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틸렌

아세틸렌

[ acetylene ]

불포화 탄화수소알카인(alkyne) 중에서 가장 간단하게 생긴 아세틸렌은 에타인(ethyne)이라고도 부르며, 상온에서 불안정한 무색의 가연성 기체이고 공기보다 가볍다. 연료로도 쓰이고 유기 합성에서 구축 단위(building block)로도 사용된다. 순도 100%인 아세틸렌은 냄새가 없지만, 상업용 순도의 아세틸렌은 다이바이닐 황화물(divinyl sulfide) 불순물로부터 유래한 특징적인 마늘 냄새가 난다. 아세틸렌은 밝은 빛을 내며, 연기나는 불꽃을 내며 탄다. 금속을 용접할 때 산소와 아세틸렌을 사용한다. 용접 온도는 3300°C까지 도달할 수 있다.

IUPAC name 아세틸렌(acetylene), 에타인(ethyne)
CAS 번호 74-86-2
분자식 C2H2
분자량 26.04 g/mol
성상 무색 무취의 기체
밀도 1.097 g/cm3
녹는점 -80.8 °C(1.27 기압)
승화 조건 -84.0 °C(1 기압)
용해도 물(0.106 g/100 mL), 아세톤(300 mL/1 mL, 12 기압)
pKa 25(25 °C)

목차

구조

아세틸렌에서 각각의 탄소는 2s와 한 개의 2p 오비탈이 혼성하여 sp 혼성 오비탈을 가지고 있어서, 결합각은 180°이며 대칭인 화합물이다. 탄소와 탄소는 한 개의 시그마 (σ) 결합과 두 개의 파이 (π) 결합을 하여, 탄소-탄소 삼중 결합 구조를 유지하며, 결합길이는 120.3 pm 이다. 아세틸렌의 탄소에 존재하는 또 다른 sp 오비탈은 수소의 1s 오비탈과 시그마 결합을 하고 있으며 결합 길이는 106 pm이다.

아세틸렌의 결합 구조

아세틸렌의 탄소가 sp 혼성 오비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켄(sp2)이나 알케인(sp3) 탄소에 비해 s 성격이 높다(50%>33%>25%). 탄소 혼성 오비탈의 s 성격이 더 높을수록 전자가 핵에 그만큼 더 가까이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생성된 아세틸렌의 탄소 음이온이 핵과의 정전기 작용에 의해 훨씬 더 안정화될 것이며, 결국 산성도는 알카인>알켄>알케인 순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세틸렌의 탄소-수소 결합은 상당히 산성을 띄며, pKa는 25이다.

아세틸렌의 산성도

역사

아세틸렌은 1836년 데이비(Edmund Davy)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1860년에 프랑스 화학자인 버텔롯(Marcellin Berthelot)에 의해 처음으로 아세틸렌(acétylène)이라고 불렸다. 그때 당시에는 탄소의 원자 질량을 6이라고 알고 있어서, 아세틸렌의 실험식(empirical formula)을 C4H2 라고 제안하였다. 버텔롯은 사이아노젠(cyanogen)과 수소 기체 혼합물에 전기 스파크를 가하거나, 수소가 탄소 아크(carbon arc) 장대 사이를 통과하면 아세틸렌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성

대기압에서 아세틸렌은 액체로 존재할 수 없으며, 녹는점이 없다. 상도표(phase diagram) 상의 삼중점이 존재하는 1.27 기압(atm)에서 녹는점이 -80.8 °C이다. 삼중점 이하의 온도에서는 고체 아세틸렌이 직접 기체로 바뀌며, 대기압에서 승화점이 -84.0 °C이다. 높은 압력, 온도, 정전기, 기계적 충격에 대해 화학적으로 불안정하여 격렬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낮은 가연성 한계(lower flammable limit; LFL)는 2.5%이며, 높은 가연성 한계(upper flammable limit; UFL)은 81%이다. UFL 이상의 농도에서는 연소가 일어나지 않지만, 100%에서도 폭발적인 분해가 일어날 수 있다. 아세틸렌은 공기보다 약간 가볍다(밀도 0.91 vs. 1.00).

