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도파민

[ dopamine ]

도파민[dopamine, 4-(2-아미노에틸)벤젠-1,2-다이올, 4-(2-aminoethyl)benzene-1,2-diol)]은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계통의 유기 물질로 뇌와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도파민은 뇌와 신장에서 합성되는 전구물질인 L-DOPA에서 카복실기가 제거되면서 만들어진다. 뇌에서 도파민은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ter)의 일종으로 작용한다.

뇌는 몇 가지 독특한 도파민 경로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보상 동기 행동에서의 역할이다. 대부분의 보상은 뇌의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키며, 많은 중독성 약물이 도파민의 신경 세포 활동을 증가시킨다. 도파민의 다른 역할은 운동 조절 및 관련된 다양한 호르몬의 방출에도 관여하고 있다. 중추 신경계 밖에서 도파민은 주로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화학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혈관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 방출을 억제하고 혈관 확장제로 작용하며 신장에서는 소듐 배설과 소변 생산을 증가시킨다. 췌장에서는 인슐린 생산을 감소시키며 소화계에서는 위장 운동을 감소시키고 장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혈관을 제외하면 각각의 조직에서 작용하는 도파민은 국소적으로 합성되어 그것을 분비하는 세포 근처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신경 계통의 몇 가지 중요한 질병은 도파민 계통의 기능 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이런 계통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많은 경우에 도파민 효과를 바꾸는 작용 기작을 가지고 있다. 파킨슨 병은 떨림과 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퇴행성 질환으로 흑색질(substantia nigra)이라고 불리는 중뇌 영역에서 도파민 분비 뉴런이 소실됨으로써 발생한다.

조현병에는 도파민 활동 수준의 비정상적인 변화가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조현병을 치료하기 위한 대부분의 약물은 도파민 활동을 감소시키는 도파민 길항제로 작용을 한다. 주의력 결핍 과다 활동 장애 (ADHD)도 도파민 활동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최근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목차

도파민 구조

도파민 화학구조 ()

도파민 분자는 하나의 아민기가 에틸 사슬을 통해 카테콜(catechol, 2 개의 하이드록시 잔기를 가진 벤젠고리)에 결합되어 있는 구조이다. 도파민은 신경 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norepinephrine)과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포함해서 가장 간단한 구조를 가진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계열의 생합성 생체 조절 물질이다. 대부분의 아민과 마찬가지로 도파민은 유기 염기이며 (pKa = 8.93) 산성 환경에서 양성자화 되어 양전하를 가진다.

양성자화된 형태는 수용성이 높고 비교적 안정하지만 산소나 다른 산화제에 노출되면 산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염기 환경에서는 도파민이 양성자화되지 않으며 물에 잘 녹지 않고 화학 반응성이 높아진다. 물질의 안정성 및 수용성 증가 때문에 도파민은 도파민 하이드로클로라이드, 즉 도파민이 염산과 결합될 때 생성되는 하이드로클로라이드 염으로써 화학적 또는 약학적 용도로 공급된다. 도파민 하이드로클로라이드는 건조된 상태에서는 무색의 미세한 분말로 존재한다.

도파민 생화학

도파민 생합성 과정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으로부터 중간체인 L-도파가 생성되며 L-도파로부터 도파민, 노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 등의 카테콜라민 계열 신경전달물질이 순차적으로 형성됨. 각각의 생합성 단계마다 특징적인 효소가 관여하여 반응을 촉진하고 있음. ()

도파민은 주로 신경 세포와 부신 수질 (adrenal medullar) 세포에서 합성된다. 도파민의 직접 전구체인 L-DOPA는 필수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 또는 비필수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으로부터 합성될 수 있다. 도파민은 많은 종류의 음식에서도 발견되지만 뇌를 둘러싸고 보호하는 혈액 뇌 장벽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해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뇌의 내부에서 생합성되어야 한다.

L-페닐알라닌은 테트라하이드로바이오테린 (tetrahydrobiopterin)과 산소 (O2)가 있는 조건에서 페닐알라닌 히드록실레이스 효소에 의해 L-타이로신으로 전환된다. L-타이로신은 테트라하이드로바이오테린, 산소 및 철(Fe2+)이 있는 조건에서 효소 타이로신 히드록실레이즈에 의해 L-DOPA로 전환된다. L-DOPA는 아로마틱 L-아미노산 디카복실레이스 (aromatic L-amino acid decarboxylase, DOPA decarboxylase)에 의해 도파민으로 전환되며 이 때 피리독신 인산염이 보조 인자로 사용된다. 도파민 자체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의 합성에 전구체로 사용될 수 있다.

