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평형도

상평형도

[ phase diagram ]

상평형도는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상 또는 평형 상태로 공존하는 상이 존재하는 조건(온도, 압력, 밀도 등)을 표시하는 도표이다. 순수한 물질의 경우 일반적으로 온도와 압력을 변수로 하여 물질의 상태를 평면에 표시한다.

순수한 물질의 상평형도에는 일반적으로 안정한 고체, 액체, 기체 영역, 안정한 두 상이 공존하는 상공존 곡선, 안정한 세 가지 상이 공존하는 3중점, 상공존 곡선이 끝나는 임계점, 초임계 유체 영역 등이 표시된다(상평형도 참조).

상평형도 (y축은 압력의 로그값 임을 주의하자.) ()

목차

깁스의 상 규칙1)

열역학에서 깁스의 상 규칙에 따르면, 계의 상태 변화 없이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는 세기 성질(온도, 압력, 밀도 등)의 개수(@@NAMATH_INLINE@@F@@NAMATH_INLINE@@)는 다음과 같다.

@@NAMATH_INLINE@@F=C-P+2@@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C@@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P@@NAMATH_INLINE@@는 각각 계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화학종의 개수와 상의 개수이다.

예를 들면, 25 °C, 1 기압에서 순수한 액체 상태 물로 이루어진 계는 @@NAMATH_INLINE@@C=1@@NAMATH_INLINE@@, @@NAMATH_INLINE@@P=1@@NAMATH_INLINE@@이므로, @@NAMATH_INLINE@@F=2@@NAMATH_INLINE@@이다. 즉, 물의 상태를 유지한 채 온도와 압력이 독립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물의 끓는점인 100 °C, 1 기압에서는 액체 상태 물과 기체 상태 수증기가 공존하고 있으므로, @@NAMATH_INLINE@@P=2@@NAMATH_INLINE@@가 되어 @@NAMATH_INLINE@@F=1@@NAMATH_INLINE@@이 된다. 즉, 물의 끓는점 상태(액체와 기체가 공존하는 상태)를 유지한 채 온도와 압력을 독립적으로 바꿀 수 없다. 대신, 물의 압력을 바꾸면 물의 끓는점 온도가 그에 따라 정해진다.

3중점의 경우 세 가지 서로 다른 상이 공존하므로, @@NAMATH_INLINE@@P=3@@NAMATH_INLINE@@이 되어 @@NAMATH_INLINE@@F=0@@NAMATH_INLINE@@이 된다. 즉, 물질의 3중점의 온도와 압력은 바꿀 수 없다.

어는점, 끓는점 이하에서 한 가지 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나 증기는 존재한다. 그런데 이 조건에서 증기는 고체나 액체보다 화학 퍼텐셜이 높다. 다시 말하면 1개 상이 존재하는 영역에서 가장 안정한 상은 1개이고, 공존 곡선에서 2개 상의 화학 퍼텐설이 서로 같다. 물론 3중점에서는 3개 상의 화학 퍼텐셜이 모두 같다.

상공존 곡선의 열역학1)

순수한 물질의 상공존 곡선에 관한 식을 클라페롱 식(Clapeyron equation)이며 다음과 같다.

@@NAMATH_INLINE@@\frac{dp}{dT} =\frac{\Delta_{trs} S_m}{\Delta V_m} = \frac{\Delta_{trs}H_m}{T_{trs}\Delta V_m}@@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Delta_{trs}S_m@@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Delta_{trs}H_m@@NAMATH_INLINE@@는 각각 전이 온도 @@NAMATH_INLINE@@T_{trs}@@NAMATH_INLINE@@에서 물질 1 몰당 전이 엔트로피와 전이 엔탈피이고, @@NAMATH_INLINE@@\Delta V_m@@NAMATH_INLINE@@은 두 상에 있는 물질의 몰부피 차이이다.

클라페롱 식을 이용하면 상평형도에 나타나는 상공존 곡선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첫째, 고체-기체 또는 액체-기체 상공존 곡선의 경우 @@NAMATH_INLINE@@\Delta S_m >> 0@@NAMATH_INLINE@@이고 @@NAMATH_INLINE@@\Delta V_m\approx V_{m,g} >> 0@@NAMATH_INLINE@@이므로, 온도가 높아지면 고체 또는 액체의 증기압(@@NAMATH_INLINE@@p@@NAMATH_INLINE@@)이 증가한다.

만약 기체가 이상 기체라면, 위 식은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적분할 수 있다.

@@NAMATH_INLINE@@ \begin{align} \frac{dp}{dT} & \approx \frac{\Delta_{trs}H_m}{TV_{m,g}} = \frac{p\Delta_{trs}H_m}{RT^2}, \\ \ln\frac{p_1}{p_0} &= \frac{\Delta_{trs}H_m}{R} \left( \frac{1}{T_0} - \frac{1}{T_1} \right). \end{align} @@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p_0@@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p_1@@NAMATH_INLINE@@은 각각 온도 @@NAMATH_INLINE@@T_0@@NAMATH_INLINE@@과 @@NAMATH_INLINE@@T_1@@NAMATH_INLINE@@에서 액체, 고체 상태 순물질의 증기압이다. 이 식이 클라우지우스-클라페롱 식(Clausius-Clapeyron equation)이다.

