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법

역법

[ calendar , 曆法 ]

역법이란 "천체운행의 계산으로 산출되는 날짜와 천체의 출몰시각 등을 정하는 방법"(천문법 제 2조 2항)으로, 그 어원은 선포하다는 의미의 라틴어 calend에서 유래하였다. 이는 크게 태양의 운행에 기반한 태양력(solar calendar, 양력), 달의 운행에 기반한 태음력(lunar calendar), 그리고 태음력에 태양력의 요소를 고려한 태음태양력(lunisolar calendar, 음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목차

태양력

그림 1. 1582년 달력()

이는 회귀년(tropical year, 태양이 황도상에서 분점에서 분점까지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 365.2421897일 )을 기초로 1년의 길이를 정하고 1년을 12개월로 하는 역법으로, 대표적인 예는 율리우스력(Julius calendar)과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이다. 율리우스력은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 B.C. 100 ~ 44)가 로마력(Roman calendar)을 개정하여 B.C. 45년부터 시행한 역법으로 1년의 길이는 365.25일이다. 따라서 평년은 365일로 하고, 매 4년마다는 1일(=0.25일4)의 윤일을 넣은 366일의 윤년을 두었다. 그러나 1회귀년(또는 태양년)과는 약 0.0078일의 차이가 있으며, 128년 후에는 약 1일의 차이가 생긴다. 이로 16세기 무렵에는 춘분일이 A.D. 325년 제 1차 니케아(Nicaea) 공의회에서 정한 3월 21일과 약 10일 정도 차이가 생기게 됨에 따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Papa Gregorio XIII)는 그레고리력으로 개력을 단행하면서 1582년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15일로 하였다. 그레고리력에서 1년의 길이는 365.2425일이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400년에 97회 드는 윤년을 두었다.

■ 4로 나누어지는 해는 윤년 ■ 100으로 나누어지는 해는 평년 ■ 400으로 나누어지는 해는 윤년

예로 1900년의 경우 4와 100으로는 나누어지지만 400으로는 나누어지지 않기 때문에 평년이다. 반면 2000년의 경우 4와 100뿐만 아니라 400으로도 나누어지기 때문에 윤년이다. 이 그레고리력 또한 1회귀년과는 0.0003일의 차이가 있으며, 3,300년 후에는 약 1일의 차이가 생긴다.

태음력

이는 순태음력이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는 이슬람력(Moslem calendar)으로서, 1년을 12개월, 매 월의 길이는 삭망월(synodic month, 합삭에서 합삭 또는 보름에서 보름까지의 기간, 29.53059일)을 기초로 29일 또는 30일이다. 따라서 1년의 길이는 약 354일(=1229.5일)로서 1회귀년과 대략 11일 정도의 차이가 나며, 이로 계절과 차이가 난다. 일례로 이슬람교의 최대 종교행사인 라마단(Ramadan,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은 2017년의 경우 양력 5월 27일부터 시작되는 반면 10년 후인 2027년에는 2월 8일부터 시작된다.

태음태양력

이 역법은 태음력에 계절의 변화를 고려한 역법으로 유대력(Jewish calendar)과 과거 우리나라에서 사용한 대통력(大統曆)과 시헌력(時憲曆)과 같은 중국력(Chinese calendar)이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력에서는 태양의 일주운동에 기반한 24기(12절기와 12중기)를 활용하여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였으며, 24기를 정하는 방법에는 평기법(平氣法)과 정기법(正氣法)을 사용하였다. 평기법은 1태양년의 길이를 24등분하여, 정기법은 황경(, 황도를 따라 춘분점을 기점으로 측정한 각거리)을 24등분하여 24기를 정하는 방법(예로 동지는 270°일 때의 시각)이다. 아울러 매 월에는 12절기(節氣)와 12중기(中氣)를 배당하고(표 1 참조) 만일 어떤 월에 그 달의 중기가 들지 않을 경우 그 달을 윤달로 하는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으로 계절의 변화에 맞도록 하였다. 무중치윤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은 11월에는 반드시 그 달의 중기인 동지가 들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 방법에 의하면 19년에 7번의 윤달이 있게 된다.

표 1. 12 절기와 12 중기
음력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절기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망종 소서 입추 백로 한로 입동 대설 소한
중기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

또한 음력 초하루를 정하는 방법에는 평삭법(平朔法)과 정삭법(定朔法)을 사용하였다. 음력 초하루는 합삭일(태양과 달의 황경이 일치하는 날)로 평삭법은 삭망일의 길이를 이용하는 방법이며, 정삭법은 실제 합삭시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조선후기 조선에서 사용된 시헌력에서는 정기법과 정삭법을 사용하였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태음태양력을 농력(農曆), 태양력을 공력(公曆)으로 부르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통상적으로 태음태양력을 음력(陰曆), 태양력을 양력(陽曆)으로 줄여서 부르고 있다.

그림 2. 칠정산내편(출처: 규장각)

우리나라의 역법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중국의 역법을 사용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원가력(元嘉曆), 무인력(戊寅曆), 인덕력(麟德曆), 대연력(大衍曆), 고려시대에는 선명력(宣明曆), 수시력(授時曆), 조선시대에는 대통력(大統曆), 시헌력(時憲曆) 등을 사용하였다. 조선 초기 세종 때 편찬한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은 대통력에 기반한 역법이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음력은 효종 5년(1654년)에 도입된 시헌력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시헌력은 중국에 온 서양 선교사 아담샬(Adam Schall, 1591 ~ 1666)이 만든 역법으로 중국에서는 1644년부터 시행되었으며, 한때는 청나라 제 6대 황제의 이름인 홍력(弘曆)의 력을 피휘(避諱)하여 시헌서(時憲書)로도 불리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은 고종황제에 의해 1896년부터 시행하였으며, 1898년에는 시헌력을 명시력(明時曆)으로 개칭하였다.

표준시

오늘날에는 전 세계가 그레고리력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각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표준자오선에 따라 날짜나 시각은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1908년 4월 1일부터 동경 127° 30´을 표준자오선(standard meridian)으로 정하여 사용하였으며, 이후 두어 번의 개정을 거쳐 현재에는 동경 135°를 표준자오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표준시(standard time)는 세계협정시(coordinated universal time)보다 9시간 빠르다. 아울러 천체의 출몰 등의 천문현상은 표준시뿐만 아니라 지형적 위치에 따라 시각은 달라지며, 또한 정의에 따라서도 달라 질 수 있다. 예로 일출·몰 시각의 경우 현대에는 태양의 시반경(16´)과 대기굴절률(34´)을 고려하여 관측자의 위치에서 볼 때 태양이 천정거리(zenith distance) 90° 50´에 위치할 때의 시각이다.

그림 3. 세계표준시 지도(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