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립디스

카립디스

괴물

[ Charybdi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 괴물이다. 하루에 세 번 바닷물을 들이마셨다가 토해 내는데 그 힘이 너무 강해 근처를 지나는 배는 어김없이 난파당했다. 오디세우스, 아르고호 원정대, 아이네이아스 등의 모험에 등장하여 위력을 과시했다.
카립디스와 스킬라

카립디스와 스킬라

외국어 표기 Χάρυβδις(그리스어)
구분 괴물
상징 확실한 죽음
관련 사건, 인물 오디세우스의 모험
가족관계 가이아의 딸, 포세이돈의 딸

카립디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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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립디스 인물관계도
가이아포세이돈

신화 이야기

바다 괴물이 된 여신

원래 카립디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 사이에서 태어난 여신이었다. 그런데 식욕이 너무 강해서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넥타르를 함부로 먹어 치우는 것에 분노한 제우스가 벼락을 내리쳐 바다로 던져 버렸다. 제우스는 그녀에게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바닷물로 달래도록 하루에 세 번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들이마시게 하였다. 그녀가 거대한 아가리로 바닷물을 들이마셨다가 내뿜을 때면 주변에 엄청난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다른 설에 따르면 카립디스는 제우스와 포세이돈 사이에 불화가 생겼을 때 아버지 포세이돈을 도와 대지를 온통 바닷물로 뒤덮는 일을 하다가 제우스의 분노를 사서 괴물로 변했다고도 한다.

카립디스와 스킬라

바다 괴물로 변한 카립디스가 자리 잡은 곳은 바다의 물길이 좁아지는 해협이었는데, 맞은편 쪽에는 스킬라라는 또 다른 바다 괴물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스킬라는 상체는 처녀이지만 하체에는 기다란 목이 뱀처럼 구불거리는 개의 형상을 한 머리가 여섯 개나 솟아나 3중의 이빨을 드러내고 짖어 대는 반인반수의 괴물이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는 길에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그는 이미 마녀 키르케에게 이곳의 위험에 대해서 들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스킬라 쪽으로 붙어서 지나기로 결정했다. 카립디스 쪽으로 갔다가는 배가 송두리째 삼켜져 산산조각이 나거나 소용돌이에 휘말려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스킬라의 괴물 주둥이 여섯 개가 각각 선원을 한 명씩 낚아채서 물어뜯는 동안 그곳을 통과하였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굶주린 병사들이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에 손대지 말라는 예언을 어기고 잡아먹는 바람에 부하를 모두 잃고 홀로 돛대와 용골(龍骨)을 엮어 만든 배를 타고 카립디스로 다시 떠밀려오게 된다. 이때 그는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려 카립디스의 주둥이 속으로 빨려 들었지만 암벽에 자란 무화과나무에 뛰어올라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카립디스와 스킬라의 위협에 직면해야 했던 영웅은 오디세우스만이 아니다. 황금 양털을 찾아 모험에 나선 아르고호 원정대도 이곳을 지나야 했는데, 이때 이아손네레우스의 딸인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도움으로 이곳을 무사히 통과했다.

아이네이아스 일행은 로마로 가는 길에 이곳을 피해 멀리 시칠리아 섬을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신화 해설

카립디스는 바다 괴물이라기보다는 빠른 조류와 암초에 의해 생겨나는 거대한 소용돌이라고 하겠다. 카립디스와 스킬라가 자리잡고서 선원들을 위협한 곳은 시칠리아 섬과 이탈리아 반도가 만나는 좁은 메시나 해협으로, 예로부터 거친 물살과 급격한 조류의 흐름으로 수없이 많은 배를 침몰시킨 장소다.

서양 속담에 ‘카립디스와 스킬라 사이로 간다’는 말이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선택에 직면했을 때 쓰게 되는 표현이다.

메시나해협

메시나해협

참고자료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 『아르고나우티카』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