생한다. 그러나 실제 각 연도별로 발생하는 오차는 1일을 초과할 수도 있다(그림 2 참조).

그림 2. 그레고리력에서 연도별 춘분 시각의 변화(1753년 기준). 변화량은 춘분 시각과 역법 날짜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음수값을 가지면 춘분날이 달력에서 앞당겨지는 것을 의미하며, 양수값은 춘분날이 달력에서 뒤로 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출처: 강원석/한국천문학회)

태음태양력의 윤년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태음태양력을 사용해왔다. 달의 주기로 정의된 음력의 경우에 태양력과 달리 천구상 태양의 위치를 역법의 날짜와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음력의 기본적인 틀에 태양의 주기를 고려한 태음태양력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태음태양력은 동지가 있는 동짓달(음력 11월)을 기준으로 정하고, 태양의 위치를 나타낸 절기를 달의 주기와 일치시키기 위해 무중치윤법을 사용하여 윤달을 추가한다. 무중치윤법은 윤달을 추가하는 규칙만 있을 뿐 윤년에 대한 규칙은 따로 없다. 그래서 규칙에 의해 윤달이 추가된 해를 윤년이라 칭한다.

보통 음력에서는 계절을 나타내기 위해 정의된 24기를 12절기와 12중기로 나누어서 다룬다. 일년이 12달이므로 보통 한달에 절기와 중기가 동시에 들어가는데, 만약 어떤 달에 중기가 빠지게 되면 그 달을 윤달로 정의하여 한달을 추가하는 것을 무중치윤법이라고 한다. 이런 원리를 적용하면, 천구상 태양의 위치에 따라 나타나는 계절의 변화를 음력에 적용하여 보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해에 윤달이 들어갈지를 예측하는 규칙을 만들 수는 없다.

음력의 한달은 달의 삭망월(synodic period, 약 29.5일)에 맞춰 정의되어 29일과 30일이 교차로 반복된다. 따라서 태음태양력의 1년은 평년의 경우 354일, 윤년의 경우 383일이나 384일이 된다. 회귀년이 약 365.24219일이고 삭망월은 약 29.530588일이다. 두 주기의 최소공배수를 구하면, 회귀년으로 19년과 삭망월로 235개월은 다음과 같이 서로 0.087일 정도의 오차로 잘 맞아 떨어진다. 이를 메톤 주기(Metonic cycle)라 한다.

@@NAMATH_DISPLAY@@\begin{equation} 19 \text{ [년]} \times 365.24219 \text{ [일]} = 6939.6016 \text{ [일]} \\ 235 \text{ [월]} \times 29.530588 \text{ [일]} = 6939.6882 \text{ [일]} \end{equation}@@NAMATH_DISPLAY@@

따라서 19년을 평년으로 따지면 228개월이지만, 여기에 7개월을 더한 235개월을 19년으로 정의하면 두 주기의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무중치윤법에는 이런 원리가 반영되어, 결과적으로 태음태양력에서는 19년마다 7개월의 윤달을 더하게 된다(그림 3 참조).

그림 3. 태음태양력에서 연도별 동지 시각의 변화(2000년 기준). 음수의 변화량은 동짓날이 달력에서 앞당겨지는 것을, 양수의 변화량은 동짓날이 달력에서 뒤로 밀리는 것을 의미한다.(출처: 강원석/한국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