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항작용

길항작용

[ antagonism ]

길항작용은 생물체의 어떤 현상에 대해서 다른 상반되는 요인들이 작용하여 서로의 효과를 감소, 상쇄시키는 것을 말한다. 생물체 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 중 하나이다.

목차

피토크롬 A와 B

빨간 빛과 적외선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피토크롬(phytochrome) 유전자들인 phy A와 phy B들은 길항작용을 보인다. 애기장대의 phy A의 돌연변이는 적외선에서 발아시킬 때 발아가 되지 않는다. phy A 돌연변이에 의한 발아 결함이 phy B 돌연변이에 의해 억제되어 phy A/B의 2중돌연변이는 적외선에서도 발아율이 일부 회복된다. 또한, phy A의 돌연변이 유식물은 하배축(hypocotly)의 길이가 빛이 없는 상태에서 자란 애기장대와 유사하게 길어진다. 반면, phy A 돌연변이 식물체에 phy B도 돌연변이가 일어난 phy A/B 2중 돌연변이 유식물체는 하배축의 길이가 일부 짧아지는 표현형을 보인다.

ABA와 GA

식물의 대표적인 생장 조절 호르몬인 앱시스산(abscisic acid; ABA)과 지베렐린(gibberellic acid; GA)은 길항작용을 보인다. 고등식물에서 호르몬인 ABA와 GA는 종자의 휴면발아, 뿌리의 생장, 의 발달, 개화시기, 빛,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들을 길항적으로 조절한다. 식물은 다양한 내적 및 외적 요인들에 대해서 반응하는 전사조절인자에 의해 ABA 및 GA의 생합성과 대사를 조절하거나, ABA와 GA의 신호전달 요소들 사이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그들의 길항작용을 조절하여 외부의 환경변화와 같은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기장대에서 ABA 신호 전달 경로의 활성인자인 ABI4(abscisic acid-insensitive 4)는 GA 생합성을 감소시키면서 ABA 생합성을 증가시켜 종자휴면을 심화시킨다. ABI4는 ABA와 GA 사이의 길항작용을 중개하는 주요 인자로서, 종자휴면 정도와 발아 후 유식물의 생장 정도를 정확하게 조절하게 된다.(그림 1)1)

그림 1. 환경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식물의 ABA와 GA의 길항작용 모델. (출처: 한국식물학회)

JA와 SA

식물의 방어 호르몬인 자스몬산(jasmonic acid; JA)과 살리실산(salicylic acid; SA)은 길항작용을 보인다. JA와 SA는 모두 식물의 방어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이중에서 SA 경로는 주로 기생 영양성 병원체에 대한 방어기작으로 유도되어 활성화되는 반면에, JA 경로는 해충 및 괴사성 병원균에 대한 내성기작으로 유도되고 활성화된다. SA 경로의 대표적인 유전자로 알려진 애기장대 NPR1 유전자가 외부의 요인 등에 의해 강하게 발현되면 SA 반응성 유전자를 강하게 활성화시키고 JA 관련 유전자를 억제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식물이 이런 방식의 길항작용을 통한 방어기작을 가지는 이유는 다양한 적에 대하여 에너지 효율적으로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그림 2)2)

그림 2. 저항성 반응에서의 JA와 SA의 길항작용 모델. ABA, 앱시스산; BR, 브라시노스테로이드; CK, 사이토키닌; ET, 에틸렌; GA, 지베렐린; JA, 자스몬산; SA, 살리실산. (출처: 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Liu X, Hou X. (2018) Antagonistic Regulation of ABA and GA in Metabolism and Signaling Pathways. Frontiers Plant Science, 9: 251
2. De Vleesschauwer D, Gheysen G, Höfte M. (2013) Hormone defense networking in rice: tales from a different world. Trends Plant Science. 18: 555-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