도파민은 O2와 L-아스코브산 보조 인자가 있는 조건에서 도파민 β-하이드록실레이스 효소에 의해 노르에피네프린으로 전환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S-아데노실-L-메티오닌을 보조 인자로하는 효소 페닐알라닌 N-메틸전이효소 (phenylethanolamine N-methyltransferase)에 의해 에피네프린으로 전환된다. 필요한 아미노산이나 보조 인자가 결핍되면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의 합성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도파민은 모노아민 산화효소 (MAO, Monoamine oxidase), 카테콜-O-메틸전이 효소 (COMT, catechol-O-methyl transferase) 및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 (ALDH, aldehyde dehydrogenase)에 의해 비활성 대사물로 분해된다. 다른 분해 경로도 존재하지만 주요 최종 생성물은 모두 호모바닐산(homovanillic acid)이며, 이 물질의 생물학적 활성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혈류에서 호모바닐산은 신장에 의해 걸러지고 소변으로 배설된다. 도파민은 일반적으로 산화 환원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만, 산소와 직접 반응하여 산화되기 쉬우며 이 때 퀴논(quinones)과 여러 종류의 라디칼(radical)을 생성한다. 도파민 산화에 의해 생성된 퀴논과 라디칼은 세포를 독살시킬 수 있으며, 파킨슨병에서 발생하는 신경 세포의 죽음이 이러한 작용기작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도파민 기능

신경세포 시냅스에서 도파민의 작용 기작 시냅스를 구성하고 있는 시냅스 전 신경세포에 저장되어 있는 도파민이 적절한 자극에 의해 시냅스로 방출되면 시냅스 후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하여 신호전달이 이루어짐. 사용된 도파민은 도파민 트랜스포터에 의해 다시 시냅스 전 신경세포로 회수되는데 암페타민은 도파민 트랜스포터의 작용을 억제하여 시냅스의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각성효과를 일으킴. ()

도파민 수용체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G 단백질 연결 수용체의 일종이며 도파민에 의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세포 내부에 이차신호전달물질을 발생시켜 도파민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한다. 도파민 수용체는 5종류 (D1, D2, D3, D4, D5)가 있으며 D1 아형이 신경세포에 가장 많이 존재하고 D2 형태가 그 다음으로 많이 존재한다. D3, D4, D5 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발현 수준을 나타낸다.

신경세포에서 도파민이 생성되면 시냅스 소포(synaptic vesicle)라는 운반체에 의해 신경 세포의 말단으로 이동하여 저장되며 적절한 전기 자극이 주어졌을 때 보관되어 있던 도파민이 시냅스 틈 (synaptic cleft)으로 방출된다. 시냅스에서 도파민은 맞은편 신경세포의 축색돌기(axon) 또는 수지상 세포의 수상돌기(dendrites)에 존재하는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하여 신호 전달이 이루어진다. 신호 전달이 이루어진 후 이미 사용된 도파민은 신경 세포로 다시 흡수되어 분해되거나 시냅스 소포로 재흡수되어 사용될 수 있다.

뇌속에서 도파민은 운동 신경을 자극하거나 억제시킬 때 사용되며, 이러한 기능을 통하여 인간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절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도파민 신경세포에 문제가 생기면 온몸이 떨리고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또한, 도파민 신경 세포는 대표적인 보상 회로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자극하여 살아갈 의욕과 흥미를 부여해 주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다. 따라서, 도파민이 결핍되면 금방 질리고 쉽게 귀찮아지며, 모든 일에 쉽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일에 대한 성취감, 만족감 등이 도파민에 의한 신경 전달에 의해 전달되는 감정이다. 따라서, 도파민이 분비되면 될수록 쾌락을 느끼며 두뇌 활동이 증가한다. 이러한 작용기작 때문에 각성제들은 기본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거나, 도파민의 재흡수를 막아서 도파민의 총량을 늘리는 약물들이 대부분이다.

도파민 의학적 용도

도파민은 인트로핀(Intropin), 도파스탯(Dopastat) 등의 상표명으로 판매되는 필수 의약품 중의 하나이다.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낮거나 심장 박동이 느릴 때 또는 심장마비가 생겼을 때 긴급히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로 유용하다. 특히 신생아에서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였을 때 1차 치료제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도파민은 정맥주사로 생체 내로 주입되는데 반감기가 1-2분 정도로 매우 짧아서 한 번의 주사형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약물을 혈관 내로 공급해주는 형태로 처치된다.

도파민 관련 질병

도파민을 매개로 하는 신경전달체계에 문제가 발생하면 파킨슨씨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조현병 (정신분열증), 약물중독 등의 질병이 발생한다. 뇌의 흑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 세포가 파괴되어 운동 능력이 점차 떨어지는 질환이 파킨슨씨병이며, ADHD 의 경우에도 아직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 수치가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병은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으로 발생되며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코카인, 암페타민 사용 시 조현병 유사 증상이 많이 발생하고 임상적으로도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였을 때 조현병이 호전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서 도파민의 과다한 분비가 조현병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도파민 농도 조절 또는 도파민에 의한 세포신호전달과정을 차단하기 위하여 특정한 도파민 수용체 아형과 결합할 수 있는 길항제 또는 저해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도파민 운반체나 도파민 대사와 관련된 효소에 대한 억제제도 도파민 관련 질환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약물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