둘째, 고체-액체 상공존 곡선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NAMATH_INLINE@@\Delta S_m > 0@@NAMATH_INLINE@@이고 @@NAMATH_INLINE@@\Delta V_m > 0@@NAMATH_INLINE@@이므로, 온도가 높아지면 고체 또는 액체의 증기압(@@NAMATH_INLINE@@p@@NAMATH_INLINE@@)이 증가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외가 얼음-물의 상공존 곡선이다. 물의 경우 얼음의 밀도가 액체 상태 물의 밀도보다 작으므로, 얼음의 몰부피가 물의 몰부피보다 크다: @@NAMATH_INLINE@@\Delta V_m = V_{m,l}-V_{m,s} < 0@@NAMATH_INLINE@@.

이 결과 얼음-물 상공존 곡선의 기울기는 음의 값을 갖는다. 즉, 압력이 커지면 얼음의 녹는점이 낮아진다.

3중점(Triple point)

톰슨(James Thomson) ()

3중점이라는 단어는 켈빈 경(Lord Kelvin)의 형인 영국의 과학자 톰슨(James Thomson, 1822~1892)이 1873년 처음 사용하였다.

어떤 물질의 3중점은 그 물질의 세 가지 상(예를 들면, 고체, 액체, 기체)이 동시에 열역학 평형 상태로 존재하는 온도와 압력을 말한다. 예를 들면, 물의 3중점은 273.16 K(또는 0.01 °C)와 0.00611657 bar 이다.

기체-액체-고체 상의 3중점 뿐만 아니라 두 개 이상의 고체 혹은 액체 상을 포함하는 3중점도 존재한다. 예를 들면, 헬륨-4의 경우, 서로 다른 두 개 액체 상(초유체와 일반 액체)을 포함하는 3중점(λ 점)이 존재한다.

3중점은 물질의 고유한 열역학 성질로 주위의 온도와 압력과 관계없이 일정하다. 이와 반대로, 물질의 녹는점, 끓는점, 증기압 등은 주위의 온도나 압력에 따라 달라진다.

임계점(Critical point)

열역학에서 임계점(critical point)은 상공존 곡선이 끝나는 점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액체-기체 임계점이다. 임계점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압력에 의해 액체를 기화시키거나 기체를 액화시킬 수 없다. 물의 임계점은 약 647 K (374 °C), 220.64  bar이다.

질소 75%, 산소 23%, 아르곤 1%와 그 외 기체 1%로 이루어진 공기의 임계점은 -140.7 °C, 37.2 bar이다.2) 그래서, 온도를 -140 °C까지 낮추기가 어려웠던 고대에는 공기를 영원한 기체라고 생각했다.

임계점의 또 다른 예는 액체 혼합물에서 나타나는 액체-액체 임계점이다. 이 임계점은 액체 혼합물의 상분리 경계점(LCST 또는 UCST)으로 정의한다.

임계점의 존재는 1822년 프랑스 물리학자 까니아르 데라투르(Baron Charles Cagniard de la Tour, 1777~1859)가 처음 발견하였고, 1860년 러시아 화학자 멘델레예프(Dmitri Mendeleev, 1834~1907)와 1869년 아일랜드 과학자 앤드루스(Thomas Andrews, 1813~1885)가 그 이름을 붙였다.

PV 등온 곡선 ()

임계점에서는 단 하나의 상만이 존재한다. 또한 임계온도(@@NAMATH_INLINE@@T_c@@NAMATH_INLINE@@)에서 압력-부피 상평형도의 등온 곡선은 다음의 조건을 만족한다.1)

@@NAMATH_INLINE@@\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T=T_c}=0@@NAMATH_INLINE@@, @@NAMATH_INLINE@@\left( \frac{\partial^2 p}{\partial V^2}\right)_{T=T_c}=0@@NAMATH_INLINE@@.

임계점의 흥미로운 특성 중의 하나는 대응 상태의 법칙(correspondence principle)이다.

대응 상태의 법칙에 따르면, 실제 기체의 온도(@@NAMATH_INLINE@@T@@NAMATH_INLINE@@), 압력(@@NAMATH_INLINE@@p@@NAMATH_INLINE@@), 몰부피(@@NAMATH_INLINE@@V_m@@NAMATH_INLINE@@)를 각 기체의 임계 온도( @@NAMATH_INLINE@@T_c@@NAMATH_INLINE@@), 임계 압력( @@NAMATH_INLINE@@p_c@@NAMATH_INLINE@@), 임계 부피(@@NAMATH_INLINE@@V_c@@NAMATH_INLINE@@)로 각각 나누어 환산 온도(@@NAMATH_INLINE@@T_r = T/T_c@@NAMATH_INLINE@@), 환산 압력(@@NAMATH_INLINE@@p_r = p/p_c@@NAMATH_INLINE@@), 환산 부피(@@NAMATH_INLINE@@V_r = V_m/V_c@@NAMATH_INLINE@@)를 구하면, 기체의 종류와 상관없이 이들 사이에 공통의 관계식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임계점에서 아르곤, 크립톤, 질소, 산소, 이산화 탄소, 메테인의 압축인자(@@NAMATH_INLINE@@Z_c@@NAMATH_INLINE@@)가 다음과 같이 거의 같다.