- 보관: 아세틸렌은 고압에서 아세톤과 혼합해서 실린더에 보관한다. 아세톤의 역할은 아세틸렌 기체를 실린더 안에서 반응하지 않도록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실린더 안에 다공성의 내화 벽돌같은 것을 넣어주는데, 이것이 아세틸렌을 액체 상태로 운반하기 편리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 독성: 아세틸렌 자체는 독성이 심하지 않다. 탄화 칼슘(calcium carbide; CaC2)으로부터 합성된 경우에는 포스핀(phosphine; PH3)이나 아르신(arsine; AsH3)과 같은 독성 불순물이 존재할 수 있다.

합성

탄화 칼슘의 가수분해: 1950년대까지 화학 산업에서 아세틸렌과 콜타르로부터 생산된 방향족 화합물이 유기 화합물의 주요한 원료로 사용되었다. 물과 탄화 칼슘(calcium carbide; CaC2)이 반응하면 아세틸렌 기체와 탄산 칼슘(calcium carbonate) 슬러리가 생성되는데, 이 반응은 1862년에 요소 합성법을 개발한 독일 화학자인 뵐러(Friedrich Wöhler)에 의해 발견되었다.

CaC2 + 2H2O → Ca(OH)2 + C2H2

탄화 칼슘은 전기 아크로(electric arc furnace)를 이용하여 2000 °C에서 생석회(lime; CaO)의 탄환원법(carbothermal reduction)에 의해 생성할 수 있고, 생석회는 900~1000 °C에서 석회암(limestone; CaCO3)의 이산화 탄소 이탈 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메테인의 부분 연소: 1950년대 이후 아세틸렌은 대부분 메테인의 부분 연소에 의해 합성되었다. 이 방법으로 1983년에 40만톤 정도가 생산되었다. 또한, 탄화수소의 크랙킹으로부터 얻은 에틸렌에 부산물로 아세틸렌이 존재하는데, 아세틸렌의 폭발성과 지글러-나타(Ziegler-Natta) 촉매의 역할을 무력화시키는 성질 때문에 제거가 필요하며, 보통 팔라듐-은 촉매를 이용하여 수소화 반응하여 에틸렌으로 전환시킨다.

반응성

- 아세틸라이드: 알칼리 금속과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킨다. 보통 아세틸렌의 수소는 pKa가 25이므로, NaNH2 (sodium amide)나 LDA (lithium diisopropylamide)와 같이 짝산의 pKa가 25보다 더 큰 염기로 탈 양성자화(deprotonation)할 수 있고, 이때 생성된 음이온은 친핵체(nucleophile)로 사용될 수 있으며, 보통 아세틸라이드(acetylide)라고 부른다. 친핵성인 아세틸라이드로부터 다양한 아세틸렌 유도체를 합성할 수 있다.

- 레페 화학(Reppe chemistry): 독일 화학자인 레페(Walter Reppe)는 1928년부터 아세틸렌 반응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아세틸렌이 금속 촉매 하에 반응하면 공업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 바이닐화 반응(vinylation): 아세틸렌이 구리와 같은 금속 촉매 하에 알코올, 사이안화 수소(HCN), 염화 수소(HCl)와 반응하여 각각 바이닐 에터(vinyl ether), 아크릴로나이트릴(acrylonitrile), 염화 바이닐(vinyl chloride) 등을 합성하는 반응이다.
  • 알데하이드의 에타인일화 반응(ethynylation of aldehyde): 아세틸렌이 촉매 하에 알데하이드와 반응하여 알파-에타인일 알코올(alpha-ethynyl alcohol)을 합성하는 반응이며, 1,4-뷰타인다이올(1,4-butynediol)의 공업적 생산 방법이기도 하다.
  • 일산화 탄소와의 반응: 아세틸렌이 촉매 하에 일산화 탄소와 물과 반응하여 아크릴산(acrylic acid)을 합성하는 반응이다. 반응 조건에서 물을 알코올로 바꿀 경우 아크릴산 에스터를 합성할 수 있다.
  • 고리형 중합 반응(cyclic polymerization): 세 개 또는 네 개의 아세틸렌 분자를 촉매 하에서 반응시켜 각각 벤젠 또는 사이클로옥타테트라엔(cyclooctatetraene)을 합성하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