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셀로스

킵셀로스

아르카디아의 왕

[ Cypselus, Cypselo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카디아의 왕이다.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쳐들어온 헤라클레이다이와 평화협정을 맺어 자신의 왕국 아르카디아를 보존하였다. 헤라클레이다이의 우두머리인 메세니아의 왕 크레스폰테스에게 자신의 딸 메로페를 아내로 주었고, 나중에 외손자 아이피토스가 부친이 빼앗긴 메세니아의 왕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외국어 표기 Κύψελος(그리스어)
구분 왕 > 아르카디아
상징 평화협정, 정략결혼
관련 사건, 인물 헤라클레이다이의 펠로폰네소스 정복
가족관계 아이피토스의 아들, 메로페의 아버지

킵셀로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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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셀로스 인물관계도
헤라클레스메로페크레스폰테스테메노스아이피토스

킵셀로스는 아르카디아 왕 아이피토스의 아들이다. 킵셀로스의 딸 메로페가 헤라클레이다이의 우두머리 중 하나인 메세니아 왕 크레스폰토스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의 이름도 아이피토스다.

신화 이야기

헤라클레이다이의 펠로폰네소스 정복

헤라클레스가 죽고 난 뒤 더 이상 그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헤라클레이다이(헤라클레스의 후손들)는 미케네 왕 에우리스테우스에게 핍박을 받았다. 헤라클레이다이는 아테네 왕 테세우스(혹은 그의 자손들)의 도움으로 에우리스테우스와 그의 자식들을 죽인 뒤 펠로폰네소스에 대한 헤라클레스의 권리를 주장하며 이 지역의 정복에 나섰다. 헤라클레스는 원래 아버지 제우스의 뜻에 따라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르고스, 라코니아, 메세니아 등 광범위한 지역을 다스리게 될 예정이었지만 헤라 여신의 방해로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이 지역의 통치권이 넘어갔던 것이다.

헤라클레이다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공략한 끝에 마침내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손에 넣는 데 성공하였다. 정복 전쟁을 이끈 아리스토마코스의 세 아들 테메노스, 크레스폰테스, 아리스토데모스는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제비뽑기를 통해 삼등분하여 나누어가졌다. 그 결과 아르고스는 테메노스에게로 돌아갔고, 라코니아는 전쟁 중에 죽은 아리스토데모스의 쌍둥이 아들 프로클레스와 에우리스테네스가, 메세니아는 크레스폰테스가 각각 차지하였다.

그밖에 엘레이아는 펠로폰네소스 공략 때 헤라클레이다이의 군대를 안내한 옥실로스에게 주어졌고(그는 원래 엘레이아의 왕이었지만 당시 자신의 왕국에서 추방된 상태였다), 아르카디아는 그들이 정복 전쟁에 나설 때 “함께 음식을 나눠먹은 자들”은 그대로 놔두라는 신탁의 명령에 따라 정복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헤라클레이다이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킵셀로스

당시 아르카디아는 킵셀로스가 다스리고 있었다. 킵셀로스는 헤라클레이다이가 아르카디아의 국경에 다다를 즈음 많은 선물과 함께 사신을 보냈다. 킵셀로스의 사신들이 헤라클레이다이 진영에 도착했을 때 헤라클레이다이 군사들은 마침 근처의 농부들에게 양식을 구하여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헤라클레이다이는 자신들을 찾아온 아르카디아 인들에게 함께 식사할 것을 권했고 사신들은 초대에 응했다. 식사 도중에 양진영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지만 킵셀로스의 사신들은 자신들을 식탁에 초대해준 사람과 싸우는 것이 그릇된 일이라고 여겨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헤라클레이다이는 델포이의 신탁을 떠올리고는 사신들에게 아르카디아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평화협정을 맺어주었다.

다른 전승에 따르면 헤라클레이다이는 킵셀로스가 사신들을 통해 보낸 선물을 거절하고 아르카디아로 진격하면서 국경 근처에서 많은 농작물을 탈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킵셀로스는 아르카디아의 농작물을 탈취한 것은 좋든 싫든 이미 선물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헤라클레이다이와 아르카디아의 평화협정은 체결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헤라클레이다이는 이를 인정하여 아르카디아를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

킵셀로스는 나중에 메세니아의 왕이 된 크레스폰테스에게 자신의 딸 메로페를 아내로 내주며 양국의 우애를 더욱 돈독히 하였다. 하지만 또 다른 설에 의하면 킵셀로스가 아르카디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크레스폰테스에게 자신의 딸을 내준 덕분이라고 한다.

아버지 크레스폰테스의 원수를 갚은 아이피토스

크레스폰테스와 메로페 사이에서는 여러 명의 아들이 태어났다. 크레스폰테스는 메세니아를 다섯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총독을 두고 다스렸는데 특히 도리스 출신의 평민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폈다. 하지만 이것이 귀족들의 반발을 사면서 자식들과 함께 살해당하고 말았다. 유일하게 어린 아들 아이피토스만 간신히 화를 피하여 외할아버지 킵셀로스에게로 도망쳤다. 메로페는 귀족들의 반란을 주도한 폴리폰테스의 아내가 되어야 했다. 폴리폰테스도 헤라클레이다이 중의 한 명이었다.

아이피토스는 아르카디아에서 외할아버지 킵셀로스 왕의 보살핌 속에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어른이 되어 메세니아로 돌아온 아이피토스는 폴리폰테스를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메세니아의 왕위를 되찾았다(→‘아이피토스’ 참조).

참고자료

  • 에우리피데스, 소실된 작품 『크레스폰테스』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히기누스, 『이야기』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