@@NAMATH_INLINE@@Z_c = \frac{p_c V_c}{RT_c} \approx 0.292@@NAMATH_INLINE@@.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fluid)

초임계 이산화 탄소 ()

임계점보다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는 액체와 기체가 상변화 없이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특별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 영역의 유체를 초임계 유체라고 한다. 이 초임계 유체는 기체의 성질인 빠른 확산 속도와 액체의 용매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

이산화 탄소의 임계 온도와 압력은 각각 @@NAMATH_INLINE@@T_c@@NAMATH_INLINE@@ = 304.2 K와 @@NAMATH_INLINE@@p_c@@NAMATH_INLINE@@ = 72.9 기압이기 때문에 초임계 이산화 탄소(@@NAMATH_INLINE@@\mathrm{scCO_2}@@NAMATH_INLINE@@)는 만들기 쉽다. 저렴하고 독성이 없고 재활용도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NAMATH_INLINE@@\mathrm{scCO_2}@@NAMATH_INLINE@@는 현재 식품 공정, 제약 공정, 반도체 세척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거나 우유에서 지방을 제거하는 데 @@NAMATH_INLINE@@\mathrm{scCO_2}@@NAMATH_INLINE@@를 사용한다.

물의 임계 온도와 압력은 각각 @@NAMATH_INLINE@@T_c@@NAMATH_INLINE@@ = 374 ℃ 와 @@NAMATH_INLINE@@p_c@@NAMATH_INLINE@@ = 218 기압이므로, 이산화 탄소보다 초임계 유체로 만들기가 훨씬 어렵다.

순수한 물질의 상평형도(예)

물의 상평형도 ()

액체 상태 물, 고체 상태 얼음, 기체 상태 수증기가 공존하는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3중점은 정확히 273.16 K, 0.00611657 bar(또는 0.00603659 기압)이다. 이 3중점에서는 온도나 압력을 아주 조금 변화시켜도 모든 상태의 물을 전부 얼음, 물, 또는 수증기로 변화시킬 수 있다.

물의 3중점은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최소 압력에 해당한다. 3중점 아래 일정한 압력에서 고체 상태 얼음을 가열하면 기체 상태 수증기로 바로 변화한다. 이를 승화라고 한다.

3중점보다 높은 일정한 압력에서 얼음을 가열하면 먼저 액체 상태 물로 모두 변화한 다음, 더 높은 온도에서 수증기로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기체-액체-고체 상의 3중점은 액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이지만, 물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압력이 올라갈수록 녹는점이 내려간다.

아주 높은 압력에서 현재까지 15 가지의 고체 얼음 상이 발견되었고 이들 사이에 3중점 또한 여러 개 존재한다. 예를 들면, 251 K, 2070 기압의 3중점에서는 얼음 Ih(일반적인 얼음), 얼음 III, 액체 물이 평형 상태로 공존하고 있다.

물의 임계 온도와 압력은 각각 @@NAMATH_INLINE@@T_{c}@@NAMATH_INLINE@@ = 374 ℃ 와 @@NAMATH_INLINE@@p_c@@NAMATH_INLINE@@ = 218 기압 이다.

물의 고체-액체 상공존 곡선은 매우 큰 음의 기울기를 가진다. 이는 물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으로 인해 얼음의 밀도가 액체상 물의 밀도보다 더 작기 때문이다(클라페롱 식 참조). 물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으로 인해 물의 끓는점 역시 분자량이 비슷한 다른 분자에 비교해 매우 높다.

이산화 탄소

이산화 탄소의 상평형도 ()

이산화 탄소의 3중점의 온도와 압력은 각각 216.8 K와 5.11 기압이다. 따라서 대기압(1 기압)에서 이산화 탄소는 액체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고체 상태(드라이아이스)에서 기체 상태로 바로 승화한다.

이산화 탄소의 임계 온도와 압력은 @@NAMATH_INLINE@@T_c@@NAMATH_INLINE@@ = 304.2 K와 @@NAMATH_INLINE@@p_c@@NAMATH_INLINE@@ = 72.9 기압이기 때문에 초임계 유체로 만들기 쉽다(위 초임계 유체 참조).

일반적인 물질과 마찬가지로 이산화 탄소의 고체-액체 상공존 곡선은 큰 양의 기울기를 가진다.

혼합물의 상평형도

혼합물의 경우 계에 존재하는 화학종의 수가 증가하므로 상평형도가 순물질보다 훨씬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압력(또는 온도)을 고정한 상태에서 혼합물의 조성비와 온도(또는 압력)에 따른 상평형도를 많이 나타낸다.

혼합물의 상평형도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혼합물의 상평형도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참고 문헌

1. Atkins and de Paula, 'Physical Chemistry', 10th ed.,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2. J. C. Dixon, 'The Shock Absorber Handbook', 2nd Ed., John Wiley & Sons, 2007.

동의어

상다이어그램, 3중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